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3. 2. 1.부터 파주시에 있는 C중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에서 기능직(방호원) 대체 인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지방자치법에 따른 관할 구역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20. 8. 31. 이 사건 학교장인 D에게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학교는 다음 날 원고를 사직처리하는 것으로 참가인에게 보고하였다.
원고는 2020. 10. 2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E로, 원고가 제출한 이 사건 사직서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임에도 참가인이 2020. 9. 1. 자로 원고를 퇴직처리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4. 원고의 비진의 의사표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여 참가인이 이를 수리함으로써 합의로 종료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여기에 이의하여 2021. 5. 25. 중앙노동위원회에 B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D 교장은 2017. 12. 29.경 원고에게 6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원고는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되었음을 이유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였다. 그러자 D 교장은 원고가 서명을 하지 않으면 해고를 해야 한다고 강압적으로 말하였고, 원고를 타인과 비교하며 폄하하는 발언 등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었다.
또한 이 사건 학교의 직원인 F 주무관은 2020. 7.경 원고의 육아휴직 가능 여부 질의에 “대체직이 대체직을 쓰니까 승인이 날까?”라고 답하며 원고의 육아휴직에 대한 권리를 부인하고 신분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였다. F 주무관은 2020. 8. 31. 원고의 어머니에게 원고에 대한 비리행위 의심에 관하여 전화로 이야기하였고, G 실장은 2020. 9. 1. 원고에게 D 교장이나 일반직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거라고 강압과 협박을 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는데 D 교장은 구 근로기준법(2021. 4. 13. 법률 제180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6조의3 제2항과 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6조(2020. 12. 22. 법률 제176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정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였으므로, 참가인의 사직서 수리 및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처리에 위법이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를 퇴직처리하는 데 절차상 하자가 있다.
원고는 2020. 8. 28. H 주무관으로부터 학교 업무를 처리하면서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원고는 G 실장에게 전화로 이에 대해서 해명하였지만 G 실장은 원고의 비리행위로 교장, 전임 행정실장, H 주무관 등이 피해를 본다고 원고를 압박하였다. 원고는 2020. 8. 31. 출근하여 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D 교장과 만난 자리에 G 실장이 있어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는데 이는 원고의 의지와 상관없는 것이어서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
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6조는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위하여 심의위원회가 할 수 있는 조치를 규정한 것으로 원고는 학생이 아니어서 위 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또한 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이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자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참가인이 관계기관의 제재조치나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게 됨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에 절차상 하자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 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인지 여부
민법 제107조 제1항은 “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진의 아님을 알고 한 것이라도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등 참조).
갑 제3, 4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3, 6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내지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20. 8. 28. H 주무관과 통화하게 되었는데, 당시 H 주무관은 F 주무관으로부터 원고의 소모품 구입 내역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말과 원고가 친한 다른 학교 시설주무관에 대한 소문이 있다는 말을 전하게 되었다. 이후 원고는 G 행정실장에게 전화하여 소모품 사용내역을 명확히 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2020. 8. 30. H 주무관에게 전화하여 2020. 8. 31. 사직서를 제출하고 조퇴하겠으며, 2020. 9. 1. 자로 퇴사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H 주무관은 원고에게 왜 이렇게 갑자기 나가냐고 물었으나 원고는 이미 마음을 정리하였다고 답하였다.
원고는 2020. 8. 31. 학교에 출근하여 G 행정실장, H 주무관과 함께 교장실에서 들어가 미리 작성해왔던 사직서를 D 교장에게 제출하였다. 사직서에는 ‘본인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기관(학교)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사직하고자 사직원을 제출하오니 허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재가 있을 뿐 그 외 별다른 사직의 이유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원고의 어머니가 2020. 8. 31. F 주무관에게 전화하여 원고의 사직서를 처리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였다. G 행정실장은 다음 날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의 어머니가 이 사건 학교에 전화한 사실을 이야기하였는데, 원고는 어머니와 달리 자신은 사직의사가 여전히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원고는 2020. 9. 11. 퇴직금 관련 서류를 위하여 전자우편 주소를 알려달라는 이 사건 학교 직원에게 별다른 이의 없이 전자우편 주소를 알려주며 나중에 내용을 확인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이 사건 학교는 같은 날 원고에게 퇴직금 관련 서류를 전자우편으로 발송하였다.
F 주무관은 2020. 9. 15. 원고에게 퇴직금을 받기 위한 절차를 설명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F 주무관에게 퇴직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진의가 아닌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고, 설령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인 참가인 측에서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사직의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2020. 8. 31. 사직원을 제출하였는데 여기에는 사직의 의사가 분명하게 기재되어 있다.
원고가 사직원을 제출한 이후에도 이 사건 학교의 직원들과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진의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고는 자신의 어머니와는 다르게 이 사건 학교 측에 사직처리를 해달라는 취지로 말하여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는 진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H 주무관과 통화한 내용은 소모품 구입 내역이나 다른 학교 시설주무관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어서 원고가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여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 스스로 그와 같은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사직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설령 원고가 비진의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위 사직원을 제출하면서 사직사유에 대하여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아, 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의사가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결
결국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위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를 퇴직처리한 것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적법하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