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1. 28. 선고 2022구합6136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2. 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C(병합) 부당노동 행위 구제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가 2021. 7. 11.부터 2021. 7. 12.까지 피고보조참가인의 게시물을 무단 철거한 행위에 대한 재심판정 부분을 취 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그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농림식품과학기술육성법 제8조에 따라 설립되어 상시 약 109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농림식품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사업의 기획·관리 및 평가 등을 주로 수행하는 공공기관(준정부기관)이다. 참가인은 공공·과학·기술·연구·전문 부문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상급단체는 D단체이고, 원고 내에 지부가 설치되어 소속 근로자 약 10명이 활동하고 있다. E, F(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은 원고 소속 근로자이자 참가인 지부 조합원으로 활동 중인 사람들이다.

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가 ① 2021. 7. 5.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인사 발령을 낸 행위, ② 2021. 7. 14.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내부(자체)성과급 및 경영평가 성과급을 삭감한 행위, ③ 2021. 8. 20.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직무급을 삭감한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81조 제1항 1호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④ 2021. 6. 23. 특정 노동조합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직무급을 올려주지 않겠다고 발언한 행위, ⑤ 2021. 7. 11. ~ 2021. 7. 12. 이 사건 노동조합의 게시물을 무단 철거한 행위, ⑥ 2021. 7. 13.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집회에 대해 채증할 것을 지시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회의실 사용 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한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21. 8. 1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16.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 중 ⑥ 부분에 대하여만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 및 위 근로자들은 각각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9.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재심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⑤ 부분 행위도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고, 위 근로자들의 나머지 재심신청 및 원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가 2021. 7. 11. ~ 2021. 7. 12. 이 사건 노동조합의 게시물을 무단 철거한 행위(⑤ 부분, 이하 '제1행위'라고 한다), 2021. 7. 13.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집회에 대해 채증할 것을 지시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회의실 사용 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한 행위(⑥ 부분, 이하 '제2행위'라고 한다)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정당한 시설관리권의 행사이므로 원고에게 지배·개입 의사가 인정되지 않아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제1행위

원고는 2021. 6. 24. 노사협의회 후속조치로 '사내홍보물 게시에 관한 관리 지침'을 2021. 7. 2. 제정하였고 그에 따라 자진철거 기간을 부여하였으며 계도기간 후 시설관리권의 행사로서 이를 철거하였으며, 참가인의 현수막 외에 다른 현수막이나 게시물도 모두 함께 철거하였으므로, 이를 두고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

나.

제2행위

1)

원고가 무조건적인 사진촬영 등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집회 당시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제한적·방어적 차원의 사진 촬영을 지시하였을 뿐 집회를 방해할 목적이 없었으며, 당시 직원이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은 사실은 있으나 조합원들이 항의 하자 바로 삭제하였다.

2)

문제된 회의실은 원고의 업무시설로서 업무활동을 주목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인데, 참가인은 회의실 사용에 관하여 원고와의 사전 협의나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 또한 가인은 외부 인원을 포함한 20~30명을 참석대상으로 회의실 사용을 신청하였는데 당시는 코로나19가 만연하던 시기여서 공공기관인 원고는 엄격한 방역대책 준수를 위해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4 내지 13, 15, 17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 산하에는 참가인과 G노동조합 등 2개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고, 노동조합별 세부 사항은 아래와 같다. 2020. 10. 5.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을 거쳐 G노동조합이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결정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나.

원고는 총괄기획본부, 사업관리본부, 경영지원본부, GSP운영지원센터 등 3본부 및 1센터로 조직되어 있고, 총괄기획본부는 전략기획실, 사업기획실로, 사업관리본부는 사업기반실, 연구개발혁신실, 기술상용화실로, 경영지원본부는 경영기획실, 경영지원실로, GSP운영지원센터(이후 종자생명TF로 개편)로 운영되고 있다.

다.

G노동조합은 2020. 9. 16.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교섭요구기간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지 아니하였다. 이후 단체교섭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어 G노동조합과 원고 간에 2020. 12. 15. 2020년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

라.

참가인은 2021. 6. 21.과 2021. 6. 22. 원고 사무실 벽면과 1층 게시판에 '2021년도 농기평 주요 현안과제'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설치하였다.

마.

참가인은 같은 날인 2021. 6. 21. 및 2021. 6. 22. 원고의 외부 벽면(돌담)에 '방만경영 · 사조직 철폐'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함께 게시하였다(이하 각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이라고 한다).

바.

한편 원고는 2021. 6. 24. 2021년도 2차 정기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논의를 거쳐 2021. 7. 2. '홍보물 게시에 관한 관리지침'을 제정하였다. 이에 의하면 원고 청사 내외에 홍보게시물을 설치하고자 하는 경우 원고가 지정한 장소와 현수막 설치대 및 청사내 게시판에 한정하여 설치하여야 하고 홍보 게시물의 규격, 색상, 매수는 현수막 설치대 및 게시판의 지정규격에 맞도록 게시하여야 하며(제5조 제1항, 제2항), 원고가 설치한 현수막 설치대 및 게시판에 홍보 게시물을 게시하고자 하는 경우 경영지원실의 승인을 받은 뒤에 게시할 수 있다(제6조 제1항)

사.

원고는 2021. 7. 11., 2021. 7. 12.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이 경영지원실의 승인을 받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를 철거하였다.

아.

참가인은 2021. 7. 13. 점심시간에 'L'라는 제목으로 집회를 개최하였다. 원고 경영기획실장은 집회 전 직원 M과 N, O에게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사진을 촬영하라고 지시하였고, 이후 M과 N은 참가인 간부들의 사진을 촬영하였다가 이들의 항의로 사진을 삭제하였다.

자.

한편 E(이 사건 근로자)는 2021. 7. 13. 원고 영상회의실을 12:00부터 18:00까지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목적으로, 참석대상 '위원회 위원장 등 20~30명'으로 하여 사용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사전협의 없는 외부인 출입 문제 및 회의실은 원고의 업무를 위한 사용이 원칙이라는 이유 등으로 참가인의 영상회의실 사용을 승인하지 아니하였다.

5.

구체적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불이익처분 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근로자의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불이익처분 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 측이 내세우는 불이익처분 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불이익처분을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비교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7도686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참조).

나.

제1행위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7, 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할 의사로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을 철거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고가 참가인이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을 부착한 뒤인 2021. 7. 2. '홍보물 게시에 관한 관리지침'을 제정하기는 하였지만,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은 본래부터 인정되는 고유한 권리로서 위 지침의 유무에 따라 그 권리의 성립이나 행사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위 지침은 현수막이나 홍보물 게시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여 원고의 시설물을 통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절차적 규정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위 규정 신설이전에 부착된 현수막이라고 하여 반드시 철거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2)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은 약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게시되었고 게시 기간 동안 원고 구성원들이 이를 읽는 데 방해받은 적은 없으므로, 원고의 구성원들은 위 대자보 및 현수막에 게시된 참가인의 주장이나 의도를 충분히 인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원고는 참가인의 게시물만을 선택적으로 철거한 것이 아니라 홍보물 게시에 관한 지침에 따라 원고 건물 내·외부의 다양한 장소에 부착된 행사 등 홍보물 및 안내자료 등을 모두 철거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원고 시설물에 설치되는 홍보물이나 게시물, 현수막 등을 통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을 비롯한 각종 게시물들의 철거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참가인이 게시한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에 대하여 2021. 7. 9.까지 자진철거한 다음 재신청할 것을 안내하였고, 참가인이 추후 홍보 게시물 승인신청 후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위 대자보 및 현수막을 그대로 철거하여 참가인에게 전달하였다. 참가인이 이 사건 대자보 및 현수막을 이후에도 계속 게시하고자 하였다면 위와 같이 재신청 절차를 거치면 될 것으로 보이고, 해당 절차가 사실상 참가인의 노동조합활동을 방해할 수준으로 평가될 정도로 엄격해 보이지도 아니한다(단 원고가 이후 참가인의 정당한 현수막 게시 신청을 부당하게 거부한다면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을 것이다).

다.

제2행위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집회 채증 지시 행위

살피건대, ① 참가인이 2021. 7. 13. 개최한 집회는 사전에 관계기관에 신고되었고, 사업장 밖에서 중식 시간을 이용하여 12:15~12:40 사이에 개최되었던 것으로서 어떠한 물리력 행사도 없었던 점, ② 원고는 집회 도중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소속 직원에게 촬영 준비만 하라고 지시하였을 뿐이고, M 등의 사진 촬영행위는 원고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나, 직원들의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집회 모습을 촬영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위와 같은 지시 자체가 이미 사전에 신고된 적법한 집회에 대한 관찰 내지는 감시의 목적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점, ③ 집회 당시 특별한 불법행위가 없었으나 이러한 원고의 조치로 위 집회활동이 일부 방해받거나 위축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2행위 중 원고가 참가인의 2021. 7. 13.자 집회 당시 채증을 지시한 행위는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회의실 사용 미승인 행위

살피건대, ①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는 회의실 사용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정하여 운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당초에는 전산상 회의실 사용에 대한 '미승인'기능도 없었다가 이 사건 발생일 얼마 전에야 도입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이 사용을 신청한 회의실의 사용빈도가 많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참가인보다 후순위로 회의실 사용을 신청한 전략기획실의 사용신청 건(13:00부터 16:00까지)에 대하여는 승인하였는데, 위 사용승인 건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승인해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코로나19 등으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나 단체협약 제14조제4항에서 사용자는 조합 관계자, 상급단체나 타지부의 간부 및 조합원의 조합사무실 출입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산업별 노동조합 간부의 소속 지회 사업장 출입 행위도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범위 내에서는 가능하며(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7도2478 판결 등 참조) 이들이 집회 당일 소란을 피운 적도 없었던 점, ⑤ 원고는 위 대상자들에 대한 출입을 완전히 금지하기보다 방역지침 준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문제를 대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2행위 중 원고가 2021. 7. 13. 참가인의 회의실 사용신청을 거부한 행위는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