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전시품 전문 운송업, 전시 및 행사 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2020년경부터 2021년 8월경까지 서울 성동구 B, 2층 C호(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원고는 2021년 8월경 현재 본점 소재지로 사업장 위치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에 사업장을 두고 있었다.
원고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기존에 예정되어 있던 전시회가 취소됨으로써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자,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유급휴직’을 시행하기로 하고 2020. 3. 26.부터 2021. 5. 3.까지 총 9회에 걸쳐 고용유지지원금(휴직 관련)을 신청하여 합계 226,290,150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수급하였다. 또한 소속 근로자 D에 대하여는 ‘유급휴업(근로시간 조정, 교대제 개편 등을 통해 총 근로시간의 20%를 초과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시행하기로 하고 그에 따라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여 2021. 4. 30. 971,000원의 고용유지지원금(휴업 관련)을 수급하였다. 원고의 고용유지지원금 수급내역은 아래와 같다.
그 후 피고는 2021. 1. 12.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원고의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 의혹 사건을 이첩 받아 2021. 6. 8. 이 사건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조사를 벌인 결과, 원고가 ‘유급휴직’ 대상자들에게 전 기간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게 하고, ‘유급휴업’ 대상자의 단축된 근로시간이 총 근로시간의 20%에 미달하게 하여 정상적으로 휴업을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속 근로자가 아닌 원고 대표이사의 배우자 F를 고용보험 피보험자로 허위등록한 후 유급휴직 대상자에 포함되게 함으로써,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아래와 같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수급하였다고 판단하였다(이하에서는 부정수급과 관련된 아래의 근로자들을 ‘대상 근로자’라고 표현한다).
이에 피고는 2021. 7. 9. 고용보험법 제35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유급휴직 관련 고용유지지원금 223,161,020원, 유급휴업 관련 고용유지지원금 971,000원의 각 반환명령(이하 위 각 반환명령을 ‘이 사건 반환명령’이라 한다), 471,522,040원의 추가징수결정(이하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이라 한다), 2021. 7. 9.부터 2022. 7. 8.까지의 지원금 지급제한 처분(이하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이라 한다. 그리고 위 각 처분들을 일괄하여 지칭할 경우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한편 원고와 그 대표이사는 거짓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았음을 이유로 2022. 2. 15. 서울동부지방법원(사건번호: 2022고단340호)에 사기죄 등으로 공소제기되어 현재 재판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25, 30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절차적 하자
피고는 2021. 6. 8. 이 사건 사업장 방문 무렵부터 이미 원고와 그 대표이사의 사기죄, 고용보험법위반죄 혐의를 인지하고 그 입증을 위한 수사를 개시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 소속 특별사법경찰관 T은 이 사건 사업장 방문 당시 압수, 수색을 위한 영장을 발부받거나 제시하지 않았고, 동의 없이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원고 직원들로부터 각종 자료를 압수해 갔다. 그뿐만 아니라 위 특별사법경찰관은 그 후 원고의 대표이사를 조사하면서도 진술거부권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 즉, 이 사건 각 처분은 위와 같은 위법한 수사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한 것이므로 위법하다.
설령 위 2021. 6. 8.자 방문이 범죄 수사가 아니라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른 행정조사라고 보더라도, 위 특별사법경찰관은 현장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자료, 서류, 물건 등을 영치할 경우 지켜야 할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영치조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실체적 하자<1>
처분사유의 부존재
원고의 주된 영업인 전시 업무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대부분 취소되어 대상 근로자들은 전시회 취소 안내, 전시품 반송 및 비용 반환 등 예외적이고 긴급한 업무만을 수행하였다. 즉, 원고는 고용유지조치 기간 동안 유급휴직, 휴업을 정상적으로 실시하였고, 대상 근로자들은 원고에게 통상적인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
설령 대상 근로자들 중 일부가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유급휴직 등이 정상적으로 실시된 기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원고가 수급한 지원금 전부에 대하여 반환을 명하였으므로, 이 사건 반환명령 및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 중 적어도 실제 고용유지조치를 이행한 날 또는 시간에 상응하는 만큼은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의 대표이사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기 위해 허위, 기만, 은폐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가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이 사건 추가징수결정 및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
대상 근로자들은 일시적으로 긴급한 업무만을 수행하였고, 원고가 지급받은 고용유지지원금은 모두 근로자들의 급여로 사용되어 결과적으로 대상 근로자들의 고용유지에 활용되었다. 또한 원고는 부정수급에 대한 고의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것이 아니었고, 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실무자의 실수 또는 부지도 개입되어 있었다. 따라서 원고의 위법성이나 가벌성은 현저히 가볍다.
나아가 위 각 처분으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분명치 않은 데에 비해, 원고는 폐업의 위기를 직면하게 되었고, 소속 근로자들 또한 고용유지가 불투명해졌으므로, 침해되는 사익들이 월등히 크다. 따라서 위 각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도 존재한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행정조사기본법 제9조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장은 조사 일시와 장소, 출석요구의 취지, 출석하여 진술하여야 하는 내용, 제출자료, 출석거부에 대한 제재 등이 기재된 출석요구서를 발송하여 조사대상자에게 출석 및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조사기본법은 조사대상자가 위 요구에 따라 출석한 경우 수사 절차에서의 진술거부권 고지의무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이 준용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한편 행정조사기본법 제11조 제1항, 제17조 제1항을 종합하면 조사원은 ‘조사목적, 조사기간과 장소, 조사원의 성명과 직위, 조사범위와 내용, 제출자료, 조사거부에 대한 제재’등을 기재한 현장출입조사서를 발송 또는 제시하여 가택, 사무실 또는 사업장 등에 출입하여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그런데 관련 형사사건(처분의 경위 마.항 참조)의 증인신문에서 특별사법경찰관 T이 한 진술에 의하면(갑 제9호증), 그는 현장출입조사서로 보이는 행정조사 시행에 관한 서류와 증표를 가지고 이 사건 사업장을 방문하여, 당시 현장에 있던 근로자 J, D에게 이를 제시한 다음 조사 목적에 대하여 고지하고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T은 증인신문 당시 ‘원고에 대한 조사 무렵 고용보험법위반죄에 대한 수사는 일반 경찰서에 고발하여 수사를 일원화하도록 하는 지침이 하달된 상태였다. 원고와 그 대표이사에 대한 고발은 2021. 10. 1.경 이루어졌다.’, ‘현장조사, 원고 대표이사 조사시까지 원고와 그 대표이사를 입건하지 않았던 것은 수사의뢰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2021. 6. 8.경 이 사건 사업장 방문 조사 및 그 직후 있었던 원고 대표이사에 대한 조사는 모두 행정조사기본법에 근거하여 위 법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이루어진 ‘행정조사’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절차에 영장주의, 진술거부권 고지 의무 등이 곧바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위 조사가 공익신고를 이첩 받아 이루어졌다거나 그 결과로 인해 그 후 형사사건으로 비화되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는 없다.
또한, 갑 제9호증, 을 제23, 3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특별사법경찰관 T은 현장조사시 근로자 J, D의 동의를 얻어 그들이 사용한 컴퓨터의 사용기록, 사내메일 공람함, 단체 카카오톡 대화 내역, 위 J의 이메일 보낸우편함 목록을 다운 받고, D에게 요청하여 그로부터 고용유지조치 대상 근로자 16명의 근로계약서, 급여대장, 법인카드 소지현황 목록 등을 제출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반면 이 사건 사업장 정문의 보안장치의 출입기록은 위 근로자들의 거부 의사에 따라 제출받지 못하여 그 후 추가 자료 제출 요청에 따라 수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건대, 위 T이 제출받은 자료들은 그 소지자, 보관자 등의 의사에 따라 적법하게 제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과정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강압, 강요 등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행정조사기본법 제13조의 내용을 종합하면, 조사원이 현장조사 중에 자료 등을 영치하는 때에는 조사대상자 또는 그 대리인을 입회시켜야 하고, 영치를 완료한 때에는 영치조서 2부를 작성하여 입회인과 함께 서명날인하고 그 중 1부를 입회인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특별사법경찰관 T이 근로자 J, D로부터 현장조사 중 필요한 자료 등을 다운받거나 제출받는 과정에서 원고의 대표이사가 입회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갑 제9호증, 을 제34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이는 위 T이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현장조사에 올 수 있겠냐는 취지로 물었음에도 대표이사가 부산 출장으로 인해 올 수 없다고 답하였기 때문에 부득이 현장에 있었던 근로자들의 협조에 따라 자료 등의 영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행정조사기본법 시행령 제8조 별지 제12호 서식의 ‘영치조서’가 이 법원에 현출되지 않은 것도 분명하나, 갑 제9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특별사법경찰관 T은 제출받길 희망하는 자료목록을 기재한 서류(이는 행정조사기본법 제11조 제1항 제5호의 서류인 것으로 보인다)에 현장에서 추가 확인된 자료에 관한 내용을 수기로 덧붙인 다음, 현장에 있었던 D로 하여금 해당 서류 말미에 서명하게 하고 이를 복사한 후 사본을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즉, 위 진술을 토대로 당시 D에게 교부된 서류의 내용을 고려하면 사실상 영치조서가 작성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사법경찰관 T의 행정조사 방법에 관하여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이와 달리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행정조사는 행정기관의 직무수행을 준비하고 보조하는 것에 그치고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처분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절차는 아니다. 즉, 처분을 위한 절차에서 사전통지, 의견제출 기회 부여, 소송제기 등 불복절차 안내를 문서로 고지하는 것과 달리, 처분의 자료 확보를 위한 조사절차에서의 자료제출요구나 영치, 조사대상자 및 관계인 진술확보 등은 처분을 준비하는 보조절차로서 그러한 자료 확보에 흠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을 구성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에 관한 절차상 하자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실체적 하자에 관한 판단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에 을 제5 내지 11, 17, 18, 19,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유지조치는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원고와 그 대표이사가 위와 같은 사정을 알면서도 고용유지지원금을 부정수급할 의도로 허위 사실을 기재한 신청서 등을 제출함으로써 거짓으로 위 지원금을 수급하였다는 사실 또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주장하고 있는 전시회 취소 후 그 후속 조치에 관한 업무는 전시업무와 관련된 계약의 이행에 장애가 생기면 마땅히 해야 할 것들로서 계약 자체에 이미 내재된 위험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전시가 취소됨으로써 이를 안내하고, 전시품을 반환하는 등의 업무는 전시업에 수반되는 것들이므로, 이를 주된 영업으로 삼고 있는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는 통상적인 업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그와 같은 업무가, 예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업무의 성격이 변화하여 그에 관한 근로 제공의 법적 의미가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는 그 주장과 달리 고용유지조치 기간 동안에도 주된 목적 사업인 전시업을 영위하였고, 대상 근로자들 역시 코로나의 영향으로 업무량이 감소하거나 근로 형태가 다소 유연하게 변경되었을 뿐 원고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는 전혀 면제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대상 근로자들의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지 않은 이상 업무량 감소로 인해 사실상 업무를 하지 않은 기간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두고 고용유지조치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E, L, R, Q, M, G, H, P, I, O, K, J, S 등 대상 근로자의 대부분은 고용유지조치 기간 중에도 반복적으로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주간업무보고를 해 왔다. 그리고 원고의 대표이사와 대상 근로자들이 참여하였던 단체 카카오톡 대화내역에, 원고의 대표이사가 “주간업무보고를 제출하지 않은 분들이 있네요. 저번 주는 처음이라 늦은 거 이해하겠는데, 이번 주는 왜 늦는 거죠? 월요일 오전까지는 보내주세요.”라고 근로자들을 다그치는 모습이 발견되는 것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반복적, 정기적 주간업무보고는 원고 대표이사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
대상 근로자들이 제출한 주간업무보고 뿐만 아니라 대상 근로자 중 한명인 J의 이메일 내역 등을 비롯한 각종 증빙자료 등에 따르면, 대상근로자들은 비단전시회 취소에 따른 후속조치 업무만이 아니라, 각종 견적서, 청구서 및 송장의 작성, 물품 보관 작업, 거래처로부터의 미수금 및 입금 내역 정리, 회의 참석, 사전답사 등 출장 업무 등 원고의 목적 사업에 수반되는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언급한 위 단체 카카오톡 대화내역에 의하면, 원고의 대표이사는 최초 고용유지조치를 시행할 무렵인 2020. 3. 2.경 ‘팀장급 회의는 매주 월요일 10시에 하겠다.’며, 정기적̇ ̇ ̇ 으로 업무 회의를 하겠다는 발언을 하였고, 마치 근로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대상 근로자들이 고용유지조치 기간 중 업무 관련 대화를 하는 것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특정 업체에 관하여 물으며 업무 내용을 확인하거나 특정 행사에 참석하라는 등 구체적인 업무 지시까지 하였다.
나아가 원고의 매출 전자세금계산서 합계표에 따르면 원고는 고용유지조치 기간이 포함된 2020. 3. 1.부터 2020. 9. 30.까지 합계 약 300,000,000원가량의, 2021. 1. 1.부터 2021. 3. 31.까지 합계 약 100,000,000원가량의 매출을 각 거두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외 같은 매출의 존재 및 그 규모는 원고가 고용유지조치 기간 중에도 그 목적 사업을 상당 부분 수행하였고, 그에 따라 대상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할 필요도 있었음을 방증한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대표이사는 고용유지조치 기간 동안 대상 근로자들로부터 정기적, 반복적으로 주간업무보고를 받아 왔고,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대상 근로자들 사이의 업무 관련 대화를 통해 수시로 업무 진행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고, 주간업무보고를 작성하지 않은 근로자들을 독촉하기까지 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의 대표이사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금요일 오후에 고용노동부에서 점검을 나온다고 하니 출근하지 말라.”면서도 “오전 팀장급 회의는 그대로 10시에 한다.”거나, “2021. 2.경부터는 다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예정이니, 회사에 나와야 하는 경우 알려주고, 가능하면 오전 10시 이전에 업무를 처리하거나 시간이 걸리는 일은 토요일에 나와서 해 달라.”는 등의 내용을 공지한 사실이 있고, 대상 근로자 중 한 명인 J이 ‘고용노동부에서 전화 왔는데 고용유지지원금 받고 출근하지 않았다고 거짓 답변을 했다’는 취지의 보고까지 들은 사실이 있다.
이와 같은 업무 보고 내지 대화 내역들은 원고의 대표이사가 처음부터 고용유지지원금만 수령한 채 고용유지조치는 시행하지 않을 의사였고, 위반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대상 근로자들과 함께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자 하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그럼에도 원고의 대표이사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서에 첨부되는 사업주 확인서에 ‘고용유지조치 기간 중 출근하여 일을 한 직원은 없다.’고 표시하였는바, 이와 같은 행위가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에 해당함은 어느 모로 보나 분명하다.
재량권 일탈, 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추가징수처분이나 지급제한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의 대표이사는 고의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을 사용해 지원금을 지급받았고, 그 합계 액수는 224,132,020원에 이르므로,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 [별표 2]의 기준에, 이 사건 추가징수 처분은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78조 제1항 제1호의 기준에 부합한다. 그런데 위 각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고, 오히려 부정수급한 지원금의 액수, 부정수급 전력 유무나 부정수급 방법, 그에 대한 고의 유무 등을 고려해 처분 수위에 차등을 둠으로써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간의 균형을 꾀하고 있어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고용보험에 필요한 재원은 보험료 외에 고용보험법에 따른 징수금·적립금·기금운용 수익금과 그 밖의 수입으로 조성되고(고용보험법 제78조 제2항), 이를 토대로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며(고용보험법 제80조 제1항 제1호), 이로써 종국적으로 고용보험법 제1조에서 선언하고 있는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 등의 직업능력의 개발과 향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과 구직 활동 촉진’ 등 그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고용보험제도의 근간을 위협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의 부정수급 행위를 방지하고 고용보험기금이 보다 건실하게 운용되도록 할 공익상의 필요는 매우 크다.
그런데 원고의 경우 부정수급한 지원금 액수가 많고, 부정수급 기간도 9개월가량으로 상당히 길다. 그뿐만 아니라 앞서 원고 대표이사 및 그 소속 근로자들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내역에서 드러났듯이 원고의 대표이사는 처음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수급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고용노동부에서 점검을 나온다고 하니 출근하지 말라.’고 하거나, ‘출근할 경우 사전에 보고하고, 가능하면 오전 10시 이전에, 불가피할 경우 주말을 통해서 업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하는 등 부정수급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고 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현장 조사 후 부정수급이 탄로 날 것으로 보이자,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여 조사 과정에서 ‘재택근무하면서 메일을 확인하였다. 급한 용무 발생 시 사무실을 방문하였다.’는 등의 천편일률적인 확인서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는바, 원고 및 그 대표이사가 한 행위는 위법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이 사건 추가 징수 처분 및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은 위와 같은 정도의 위법을 저지른 원고에게 불이익을 가함과 동시에 고용촉진 지원 제도를 악용하려는 장래의 위법행위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에서 행해진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언급하고 있는 사정 중 앞서 배척되지 않은 것들을 고려하더라도, 위 각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받게 될 불이익이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공익에 비해 크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