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9. 1. 선고 2022구합6819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약 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4성급 호텔인 'J호텔'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참가인들은 원고의 조리팀·컨세션사업팀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2021. 10.부터 아래와 같이 최대 3차에 걸친 휴업명령을 내렸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휴업명령'이라고 한다).

사.

참가인들은 2021. 11. 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휴업명령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3.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2. 2.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4. 11.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휴업명령은 정리해고와는 무관한 별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도 과도하지 않아 정당한 인사처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휴업명령과 사안을 달리하는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에 따른 법리를 적용하여, 사실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정당성 판단 기준에 따라 이 사건 휴업명령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휴직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므로, 이러한 휴직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다만 휴직명령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는 휴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무효로 되는데, 특히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하여 휴직명령이 취해진 경우 그 휴직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① 당해 휴직명령 등의 경영상의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 · 경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② 휴직명령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③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휴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5다24843 판결 등의 취지 참조).

2)

원고는, 대법원 2000두8011 판결 등을 근거로 이 사건 휴직명령은 경영상 필요에 따른 대기발령의 일환이자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휴직명령에 관한 위 대법원 판례상의 기준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원용한 판결은 앞서 본 판결과 같이 휴직명령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명시적 기준을 제시하기 전의 것일 뿐 아니라, 위 대법원 2000두8011 판결 또한 대기발령 선정기준이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고 하여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항상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불이익과 사용자의 정당한 권한 행사 여부를 비교 교량하고 있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내지 16, 27 내지 31호증, 을나 제1 내지 3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J호텔 내에서 객실 및 J호텔 외부 출장 연회·식당 등 사업을 운영하여 왔다. 2020년 기준 원고 회사 내에는 객실부문에 속한 객실팀, 관리지원팀과 식음사업부문에 속한 조리팀, 식음팀, 컨세션사업팀 및 재경팀, 시설팀 총 7개 부서로 구성되어 있었다. 구체적으로 객실부문을 보면, 객실팀은 프런트 및 객실판매 직무를 담당하고, 관리지원팀은 관리 및 환경관리{객실 내 린넨(침대보, 커튼, 이불, 베개피 등), 미화업무 및 쓰레기 분리수거 등 운반, 정리} 직무를 담당하였다. 한편 식음사업부문의 식음팀은 호텔 내 레스토랑 운영을, 조리팀은 호텔 내 레스토랑 및 컨세션 사업과 관련된 조리업무 등을 담당하고, 컨세션 사업팀은 호텔 내외에서 이루어지는 연회, 대학교 학생식당 및 교직원식당 사업 등을 담당하였다.

2)

한편 원고 회사 내에는 'K노동조합' 및 'L 노동조합 M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 2개의 노동조합이 함께 운영되고 있었고, 참가인들은 모두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이며, 참가인 F가 위 노동조합의 지부장이다.

3)

2019년 기준 J호텔 내 식음사업부문은 연간 약 13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었고, 2020년 들어 코로나19의 유행으로 J호텔의 전 영업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였다. 코로나19 전후로 2019년과 2020년의 각 객실부문과 식음사업부문별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4)

이에 따라 원고 회사는 2021. 8.경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구조조정 협의체를 구성하여 경영위기에 대처하고자 하였고, 위 각 노동조합의 대표들 및 비조합원 대표 직원 1인을 선출하고자 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반발하여 참석하지 않았고, K노동조합의 대표로 N이, 비조합원 대표로 O가 선출되었다.

5)

이후 구조조정 협의회는 2021. 9.경부터 J호텔의 경영 악화로 인한 조치로서 희망퇴직, 조직개편, 이 사건 휴업명령,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을 순차적으로 아래와 같이 실시하였다.

가)

원고는 2021. 9. 30, 2021. 10. 15., 2021. 11. 22.를 퇴직일로 하는 희망퇴직을 3차례 실시하였고, 전체 근로자 중 29명이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2021. 10. 1. 객실부문은 유지하되 시설팀과 식음사업부문(조리팀, 식음팀, 컨세션사업팀)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하였다. 위 조직개편에 따라 식음사업부문 직원들의 직무가 사라지게 되었고, 원고는 그 중 일부를 프런트 직무 보조 헬퍼 및 환경관리 직무 보조 헬퍼로 배치전환하였다(이하 '이 사건 배치전환'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배치전환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다)

원고는 위 배치전환에서 제외된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휴업명령을 하였다.

라)

이후 원고는 2021. 10. 6. 직원들에게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 등을 아래 기준과 같이 공지하였고, 2021. 12. 10.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12명의 근로자들을 정리해고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1)

살피건대, 이 사건 배치전환 및 휴업명령 당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원고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경영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갑 제17 내지 26호증, 을나 제4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휴업명령은 그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하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도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 및 휴업명령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과 같이 사전에 구체적인 대상자 선정기준을 고지·공고하였다는 자료는 찾을 수 없다.

나)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절차 진행과정에서 비로소 ① 프런트 직무 헬퍼의 경우 외국어 능력 및 고객응대 능력 보유 여부, 야간근무 가능 여부, 안전상 문제로 남성 직원을 중점으로 선발하였다고 하였고, ② 환경관리 직무 헬퍼의 경우 무거운 짐을 나르는 업무의 특성상 남성 직원을 우선적으로 선발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것처럼 그러한 기준이 사전에 공지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이상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다)

설령 위 기준을 원고가 적용했다고 보더라도, ① 프런트 직무의 경우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 및 휴업명령 전에 식음사업부문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인영어성적서 등 외국어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통해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였다고 볼 수 없다(특히 참가인 C, D는 영어와 일본어가 능숙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안전상 문제로 남성 직원을 우선 선발하였다고 하나, J호텔에는 2021. 6.경 발생한 취객난동 사건 이후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어 보이고 위 사건 이후에도 이 사건 배치전환 전까지 여성 근로자 3명이 종사하고 있었으므로, 직원별 기존 프론트 업무 경력 등을 무시하고 성별을 우선으로 배치전환 대상자를 선정한 것 역시 역시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보기 힘들다.

마찬가지로 ② 환경관리 직무전환 대상자 선정기준 또한, 그동안 여성 근로자들도 수행하여 오던 업무였고, 식음사업부문 내 여성근로자인 Y도 환경관리 직무 헬퍼로 추가 배치된 바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성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환경관리 직무 헬퍼를 선정하였다는 원고의 위 기준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와 당초 미화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환경관리 직무를 수행하던 외부 용역업체의 인력 구성은 총 11명 중 5명이 여성이었다.

라)

원고가 이 사건 휴업명령 전에 참가인들과 위 휴업명령에 관한 협의를 거쳤다는 자료 역시 찾을 수 없다. 원고는 2021. 9. 및 2021. 10. 이루어진 교섭에서 배치전환 후 남은 인력은 휴업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였을 뿐, 그 대상자의 범위나 기준, 휴업기간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이 사건 휴업명령에 관한 협의로 보기는 부족하다.

원고는 참가인들이 소속된 이 사건 노동조합이 원고의 수차 요청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그 책임을 돌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휴업명령과 관련된 협의는 반드시 구조조정 협의체에 참여하여만 가능한 것은 아니고 원고 및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개별 협의절차 진행으로도 가능한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참가인들 내지 참가인들이 소속된 위 노동조합과 특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