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4. 11. 선고 2022구합4332 판결

중재재정결정무효확인 등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중재재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79. 1. 12. 설립되어 D대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를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 이 사건 학교에 교원 약 952명(일반학과 전임교원 351명, 의과대학 소속 교원 601명)을 포함하여 약 1,896명의 근로자를 두고 있다.

나.

원고는 2021. 7. 15. 설립되어 고등교육법상의 학교에 근무하는 교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전국 단위의 노동조합으로 약 1,100명의 조합원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이 사건 학교에 E지회(지회원 수 약 10명, 이하 '이 사건 지회'라 한다)를 두고 있다.

다.

원고는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참가인에게 교섭을 요구하였고, 참가인과 2021. 9. 8.부터 2022. 6. 7.까지 9차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2022. 7. 14.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한 조정(이하 '이 사건 조정'이라 한다)을 신청하였다.

라.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조정 신청에 대하여 2022. 7. 28., 2022. 8. 4., 2022. 8. 16. 각 조정회의를 개최하였고, 2022. 8. 16. 원고 및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조정안(이하 '이 사건 조정안'이라 한다)을 제시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조정 진행 중인 2022. 8. 4. 당초 조정 신청 사항 중 임금을 제외한 단체협약 부분에 대한 조정신청을 철회하였고, 2022. 8. 16.에는 임금협약 내용 중 비정년트랙교원의 보수 등에 관한 부분에 대한 조정 신청을 철회하였다.

<생략>

마.

원고 및 참가인은 모두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이 사건 조정안을 거부하였다.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8. 17.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에 따라 중재(C)를 개시하였고, 2022. 9. 27. 중재위원회를 구성하여 중재회의를 진행한 후, 2022. 11. 3. 아래와 같은 내용의 중재재정(이하 '이 사건 중재재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 항변 요지

이 사건 중재재정의 유효기간이 이미 경과하였으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나 그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나.

구체적 판단

1)

중재재정 자체에 의하여 효력기간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 그 중재재정은 유효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상실되고, 이와 같이 중재재정이 실효된 이상 그 기간의 경과 후에 중재재정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관계 당사자는 그 중재재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 그런데, 중재재정의 내용 중 임금지급에 관한 부분은 그것이 취소되어 협약 내용이 변경된다면 이미 경과한 중재재정의 유효기간 중에 미지급된 임금차액이 있을 경우 이를 사후에나마 청구할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한 노동관계 당사자들의 이익은 단순한 사실상의 이익이 아니라 단체교섭권 등에 기한 법률상의 이익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누1066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중재재정의 유효기간이 2021. 7. 15.부터 2022. 2. 28.까지로 정하여져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조정 절차를 거치면서 이 사건 중재재정의 대상은 오로지 임금협약에 관한 부분만 남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결국 이 사건 중재재정은 임금 지급과 구체적으로 관련된 것으로서 만일 중재재정이 무효이거나 취소되어 임금협약의 내용이 변경된다면 이미 경과한 유효기간에 대하여도 그 기간 중 미지급된 임금의 차액을 사후적으로 청구할 수 있게 되는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이 사건 중재재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중재재정은 아래와 같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으므로 주위적으로 그 무효확인을 구하고, 적어도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예비적으로 그 취소를 구한다.

1)

관련 규정의 위헌성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 제12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국제법 존중주의(헌법 제6조 제1항)과 비례원칙(헌법 제37조 제2항)에 반하여 원고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헌법 제11조)에도 위배되어 위헌이므로, 이 사건 중재재정 역시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2)

이 사건 중재재정 고유의 위법·월권

가)

중재재정의 이유 불비(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위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중재재정을 함에 있어 처분에 이르게 된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한 절차적하자가 있다.

나)

신청 범위를 일탈한 월권

이 사건 중재재정은 "입학정원 충원 제고를 위한 활동 격려금으로 조합원에게 3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하 '격려금 부분'이라 한다)을 포함하고 있는데, 당사자 누구도 격려금 내지 유사한 명목의 금원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바 없으므로, 위 격려금 부분은 당사자들이 신청한 조정 대상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월권이다.

다)

중재 대상 범위에 관한 위법한 지도

이 사건 중재에 참여한 중재위원들은 법령상 아무런 근거도 없이 '① 중재의 범위는 조정 신청 시의 조정 대상 범위가 아니라, 조정 종결 시점의 쟁점 범위로 한정되고, ② 임금체계에 관한 사항은 단체협약 사항에 해당할 뿐 임금협약에 포함될 성질이 아니므로 임금체계에 대해서는 조정받을 수 없다'고 잘못 안내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는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조정 신청 대상을 일부 취하하였다. 위와 같이 위법한 중재 범위에 관한 지도에 터잡아 내려진 이 사건 중재재정은 위법하다.

라)

타방의 주장과 자료를 비공개한 불공정

원고는 조정회의 당시 조정위원회와 사용자 측 인원만이 참여한 회의의 내용 및 사용자 측 진술 내용을 원고에게 제공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위원회는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였는바, 사용자 측의 주장을 원고에게 고지하거나 이에 대한 원고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채 내려진 이 사건 중재재정은 불공정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하여야 한다. 그리고 하자의 중대·명백 여부를 판별할 때에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두56350 판결 등 참조). 행정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여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에 있어서는 원고에게 그 행정처분이 무효인 사유를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두11851 판결 등 참조).

나)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전에 행정처분의 근거되는 당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행정처분의 취소소송의 전제가 될 수 있을 뿐 당연무효사유는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1두3181 판결). 따라서 어느 행정처분에 대하여 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이 위헌이라는 이유로 무효확인청구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으로서는 그 법률이 위헌인지에 대하여는 판단할 필요 없이 위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0. 28. 선고 92누946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근거 법령의 위헌성을 근거로 한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중재재정의 근거 법령인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당연무효라는 취지이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전에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령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중재재정에 대한 취소소송의 전제가 될 수 있을 뿐 당연무효사유는 아니라고 보아야 하고, 달리 이 사건 중재재정 당시 이 사건 조항의 위헌성이 명백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따라서 근거 법령의 위헌성을 이유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한편, 아래 다의 2)항에서 자세히 살펴보는 것과 같이, 이 사건 중재재정에 고유한 위법 내지 월권 등 어떠한 불복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위 중재재정에 명백하고도 중요한 법규 위반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조항의 위헌 여부

가)

교원의 헌법상 지위 및 교원의 근로관계의 특수성

먼저 논의의 전제로서 우리 헌법상 교원이 가지는 지위 및 근로관계의 특수성에 관하여 살펴본 다음, 이 사건 조항이 이러한 교원의 헌법상 지위 및 근로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인정되는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단체교섭권을 침해하거나 평등원칙을 위반한 것인지 본다.

(1)

헌법 제3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국민의 교육의 기회균등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국가가 특히 경제적 약자가 실질적인 평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헌법 제31조 제6항은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교육을 받을 권리의 실현과 형성을 위한 본질적인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여 이로써 교육기본권이 행정기관의 부당한 간섭에 의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교육을 통한 헌법적 가치의 실현을 위하여 설치된 기관이 학교이며, 학교 교육의 수행자가 바로 교원이다. 따라서 교원은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교육을 통해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헌법적 제도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한편, 헌법 제31조 제6항에서 정한 넓은 의미에서의 교원의 지위를 포함한 교육제도의 구체적 형성과 변경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입법부가 그 시대의 구체적인 사회적 여건과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민주적인 방법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이루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적합하다 할 것이므로, 헌법 제31조 제6항은 단순히 교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라거나 교원의 지위를 행정권력에 의한 부당한 침해로부터 보호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 규정이 아니라, 국민의 교육을 받을 기본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한 것까지 포함하여 교원의 지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 헌법 조항을 근거로 제정되는 법률에는 교원의 신분보장·경제적·사회적 지위 보장 등 교원의 권리에 해당하는 사항뿐만 아니라,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의 금지 등 교원의 의무에 관한 사항도 당연히 규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교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사항까지도 규정할 수 있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91. 7. 22. 선고 89헌가106 결정 등 참조).

(2)

이러한 교원의 헌법상 지위에 비추어 볼 때, 교원은 직접 학생에게 지식·덕성 및 체력의 함양과 향상을 통하여 그가 속한 시대와 사회의 건전한 인격체로서 독립·발전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보살피는 숭고한 직책의 수행을 본질적인 요소로 한다는 점에서, 교원에게는 그 소속 학교의 공·사립 여부나 고등교육법상 교원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민간기업의 근로자와 달리 오로지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공익의 존중과 품위의 유지,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의식과 고도의 사회적 책임성이 요구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러한 교원 지위의 헌법적 위상 및 특수성을 고려하면, 교원의 근로관계를 법적으로 규율함에 있어서는, 소속 학교의 공·사립 여부나 고등교육법상 교원 여부를 불문하고, '근로자 대 사용자'라는 이원적 대립구조를 전제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른 수급 균형과 통제 아래 형성·발전되어 온 전통적인 일반 근로관계법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므로, 이를 필연적으로 변형·수용하여 운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회는 헌법 제31조 제6항에 따라 교원에게 근로기본권을 어떤 형태로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 등에 대하여 교육의 본질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궁극적으로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를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단체교섭권 침해 여부

(1)

국제법 존중주의 위배 여부

(가)

우리 헌법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를 국내법과 마찬가지로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국제질서를 존중하여 항구적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을 기본이념의 하나로 하고 있으므로(헌법 전문 및 제6조 제1항), 국제적 협력의 정신을 존중하여 될 수 있는 한 국제법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함이 마땅하다.

이에 비추어 보건대,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의 제87호 협약(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장에 관한 협약) 및 제98호 협약(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대한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은 각 1948년 및 1940년에 국제노동기구에서 채택된 것으로 2021. 4. 20. 우리나라도 이를 비준하여 발효되었으므로, 국내법과 마찬가지로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기는 하다.

(나)

그러나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는 것으로서 조약이나 국제법규가 국내법에 우선한다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5. 5. 13. 자 2005초기189(2005도1936)결정 참조]. 또한, 국제노동기구 산하 '결사의 자유위원회(Committeeon Freedom of Association, CFA)'의 권고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거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라고 볼 수 없어 그 자체로 어떠한 법적 구속력이 인정된다고 할 수도 없다.

(다)

따라서 심판조항대상은 헌법상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의 단체교섭이 결렬된 경우 노동조합 측의 가장 강력한 압력수단은 파업 등의 쟁의행위인데, 교원 노조는 교원노조법 제8조에 의하여 쟁의행위가 금지되므로 단체교섭이 결렬되는 경우에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는 쟁의행위의 대상조치(alternative measures)로서 강제중재를 규정한 것이다. 아울러 교원의 노동분쟁이 장기적인 갈등상태로 존속하는 경우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에 대한 제한 내지 침해로 귀결될 수 있으므로 조속한 분쟁해결의 필요성이 인정되는바, 노동조합법과 달리 긴급조정제도를 두고 있지 아니한 교원노조법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어느 일방이라도 거부하여 조정이 성립하지 아니할 경우 직권중재를 통해 교원의 노동분쟁을 조속히 해결하도록 한 것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되고, 원고의 주장과 달리 오직 교원의 쟁의행위를 일반적·포괄적으로 금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기계적으로 중재가 개시되도록 요건을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교원노조법 제12조 제1항이 중재재정에 대한 불복을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가능하도록 한 것은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여 중재재정에 대하여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에 관하여 보건대, 교원노조법은 교원 노조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있고, 단체교섭이 결렬된 경우 당사자 일방 또는 쌍방의 신청에 따라서만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이 시작되며(교원노조법 제9조 제1항), 이와 같은 교원노조의 단체교섭 진행, 노동쟁의의 조정신청 및 조정이라는 단계를 모두 거친 이후에도 노동분쟁 상태가 계속되는 경우 비로소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에 따라 중재가 개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원노조법 제12조 제1항에 따라 중재재정의 위법월권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통하여 그 효력을 다툴 불복수단 또한 보장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원의 노동분쟁 장기화를 방지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의 실효적 보장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교원노조법 제12조 제1항에 관하여 보면, 중재재정은 노동분쟁에 관한 독립적·전문적인 준사법기관의 성격을 가진 합의제 행정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지는 점, 이러한 중재재정의 근본적 목적은 교원 노동분쟁에서의 이해관계 조정과 조속한 분쟁의 해결·확정인 점, 그런데 위법과 월권 이외에 중재재정의 내용이 당사자 어느 한쪽에게 불리한 등의 사정도 불복사유가 될 경우에는 노동분쟁이 종국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이유로 노동분쟁이 장기화하거나 확대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다수 국민의 헌법상 교육받을 권리의 침해 등 중요한 공익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점, 교원은 민간기업의 근로자와 달리 오로지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공익의 존중과 품위의 유지가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중재재정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중재재정에 대한 불복을 허용한 것은 공익을 유지·보전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한 조치라고 봄이 상당한바, 위 심판대상조항 또한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원고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평등권의 침해 여부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 문제되므로, 평등권의 침해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존재한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본질적으로 동일하지 않은 비교집단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0. 6. 24. 선고 2010헌마167 결정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교원의 헌법상 지위 및 교원 근로관계의 특수성과 더불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교원과 '일반 근로자' 또는 '일반 공무원'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할 수 없을뿐더러, 심판대상조항이 교원과 '일반 근로자' 또는 '일반 공무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가)

먼저 교원노조법 제12조 제1항은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중재재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일반 근로자에 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69조 제2항 및 공무원에 대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과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므로, 위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교원과 일반 근로자 및 공무원 집단 사이에 어떠한 차별 취급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나)

나아가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에 관하여 보건대, 교원의 업무는 일반 노동행위와는 달리 윤리성·자주성·중립성·공공성 및 전문성이 특히 강조되는 업무로서 대체근로가 불가능하고, 교원 노조는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이라는 점에서 일반 근로자의 노동조합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점, 교원의 노동분쟁은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의 실효적인 보장을 위하여 빠르게 해결될 필요가 크지만 긴급조정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점, 헌법상 교육제도가 지니는 본질적 가치를 고려할 때 교육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교원과 일반 공무원 사이에는 그 사회적 인식과 역할 및 대우가 다르고 근로기본권을 행사하였을 때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가 일반 근로자나 공무원 집단과는 달리 교원의 노사분쟁에서 당사자의 신청이 없더라도 자동으로 직권중재가 개시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고 하여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도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중재재정은 위헌인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이 사건 중재재정 고유의 위법·월권 여부

가)

관련 법리

교원노조법상 중재절차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하는 조정안을 당사자가 거부한 경우에도 개시되고, 피고가 직권으로 중재절차에 회부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으며(제10조 제2, 3호), 확정된 중재재정의 내용은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바, 관계 당사자는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제12조 제3, 5항). 또한 중재재정에 대하여 불복사유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그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된다(제12조 제1항). 이러한 관련 규정의 문언 및 취지에 비추어 중앙노동위원회는 중재재정의 개시 및 진행 절차, 최종적인 내용에 관하여 폭넓은 재량권을 갖는다고 해석되고, 그 중재재정의 내용에 근로기준법 등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노동쟁의에 포함되지 않는 사항을 정하는 등의 하자가 인정되지 않는 한, 중앙노동위원회가 교원 노동관계 조정위원회 등을 구성하여 당사자의 주장 확인 등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으로 결정한 중재재정의 효력을 함부로 배척할 수는 없다.

따라서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쟁의의 대상으로 된 사항에 대하여 당사자의 주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의 중재재정을 할 수 있고, 이때 중재재정의 내용을 어떻게 결정할지는 전적으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자유로운 재량판단에 맡겨져 있다. 다만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재정을 할 수 있는 사항은 노동쟁의의 범위에 해당하는 것에 한정되고, 이를 벗어나는 사항에 대하여 중재재정을 하는 것은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으로 인정되어 별도의 불복사유로 삼을 수 있을 뿐이다.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중재재정의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 간의 분쟁 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중재재정을 한 경우 등의 불복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1)

중재재정의 이유 불비 여부(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위반 여부)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한편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은 '이 법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제9호에서 '이해조정을 목적으로 법령에 의한 알선·조정·중재·재정 또는 그 밖의 처분 등 해당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행정절차법의 적용 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는 '법 제3조 제2항 제9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을 말한다'고 하면서, 제4호에서 '이해조정을 목적으로 법령에 의한 알선·조정·중재·재정 기타 처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교원노조법, 교원노조법 시행규칙, 노동조합법, 노동위원회법, 노동위원회 규칙에 의하면, 조정 또는 중재의 신청시에는 단체교섭의 경위, 당사자 간 의견의 불일치 사항 및 이에 대한 당사자의 주장 내용, 그 밖에 당사자의 주장 내용과 관련되는 사항으로서 조정 또는 중재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사항을 적은 서류를 첨부하여 제출하여야 하고(교원노조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교원 노동쟁의의 조정·중재는 조정담당 공익위원 3명으로 구성된 중앙노동위원회의 교원 노동관계 조정위원회에서 하며(교원노조법 제11조), 중재시에는 기일을 정하여 관계 당사자 쌍방 또는 일방을 중재위원회에 출석하게 하여 주장의 요점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교원노조법 제14조, 노동조합법 제66조 제1항), 교원노조법 및 관계 법령은 당사자가 조정 또는 중재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진술 및 자료제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중재재정은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 의하여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에 해당하거나, 단체교섭의 결렬로 인한 교원 노동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해관계를 신속히 조정하기 위한 목적 및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신청 범위를 일탈한 월권 여부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중재재정에 대하여는 위법이나 월권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불복이 가능할 뿐 그 취지 및 성질상 최종적인 중재내용을 결정함에 있어 중앙노동위원회에 광범위한 재량이 허용되는바, 근로자의 경력, 노사의 갈등상황, 사회·경제적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021학년도 연봉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교원들의 신입생 충원율 확보를 위한 노력 등을 고취할 목적에서 격려금 지급이라는 절충조건을 부가한 것은 위와 같은 폭넓은 재량권 범위 내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로써 사립학교의 관리·운영에 관한 본질적인 권한이 침해되었다는 등의 사정도 찾을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중재재정의 격려금 부분이 신청 대상 범위를 벗어난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중재 대상 범위에 관한 위법한 지도 여부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중재재정에 참여한 중재위원들이 중재 범위에 관하여 위법한 안내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중재 대상 범위에 대한 착오를 일으켰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타방의 주장과 자료를 비공개한 불공정 여부

살피건대, 노동위원회법 및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노동위원회규칙 어디에도 조정·중재회의의 내용 및 진술 내용을 상대방에게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직권중재의 특성상 당사자 일방의 조정회의 내용이나 진술 내용을 다른 당사자에게 제공할 경우 갈등·대립이 오히려 격화되거나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고, 그 경우 신속하고 원만한 분쟁 해결이라는 제도의 목적이나 취지를 몰각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에게 사용자 측 조정회의의 내용이나 그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제공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중재재정 절차가 불공정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