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71. 3. 19. 설립되어 상시 약 1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택시운수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B(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은 2020. 2. 10. A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총무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1. 9. 24.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이하 순번에 따라 ‘제○징계사유’라 한다)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다.
원고는 2021. 9. 27. 이 사건 근로자에게 2021. 9. 28.자로 이 사건 근로자를 해고한다는 징계처분을 통지하였는데, 위 징계처분통지서에는 징계사유의 기재 없이 아래와 같이 원고의 취업규칙만 나열되어 있다(이하 2021. 9. 28.자 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하고, 징계처분통지서를 ‘이 사건 징계처분통지서’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2. 27.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한 이 사건 징계처분통지서에 기한 해고는 적법한 서면통지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2. 1.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4. 8.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제1, 3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제2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징계양정이 과다하며, 이 사건 해고에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또한 이 사건 근로자로 인하여 다른 근로자들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의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파괴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근로자는 해고 당시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 그에 대하여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통지서에 해고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가 아니다.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상 하자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해고를 통보받을 당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거나 이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옳다.
원고는 2021. 9. 16.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통보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교부한 징계위원회 개최통보서에는 ”당사 징계에 관한 규정 제3조 및 취업규칙 제76조 제1항 제6, 8, 11, 17호, 제78조 제1, 14, 30호에 의거 관련 부서로부터 회부“라고만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로서는 징계위원회 개최 당시에도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인지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자는 징계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구체적 징계사유에 관한 설명을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자는 징계위원회에서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 자신은 전혀 모르는 사항이다. 무슨 증거가 있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고, 그런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로 부인하고 있을 뿐이어서, 원고 측이 어떠한 사실관계를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징계위원회 녹취록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가 징계사유를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음에도 원고 측은 추가적인 사실관계 질의 등을 하지 않은 채 징계위원회를 종료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로서는 징계위원회에서 다루었던 사유 중 무엇이 해고의 사유로 인정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제1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D은 2021. 7. 29.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북부지청에 이 사건 근로자가 자신을 직장내 괴롭힘을 하였다고 신고한 사실, 위 신고에는 이 사건 근로자가 다른 직원들도 있는 사무실에서 ”엑셀 통계업무와 같이 어려운 것을 할 수 있겠냐?“라며 D에게 큰 소리로 면박을 주었다거나, ”청소는 D한테나 시켜라“라고 말하여 D을 허드렛일 하는 사람으로 취급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 원고는 2021. 9. 2.부터 9.까지 D을 조사한 뒤 2021. 9. 13.경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기 위하여 이 사건 근로자에게 배차실 근무를 지시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가 이를 거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과 갑 제11,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직장 내 괴롭힘’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이 사건 근로자의 언행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부적절한 행동으로 D에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을 준 직장내 괴롭힘으로 판단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과 원고의 취업규칙 제110조 제4항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당시 원고의 내근 직원이 6명이 하나의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를 다른 장소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배차실 내에는 업무용 책상과 의자 등이 구비되어 있어 업무가 불가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근로자의 근무장소를 변경한 것을 두고 부당한 업무지시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배차실 근무를 명한 것은 정당한 업무지시이고, 이를 위반한 것은 취업규칙 제4조‧제11조‧제12조를 위반한 행위로 취업규칙 제76조 제2항 제8호, 제17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제2징계사유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는 2021. 7. 19. 원고의 이사인 E으로부터 F 기사의 승무관련 문의를 받고, 배차표, 근무현황표 등 파일 8건을 첨부하여 이메일을 보냈는데, E 등 원고 관계자 외에 신원미상 1명(이메일 1 생략)을 이메일 수신자에 추가한 사실, E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추가로 CC로 메일 공유하신 분이 누구신가요? G 상무님, 대표님 외 2분은 누구신지요?”라고 물었으나, 이 사건 근로자가 답변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취업규칙에는 회사 기밀정보에 관한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기밀자료 범위와 관리에 관한 운영지침 등을 마련한 사실도 없는 점, ② 송부된 자료들이 회사 내에서 기밀이나 비밀로 유지되거나 취급되고 있는지 여부 및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원고에게 상당한 이익이 있는 실질적인 비밀로서 보호가치가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점, ③ E은 2021. 7. 26. (이메일 1 생략)의 신원을 확인하고자 문의메일을 보냈으나 위 메일 주소가 존재하지 않거나 오랫 동안 사용하지 않아 휴면 상태라는 이유로 메일 전송에 실패하였으므로, 설령 이 사건 근로자가 (이메일 1 생략)을 이메일의 수신자로 추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메일이 전송되어 자료가 유출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제3징계사유
갑 제3, 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1. 9. 14. 이 사건 근로자를 상대로 제1징계사유 기재 D의 신고와 관련된 이 사건 근로자의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한 사실, 이 사건 근로자는 위 조사과정에서 원고의 상무 G에게 ”나잇값을 하시라고요, E이 똥구멍이나 빨아 갖고 얼마나 행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라고 발언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원고 취업규칙 제4조‧제11조‧제12조를 위반한 행위로 취업규칙 제76조 제2항 제1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소결론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제1, 3징계사유가 인정되나 서면통지의무 미준수라는 징계절차의 하자가 인정되므로, 징계의 양정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