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등
당사자들의 지위
참가인은 전문대학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D대학교를 설치·경영함을 목적으로, E에 의하여 1967. 8. 14. 설립된 법인이고, 부산 동래구 F에서 G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H(장남), I(3남), J(4남)은 모두 E의 자녀들로 형제이며, 원고는 J의 자녀이다.
H은 1980년 5월경부터 참가인 이사장으로 재직하였으며, J은 2004년경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병원장으로 근무하며 이 사건 병원 경영 전반을 총괄하였고, 원고는 2015. 9. 1.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여 2017. 3. 17.부터 행정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다.
H과 J 사이의 분쟁 등
2020. 8. 7. 참가인 이사회에서 사전 합의와 다른 형태로 이사 선임이 이루어지자, H과 J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다.
참가인은 2021. 2. 18. 다음과 같은 사유로 J에 대하여 이 사건 병원장 직위해제를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2021. 2.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감사기간 동안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에 대하여 직무대행을 선임하기로 의결한 후(을가 제2호증 참조), 2021. 3. 9. I을 병원장 직무대행(이하 '이 사건 직무대행'이라고 한다)으로 선임하였다(을가 제3호증 참조).
한편, J은 2021. 3. 3. 부산지방법원에 직위해제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참가인과 H을 상대로 직위해제 의사표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2021. 4. 12. '참가인 이사회는 사립학교법, 정관 규정에 따라 수익사업체인 이 사건 병원의 경영 전반, 병원장 인사 등 제반 사항을 결정할 포괄적인 권한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범위 내에서 병원장의 직위를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되고, 감사의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감사가 종료될 때까지 J의 병원장 지위를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J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1카합10142). 이에 J이 항고하였으나, 2021. 9. 20. 그 항고를 기각하는 결정이 이루어졌고(부산고등법원 2021라5068), 2021. 12. 27. 재항고 역시 기각하는 결정이 이루어져(대법원 2021마6721) 제1심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한편, 참가인은 2021. 4. 23. 이 사건 병원에 2021. 4. 26.까지 J이 사용하던 병원장실을 비워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원고는 2021. 4. 26. 이 사건 병원 행정사무국장직함을 사용하여 참가인에게 '병원장실과 관련해서는 감사와 부산고등법원 항고 절차가 진행 중인 이유로 사건 종료 전까지 병원장실 사용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라는 취지를 통보하였다(을가 제12호증의 2 참조).
이 사건 직무대행 I은 2021. 4. 28. 13:50경 망치 등을 이용하여 병원장실 문을 개방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1. 4. 30. 참가인에게 I의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 및 신속·적법한 처분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의 이 사건 병원에 대한 감사의 실시
참가인은 2021. 3. 15. 이 사건 병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감사(이하 '이 사건 감사'라고 한다) 계획과 그와 관련한 이 사건 병원의 협조를 통보하였다(을가 제4호증 참조).
J<1>은 2021. 3. 16.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감사와 관련하여 감사목적과 대상을 구체화하고 감사기일을 연기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을가 제5호증). 이에 대하여 참가인감사위원회는 2021. 3. 23. 이 사건 병원에 이메일로 2021. 3. 25.까지 감사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고(을가 제6호증), 2021. 3. 29. '이 사건 병원의 감사 준비사항 및 요청자료의 제출 지연으로 인해, 현재까지 정상적인 감사활동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 준비 완료 통지 및 피감사처로서 준비와 협조를 당부한다'는 취지로 감사자료 제출을 촉구하는 공문을 재차 발송하였다(을가 제8호증).
참가인은 2021. 3. 25. 기존에 원고가 관리하고 있던 참가인의 인감을 분실처리한 후, 인감을 신규로 제작하여 교육부에 신고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병원에 '이 사건 병원 행정 편의를 위하여 참가인의 법인인감(직인)을 이 사건 병원에 위탁 관리하였으나, 최근 행정사무국장(원고) 면담 시 법인인감 행방을 미인지하고 있음을 확인하여, 행정결손을 미연에 예방하기 위하여 기존 법인인감을 분실처리하고, 신규 법인인감의 관리자가 선임될 때까지는 당분간 참가인 이사장이 관리하니 날인이 필요한 업무는 직접 협의바란다'는 취지의 안내를 하였다(을가 제7호증의 1, 2 참조).
원고는 이 사건 병원 행정사무국장 직함을 사용하여, 2021. 3. 31. 및 2021. 4. 16. 참가인 감사위원장에게 이 사건 감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의 요청 사항을 발송하였다.
위와 같은 요청에 대하여 참가인은, 2021. 4. 19. 이 사건 병원에 다음과 같이 감사자료 제출을 촉구하고, 이 사건 감사 관련 건의 시 이 사건 직무대행의 승인을 거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을가 제11호증 참조).
위와 같은 요청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병원 행정사무국장 직함을 사용하여, 2021. 4. 26.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공문을 발송하였다(을가 제12호증의 1).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및 이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
이 사건 직무대행은 2021. 5. 2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사발령통지(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를 하였는데, 인사발령통지서(을가 제14호증의 1)에 첨부된 발령사유설명서(을가 제14호증의 2)가 원고에게 교부되지는 아니하였다.
G병원 병원장 직무대행 I
원고는 같은 날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인사발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1. 7. 26. 이 사건 대기발령에 절차의 위법이 없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Q,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1. 25.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고, 원고는 이를 2021. 12. 24. 송달받았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 시까지는 이 사건 대기발령이 위법·부당하여 당연 무효이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에 따라야 할 의무가 없다며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면서 급여를 100% 지급받았고,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부터는 이 사건 병원에 출근을 하지 않으며 급여의 70%를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17호증, 을나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사진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참가인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한 중앙노동위원회가 아니라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피고로 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나(참가인 2022. 5. 10.자 준비서면 제1쪽 참조), 중앙노동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소송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피고로 하여 제기하여야 하는 것이므로(노동위원회법 제27조 제1항), 이 부분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에도 원고에게 신분상이나 재정상 불이익이 전혀 없다거나, 별도의 민사소송(부산지방법원 2022가합43098)으로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참가인 2022. 7. 27.자 준비서면 제3, 4, 10쪽 참조).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이 사건 병원 행정사무국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뿐더러, 급여의 30%를 감액하여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를 다툴 실익이 있고, 나아가 별도의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하여도 행정소송은 각기 다른 법규에 따라 절차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사용자는 참가인이 아니라 이 사건 병원인바, 사용자를 이 사건 병원 또는 이 사건 병원장 직무대행 I이 아닌 참가인으로 특정하여 이루어진 원고의 구제신청은 부적법한 것이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2022. 7. 27.자 준비서면 제2, 3쪽 참조). 그러나 설령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용자 인정에 참가인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 가정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 대상으로 하는 이 사건 소의 본안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소 자체가 부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원칙적으로 병원은 그 설립자 또는 운영자에 의하여 설립·유지되는 수익사업체 내지 의료시설의 명칭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자체로서는 그 설립자 또는 운영자들과 독립하여 독자적인 존재와 활동을 할 수 있는 법인이 아닌 사단이나 재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고(대법원 1971. 9. 28. 선고 71다424 판결 참조), 이 사건 병원의 경우에도 참가인이 운영하는 환자 진료치료를 위한 시설일 뿐이다(참가인 정관 제37조에도 이 사건 병원을 참가인의 수익사업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병원 운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참가인이고, 참가인이 관리인인 병원장을 임명하고, 병원 직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맺은 후 병원장을 통해 직원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이 사건 병원 명의로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마쳤다고는 하나 사업자등록증에 의하더라도 그 대표는 어디까지나 참가인의 대표자로 되어 있을 뿐임을 알 수 있고, 그 상호 명칭만 이 사건 병원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병원이 참가인과 독립하여 별도의 법인 아닌 재단 또는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진다고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원고 역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주장하고 있으며, 참가인도 초심판정 단계까지 피신청인 적격을 다툰 것은 아니고 단지 원고의 근로자성을 다투어 왔던 사정(그마저도 재심판정 단계에서는 다투지 아니하였다)까지 고려하여 보면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주체로서의 사용자는 법인인 참가인이라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소송 중 추가된 이 부분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직무대행 I의 경우, 이 사건 병원장의 통상의 사무 범위에 속하는 행위만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이 사건 대기발령 조치는 통상의 사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I의 권환 범위 외의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무효이다.
이 사건 대기발령 조치는 사실상 징계의 성격을 가지는 것임에도 대기발령 과정에서 인사위원회 개최 및 대기발령 사유 통보 등의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위법이 존재한다.
I이 병원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되었으나 정상적인 업무처리 능력이 부족하여 어쩔수 없이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업무를 처리한 것이며, 참가인이 감사 사항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개인정보 및 영업비밀 정보를 요구하여, 원고가 참가인에게 감사의 합법적인 진행을 촉구한 것일 뿐, 이 사건 감사의 정상적 수행을 방해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대기발령이 발령 당시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참가인은 감사를 계속한다는 핑계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부당하게 장기간 지속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무효이다.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관련 법리
인사규정은 보직을 해임하고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대기발령의 형식 및 절차에 관하여는 인사규정은 물론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도 아무런 정함이 없으며, 대기발령은 인사권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그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대기발령이 무효로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대기발령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처분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지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속하는 불이익한 처분이 대기발령이나 보직의 해제와 같은 잠정적 처분인지, 전보 등 확정적 처분인지는 명칭과 상관없이 처분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 그로 인한 근로자 지위의 변화, 변경된 근로의 내용, 업무의 지속성 여부, 처분 당시 사용자의 의사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것이다.
대기발령과 같은 잠정적인 인사명령이 명령 당시에는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명령의 목적과 실제 기능,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대기발령 등의 인사명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법리는, 대기발령처럼 근로자에게 아무런 직무도 부여하지 않아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다음 보직을 기다리도록 하는 경우뿐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기존의 직무범위 중 본질적인 부분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실상 아무런 직무도 부여하지 않은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경우 등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민법이나 상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법원의 결정에 의하여 선임되는 직무대행자의 경우, 관련 분쟁의 종국적 판단을 받을 때까지 잠정적 법적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비상수단에 해당하여 그 직무대행자는 피대행자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임시의 지위에 놓여 있어 통상업무에 속하는 사무만을 행할 수 있다 할 것이나, 이 사건 직무대행자와 같이 참가인 이사회의 의결에 의하여 선임된 직무대행자의 경우에는, 참가인 정관이 정한 방식에 따라 정당한 임명권자에 의하여 임명되었다는 점에서 그 권한이 통상의 사무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대기발령 조치가 이 사건 병원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통상의 사무 범위 외라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85조는 징계의 종류를 '해고, 정직, 전직, 감봉 및 견책'의 5종류로 구분하고 있을 뿐, 대기발령을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상당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곧바로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참가인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달리 참가인의 취업규칙 등에서 대기발령과 관련된 절차를 정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 대기발령의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대기발령이 무효로 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이 사건 병원의 업무를 처리한 것일 뿐, 이 사건 감사 관련 참가인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J은 'G병원' 명의로 2017. 2. 1. K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은 K에 대하여 6,410,595,568원(= 고정보수 660,000,000원 + 성과보수 5,750,595,568원)이라는 거액의 보수지급채무를 부담하게 된 점, 참가인은 2015. 12.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L에 대한 출자 건을 의결하였으나, 실제로 L는 그 전인 2015. 11. 23. 자본금을 5억 원으로 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상태였고, J의 아들인 원고가 그 사내이사로 재직하다가 2015. 12. 28. 사임한 점, 이 사건 병원은 2018. 2.경 M회사과 거래를 시작하였음에도 2018년도 및 2019년도 전체 약품, 진료재료의 절반 이상을 M 회사로부터 매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컨설팅 계약 등의 적법 또는 적정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와 관련한 감사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감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병원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사무국장의 지위에 있던 원고로서는 참가인 이사회의 의결에 따라 적법하게 실시되는 이 사건 감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감사자료 제출 요청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원고는 참가인이 2021. 3. 15. 이 사건 병원에 2021. 4. 16.까지 이 사건 감사를 실시할 것을 통보하면서 반복적으로 감사자료 제공을 요청하였음에도, 원고는 2021. 4. 16.에 이르기까지 보안서약서 작성, 자료 검토 시 담당 직원배석, 감사결과 발표 시 노동조합 대표자와 이 사건 병원 법률대리인 참석 등을 요구하며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결국 이 사건 감사는 당초 감사종료기간으로 예정되었던 2021. 4. 16.까지 개시되지도 못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감사 사항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병원의 사실상 모든 자료를 광범위하게 요구하여 이 사건 병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은 이 사건 감사 대상인 의혹들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였으며, 그와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들 역시 외부 업체와의 계약서, 거래내역 등을 특정한 것으로 보인다(을가 제1, 5, 8호증 등 참조). 또한 원고는 감사자료 검토 시 이 사건 병원 담당 직원 배석 및 자료 검토 완료 시 자료 회수 등을 요구한 것의 명분으로 대외비자료 비밀유지 등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병원은 참가인의 수익사업체로 그에 관한 운영과 관리, 감독 관한은 전적으로 참가인에게 있다 할 것이므로, 피감기관의 직원인 원고가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한 행위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참가인 이사회 의결을 통하여 이 사건 직무대행이 선임되었고, 그와 관련한 J의 직위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기각 결정(부산지방법원 2021카합10142)이 있었던바, 위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 절차가 진행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직무대행은 참가인 정관 제39조(을가 제15호증)가 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병원과 관련하여 적법한 관리권을 갖는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감사 관련 각종 공문을 작성하면서 이 사건 직무대행 I의 결재를 받지 아니하고 행정사무국장 명의로 원고가 최종 결재하여 임의로 발송하였으며, 병원장실 집무 공간 정리 요청에도 불구하고 병원장실을 잠금장치를 통하여 봉쇄하는 방식으로 I의 병원장실 사용을 저지하는 등으로 이사회의 의결에 따라 적법하게 선임된 이 사건 직무대행 I의 정당한 업무수행을 방해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으로서는 원고를 일시적으로 직무에서 배제하여 이 사건 감사 등을 원활하게 진행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할 것이다.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인 2021. 8.부터 원고는 급여의 30%를 감액하여 지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일련의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감사가 지연되고, 이 사건 직무대행자의 업무 수행에 지장이 발생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업무상 필요성에 비하여 감수하기 어려운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에도 원고의 비협조, 참가인과 원고 측 사이의 법률 쟁송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감사가 실제로 진행이 되지 못하였으며,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 출근을 하지 않게 되면서 비로소 이 사건 감사가 개시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재심판정 무렵에도 위와 같은 감사가 종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변론 종결 시점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대기발령이 지속되고 있어 이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이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위법하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부당해고등에 대한 구제신청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는 그 재심판정이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에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게 장기화되고 있다는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