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3. 8. 8.부터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정한 석면조사기관으로 기관석면조사 등 법령상 석면조사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고, 피고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위임에 따라 석면조사기관의 지정 및 점검업무를 주관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다.
원고는 ‘B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의뢰로 계약일(2017. 12. 27.)로부터 용역업무 완료 시까지 ‘서울시 강동구 C 일대 정비구역 내 모든 건축물 및 설비’의 석면조사 용역을 실시하였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장은 피고에게 ‘원고가 위 아파트 D호 방3과 발코니, E동 2층 E/V 홀, 상가 지상 1층에 대한 석면조사를 실시하면서 D호 방3과 발코니 창틀, E동 2층 E/V 홀 창틀에 백석면이 각 3%, 8%, 3% 함유된 자재인 코킹재와 상가 지상 1층 홀 바닥에 백석면 25% 함유된 자재인 장판에 대한 시료채취 및 분석 등을 누락하여 석면조사방법을 위반하였다’고 통보하였다.
피고는 2021. 7. 2. 원고에게, 원고가 2018. 11. 1.부터 2020. 7. 28.까지 B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재건축정비사업 중 석면조사 용역을 실시함에 있어서 육안검사와 공간의 기능, 설계도서, 사용자재의 외관과 사용위치 등을 조사하여 각각의 균질부분으로 구분하고, 석면함유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균질부분에 대해서는 석면함유 여부 판정을 위해 고형시료를 채취·분석하여야 함에도, ① 이 사건 아파트 D호의 방3에 백석면 3%가 함유된 코킹재, ② D호의 발코니 창틀에 백석면 8%가 함유된 코킹재, ③ E동 2층 E/V 홀 창틀에 백석면 3%가 함유된 코킹재, ④ 상가 지상 1층 홀 바닥에 백석면 25%가 함유된 장판에 대한 각 시료채취 및 분석을 누락하는 등 석면조사방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6월’ 처분을 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사전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위 사전통지에 대하여 ‘사전통지에서의 처분사유 ②, ④와 관련하여, 이 사건 아파트 발코니 창틀에서 검출된 석면과 상가 지상 1층 홀 바닥 장판에서 검출된석면은 육안검사만으로는 석면함유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균질부분이라 할 수 없으므로, 관련 고시에서 정하는 ’석면함유 여부가 명백하지 않아 의심이 드는 경우 고형시료를 채취하여 분석할 것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위 의견 중 사전통지에서의 처분사유 ②와 관련된 주장은 받아들여 ’이 사건 아파트 D호 발코니 창틀 코킹재 부분‘을 처분대상에서 제외하였으나, 위 처분사유 ④와 관련된 주장(상가 지상 1층 홀 바닥 장판에서 검출된 석면 관련)에 대하여는 ’육안검사 뿐만 아니라 해당 건축물이나 설비에 석면이 함유되어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건축도면, 설비제작도면 또는 사용자재의 이력 등을 통하여 석면함유 여부에 대한 예비조사 등을 철저하게 조사하여야 하고, 바닥에 집기가 놓여 있었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아니하여, 2021. 9. 29. 원고에게 사전통지에서의 처분사유 ①, ③, ④를 이유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3조의2 제1항 [별표 20] 의 2. 개별기준 거목 7)에 따라 원고에게 2021. 9. 30.부터 2022. 3. 29.까지 6개월간 업무정지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2021. 12. 14. 심판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4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사유 ④(상가 지상 1층 홀 바닥 장판에서 검출된 석면)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의 위임을 받아 석면조사 방법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석면조사 및 안전성평가 등에 관한 고시’(고용노동부 고시 제2018-51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 제4조 제3호는 석면함유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균질부분에 대해서는 석면함유 여부 판정을 위해 고형시료를 채취·분석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된 상가 지상 1층 홀 바닥은 육안으로 보이는 부분이 전부 대리석으로 시공되어 있었기에 원고로서는 각종 집기들로 가려진 부분 일부의 대리석 바닥 위에 장판이 시공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으며, 철거업체가 아닌 원고가 집기들을 모두 철거하고 바닥전체를 조사하였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관계 법령에서 규정한 조사방법인 육안검사만으로는 위 상가 지상 1층 홀 바닥이 석면함유 여부 판정을 위해 고형시료를 채취·분석하여야 하는 대상인 ‘석면함유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균질부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없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 부분 고형시료 채취·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석면함유 장판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부당하다.
판단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1> 제63조의2 제2항은 ‘같은 법 제15조의2 제1항 등에 따른 취소, 정지, 사용금지 또는 개선명령의 기준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5조의2 제1항 본문은 제1호 내지 제4호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제5호)에 해당할 때에는 그 지정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업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9. 12. 24. 대통령령 제302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의5 제4호는 ‘그 밖에 법 또는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의2 제1항 제5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2 제7항은 기관석면조사 방법과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80조의5 제1항은 법 제38조의2 제7항에 따른 석면조사방법을 ‘① 건축도면, 설비제작도면 또는 사용자재의 이력 등을 통하여 석면 함유 여부에 대한 예비조사를 할 것(제1호), ② 건축물이나 설비의 해체·제거할 자재 등에 대하여 성질과 상태가 다른 부분들을 각각 구분할 것(제2호), ③ 시료채취는 제2호에 따라 구분된 부분들 각각에 대하여 그 크기를 고려하여 채취 수를 달리하여 조사를 할 것(제3호)’으로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조사방법 및 제2항에 따른 판정의 구체적인 사항, 크기별 시료 채취 수, 석면조사 결과서 작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2호는 ‘기관석면조사는 고형시료 채취 전에 육안검사와 공간의 기능, 설계도서, 사용자재의 외관과 사용 위치 등을 조사하고 각각의 균질부분으로 구분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호는 ‘기관석면조사는 설계도서, 자재이력, 물질의 외관 및 질감 등을 통해 석면함유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균질부분에 대해서는 석면함유 여부 판정을 위해 고형시료를 채취·분석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을 제4호증의 기재, 갑 제4호증의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의 석면조사 당시 문제된 상가 지상 1층 홀 바닥에 다수의 가판대 등 집기들이 쌓여 있었고 그 아래 장판이 설치되어 있었던 사실, ② 다만 위 집기들이 위 상가 홀 바닥에 설치된 것이거나 고정된 것은 아니어서 이동이 가능하였던 사실, ③ 이 사건 아파트 및 상가에 관하여 시료채취 등 석면조사를 실시하였던 원고 소속 담당직원은 이 사건에 관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이동가능한 기물은 모두 밖으로 제거하고 조사를 하는 것이 맞는데, 다른 바닥 부분이 모두 돌이었기 때문에 장판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하여 가판대를 치우지 않고 시료채취를 한 잘못으로 장판 부분의 시료채취가 누락되었다고 진술한 사실, ④ 위 직원은 위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처분사유 중 나머지 2가지 사유에 대해서도 업무수행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이 사건 아파트 D호의 방3 창틀 코킹재의 시료채취를 누락하고(사전통지 처분사유 ①), 이 사건 아파트 E동 2층 E/V 홀 창틀 코킹재의 시료채취를 누락하였다고(사전통지 처분사유 ③) 잘못을 각 시인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살핀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80조의5 제1항 제1호 및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2, 3호의 규정을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고형시료 채취 전에 육안검사 뿐 아니라 건축도면, 설비제작도면 또는 사용자재의 이력(외관과 사용 위치) 등을 조사하고 각각의 균질부분으로 구분하는 사전 예비작업을 하였어야 하는데, 원고는 이를 수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가 위와 같은 사전작업을 수행하였다면 상가 홀 바닥 부분에 장판을 시공한 부분이 존재하는 사실을 발견하였을 수 있다고 보이는 점, ③ 따라서 원고는 위와 같은 사항을 파악한 후 상가 홀 바닥 부분에 쌓여 있던 집기들을 이동시키고 장판이 시공된 부분에서도 시료채취를 하였어야 하는 점, ④ 원고의 담당직원은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이 사건 처분사유 전부를 인정하였고, 원고도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상가 지상 1층 홀 바닥 장판에서 검출된 석면 외에 나머지 2가지 사유에 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사유는 충분히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는 등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43조의2 제1항은 법 제63조의2 제2항에 따른 지정 등의 취소 또는 업무 등의 정지기준은 [별표 20]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고, [별표 20] 2. 개별기준 거. 7)항은 ’법 제38조의2 제7항에 따라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석면조사 방법과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위반한 경우‘ 1차 위반 시 행정처분 기준을 ’업무정지 6개월‘로 정하고 있다.
피고는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인 위 처분기준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위 처분기준은 석면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철거 과정에서 석면이 검출될 경우 작업자 등 국민의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위험성을 고려하여 1차 위반 시부터 처분기준을 ’업무정지 6개월‘로 무겁게 정하고 있는데,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43조의2 제2항은 ’고용노동부장관 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은 제1항의 기준에 따라 행정처분을 할 때에는 처분의 상대방의 고의ㆍ과실 여부와 그 밖의 정상을 참작하여 행정처분을 감경하거나 가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위 시행규칙 [별표 20] 1. 일반기준 바목은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고 단기간에 위반을 시정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1차 위반의 경우에 한정하여 개별기준의 업무정지를 갈음하여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감경 또는 가중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앞서 살핀 것과 같이 원고가 부실하게 석면조사를 한 개별 위반행위가 세가지에 이르는 점, 원고의 부실한 석면조사로 인하여 철거과정에서 석면자재가 발견되었고, 그에 관하여 피고에게 신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원고의 위반행위가 밝혀지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반행위가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위 [별표 20] 1. 일반기준 가목에 의하면 ’위반행위가 둘 이상인 경우에는 그 중 무거운 처분기준에 따르며, 그에 대한 처분기준이 같은 업무정지인 경우에는 무거운 처분기준에 나머지 각각의 처분기준의 2분의 1을 더하여 처분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이를 엄격히 적용하면 업무정지기간의 가중까지 문제될 수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이를 문제삼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선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