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0. 12. 선고 2022구합6588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4. 10. 원고에 대하여 한 종합감사 결과 처분 통보 중 별지 1 목록 기재 각 지적사항에 대한 각 통보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3. 3. 16. 설립된 학교법인으로, B대학교와 C대학교를 설치·경영하고 있다.

나.

피고는 B대학교에 대한 종합감사(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를 실시한 뒤 2020. 4. 10.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처분사유(이하 ‘이 사건 처분사유’라 한다)와 관련하여 B대학교 총장 D 등에 대하여 별지 1 목록 기재 각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0. 6. 8.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2. 3. 8.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라.

관계 법령 및 B대학교의 규정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8, 24, 37호증, 을 제12, 18,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처분사유 부존재

가)

제1처분사유 부존재

B대학교는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령에 학교법인이 교육용 기본재산을 수익사업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른 교사확보율 기준을 충족함에 따라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인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B대학교가 이 사건 학원에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임대함으로 인해 B대학교 학생들에 대한 교육활동에 직접적인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제1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나)

제2처분사유 부존재

B대학교는 이 사건 학원과 강사지원약정 및 교육협력협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학원으로부터 매 학기마다 1억 2천만 원의 강사료를 지급받아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B대학교 교원들에게 강사료로 지급한 것이지, B대학교 교비회계에서 강사료를 지급한 것이 아니다. 교원들에 대한 급여는 책임시수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지급되므로,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교원들의 강의시간 일부를 B대학교의 책임시수로 인정하더라도 그로 인해 급여가 추가로 지출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제2처분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2)

제1처분사유 관련 신뢰보호원칙 및 실효의 원칙 위반

감사원은 2006년 피고와 공동으로 B대학교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할 당시 B대학교가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한 것 자체는 적법함을 전제로 임대료가 적정가액에 미달한다는 점만 지적하며 B대학교에게 적정 임대료를 징구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러한 공적 견해표명과 달리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는 전제 하에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 중 제1처분사유에 관한 부분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 중 제1처분사유에 관한 부분은 원고가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최초로 임대한 1998년으로부터 22년이 경과한 이후에서야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실효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3)

이 사건 처분 중 D에 대한 파면요구 부분의 위법

피고는 원고에게 B대학교 총장 D에 대한 파면 요구를 하기에 앞서 사립학교법 제54조의2 제2항에 따라 먼저 그 사유를 밝혀 시정을 요구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D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였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법 위반의 정도가 매우 경미한 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징계요구 대상자들은 연금을 제한받고, 일정 기간 임원에 취임할 수 없는 등 급박한 피해를 입는 점, 원고가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한 이 사건 건물이 B대학교 전체 교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한 점, B대학교 교원들이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것은 교수법을 체계화·고도화했다는 측면에서 결과적으로 B대학교 학생들의 이익으로 귀결되었고, 달리 그로 인해 B대학교 학생들에 대한 강의에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학원은 1965. 9. 9. M에 의하여 ‘N’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되었는데, 1981. 3. 5. 명칭이 ‘O’으로, 1981. 3. 28. 설립자가 D으로 각 변경되었다. 이 사건 학원의 명칭 및 설립자의 변경 연혁은 아래와 같다.

2)

이 사건 학원은 1987. 4. 25.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1993. 3. 16. D에 의하여 설립된 원고는 1993. 3. 29.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1993. 3. 18.자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사건 건물은 사립학교법 시행령제4조 제2항, 제5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원고의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편입되었다.

3)

B대학교는 1998. 12. 1.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건물 1층 내지 4층을 이 사건 학원에 10년 동안 무상으로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4)

B대학교는 2004. 1. 30.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건물 1층 내지 4층을 2014. 2. 28.까지 연 사용료 6천만 원에 임대하는 내용의 교육시설 사용계약 약정을 체결하였다(이하 ‘선행 계약’이라 한다). 선행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5)

감사원은 2006. 3. 13.부터 2006. 5. 30.까지 피고와 함께 B대학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고, 피고는 2007. 3. 15. 위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에게 ‘선행 계약에서 정한 임대료가 적정 사용료보다 낮으므로, 선행 계약을 개정하여 적정한 임대료를 받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치요구’라 한다).

6)

B대학교는 이 사건 조치요구에 따라 2007. 5. 1.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건물 1층 내지 4층에 관한 교육시설 사용계약 약정을 체결하면서 관리 및 사용료를 6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으로 증액하였고, 기간을 2016. 12. 13.까지로 정하였다.

7)

B대학교는 2011. 6. 1.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건물의 사용과 관련하여 산학협력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산학협력약정’이라 한다). 이 사건 산학협력약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선행 계약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아래와 같다.

8)

B대학교는 2014. 5. 20.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건물 1층 및 3층 내지 7층에 관한 교육시설 사용계약 약정을 체결하면서 관리 및 사용료를 기존과 동일하게 1억 2천만 원으로 정하였고, 기간을 2023. 5. 31.까지로 정하였다(이하 2007. 5. 1.자 교육시설 사용계약 약정과 함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9)

B대학교는 2016. 2. 29. 이 사건 학원과 B대학교 소속 교원을 이 사건 학원이 개설한 과목의 담당강사로 지원하고, 그 대가로 이 사건 학원으로부터 매학기 1억 2천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강사지원 약정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이 사건 약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0)

B대학교는 2016. 5. 23.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약정을 보다 구체화하는 내용의 교육협력 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협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1)

B대학교는 2016. 9. 1. 별지 2 기재와 같은 내용의 ‘교원의 책임시수에 관한 규칙(이하 ’책임시수규칙‘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책임시수규칙에 의하면, B대학교 교원의 책임시수는 학기 단위로 정하며, 임용계약서에 명시된 계약 시수로 정하고(제2조), 교원은 계약서상에 명시된 책임시수 준수의 의무를 지니며(제3조), 교원이 책임시수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교무처장은 이를 준수토록 지시할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교원복무심사위반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고(제5조), B대학교 소속 교원으로서 동일 소속 법인 산하의 교육기관, 기타 협약사항이나 총장이 허락한 교육기관 등에서의 강의를 최대 1/2 이하의 범위에서 책임시수로 인정할 수 있으며(제7조), B대학교와 동일 법인 산하의 교육기관이나 협약 교육기관 등에서의 합산 시수가 책임시수를 초과한 경우, 초과강의료는 B대학교가 지급하지 않는다(제8조 제3항). 한편, B대학교 전임교원의 주당 강의 책임시수는 B대학교 학칙 제82조, 교무규칙 제36조 본문에 따라 12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12)

이 사건 학원은 이 사건 약정 및 이 사건 협약에 따라 B대학교에 2016. 3. 31.부터 2019. 3. 29.까지 매 학기마다 각 1억 2천만 원을 지급하였다.

13)

한편, 피고가 발간한 ‘사립대학(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서(이하 ’이 사건 안내서‘라 한다)는 교육용 기본재산을 수익사업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 내지 13, 16, 18, 24, 25, 37호증, 을 제1, 3, 4, 10, 12, 17, 18,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제1처분사유 인정 여부

가)

관련 규정 및 관련 법리

학교법인은 그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에 필요한 시설·설비와 당해 학교의 경영에 필요한 재산을 갖추어야 하고[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조 제1항], 학교법인은 그가 설치한 사립학교의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그 수익을 사립학교의 경영에 충당하기 위하여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구 사립학교법 제6조 제1항). 그리고 학교법인의 재산은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으로 구분되고, 기본재산은 다시 교육용 기본재산과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구분되는데, 학교법인의 재산 중 부동산은 기본재산으로 분류된다(사립학교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2항, 제5조 제1항 제1호).

한편, 구 사립학교법은 제28조에서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에 대하여 매도·증여·교환·용도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는 경우 또는 의무를 부담하거나 권리를 포기하려는 경우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제1항),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학교법인의 재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교육용 기본재산을 비롯한 기본재산을 제3자에게 임대하는 등 수익사업에 제공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들과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한다는 구 사립학교법의 목적(제1조)을 아울러 고려하면, 학교법인이 제3자에게 교육용 기본재산을 임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해당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의 교육활동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지 않은 이상 구 사립학교법을 위반하여 교육용 기본재산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관련 규정 및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9,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B대학교가 이 사건 학원과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을 각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학원에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임대한 것이 구 사립학교법을 위반하여 교육용 기본재산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제1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앞서 본 2010. 6.자 이 사건 안내서에 의하면 B대학교의 교육용 기본재산인 이 사건 건물의 임대는 ① B대학교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직접적인 지장이 없고 ② 이들의 편의를 위한 후생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할 경우에만 허용된다. 그러나 이 사건 안내서는 단지 피고가 내부적으로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아무런 법규성이 없으므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누20236 판결의 취지 참조). 따라서 제1처분사유의 인정 여부는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이 이 사건 안내서에서 정한 교육용 기본재산의 임대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누635 판결, 대법원 1994. 3. 8. 선고 93누2195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안내서가 학교법인의 교육용 기본재산에 관한 업무 처리의 적정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B대학교가 이 사건 학원과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 이 사건 안내서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졌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고(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두32688 판결 등 참조), 법령 위반행위에 대하여 행정상의 제재처분을 하려면 달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위반행위 당시 시행되던 법령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두57381 판결 등 참조). B대학교는 이 사건 학원과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1998. 12. 1.부터 중단 없이 계속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이 실효 또는 해제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한 위법상태가 계속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처럼 위법상태가 계속되는 이상 그에 대한 제재처분의 근거법령은 이 사건 처분 당시 시행 중인 법령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B대학교의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 체결 행위에 관한 제재처분에 대하여는 2019. 12.경 개정된 이 사건 안내서가 적용된다고 할 것인데, 2019. 12.경 개정된 이 사건 안내서는 2010. 6.자 이 사건 안내서와 달리 학교법인의 교육용 기본재산의 임대 요건으로 ’구성원의 후생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B대학교가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B대학교 구성원의 후생복지시설로 활용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하였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이 사건 안내서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달리 B대학교가 이 사건 학원과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이 사건 학원에 임대함으로 인해 B대학교 학생들에 대한 교육활동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은 이 사건 학원이 원고에게 무상으로 증여한 것으로서 B대학교가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계약 및 선행 계약을 체결할 당시 B대학교 학생들에 대한 교육활동에 직접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전혀 발견할 수 없고, B대학교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건물 및 그 부지를 제외하더라도 구 대학설립·운영 규정(2022. 8. 9. 대통령령 제328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에 따른 교사확보율이 입학정원기준 164.1%, 재학생기준 180.1%에 달하였으므로,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건물 중 일부가 B대학교 학생들에 대한 교육활동에 현실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서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4)

B대학교의 선행 계약 및 이 사건 계약 체결 자체를 문제 삼는 제1처분사유는 선행 계약에 관한 피고의 이 사건 조치요구와 모순된다는 점에서도 부당하다. 피고는 선행 계약과 관련하여 B대학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뒤 선행 계약의 체결 자체는 문제가 없음을 전제로 그 임대료가 적정가액에 미달한다는 점만 지적하며 원고에게 이 사건 조치요구를 하였고, B대학교는 이 사건 조치요구에 따라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대료를 6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으로 상향하여 재차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인바, 선행 계약의 체결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문제 삼고 있는 이 사건 처분은 그에 앞서 이루어진 이 사건 조치요구의 내용과 모순된다.

2)

제2처분사유 인정 여부

가)

구 사립학교법 제29조에 의하면 학교법인의 회계는 그가 설치·경영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와 법인의 업무에 속하는 회계로 구분하고(제1항), 학교에 속하는 회계는 교비회계와 부속병원회계로, 교비회계는 등록금회계와 비등록금회계로 각 구분하며(제2항),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다(제6항). 그리고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에 의하면 교비회계의 세출은 학교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및 물건비(제1호),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시설·설비를 위한 경비(제2호), 교원의 연구비, 학생의 장학금, 교육지도비 및 보건체육비(제3호), 차입금의 상환원리금(제4호), 기타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경비(제5호)로 한정된다.

그리고 행정청이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또는 내용의 미비 등으로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쉽게 부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두2864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4 내지 16,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B대학교가 이 사건 약정 제4조 제1항 및 이 사건 협약 제5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학원으로부터 지급받은 매 학기 1억 2천만 원 상당의 강사료는 B대학교 학칙 제82조, 교무규칙 제36조에 따라 정해진 12시간의 책임시수를 초과하는 부분에 관한 강의료 정산 명목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B대학교가 이 사건 약정 제4조 제1항 및 이 사건 협약 제5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학원으로부터 매 학기 1억 2천만 원 상당의 강사료를 지급받아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교원들에게 12시간의 책임시수 중 이 사건 학원에서 강의한 시수에 대한 강사료로 지급하였다고 할 수 없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 제4조 제1항 및 이 사건 협약 제5조 제1항은 ’이 사건 학원은 강사료 등의 제경비로 B대학교에게 매학기 일금 일억이천만원(₩120,000,000)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약정 및 이 사건 협약의 체결에 따라 B대학교가 2016. 9. 1. 신설한 책임시수규칙 제8조는 ’본 대학에서 강의한 시수가 책임시수를 초과한 경우, 초과강의료를 지급하며 강의료에 대한 사항은 따로 정한다.‘(제1항), ’본 대학과 동일 법인 산하의 교육기관이나 협약 교육기관 등에서의 합산 시수가 책임시수를 초과한 경우, 초과강의료는 본 대학이 지급하지 않는다. ‘(제3항)고 규정하고 있고, 실제로 B대학교에서 강의하는 것에 더하여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함으로써 합산 책임시수가 12시수를 초과하게 된 B대학교 교원들이 상당수 존재하므로, 이 사건 약정 제4조 제1항 및 이 사건 협약 제5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학원이 B대학교에 지급한 매 학기 1억 2천만 원 상당의 강사료는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B대학교 교원의 책임시수가 B대학교에서 강의한 시수까지 합산하여 12시수를 초과할 경우 그 초과 시수에 대한 강사료를 B대학교가 아닌 이 사건 학원이 부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약정 및 이 사건 협약을 직접 체결한 이 사건 학원의 원장 J은 이 사건 조사 당시 ’이 사건 협약서 제5조에 의하면 강사료 등의 명목으로 학기당 일억 이천만 원을 지급하고 정산한다 하였는데, 강사료 정산에 대하여 확인한 결과 B대교원의 책임시수를 넘어서는 초과 강의 부분만 정산 대상이었는데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피고 직원의 질문에 ’네,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3)

B대학교 교양대학 팀장 Y, 교무처장 Z 또한 이 사건 조사 당시 ’B대학교는 이 사건 학원과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2016년도 2학기부터 이 사건 학원강의시수를 최대 6시수까지 책임시수로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책임시수규칙을 개정한 사실이 있으며, 이에 따라 B대학교 K학부 전임교원 AA 등은 2016학년도 2학기부터 이 사건 학원에서 신학개론 등 과목을 강의하고 최대 6시수까지 책임시수로 인정받아 인건비 합계 140,535,000원을 B대학교 교비회계에서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자필로 서명하였다.

(4)

한편, B대학교 학사부총장인 AB는 이 사건 조사 당시 ’책임시수 6학점까지는 교비에서 나가는 걸 알았지만, 강사료 1억 2천만 원이 책임시수 내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AB의 진술은 책임시수규칙 제8조 제3항은 물론, 앞서 본 J, Y, Z의 각 진술과도 어긋나므로 믿기 어렵다.

다)

그렇다면 B대학교는 결국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교원의 책임시수 12시수 중 B대학교에서 강의한 시수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학원에서 강의한 시수에 대해서까지 교비회계에서 급여를 지출한 것이 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B대학교가 구 사립학교법 제29조 제6항을 위반하여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을 다른 회계에 전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제2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있다.

(1)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제1항),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제2항 본문)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려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다29309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근로자가 무단결근하였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없고, 무단결근한 근로자에게 초과 지급된 임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후 발생하는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이른바 ’조정적 상계‘)하지 않는 이상 근로자에게 매월 1회 이상 임금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2)

그런데 B대학교의 단체협약이나 책임시수규칙은 B대학교의 교원이 학칙 제82조, 교무규칙 제36조에 따라 정해진 책임시수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매월 지급할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책임시수규칙은 ’교원은 계약서 상에 명시된 책임시수 준수의 의무를 지닌다.‘(제3조), ’교원이 책임시수를 준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책임시수 미준수 사유서와 증빙자료를 교무처에 제출하여야 한다. ‘(제4조), ’교무처장은 교원이 제출한 책임시수 미준수 사유서를 검토하여 이를 수정, 보완, 반려, 추가자료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책임시수 미준수 교원에 대하여 교무처장은 이를 준수토록 지시할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교원복무심사위반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다.‘(제5조 제1항, 제3항)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3)

그렇다면 B대학교로서는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소속 교원이 오로지 B대학교에서의 강의를 통해 책임시수 12시수를 준수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교원에게 매월 1회 이상 임금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는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교원이 책임시수 12시수 중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시수에 상응하는 기간 동안 B대학교에 근로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 등 무단결근하였다고 평가하기도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4)

B대학교는 이러한 전제에서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한 소속 교원에게 책임시수 12시수 전부에 상응하는 임금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것이다. 이러한 B대학교의 교비회계 지출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에 따라 학교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등으로 교비회계를 지출한 것이므로 구 사립학교법 제29조 제6항이 금지하는 ’교비회계의 다른 회계로의 전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5)

피고는 J, AB, D이 제2처분사유와 같이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함과 동시에 업무상 보관 중인 교비를 횡령하였다.‘며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고발하였다. 그러나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검사는 2020. 7. 21. ’책임시수 인정은 기본적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의 자율권에 속하고, 피고의 주장은 책임시수에 미달할 경우 교원의 급여를 삭감하여야 한다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에 비추어 적절한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 사립학교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가 항고하여 재기수사가 이루어졌으나,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검사는 2022. 9. 6. ’J, AB, D이 제2처분사유와 같이 교비회계를 전용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업무상 배임, 사립학교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재차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6)

달리 B대학교가 이 사건 학원에 출강함으로써 오로지 B대학교에서의 강의를 통해 책임시수 12시수를 준수하지 못하게 된 교원들에게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하였어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3)

소결론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처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