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1. 25. 선고 2021구합8359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69. 12. 30.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400명을 사용하여 시멘트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전국의 D·E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78,000명, 상급단체는 F단체이다. 원고 산하에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2016. 6. 7. 인준된 수도권지부 G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 한다)가 있고, 이 사건 지회에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 8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다.

H 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1987. 8. 18. 설립되어 참가인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260명, 상급단체는 I 단체이다.

라.

원고는 2021. 6.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J로 참가인의 교섭단위에서 ‘사무·관리·기술직’과 ‘생산·기능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달라‘는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7. 19. ‘사무직과 생산직 사이에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교섭단위에서 개별교섭 관행 등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며,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하나의 교섭단위를 유지할 때의 이익보다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마.

원고는 이에 대하여 2021. 8. 25.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9. 24. 초심결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교섭단위에서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됨에도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참가인의 사무직은 연봉제가, 생산직은 호봉제가 적용된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연봉제 직원의 임금규정과 호봉제 직원의 임금규정을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무직과 생산직은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가 존재한다.

나.

사무직과 생산직은 인사교류가 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사교류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사무직과 생산직은 교용형태에서 차이가 있다.

다.

비록 이전에 개별 교섭의 관행이 있지는 않았으나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이 있다면 교섭단위의 분리가 인정되어야 한다.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원고가 교섭을 요청한 연봉제평가 제도 등에 관하여 교섭하지 않았고, 2020년 단체협약과 관련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는 판정을 받기도 하였다. 여기에 법률로써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교섭단위가 분리된다고 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형해화될 위험성은 없는 점,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체결 전 원고에게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아 교섭단위를 분리하지 않는다면 원고와 교섭대표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 단체협약이 대리직급 이상의 직원과 본사직원 등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대부분의 사무직이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에서 배제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인정사실

1)

참가인의 근로자들은 모두 호봉제를 적용받고 있었는데, 참가인은 2018. 12. 26.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2019. 3. 1. 부로 사무관리직에 대하여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변경하기로 합의하였다(다만, 4급 이하 조합원은 연봉제 실시 제외, 대졸입사 4급 직원은 연봉제 실시 포함).

2)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제57조에서 “종업원의 임금은 별도로 정하는 급여규정에 의거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합의에 따라 “2019년 3월 1일 부로 사무관리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하며, 그 세부사항은 회사가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는 내용의 제57-1조가 신설되었다.

3)

참가인의 근로자는 358명으로, 생산직은 217명, 사무직은 141명이다. 2021. 6. 기준으로 이들의 조합 가입 내역은 다음 표와 같다.

(생략)

4)

원고가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무렵 사무직과 생산직의 근로조건은 아래 표와 같았다.

5)

참가인은 교섭대표 노동조합 외에 교섭단위를 분리하여 다른 노동조합과 교섭하였던 적은 없다.

6)

원고는 2020. 2.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K로,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2019년도 임금교섭 과정에서 원고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교섭과정도 공유하지 않은 것과 원고 조합원들에게 2019년도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인상률과 임금인상분(호급승급분), 여가활동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시정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5. 원고의 시정신청 중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2019년도 임금교섭 과정에서 원고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그 과정을 공유하지 않은 부분에 한하여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하였다.

7)

원고는 이에 대하여 2020. 8. 5. 중앙노동위원회에 L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22.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8)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M/N(병합)로,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참가인이 2020년도 임금협약을 위한 단체교섭에서 원고 조합원들의 임금인상에 대해 교섭하지 않은 공정대표의무 위반과 원고에 근로시간면제 시간, 노동조합 사무실,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및 조합원 교육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의 시정 및 그 외 부당노동행위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19. 원고의 시정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참가인이 원고에 근로시간면제 시간,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및 조합원 교육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조치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임을 인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6, 12, 13,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구체적 판단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29조의2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도록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제29조의3 제1항에서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 규정의 내용과 형식,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경우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를 이 사건에 비추어 살펴본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지회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조합원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지는 관행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만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결정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사무직 근로자의 계약 조건이 참가인 소속 생산직 근로자의 계약 조건과 임금체계, 근무시간, 작업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연봉제와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사무직 중 호봉제의 적용을 받는 19명의 근로자는 생산직 근로자와 임금체계가 동일하여 생산직과 사무직만으로 참가인 근로자들의 계약 조건을 구분할 수는 없다.

나)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조합원 중 상당수가 생산직 근로자로 호봉제의 적용을 받고 있기는 하나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조합원 중 12명의 사무직 근로자는 연봉제를 적용받고 있다. 교섭대표 노동조합에는 31명의 사무직 근로자가 포함되어 있어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오로지 생산직의 입장만을 대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생산직과 사무직 근로자들의 계약 조건에 있어 일부 차이가 있으나 이는 그 근로내용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어 그러한 차이만으로 앞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라)

기존에 사무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이 사건 지회가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분리하여 교섭하였다는 관행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마)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기존에 두 차례에 걸쳐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점에서는 교섭단위를 분리하여야 할 필요성이 일정 부분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지회 소속 근로자만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경우, 참가인 소속으로 근무하는 다른 근로자들과 같은 업무를 함에도 서로 다른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노동조합 상호간 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교섭 효율성의 저하, 교섭비용 증대, 노무관리의 어려움 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후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추가적으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한, 참가인의 교섭단위를 분리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부당하게 악화될 것으로는 보기에는 부족하다(결국 이후에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또다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는 달리 판단할 여지가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해두는 바이다).

5.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