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20명을 사용하여 ‘D박물관’(이하 ’이 사건 과학관‘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교육을 하는 과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12. 13. 원고가 운영하는 E에 입사한 이후 2017. 3. 1. 이 사건 과학관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강사 및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원고는 2020. 12. 10. 참가인에게 ‘① 월간 업무보고를 장기간 누락하는 등 직무명령을 불이행하고, ② 회사 업무용 시스템을 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며, ③ 3회에 걸쳐 하위 10%에 해당하는 근무평가를 받았다’는 징계사유(이하 그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한다)로 ‘3주 3일의 징계휴직’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2020. 12. 15.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70조에 따른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원고는 2020. 12. 26. 이 사건 징계처분을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F),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24. ‘위 각 징계사유 중 제2 징계사유만이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과도하며, 취업규칙이 정한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1.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에 관한 원고의 취업규칙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5 내지 19호증, 을가 제5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제1, 3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원고의 주장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취업규칙 제67조 제1호는 정당한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근로자들의 월간 업무보고는 원고의 사업 경영에 필요한 업무로서 원고는 참가인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월간 업무보고를 이행할 것을 신입사원 때부터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메일로 지시하였으며 업무보고의 이행 현황을 조사하기도 하였고 업무분장표에 월 1회 업무보고를 준수할 것을 명시해두기까지 하였다. 참가인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여 월 1회 업무보고 메일을 발송하기도 하였으나, 2016. 6. 10. 이후로는 월간 업무보고를 이행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는 취업규칙 위반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3차례 하위 10%의 근무평가를 받아 근무성적이 현저하게 불량하고 직무수행능력이 없다고 판단되어 참가인에게 3회 경고를 하였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즉, 참가인은 근무평가 결과 2016년도에는 74명의 근로자 중 74위, 2018년도에는 84명의 근로자 중 83위, 2020년도에는 60명의 근로자 중 57위를 차지하였고, 근무지별로 분류하여 평가할 경우 2016년도 일산센터 직원 6명 중 6위, 2018년 일산센터 직원 5명 중 5위, 2020년 목동센터 직원 15명 중 15위를 차지하여 참가인은 그가 속한 근무지에서 3년 모두 최하위 평가를 받는 등 현저하게 근무성적이 불량하여 직무수행능력이 객관적으로 다른 직원들보다 현저히 부족하였다. 이에 원고는 참가인이 3회에 걸쳐 하위 10%의 근무평가를 받을 때마다 참가인의 상급자를 통해 낮은 평가를 받게 된 이유를 알려주고 개선을 요구하였으며 이에 대한 불이익을 알려주었는데, 이러한 개선지시 내지 불이익 고지는 취업규칙 제67조 제13호에서 정한 ‘경고’에 해당한다.
판단
갑 제1 내지 12, 16, 17, 19호증, 을가 제7, 8, 10 내지 16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1, 3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취업규칙 제67조 제1호는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 또는 직무를 유기하거나 규율과 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때’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이 부분 징계사유가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거부’의 사전적 의미는 ‘요구나 제의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침’을 뜻하므로 이에는 거부의사라는 의식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점, 징계사유에 관한 취업규칙 규정은 근로자의 징계책임 존부와 직결되므로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당한 업무지시의 거부라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용자의 업무지시가 해당 근로자에게 구체적이고 분명한 내용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에 관한 근로자의 의무위반은 업무지시의 단순한 불이행을 넘어 이에 대한 근로자의 거부의사가 명시적으로 드러나거나 적어도 이에 준할 정도로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기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원고가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 내용에 월 1회 업무보고 사항을 포함시킨 사실, 원고가 2016. 6. 6. 부장들에게 ‘일부 부장들이 주말 메일보고가 없다. 소속 직원 중에 몇 달 동안 업무보고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이에 G 이사가 2016. 6. 7. 부장들에게 원고의 지적사항을 언급하면서 ‘2016. 1.부터 2016. 6.까지 보고 정리를 부탁하고,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을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 일부 직원들이 원고에게 정기적으로 월간 업무보고를 한 사실, 원고 측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 1회 그 소속 직원들의 업무보고 횟수를 취합한 사실, 원고의 2019년 업무분장표에 ‘월 1회 보고 준수(평가에 반영)’라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 원고의 직원 H은 2017. 4.부터 2020. 3.까지 총 13회만 업무보고를 하는 등 원고의 일부 직원들은 월간 업무보고를 정기적으로는 이행하지 않은 점, ㈁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이전까지 직원들의 월간 업무보고 불이행을 징계사유로 삼은 적이 없었던 점, ㈂ 원고는 월간 업무보고 시 해당 월에 진행한 사항, 다음 달에 진행할 사항, 특이사항 등이 정리되어 보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월간 업무보고의 내용이나 형식이 일률적으로 정해졌다거나 원고가 이에 관하여 참가인 등 그 소속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지시나 교육을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고, 오히려 원고 측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업무보고 횟수를 취합할 당시 ‘월 2회’의 업무보고 사례를 예시로 든 사정에 비추어 월간 업무보고가 원고가 주장하는 형식으로만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 참가인은 2019. 8.경 이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원고에게 특정한 업무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약 20회 보냈는데, 당시 원고가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이메일에 따른 업무보고가 월간 업무보고에 해당하지 않음을 문제삼거나 월간 업무보고의 미이행을 지적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 업무분장표에 ‘월 1회 보고’의 준수 여부를 근무평가에 반영한다는 취지의 기재는 있으나,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2016. 6. 10. 이후로 월간 업무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참가인이 2019년 근무평가에서 전체 69명의 직원 중 6위를 차지하였는바, 월간 보고의무의 이행 여부가 근무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불분명한 이상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징계책임까지 진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특정한 내용이나 형식에 의하여 월간 업무보고 의무를 이행할 것을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지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참가인이 그 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보더라도 참가인의 명시적 내지 묵시적인 거부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취업규칙 제67조 제13호에는 ‘근무성적 및 능률이 현저하게 불량하여 직무수행능력이 없다고 인정되어 3회 이상 경고를 받았을 때’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직무수행능력의 불인정만으로는 징계사유가 되지 않고, 이를 이유로 한 3회 이상의 경고가 근로자에게 이루어져야 한다.
취업규칙에서 위와 같은 경고의 형식이나 방법, 절차 등을 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직무수행능력에 관련된 지적이나 주의 등은 일상적으로 또한 여러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고, 징계사유를 충족하는 3차 경고를 비롯하여 1차 내지 2차 경고 모두 근로자의 신분에 불이익한 영향을 미치므로, 사용자가 그 소속 근로자에게 위 취업규칙에서 정한 경고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위 규정에 근거한 경고가 발령된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그 방법은 반드시 서면 등에 제한된다고는 볼 수 없으나 위와 같은 경고를 발령한다는 사용자의 의사가 근로자에게 명확하게 표시되어야 할 것이다.
원고가 증거로 제출한 일부 직원들의 사실확인서에는, 참가인이 2016년도, 2018년도, 2020년도 근무평가 시 하위 10%의 평가를 받은 것에 관하여 상급자들이 참가인과 미흡한 부분에 대해 면담을 하거나 이에 관한 주의를 주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그러한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취업규칙 제67조 제13호에서 정한 ‘경고’를 발령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하기 어렵다.
징계양정의 당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아무런 근거 없이 독자적인 생각만을 기초로 사내 게시판에 사적인 글을 올려 다른 근로자들로 하여금 사용자에게 적대감을 가지게 하고 노사 간의 불신을 초래하는 등 건전한 직장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였으며, 원고를 극단적으로 폄훼하는 등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 참가인의 게시물은 사용자를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등 사업장의 내부 질서를 크게 해하거나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고, 참가인에 대해 사내 전산망을 업무 외의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줄 필요도 상당하다. 또한, 참가인은 2018년에 52회 지각을 하고 그 이후에도 매년 10~12회 지각을 하는 등 수년간 근무태도와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하였고, 참가인은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거 없이 사용자인 원고를 비방하고 노사간에 반목을 일으킬 수 있는 견해를 제기하거나 소문을 유포함으로써 직장규율과 조직질서를 저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은 정당하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1 내지 3, 11 내지 13, 16, 17, 19호증, 을가 제1 내지 4, 7, 8, 15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제2 징계사유만으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하여 이 사건 과학관의 수강생이 감소함에 따라 2020. 3.부터 그 직원들에 대하여 월 1일 내지 6일의 무급휴가를 시행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2020. 10. 30. 이 사건 과학관에서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사내 메신저인 ‘I 메신저’에 위와 같은 무급휴가의 시행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 등을 게시하였다. 원고 측은 2020. 10. 31. 참가인과 위 게시물에 관한 면담을 하였는데, 이후 다시 참가인은 위 사내 메신저에 2020. 11. 3. 위 면담결과에 관한 내용을 게시하였고, 2020. 11. 6. ‘지출내역서 보강자료’, 2020. 11. 11. ‘직원평가에 대한 사설’, 2020. 11. 13. ‘지출내역서 보강자료2’, 2020. 11. 17. ‘학부모 상담에 대한 고찰’, 2020. 11. 30. ‘오늘의 상식-2021년도 휴일’에 관한 글을 게시하였다. 다시 참가인은 사내 메신저에 2020. 12. 1. ‘노동조합의 당위성’에 관한 글을 게시하였고, 2020. 12. 3. ‘노조설립 관련 설문 참여 독려 글’을 게시하였으며, 2020. 12. 4. “이 글을 끝으로 잠정적으로 회사메신저에 노동조합과 관계된 내용은 올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유는 회사 측에서 사적인 용도로 사내 메신저 사용을 하지 말라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글을 게시하였다.
위 게시물 중에는 원고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높은 표현이 일부 존재하고, 업무관련성이 낮은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 위 게시물의 주요 내용은 원고가 시행하는 무급휴가, 직원평가 등에 대한 비판 내지 노동조합 설립 등에 관한 것으로서 참가인에게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 참가인이 여러 근무지에 산재되어 있는 다른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주제에 관한 의견을 자유로이 전달할 만한 게시판 등의 공간은 없었던 점, ㈂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노조설립의 자유를 감안할 때 위 게시물에 관한 징계책임을 인정하더라도 그 징계양정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 점, ㈃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서에 이 부분 징계사유를 ‘회사 업무용 시스템의 사적 사용’으로만 기재하여 업무 외 이용이라는 참가인의 행태에 초점을 두었을 뿐 게시물의 내용을 징계사유의 직접적인 근거로는 삼지 아니한 점, ㈄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사내 메신저의 업무 외 사용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는 아니한 점, ㈅ 참가인은 그 근무를 시작한 2011년경부터 이 사건 징계처분 이전까지 징계전력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원고의 자제 요청 이후로도 참가인이 게시물을 게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나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므로, 징계절차가 적법하다는 원고의 다른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승훈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