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5. 12. 선고 2022구합5378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의 지위

1)

원고는 노인복지법 제23조의2의 규정에 의한 노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의 개발, 보급과 교육훈련 등 노인일자리전담기관으로서의 업무와 노인 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제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이다.

2)

원고는 2017년경부터 서울 중구 E빌딩 6층에서 F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건 센터는 창업에 따른 부담을 경감하고 고령자친화기업<1>과 시장형사업단<2>이 민간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나.

원고의 이 사건 센터 컨설팅 업무에 관한 위탁운영계약 체결

원고는, 노인일자리사업 현장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통해 품질개선 등 시장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 컨설팅 및 창업지원(수출지원, 전자상거래, 멘토링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래와 같이 연도별로 이 사건 센터의 전문 컨설팅을 수행할 운영기관을 선정하여 그 운영기관과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참가인들의 근로계약 또는 위촉계약 체결 및 컨설팅 업무 수행

1)

참가인 B는 사단법인 G(이하 ‘G협회’라고 한다), 사단법인 H(이하 ‘H’라고 한다)와 아래와 같이 근로계약 또는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센터에서 기술·인증 분야<3> 책임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해당 분야 관련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참가인 C은 H와 아래와 같이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센터에서 판로지원 분야<4> 책임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해당 분야 관련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였다.

3)

참가인들은 아래 표 ‘공백기간’란 기재와 같이 원고와 운영기관 사이에 위탁운영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기간(이하 통틀어 ‘이 사건 공백기간’이라 한다)에도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5>

라.

원고의 운영중단 통보

1)

원고는 2021년도에 이 사건 센터의 전문 컨설팅을 수행할 운영기관으로 I협회를 선정하였고, 2021. 2. 3. I협회와 계약기간을 ‘2021. 2. 3.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한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였다.

2)

I협회는 2021. 3. 29. 참가인들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현장 컨설팅 40건 수행(40건 초과 수행 시 별도 정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약정의 체결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들은 이를 거부하였다.

3)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인 J 차장(K부서 소속)은 2021. 3. 31. 참가인 B과 통화를 하면서 참가인 B에게 ‘I협회랑 그 계약이 체결이 안 되셔서 일단 운영을 중단해달라는 게 개발원의 최종 입장이고, I협회에 문의해본 결과 2, 3월 급여는 빨리 그쪽에서 내부기안 타서 지급하신다고 하셨고, 현장 컨설팅 비용도 내용을 전달받으셔서 비용 지출하신다고 하셨습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이하 위 통화내용을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마.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들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1. 6. 29. 원고 및 운영기관인 I협회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3. ‘① 원고와 새로운 운영기관 간에 이 사건 센터의 위탁운영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참가인들과 원고 사이에 한시적으로 계약관계가 성립하였고, 이는 참가인들과 새로운 운영기관이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유효하게 지속되었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적어도 이 사건 통보 당시 이 사건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은 운영기관(I협회)이 아닌 원고에게 있고, ② 참가인들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며, ③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하고, ④ 원고는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하고 있는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이유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참가인들의 원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참가인들이 I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구제신청은 각하하였다).

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1)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10.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2. 1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원고는 2022. 1. 14.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24호증, 을나 제2, 3, 5, 7 내지 10호증, 을다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사용자성 및 참가인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①

참가인들이 수행한 업무는 고령자친화기업 등에 대한 기술·인증 및 판로지원 분야 컨설팅 업무인바, 이는 노인일자리를 지원하는 원고의 업무와는 구별된다. 이처럼 참가인들은 원고와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한 운영기관의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고, 원고의 사업상 핵심적이고 주요한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들의 구체적인 업무를 지휘·감독한 것이 아니라, 주관기관으로서 참가인들의 용역수행 내역을 관리·감독한 것일 뿐이므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상당한 지휘·감독에 따른 사용종속성을 인정할 수 없다.

②

참가인들은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나 휴가 등을 결정하여 원고에게 통보하였을 뿐, 원고의 내부 근태관리 기준이나 규정상 방법, 절차, 휴가 횟수 등에 전혀 구속되지 않았다. 원고 또한 참가인들의 휴가 사용, 출장 등을 전혀 관리하거나 제한하지 않았다.

③

원고가 이 사건 공백기간 중 일부 기간 동안 참가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보수는 참가인들의 업무 수행과 관계없이 용역비로 책정된 예산을 집행한 것일 뿐이므로, 임금의 성격을 가지지 않는다.

④

참가인들과 운영기관 간의 고용 또는 위촉관계 유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참가인 B는 여러 기관들로부터 기술인증 등 전문 영역 관련 강의나 기술인증 심사 등의 요청을 받아 이를 수행한 뒤 그 대가로 수당을 수령하였고, 참가인 C은 독립한 개인사업을 운영하였다. 따라서 참가인들은 전문 프리랜서(free-lancer)<6>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⑤

H는 경영상의 독립성은 물론 업무 수행의 독자성을 갖춘 사업 주체이며, 직접 참가인들을 고용하여 원고에게 컨설팅 용역을 제공하고 용역 예산 집행과 성과를 관리하여 왔다. 따라서 H가 사업주로서 독립성이 결여되어 있다거나 원고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여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탁운영계약이 유효한 기간에는 참가인들과 원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공백기간에 참가인들이 컨설팅 업무 등을 수행한 것은 위탁운영계약상 기존 운영기관이 차기 운영기관에 업무를 인수인계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도 참가인들은 원고의 업무가 아니라 운영기관의 업무를 수행한 것일 뿐이므로, 참가인들과 원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 및 참가인들 주장의 요지

참가인들은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실질적으로 원고로부터 업무지시 및 근태 관리를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원고는 형식적으로는 운영기관과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참가인들로부터 직접 노무를 제공받아 자신의 사업을 수행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는 참가인들과 원고 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고, 참가인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의 사용자성 및 참가인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통보는 원고가 참가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 그리고 원고는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의 사용자성 및 참가인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1)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다267013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9, 20, 27, 32호증, 을가 제2 내지 4호증, 을나 제1, 11 내지 22호증, 을다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는 참가인들과 원고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고, 참가인들은 이 사건 센터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 원고의 사용자성 및 참가인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

(1)

원고는 업무수행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가)

원고는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교육사업, 연구사업, 정보시스템운영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란 노인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사회활동을 지원하여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사업이다. 고령자친화기업과 시장형사업단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의 여러 유형 중 하나이고, 이 사건 센터는 창업에 따른 부담을 경감하고 고령자친화기업과 시장형사업단이 민간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센터에서 책임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컨설팅을 요청한 고령자친화기업, 시장형사업단 등을 진단하여 적절한 역량을 가진 현장컨설턴트(전문컨설턴트)를 배치한 후 현장컨설턴트의 컨설팅 용역 이행을 관리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고령자친화기업, 시장형사업단 등이 민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영 컨설팅이 불가결하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들이 수행한 업무는 이 사건 센터의 설립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수적인 업무라고 보이고, 나아가 원고의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라고 판단된다.

(나)

참가인들은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L 대리 내지 J 차장)에게 컨설팅을 신청한 기업에 대한 컨설팅 수행계획서, 기초진단서 등을 보고한 후,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로부터 컨설팅 업무 수행 여부에 관한 승인을 받았다. 나아가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는 참가인들에게 컨설팅 수행에 소요되는 기간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여 통보하기도 하였다.

(다)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는 카카오톡 메시지나 업무 관련 회의 등을 통하여 참가인들에게 업무의 내용과 수행 방법, 마감시간 등을 자세히 지시하였고, 참가인들은 업무 진행 상황 및 결과를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에게 보고하였다.

(라)

이처럼 원고가 업무수행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음에 반하여, 참가인들과 직접 근로계약 또는 위촉계약을 체결한 G협회 또는 H가 업무수행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2)

원고는 참가인들의 휴가 사용 및 근태 등을 관리하였다.

(가)

참가인들은 원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센터에서 상주하며 근무하였고, 휴가를 사용할 경우에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하여 원고가 일시적으로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하는 동안 참가인들은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에게 재택근무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재택근무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일일 업무일지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다)

참가인 C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29기 집체교육 과정(교육기간 2020. 7. 13.부터 2020. 7. 14.까지)에 지원하면서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에게 휴직신청서(휴직기간 2020. 7. 13.부터 2020. 8. 12.까지)를 제출하였다. 이에 원고의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담당자는 참가인 C에게 위 교육기간 동안 휴가를 사용하도록 안내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 참가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

(가)

원고는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 이 사건 센터의 운영 및 업무의 연속적인 진행을 위하여 참가인들로 하여금 책임컨설턴트로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고, 참가인들에게 직접 보수를 지급하였다.

한편 이 사건 공백기간 중 2021. 1. 1.부터 2021. 3. 31.까지의 기간에는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직접 보수를 지급한 것이 아니라 원고와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한 I협회가 원고의 요청을 받아 참가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였으나, 당시 참가인들과 I협회 사이에는 근로계약 또는 위촉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고, I협회는 원고로부터 컨설턴트 비용을 포함한 용역비를 선금으로 지급받은 상태에서 원고의 요청에 따라 위 돈을 재원으로 하여 참가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한 것이므로(갑 제2호증 14, 15쪽 참조), 위 기간에도 실질적으로는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하는바(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원고가 용역비로 책정된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보수는 아무런 이유 없이 지급된 것이 아니라 참가인들이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된다.

(4)

참가인들이 프리랜서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가)

원고가 2018. 5. 18. 참가인 B에게 고령자친화기업 공모 선정 심사 업무와 관련하여 심사료 명목으로 750,000원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공모 선정을 위한 심사 업무는 참가인 B가 기존에 수행하던 컨설팅 업무 외에 추가로 부담하게 된 업무이므로, 그러한 심사료 지급 내역만으로 참가인 B가 프리랜서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들이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독립하여 별도의 개인 사업을 운영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적어도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는 참가인들과 원고 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

(가)

원고와 위탁용역계약을 체결한 운영기관(G협회 내지 H)이 독립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들과 운영기관 사이에 근로계약 또는 위촉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적으로 원고는 업무수행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고, 참가인들의 휴가 사용 및 근태 등을 관리하였다. 그리고 참가인들과 운영기관 사이의 근로계약 또는 위촉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이 종료된 때인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는 참가인들과 운영기관 사이에 근로계약(위촉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았고,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는 참가인들과 원고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가 노인일자리 컨설팅사업 운영기관 모집을 위한 제안요청서(갑 제10호증)에 ‘책임컨설턴트는 차년도 위탁용역사 선정 후 인수인계 시까지 상주해야 함’이라는 내용을 기재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참가인들과 운영기관 사이의 근로계약 또는 위촉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이 종료된 이상, 참가인들에게 운영기관과의 계약에 따라 컨설팅 업무를 수행할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앞서 본 지휘·감독 관계, 임금 지급 주체 등을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들이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것은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통보가 참가인들을 해고한 것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적어도 이 사건 공백기간 동안에는 참가인들과 원고 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으므로, 2021. 1. 1.부터 참가인들은 원고와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따라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 B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고, 이는 I협회와의 업무약정 체결을 거부하고 있던 참가인 C에 대하여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취지가 포함된 것이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들을 해고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3)

원고의 서면통지의무 위반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고는 참가인들을 해고하면서 참가인들에게 전화로 이 사건 통보를 하였을 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