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1. 6. 25. 원고에 대하여 한 강등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1. 12.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9. 6. 경위로 승진하였고, 2016. 4. 20.경부터 송파경찰서 D에서 근무하다가 2021. 5.경부터 서울특별시경찰청 도봉경찰서 E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찰공무원이다.
서울특별시경찰청 경찰공무원 보통징계위원회는 2021. 6. 2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가 인정됨을 이유로 해임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2021. 6. 25. 원고에게 해임에 처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2021. 7. 22.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G로 소청심사를 하였고,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1. 10. 14. 해임의 징계처분을 강등의 징계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하였다(이하 이로 인하여 변경된 징계처분을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절차적 하자
이 사건 징계사유는 F의 형사사건 피해자가 F의 휴대폰 포렌식 자료를 기초로 피고에게 신고한 원고의 대화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위 피해자는 F의 별도 범행에 관한 피해자일 뿐 위 대화로 인한 피해자나 대화 상대방이 아니었다.
위 피해자가 위 포렌식 자료를 수사기관으로부터 교부받았다면, 개인정보 보호법과 대검찰청 예규나 경찰청 예규에서 정한 비공개 수사기록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만약 위 피해자가 형사소송에서 공판기록을 열람·등사하여 개인정보를 습득한 것이라면 위 피해자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9조에 따라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안 되는데, 정보 주체인 원고 등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위와 같은 개인정보를 제공하여 위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이처럼 위법한 증거에 기초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실체상 하자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부
이 사건 징계사유가 된 대화는 사적인 공간인 소수의 단체대화방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원고의 발언은 직접 상대방에 대하여 한 것이 아니었고, 간접적으로도 상대방에게 전달될 수 있는 개연성, 즉 전파가능성에 대한 원고의 인식과 고의도 없었으므로,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설령 원고의 행위가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신체적 성희롱보다 악성이나 비난가능성이 약하다. 또한 원고의 발언은 피해자들을 직접 상대방으로 한 것이 아니고, 사적 대화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통상의 언어적 성희롱보다도 비난의 정도가 약하다.
또한 원고는 10년의 공직생활 동안 13회에 걸쳐 표창을 받는 등 성실히 근무하여 왔고, 이전에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도 없다.
원고의 행위를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 강등은 경찰공무원징계령 세부시행규칙 [별표1]에서 정한 기준을 벗어난 것이다. 이를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비위의 유형은 ‘그 밖의 성희롱’으로 볼 수 있는데 경찰공무원징계령 세부시행규칙 [별표1]에 따르면 위 유형 중 강등이 가장 중한 처분이어서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강등에 처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여 위법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을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사유가 된 비위행위는 F의 형사사건 피해자가 가지고 있던 위 형사사건의 기록에 포함되어 있던 F의 휴대폰 포렌식 자료에 있던 내용을 피고에게 신고함으로써 알려지게 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신고자는 형사사건의 피해자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94조4에 따라 소송기록의 등사를 신청하여,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소송기록을 등사하여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9조는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를, 제2호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94조의4 제5항은 소송기록을 열람 또는 등사한 자는 열람 또는 등사에 의하여 알게 된 사항을 사용함에 있어서 부당히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해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송계속 중인 사건의 피해자로서 소송기록을 등사하여 보유한 사람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19조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형사소송법 제294조의4에 따라 소송기록을 등사하여 보유한 사람이라도 알게 된 사항을 사용함에 있어서 부당히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위 소송기록에 근거하여 수사기관에 범죄행위를 신고하거나 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소속기관에 신고를 하는 행위를 해당 정보를 부당히 사용하는 경우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신고자가 보유한 소송기록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증거로 사용했다고 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징계사유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별지1] 기재와 같은 대화를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동료들과 나눈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행위는 동료에 대한 성적 언동을 하여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하는 품위유지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공무원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다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비위행위를 ‘성희롱’으로 볼 수는 없고, 그 외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2020. 9. 25. 경찰청예규 제5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1] 비고에는 성희롱이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은 “성희롱[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 「고등교육법」 제2조와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라 설치된 각급 학교,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제1항에 따른 공직유관단체를 말한다)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여 또는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양성평등기본법 역시 성희롱에 관한 정의규정을 두고 있다. 양성평등법 제3조 제2호는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이하 “국가기관등”이라 한다)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목)나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나목)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 법령의 규정에 따라 성희롱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행위를 하였을 것이 요구되고, 그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동료들과 만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나 카카오톡 1:1 대화방에서 동료 여직원들을 대상화하거나 저속한 성적 표현이 들어간 대화를 서로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와 같은 원고의 대화가 위 여직원들과 함께 근무를 하는 도중에 이루어진 것으로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한 성희롱 행위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비위행위를 성희롱으로 볼 수는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에 갑 제5호증의 1, 2, 제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와 달리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결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이를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는 있으나 성희롱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 제4조 제1항 [별표1]에 의하면,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그 밖의 성희롱은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의 징계를,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 내지 해임’의 징계를,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강등 내지 정직’의 징계를,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정직 내지 감봉’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기타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경우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 내지 해임’의 징계를,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강등 내지 정직’의 징계를,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감봉’의 징계를,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견책’의 징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비위행위는 성희롱에 해당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행위의 양태나 정도가 직접 피해자를 상대로 한 것이 아닌 사적인 영역에서 제한된 인원과의 대화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에게 이러한 내용이 전달될 것으로 예정된 것이 아니어서 일반적인 성희롱과 그 위법성 내지 불법성을 같게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에서 정한 성희롱과 그렇지 않은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의 징계기준 차이를 감안할 때 강등은 지나치게 무겁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2018년경 발생한 것으로 3년의 징계시효가 경과되기 불과 몇 개월 전에 징계가 이루어졌다. 그 사이 원고는 결혼을 하고 자녀도 출산하여 새롭게 가정을 꾸렸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양성평등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소청심사위원회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