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30. 선고 2022구합6838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9. 8. 3.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되었고, 2021. 2. 17. 회사명을 주식회사 A으로 변경하였으며, 2021. 3. 30.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를 흡수합병하였고, 상시 약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소프트웨어 자문,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B는 2021. 3.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경영지원팀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2021. 9. 27. ‘B가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를 통해 2021. 2. 1.부터 2021. 8. 31.까지 원고의 자금 약 13억 원 상당을 은행이체를 통해 횡령하고, G은행 H지점을 통해 수표 및 현금으로 원고의 자금 약 20억 원을 횡령하였다‘라는 사유로 B에 대한 즉시 징계면직을 서면 심의방식으로 의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B에게 ‘대규모 횡령사건에 가담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음’을 해고사유로 한 해고통지(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하였다.

다.

B는 2021. 10. 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2. 3. ‘원고에게 사용자 적격이 인정되고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해고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였다(I).

라.

원고는 2022. 1. 7.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2. 4. 14. ‘B와 원고는 각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및 사용자로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당사자 적격이 인정되고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징계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이다‘라는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당사자 적격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B는 원고의 정식 채용절차를 거쳐 채용된 것이 아니라 원고가 D와 E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J 이사의 소개로 함께 일을 하게 된 자이고, 주로 J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고 대표이사의 지시 없이 또는 지시에 반하여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는 B의 실질적인 사용자가 아닌바, 원고에게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사용자 적격이 없다.

2)

판단

앞서 든 근거, 갑 제5, 10, 15 내지 17, 19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B가 J 이사의 소개로 원고에 입사하였다고 보이기는 하나, J 이사뿐만 아니라 K 대표이사, L 이사 등 원고의 등기이사들은 B의 채용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B에게 원고의 합병, 회계 관련 업무를 지시하거나 B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아왔던 점, ② B는 2021. 3. 1. 원고 소속으로 4대보험 신고를 하였고, 2021. 4. 1. 원고와 연봉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원고로부터 2021. 5.까지는 매월 4,120,000원, 2021. 6.부터는 매월 4,620,000원의 급여를 받은 점(원고는, 위 4대보험 신고나 연봉근로계약서 작성, 급여 인상 등에 관하여 B가 원고측의 승인 없이 스스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K 대표이사와 J 이사간의 2021. 4. 13.자 통화 녹취록, B와 K 대표이사 또는 L 이사 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B가 원고측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③ B가 횡령 행위를 하였다면 그것이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당연히 B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원고가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고, B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정이 인정되는 이상, B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원고도 2022. 11. 11.자 1회 변론기일에서 B가 근로자라는 사실에 대하여는 다투지 아니한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도 B에 대하여 자신의 취업규칙 및 인사관리규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며, 달리 원고가 B에 대한 사용자가 아니라고 볼 만한 반증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B의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당사자 적격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B의 횡령행위가 지속되고 B와 관련된 조직폭력배가 원고의 사업장을 점유하여 원고의 임원들이 사업장을 출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긴급히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서면심의로 대체하여 이 사건 해고를 결의하였고, 추후 인사위원회 위원들이 모여서 위 서면결의를 추인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4. 4. 12. 선고 94다361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 갑 제20, 22, 23, 2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상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의 인사관리규정 제22조 제1항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파악되면 인사 담당부서는 즉시 조사에 착수하여야 하며,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나,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인사 담당부서를 통해 B의 횡령 혐의에 관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다거나 횡령 혐의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증거를 가지고 인사위원회에 징계 안건을 회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2)

원고의 인사관리규정 제29조 제2항은 ‘인사위원회는 부의된 사항을 결의하기 위해 관계인을 참석케 하여 의견을 청취하거나 질의할 수 있으며 또는 관계인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게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으나, 원고는 B에게 인사위원회의 개최 등에 관하여 통지하거나 횡령 혐의에 관한 의견 청취 및 질의를 하거나 자료를 제출하게 하는 등 소명의 기회를 전혀 부여하지 않았다.

(3)

원고의 인사관리규정 제30조 제1항은 ‘인사위원회는 위원회를 소집할 수 없는 긴박한 사항이나, 기타 필요한 경우 서면심의만으로 결의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고, K 대표이사, L 이사, M 이사는 위 조항을 근거로 서면 심의방식으로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인사위원회 의결을 하였다.

원고는, J 이사가 동원한 조직폭력배가 사업장을 점유하여 임원들의 사업장 출입이 제한되어서 사무실에 나갈 수 없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K 대표이사, N 차장, L 이사 등이 ‘2021. 9.경 J이 동원한 조직폭력배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업장에 많이 출입하여 심리적으로 위협을 받았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보이지 않고,

K 대표이사, L 이사 등은 J 이사, O 이사, P 이사 등과 원고의 운영에 관한 입장이 대립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들의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 J 이사, B와 관련된 조직폭력배가 사업장을 점유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설령 당시 원고의 경영에 있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사업장 밖에서라도 인사위원회를 소집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긴박한 사정이나 기타 필요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4)

이 사건 해고 이후 인사위원회의 위원들이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서면결의를 추인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설령 추인 결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사관리규정의 목적, 절차 위반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보면, 사후적인 추인 결의만으로 앞서 본 이 사건 해고의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치유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B가 아무런 근거나 승인 없이 수십 차례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F에 원고의 자금을 이체하였고, J 이사, O 이사가 B를 통해 원고의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되었는바,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가 충분히 인정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근로기준법 제23조),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아니 되는 자연과 학적 증명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아니할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 갑 제6, 7, 11 내지 14, 18, 26 내지 5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주장한 사정만으로 B가 원고의 자금 약 33억 원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① B가 2021. 2. 1.부터 2021. 8. 30.까지 원고의 계좌로부터 B가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되어 있는 F의 계좌로 약 13억 원을 이체하였고, G은행 H지점을 통해 수표 및 현금으로 약 20억 원을 인출한 사실, ② 서울강남경찰서는 2024. 1. 25.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J, O가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F 등으로 원고의 자금 합계 2,113,436,000원을 이체하여 업무상 횡령을 하였다’라는 J, O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J, O의 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하여 현재 수사가 계속중인 사실, ③ 위 송치의견서상 범죄사실에 J이 원고의 자금집행 담당자인 B로 하여금 자금 이체를 하도록 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러나 B는, 본인은 F의 명의상 대표일 뿐이고 F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주식회사 Q(이하 ‘Q’라 한다)의 주주인 K, L, J, O가 F의 실질적인 운영자이고, F의 법인인감이나 통장 등을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으며, 원고의 모든 자금 집행에 대하여는 K 대표이사나 L 이사의 지시를 받거나 이들에게 보고를 한 후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였는데, ① F의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가 B이기는 하나, F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고 보이는 Q의 주주는 2020. 11. 23.자 주주명부상 J, O, M인 점, ‘B가 F의 법인인감이나 통장 등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는 주장에 대해 원고측은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F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자는 B가 아니라는 주장은 일응 수긍되는 점, ②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B가 원고의 자금 집행을 할 때 K 대표이사나 L 이사 등 원고 사내이사들의 지시를 받거나 이들에게 보고를 하였다고 보이는바, B의 자금 이체는 원고 사내이사들의 지시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B의 자금 이체 사실만으로 횡령 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③ J, O에 대한 위 송치의견서상 범죄사실에 의하여도 B가 자금 이체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B가 J, O와 공모하여 횡령행위를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④ 설령 J, O의 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 B가 위 범행에 공모하였다거나 횡령의 고의를 가지고 자금 이체 업무를 하여 위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B의 횡령사실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증거에 의해 고도의 개연성을 가지는 것으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B가 회사 CCTV 녹화 영상을 삭제하였고 R회계법인 S 부장의 진술에 의하면 B가 횡령금액에 대한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보이므로 B의 횡령 혐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갑 제18, 30, 3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앞서 본 판단을 뒤집기 부족하다.

라.

소결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고,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