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1. 2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B노동조합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D 도매시장에서 하역과 배송작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수는 약 1,125명이고, D 도매시장에서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E노동조합’(이하 ‘E노조’라 한다)은 서울 송파구 F에 있는 ‘G시장’에서 하역과 배송작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수는 약 440명이고, H분회, I분회, J분회 등 3개의 분회를 두었으며, 하역업체인 K 주식회사(이하 ‘K’라 한다), 주식회사 L(이하 ‘L’라 한다)와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하여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였다.
원고는 E노조의 H분회, I분회, J분회의 조합원으로서 G시장 내 K, L에서 하역과 배송작업 등을 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E노조의 조합원 19명은 2020. 7. 29. 참가인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주위적 신청취지로서 참가인의 2020. 6. 2. 및 2020. 6. 10. 작업배제 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예비적 신청취지로서 참가인의 2020. 7. 17. 노동조합 가입 거부 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23. ‘참가인은 신청인들의 사용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M). 원고 등 위 19명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 22. ‘주위적 신청취지에 관하여는 참가인은 신청인들의 사용자가 아니고, 예비적 신청취지에 관하여는 참가인의 노동조합 가입 거부행위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위 재심판정 중 원고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관계 법령, 이 사건에 관한 E노조 및 참가인의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9, 25 내지 27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E노조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었는데, E노조와 참가인 사이의 사업양도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와 E노조 간 근로관계를 승계하였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의 근로자이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2020. 6. 2., 2020. 6. 10. G시장 내 원고에 대한 작업배제 행위를 함으로써 부당해고를 하였고, 설령 그러하지 아니하더라도 참가인은 2020. 7. 17.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노조 가입신청을 거부함으로써 부당해고를 하였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가) E노조, 참가인과 같은 N노동조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에 따른 노동조합으로서 직업안정법 제33조에 따른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받아 항만운송사업자 등에게 N노동조합원을 공급하는 조합’을 말한다(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 제2조 제2호). 직업안정법 제33조 제3항 제1호에 근거하여 국내에서는 N노동조합만이 항만운송사업자(하역업체)들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항만운송사업자들은 N노동조합을 통하여서 하역작업에 필요한 근로자를 공급받을 수 있고, N노동조합은 조합원이 아니면 하역작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클로즈드 샵(closed shop)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이유로 하역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자단체인 O단체와 P노동조합연맹 사이에 맺어진 단체협약에 따라 기본적으로 결정되어 왔다.
E노조는 G시장 내에서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면서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한 하역업체인 K, L의 요청에 따라 그때마다 소속 조합원으로 하여금 위 각 하역업체에서 근로를 제공하도록 하여 왔다.
E노조의 규약에 의하면, 업무진행을 위한 조직 기구로서 산하에 분회를 둘 수 있고(제6조), 조합의 조직 관리상 필요에 따라 구역별, 업종별 분회를 설립할 수 있으며(제34조), 분회운영은 운영세칙에 의한다(제35조). 그 운영세칙에 의하면, 분회에는 분회장, 상무, 팀장의 직위를 두고(제10조 내지 제12조), 팀장은 분회장에 지시에 의하여 당일 배치된 조합원을 인솔하여 하역작업 등의 업무에 임하여야 하고, 작업상의 질서유지와 능률향상 및 당일 작업량에 대한 하역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의 대조 확인 또는 사고 발생에 대한 사후 대책을 강구하여야 하고, 조합의 취지 및 제반 규정활동사항 또는 결의 지시사항을 준수하여야 하며, 당일 발생한 사고 및 조합원 동향에 대하여 빠짐없이 분회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이상 제16조). 분회에는 반을 설치할 수 있고(제8조), 업종별, 직업별 작업반을 설치할 수 있으며(제18조), 작업반을 증감한 경우나 조합원의 이동·편입 등이 있는 경우 이를 조합에 보고한다(제19조).
이러한 규정들에 따라 E노조 내 분회는 분회장, 상무, 팀장 등의 조직체계로 구성되었고, 팀장들은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하역 및 작업에 대한 지휘를 하거나(작업팀장), 중·도매인들에 대한 수금 또는 장비의 정비 업무를 담당하며, 그 중 특히 작업팀장의 경우 G시장 내에 농산물이 도착하면 현장의 상황에 맞게 조합원을 배치하고 조합원들에 의한 하역 및 배속작업이 적정하게 진행되는지 관리·감독을 한다.
위 규약 제11조에 의하면, 조합원은 규약, 운영세칙 기타 제반 규정 및 각 기관의 결의 사항을 준수·이행할 의무, 하역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의 지시에 따라 하역작업을 수행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운영세칙 제24조, 제26조에 의하면, 조합원은 조합각급 기관의 결의사항과 지시 명령사항에 대한 복종 의무, 작업질서 의무 등을 부담하고, 임시조합원의 경우에도 일반사용자와 마찬가지로 하역사용 및 사용자단체의 작업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하역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운영세칙 제20조에서는, 노임의 분배는 분회단위로 당일 출근한 조합원에 한하여 균등분배하고, 분회총회 또는 집행위원회 결의에 의해 장비대 및 수신비를 총 수입금에서 일괄공제하여 관리자의 감독 하에 운영한다고 정하였다. 이에 따라 E노조는 하역업체로부터 하역근로자들의 노무 제공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은 뒤 조합원에게 하역과 배송수입을 더한 금액에서 각종 경비와 조합비 등을 공제한 금액을 주급의 형태로 나누어주었다. E노조 내 각 분회는 조합원들의 출결을 관리하고 임금을 지급하며 근로자들의 근로소득세에 관한 원천징수업무를 하며, 하역·배송작업에 사용되는 장비를 관리하였다.
E노조의 운영세칙 제28조, 제41조에 의하면, 조합의 선언 강령 규약 및 규정을 위반한 자,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하역작업을 수행할 의무 등을 포함한 조합원의 의무를 위반한 자, 조합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조합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자, 지시 사항에 불복한 자 등에 대하여 징계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징계규정 제9조 내지 제11조에 의하면, 징계의 종류는 경고, 정직, 무기정직 및 제명으로 구분되었고, 경고는 경위서를 받고 구두 또는 서면경고를 하는 것이고 정직은 조합에서 일정기간 동안의 작업을 배제하는 것이고 무기정직은 조합에서 최대 2년의 범위 내에서 작업에서 배제하는 것이고 제명은 조합에서 명하는 것이며, 징계의 사유를 총 27가지로 매우 상세히 정하였다.
E노조가 G시장 내에서 사용하는 노조사무실과 휴게실 등의 시설은 서울시의 소유이고, K와 L가 이에 관한 사용료를 납부하여 E노조에 무상 사용하도록 제공하였다. 지게차, 전동차 등의 장비는 국고지원 또는 법인 자부담에 의한 하역업체의 소유이고 이를 E노조에 무상 사용하도록 제공하였다.
(가) 원고를 포함한 E노조의 조합원들은 그 노조위원장의 선출방식을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변경하기 위하여 2019. 8. 20. ‘Q 모임’(이하 ‘Q 모임’이라 한다)을 결성하였다.
Q 모임은 2019. 12. 13., 2019. 12. 27. 2회에 걸쳐 E노조 위원장 R에게 조합원 1/3 이상의 서명을 받아 직선제 규약 개정 및 위원장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하였으나, R 위원장이 임시총회를 개최하지 아니하자 2020. 1. 3.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동부지청(이하 ‘이 사건 노동청’이라 한다)에 임시총회 소집권자 지명요청을 하였다.
Q 모임은 2020. 1. 30. E노조와 사이에 ’R이 2020. 3. 31.까지 위원장에서 사임하고 2020. 2. 15. 임시총회를 소집·개최‘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이행확약서’를 작성하였다.
E노조는 2020. 2. 11. 임시대의원 대회를 개최하여 ‘2020. 2. 15. 12시부로 해산한다’는 내용의 노동조합 해산 결의(이하 ‘이 사건 해산결의’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는 2020. 2. 11.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카합10048호로 이 사건 해산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E노조는 2020. 2. 12. 근로자공급사업 폐업신고를 하였고, 같은 날 K와 L에 ‘노동조합 해산으로 인해 근로자공급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냈다.
(가) K와 L는 2020. 2. 12. E노조에 ‘2020. 2. 15. 12시를 기점으로 근로자공급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하고 참가인에게 하역업무를 요청하였으며, 참가인은 같은 날 K와 L에 근로자공급을 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참가인은 2020. 2. 12. 이 사건 노동청에 H분회, I분회, J분회를 신규 분회로 추가하는 내용의 근로자공급사업 변경신청을 하였다. 참가인은 2020. 2. 14. K와 농수산물 하역업무 관련 협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의 위원장 S은 2020. 2. 17. E노조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 동지들께 인사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공고문에서 ‘조합원 여러분들께서 지난 수개월 동안 많은 혼란 속에서 겪어야 했을 마음의 상처에 위로의 말씀을 올리며 이제는 저희 B노동조합(참가인)으로 하나되어 뭉쳐주신 여러분들의 용기에 찬사를 드린다. (...) 우리 B노동조합은 2020. 3.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위원장 및 임원을 선출합니다. 위원장의 임기가 새로이 시작됩니다. 이 임기에 맞추어 분회장 등 조직 개편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사는 조직에 대한 기여도 그리고 자질이나 능력에 대한 검증을 할 것이며, 조합원 여러분들의 의사도 반영하는 공정한 인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까지는 업무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분회장이나 상무 그리고 팀장 등 조직체계를 약 한 달여 동안 유지하게 됨을 말씀드립니다. 아직 B노조에 가입원서를 내지 않은 동지들께서는 2020. 2. 19.까지는 조합 가입원서를 내주시어 모두 함께하는 노동가족을 이룹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
E노조의 조합원들은 이전과 같이 분회장, 상무, 팀장 등의 조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K에 하역·배송업무 등을 계속 제공하였고, L는 E노조의 조합원들을 직접 채용하는 형태로 하역·배송업무 등을 수행하게 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E노조의 일부 조합원들은 2020. 2. 20. 원고를 대표자로 하는 ‘T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참가인은 2020. 2. 27. ‘2020. 3. 6. 12:00 이후에는 참가인의 조합원 외에는 K의 하역 및 배송 업무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Q 모임은 ‘U위원회’(이하 ‘U위원회’라 한다)로 명칭을 변경하였는데, 이 사건 노동청, 참가인, U위원회, 송파구청, V기관로 이루어진 5자협의체가 구성되었고, 참가인과 U위원회는 2020. 3. 10.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며 이에는 송파구청, 이 사건 노동청, V기관가 입회인으로 참여하였다.
2020. 3.경 E노조의 조합원 약 440명 중 50여 명을 제외한 조합원들은 참가인에 가입하였다.
이 사건 노동청은 2020. 5. 8. 송파구청에 ‘Q 모임이 2020. 1. 3. 요청한 임시총회 소집권자 지명의 건’을 비롯하여 E노조 관련 사건들을 이관하였다.
(가) 참가인은 2020. 5. 29. ‘2020. 6. 2.부터 참가인의 조합원들만 K의 하역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하였고, 이에 따라 위 2020. 6. 2.부터 K의 하역·배송 등 업무는 참가인의 조합원들만 하게 되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0. 6. 1. 이 사건 해산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기각하였다.<1>
2020. 6. 2. 기준으로 참가인에 가입하였다가 탈회한 53명을 비롯하여 참가인에 가입하지 않은 E노조 소속 조합원은 100명 이상이었다.
이 사건 노동청은 2020. 6. 3. 참가인의 2020. 2. 12. 자 ‘근로자공급사업 변경신청’을 허가하였다.
참가인은 2020. 6. 4. L와 농수산물 하역업무 관련 협약을 체결하였고, 2020. 6. 10.부터 K의 하역·배송 등 업무는 참가인의 조합원들만 하게 되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3. W 사건에서 ‘Q 모임 공동대표 원고 등이 2020. 5. 8. 송파구청장에게 한 E노조 임시총회 소집권자 지명요구는 노동조합법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의결을 하였고, X 사건에서 ‘E노조가 2018. 3. 10. 한 대의원 선출결의, 2018. 3. 21. 한 R 노조 위원장의 선출결의는 위법하다’는 의결을 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E노조의 조합원 16명은 2020. 7. 8. 참가인에게 노조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참가인은 2020. 7. 17. ‘조합원 가입자격에 부합하지 않고, 노조 가입시 참가인의 산하분회의 조합원 자격을 우선 취득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이 같은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입을 거부하였다.
T노동조합은 2020. 8. 5. 허가지역을 G시장 내로 하는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28, 30 내지 33호증, 을가 제1 내지 4, 6 내지 25, 27 내지 32호증, 을나 제1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증인 Y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영업의 양도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이어서 영업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지만 근로자가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다. 또한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 양도기업에서 퇴직하고 양수기업에 새로이 입사할 수도 있다. 이때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하는 의사는 근로자가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사실을 안 날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양도기업 또는 양수기업에 표시하여야 하고, 상당한 기간 내에 표시하였는지는 양도기업 또는 양수기업이 근로자에게 영업양도 사실, 양도 이유, 양도가 근로자에게 미치는 법적·경제적·사회적 영향, 근로자와 관련하여 예상되는 조치 등을 고지하였는지 여부, 그와 같은 고지가 없었다면 근로자가 그러한 정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시점, 통상적인 근로자라면 그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근로관계 승계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다45217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E노조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었다가 E노조와 참가인 사이의 사업양도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로 인하여 참가인의 근로자가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E노조의 근로관계
E노조의 조합원들은 위 노조의 작업지시에 따라 지정된 하역업체(K, L)의 작업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여 왔으며, 조합원은 위 노조의 강령, 규약, 제 규정 및 지시명령을 준수·이행할 의무가 있었고, 만약 위 노조의 작업지시에 불복하여 작업질서를 문란케 하거나 무단결근하는 경우에는 제명을 비롯한 징계의 불이익을 받게 되어 있으며, 위 노조가 각 하역업체로부터 정기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조합원들에 대한 임금을 일괄 지급받은 다음 그 중에서 조합비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각 조합원들에게 분배하여 왔으므로, E노조의 조합원은 위 노조에 가입하거나 등록함으로써 위 노조와의 사이에 그 지시·감독 아래 각 하역업체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4누15639 판결의 취지 참조).
참가인은, 원고 등 E노조의 조합원들이 출근할지 여부는 조합원들의 자유의사로 결정하였고 E노조에서 달리 징계하는 등 출근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E노조의 규정에 의하면, 하역업무에 종사하여야 할 의무에 위반할 경우에는 징계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고, 특히 3일 이상 작업장에 무단결석한 자는 징계의 대상이 되며(징계규정 제11조 제2항), 위 규정들은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으로서 기능하고 있었다. 나아가 참가인이 드는 대의원대회에 의한 E노조의 의사결정 방식, 임원의 선출·임명 방법, 조합원들의 선거권·피선거권 등 구성원으로서의 권리 등은 E노조이 노동조합이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그것이 E노조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원고과 같은 조합원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되지 아니한다. 또한 참가인은, E노조의 조합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명령이 하역업체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자료는 없다. 나아가 하역업무에 이용되는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권이 설령 하역업체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관리·사용권한이 E노조에 있는 이상 그러한 사정은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에는 방해되지 아니한다.
사업양도 사실
이 사건 해산결의 이후 참가인 및 E노조 소속 임원들의 독려 등에 따라 2020. 3.경 E노조의 조합원 약 440명 중 50여 명을 제외한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참가인에 가입하였고, E노조의 종전 인적 조직이 유지된 상태에서 그 조합원들은 K에서 계속 하역·배송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L는 그 조합원들을 일용직의 형태로 직접 고용하였다가 2020. 6.경부터는 참가인과의 근로자공급계약을 통해 E노조 소속이었던 조합원들에 의한 하역·배송 업무 등이 계속 이루어졌으므로, 그 인적 조직이 이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20. 6. 2. 당시 탈회 등으로 참가인에 가입되지 않은 E노조 소속 조합원이 100명을 넘었다고 하더라도, 그 수가 현저히 많다고 보기 어렵고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에게 이전된 인적 조직이 해체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E노조가 영위하였던 K, L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은 이 사건 해산결의 이후 결국 참가인에게 이전되어 참가인은 E노조가 영위하였던 근로자공급사업과 대체로 같은 내용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E노조의 사무실, 비품, 장비 등에 대한 사용권한도 참가인에게 이전되었으므로, 물적 조직 역시 이전되었다고 볼 것이다. 위 사무실 등의 소유권을 E노조 내지 참가인이 가지지 않고 있다는 사정은 그 물적 조직의 이전 사실인정에 방해되지 아니한다.
참가인이 이 사건 해산결의 이후 2020. 2. 17. E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고문의 내용에 의하면, 참가인은 E노조의 인적·물적 조직을 해제하지 않고 이전받으려는 의사를 대외적으로 표명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E노조의 조합원(H분회 수금담당 팀장)이었다가 참가인의 조합원(소속 변동에도 같은 팀장의 지위가 계속 유지됨)이 된 Y는 이 법정에서 ‘E노조의 R 위원장과 참가인의 S 위원장은 2020. 2. 4. E노조에서 참가인으로 옮기는 것에 합의하였다. S이 E노조를 해산하고 참가인으로 오면 받아주겠다고 이야기하였다’고 증언한 점, 참가인의 위 공고문 내용, 이 사건 해산결의 이후 조합원들의 소속 변동 및 하역업체의 계약관계 변동 상황, 인적·물적 조직의 이전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는 그 사업양도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사업양도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로 인하여 E노조 소속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고 할 것이다.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반대 의사의 부재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가 되려는 의사를 가지려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근로자가 사업양도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선해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해산결의 이후 참가인이 원고 등 E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까지 가입신청서를 제출해줄 것을 공고하였음에도 원고는 그 기간 내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해산결의 이후 다른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근로자 공급사업 허가를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원고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로서 당시 E노조와 참가인 사이의 사업양도에 따라 자신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에게 승계되었음을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의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이 사건 해산결의에 관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E노조의 존속을 꾀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지 참가인을 상대방으로 하여 그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하는 내용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는 볼 수 없는 점, ③ 참가인은 원고 등에게 기한 내의 가입신청서 제출을 요청하였으나, 가입신청서의 제출 여부에 관계없이 사업양도에 따라 원고 등과의 근로관계는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원고가 기한 내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근로관계의 승계를 반대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점, ④ 원고는 결국 참가인에게 가입신청서를 내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부당해고의 해당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참가인은 2020. 6. 2.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참가인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음에도 2020. 6. 2.부터 자신의 사업장에서 원고가 근무할 수 없게 하였다. 그로 인하여 원고는 근로관계의 본질적 내용인 근로제공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는 사용자의 의사에 의한 근로관계의 일방적 종료인 해고에 해당한다.
위 해고의 사유는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이나, 실제로는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관계의 승계에 따라 참가인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조합원의 자격상실 사유를 정한 참가인의 규약 제8조 제3항은 ‘본 조합의 조직원(구성원)인 조합원들이 다른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타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을 때에는 자동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다(임의 또는 유사 노동단체에 가입하였을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른 근로관계의 종료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근로자의 사망,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로 인한 것이 아니어서 해고의 범주에 속하고, 따라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정당한 이유가 요청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관계의 승계 무렵 원고가 Q 모임 내지 T노동조합을 설립 또는 이에 가입하기는 하였으나, 위 규약 규정은 참가인의 조합원이 다른 노조에 이중가입 등을 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충실의무의 위반 내지 조직질서의 저해를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인데, 원고와 참가인 모두 사업양도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원고가 참가인에게 가입신청서를 내지 아니하여 참가인의 조합원이라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위와 같은 설립·가입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참가인의 조합원으로서 충실의무의 위반 내지 조직질서의 저해를 가져왔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규약 규정을 원고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이와 달리 위 규약에 따라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를 잃게 된다는 보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그 외에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에게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이는 제명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여 2020. 7. 17. 자 노동조합 가입 거부 행위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앞서 본 위 2020. 6. 2. 자 해고에 관한 주장이 아니다. 설령 위 해고에 관한 주장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위 해고 당시 근로자에게 제시한 해고사유도 아니므로 적법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승훈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