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1,332,49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시설급여를 제공하는 ‘B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2022. 1. 3. 원고에게 ‘이 사건 요양원의 종사자인 C, D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발생한 유급휴가를 초과하여 미리 사용한 연차(이하 ’미발생 연차‘라 한다)는 근무시간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원고는 2018. 3.경분 1,404,680원, 2020. 8.경분 1,531,200원, 2020. 9.경분 1,471,100원에 관하여 인력배치기준,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을 위반하여 급여비용을 청구하였다’는 이유로 노인장기요양보험법(2021. 7. 27. 법률 제183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3조 제1항에 따라 5,739,470원을 차기 장기요양급여비용 지급시 전산상계하는 방식으로 환수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당초 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2022. 3. 16. 원고에게 ‘환수금에 오류가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당초 처분 중 1,332,49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위 금액을 환불하겠다고 통보하였다(이하 당초 처분 중 위와 같이 취소되고 남은 부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 중 1,332,49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 취소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피고는 2022. 3. 16. 당초 처분 중 1,332,49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에 관한 부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다. 결국 당초 처분 중 위와 같이 직권취소된 부분은 효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소는 이미 소멸하고 없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구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세부사항(2018. 1. 12. 국민건강보험공단공고 제2018-13호, 이하 ‘개정 전 공고’라 한다)은 피고가 제정한 것으로 근무시간 산정과 관련된 유급휴가의 종류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및 그 시행규칙은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기준을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의 고시인 구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2018. 1. 12. 보건복지부고시 제2018-6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에 위임하였을 뿐이므로, 이를 다시 피고의 공고에 위임할 수는 없다. 결국 이 사건 고시 및 개정 전 공고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기관 종사자들의 근무시간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고시가 아니라 상위 법률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요구와 편의를 위하여 가불형식의 연차를 부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발생 연차도 기관 종사자들의 근무시간에 포함되어야 하고,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극히 일부의 시간이 충족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월 전부를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하여 그 비용 전부를 환수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구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세부사항(2021. 12. 24. 국민건강보험공단공고 제2021-2호, 이하 ‘개정 후 공고’라고 한다) 제12조 제1항 사.목은 3일 이내의 범위에서 미발생 연차를 근무시간에 포함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그리고 이는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 단서의 ‘법령 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형법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였을 경우(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에도 새로운 법령 등에 해당하는 개정 후 공고가 적용되어야 한다(이하 ‘제3 주장’이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제1 주장에 관하여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 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인 고시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고시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두2658 판결 등 참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9조 제1항, 제3항 및 그 시행규칙 제32조는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을 정하면서 세부적인 산정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하였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이 사건 고시 제51조 제4항은 근무인원수 산정방법과 관련하여 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부터 제5항에 의한 연차 유급휴가 등 피고 이사장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으로 인정한다’고 규정하였다. 그 위임에 따른 개정 전 공고 제12조 제1항 제1호 가.목은 이 사건 고시에 따른 직원 1인의 월 기준 근무시간에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부터 제5항에 의한 연차 유급휴가를 인정하여 1일 최대 8시간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및 그 시행규칙은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세부적인 산정기준을 고시하도록 권한을 부여함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이 사건 고시를 하였고, 이 사건 고시의 위임에 따라 다시 피고 이사장은 그에 관한 기준을 세부화하였다. 이러한 각 규정의 내용과 형식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고시 및 피고의 공고는 상위 법령인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및 그 시행규칙의 위임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이와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 그리고 이 사건 고시 제51조 제4항이 근무시간 인정사유 중 하나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부터 제5항에 의한 연차 유급휴가를 명시하여 피고 이사장에게 그 구체적인 사유를 정하도록 위임하고, 이에 따라 개정 전 공고 제12조 제1항 제1호 가.목은 근로기준법 제60조에 의한 연차 유급휴가를 최대 8시간까지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여 더욱 세부적인 기준을 정한 이상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되는 이 사건 고시 및 개정 전 공고가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2 주장에 관하여
C, D는 위 요양원에서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원고와의 합의로, C은 2018. 3.경 3일간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였고, D는 2020. 8.경 3일간, 2020. 9.경 2일간 각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리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서 정한 연차 유급휴가를 C은 2일, D는 2일 및 1일을 각 초과하여 사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관계 규정의 내용, 형식 및 입법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 종사자들과의 합의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을 초과하여 장차 발생할 연차 유급휴가를 미리 부여하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미발생 연차는 이 사건 고시 및 개정 전 공고에 따라 월 기준 근무시간을 산정할 때 포함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해당 월의 인력배치기준,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본 피고의 판단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장기요양급여비용은 대상 월의 근무인원과 인력배치기준 충족여부를 기초로 산정되는데, 이는 해당 장기요양기관의 양적·질적 서비스가 인력배치기준에 따라 적절히 제공될 수 있도록 장려 내지 강제하기 위한 취지이다. 그런데 장기요양기관이 소속 근로자(종사자)를 배려하여 재량에 따라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경우 해당 종사자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사람이므로, 수급자가 받는 급여의 측면에서 급여의 양적·질적 하락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또한 장기요양급여비용은 장기요양기관이 수급자에게 제공한 급여에 대한 급부의 성격을 지니지만, 동시에 국민에게 장기요양보험의 가입을 강제하여 그로부터 징수한 보험료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을 토대로 재원을 형성하여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그 목적상 강한 공익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종사자가 실제로 근무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해당 근무시간을 인정하여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할지 여부는 가능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
미발생 연차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로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그 본질은 사용자가 임의로 부여한 유급휴가에 해당한다. 만일 미발생 연차를 사용한 직원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가불된 만큼의 연차 유급휴가를 부여받을 수 있는 기간을 근무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가를 미발생 연차에 충당할 수 있으나, 해당 직원이 위 기간을 채우지 못한다면 미발생 연차는 임의로 부여된 유급휴가로 남게 될 뿐이다. 이처럼 미발생 연차는 근로기준법에서 명시적으로 정한 연차 유급휴가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문언상 명백하고, 단지 근로자에게 유리하여 근로기준법상 위법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앞서 본 것처럼,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이 장기요양기관에 대하여 인력배치기준 및 인력배치 가산기준을 적용하는 취지는 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하는 수급자가 적절히 배치된 인원으로부터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배치된 인력으로 하여금 월 근무시간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는 한편, 한정된 재원으로 장기요양급여비용의 유효‧적절한 집행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미발생 연차가 근로자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장기요양기관 직원의 근무시간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히 배치된 인원에 의해 요양급여가 제공되도록 하고자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의 취지와는 관계가 없고, 이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만일, 미발생 연차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였다가 추후에 근무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하여 충당되지 못한 유급휴가가 남게 된다면, 장기요양급여비용의 지급 범위가 소급하여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정산 문제로 행정력의 상당한 낭비가 초래될 수 있다. 또한, 미발생 연차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피고가 다양한 사항을 전문적·기술적으로 판단하여 구체적 상황에 맞게 재량껏 규율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개정 전 공고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고시 제66조는 인력배치기준을 위반한 경우 수급자 전원에 대하여 해당 월의 급여비용을 인력 결원비율(결원수)에 따라 감액 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고시 제54조는 인력배치기준 위반으로 장기요양급여비용이 감액되는 장기요양기관은 인력추가배치 가산사유가 있더라도 장기요양급여비용을 가산하여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밖에도 이 사건 고시는 월 기준 근무시간, 근무인원수 산정방법, 급여비용 산정 원칙 등을 매우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볼 때, 위 명시적 규정과 달리 피고가 종사자들의 부족한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근무시간만으로 급여비용을 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앞서 본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입법 취지나 목적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제3 주장에 관하여
법령이 개정된 경우 개정 법령의 소급적용 여부와 소급적용의 범위는 입법자의 형성 재량에 맡겨진 사항이므로, 개정 법령의 입법자가 개정 법령을 소급적용하도록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법원은 그 개정 전에 발생한 사항에 대하여는 개정 법령이 아니라 개정 전의 구 법령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장기요양급여의 제공 및 급여비용 청구가 적법한지 여부도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한 장기요양급여 제공행위 당시에 적용되는 산정기준에 관한 법령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 단서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는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처분은 법령 등을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 가하여지는 제재조치가 아니라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에도 잘못 지급된 돈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당이득반환의 성격을 지닌 처분이므로, 이 사건 처분에 행정기본법 제14조 제3항 단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 사건 처분은 범죄에 대하여 부과되는 형벌이 아니므로,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한편, 변론종결 이후 원고는 피고가 전산상계의 방식으로 부당이득금을 환수하겠다고 통보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침익적이고 제재적인 성격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처분으로 발생한 부당이득금 채권은 공법상 법률관계에 기하여 발생한 금전채권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이에 대하여 상계를 금지하는 특별한 법률 규정이 없는 이상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는 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행하는 전산상계가 사실상 원고가 장래에 지급받을 요양급여비용청구에 대한 거부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법상 상계의 의사표시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여전히 부당이득반환의 성격을 지닌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1,332,49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순열(재판장) 김웅수 손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