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5. 4. 30. 인천광역시 동구 B에서 노인요양시설인 ‘의료법인 A(C병원) 부설요양원 D’(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을 개설하여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후 2018. 10. 폐업할 때까지 운영하였던 의료법인이다.
피고는 2021. 7. 전국의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의 연차사용 기준 위반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하여 2017. 1.부터 2020. 12.까지 기간 동안의 청구 내역에 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2022. 3. 11. 이 사건 요양원의 종사자들 중 시설장 E, 사무국장 F, 영양사 G, 사무원 H 및 I, 간호조무사 J(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종사자들’이라 한다)이 장차 개근 시 부여될 연차유급휴가를 미리 사용하기로 합의하여 사용한 휴가(이하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라 한다)를 근무시간으로 신고함에 따라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른 ‘인력배치기준’, ‘인력 추가배치 가산기준’을 각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2018. 12. 11. 법률 제158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따라 금 52,405,61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한다는 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그 구체적인 환수 금액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에게 교부한 처분서에는 처분의 구체적인 근거와 이유가 제시되어 있지 않아 원고가 권리구제절차를 밟는데 상당한 장애가 초래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는 위법한 처분이다.
가불된 연차유급휴가 역시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에서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내지 제5항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처분의 근거 및 이유 제시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4조의2는 ‘행정청은 법 제23조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의 이유를 제시하는 경우에는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근거가 되는 법령 또는 자치법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행정절차법령에서 처분의 근거 및 이유제시 등을 요구하는 취지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처분을 하면서 당사자가 그 근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유를 제시한 경우에는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이때 ‘이유를 제시한 경우’는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두12570 판결,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6두649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2, 3, 9,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로서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처분에 행정절차법 제23조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2022. 1. 24. 이 사건 요양원에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연차 사용기준 위반(비정기) 발췌건 확인 계획’ 공문을 보내어 이 사건 종사자의 근무내역 및 사실확인을 위한 자료(근로계약서, 근무상황기록, 연차관리대장, 연차신청서 등)을 2022. 1. 27.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요양원은 당시 이미 폐업한 상황이었고, 이에 피고의 담당직원은 2022. 1. 26. 원고의 대표자인 K와 1차례, 같은 날 및 2022. 2. 7., 2022. 2. 10., 2022. 2. 14. 원고의 기조실장 L와 4차례, 2022. 2. 9. 및 2022. 2. 14. 원고의 사무국장 M과 3차례 통화를 하면서 위 요청 건에 대한 안내를 하였다. M은 피고 담당직원과의 마지막 통화 다음날인 2022. 2. 15. 피고에게 ‘폐업으로 보관 중이던 서류는 모두 폐기된 상황이며, 근무 당시 주말 근무에 따른 대체휴무를 다음 달에 지급받았던 사실이 있음을 확인합니다.’라고 하여 위 안내에 대한 의견을 사실확인서로 제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2022. 2. 17. 원고에게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의 규정에 의거, 부당·착오 청구로 인하여 과다 지급된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차기 장기 요양급여비용 지급 시 전산상계로 차감(또는 현금고지)하여 환수할 예정입니다. 의견이 있는 경우 2022. 3. 10.까지 증빙자료를 첨부한 의견서를 피고에게 제출하기 바라며 의견 제출이 없을 시에는 본 통보대로 환수 결정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환수예정통보서를 발송하였는데, 위 통보서에는 환수사유로 ‘수가가감율 적용 착오’, 환수예정금액으로 ‘52,405,610원’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원고는 위 의견제출기한까지 피고에게 아무런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고, 이후 피고는 2022. 3. 11. 원고에게 근거 법령(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과 수급자, 급여일, 환수금액, 환수사유(수가가감율 적용 착오) 등이 기재된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결정내역서가 첨부된 처분서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도 ‘이 사건 기관 현지조사 시 피고로부터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상 연차 유급휴가에 해당하지 않아 근무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기재하였는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데 실제로도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일 따름이다.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및 규정
구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1조 제2항, 제39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3조 제2항, 제32조,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2조 제1항 [별표 4], 구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제2016-242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제48조 내지 제51조, 제54조 내지 56조, 제66조 등에 의하면, 급여비용의 가산 또는 감액산정을 위한 기관유형별·직종별 인력배치기준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2조 제1항 [별표 4]에 따르고, 그 인력배치기준에 따른 근무인원은 월 기준 근무시간(해당 월에 공휴일, 근로자의 날 및 토요일을 제외한 근무가능일수 × 8시간) 이상 관할관청에 신고한 직종으로 근무하여야 근무인원 1인으로 산정할 수 있다. 장기요양기관이 인력배치기준을 위반한 경우 각 직종별로 수급자 전원에 대하여 인력결원비율(결원수)에 따라 위반기간에 해당하는 월의 급여비용을 감액 산정하여야 하고, 인력추가배치 가산도 적용받을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고시 제51조 제4항, 구 장기요양급여비용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세부사항(2016. 12. 29. 국민건강보험공단 공고 제2016-347호) 제12조 제1항 제1호 가목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부터 제5항에 의한 연차휴가의 경우 1일 최대 8시간을 월 기준 근무시간에 포함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은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등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을 초과한 연차휴가를 부여하는 경우, 그 연차휴가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장차 개근 시 부여될 연차휴가를 미리 사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서 이른바 ‘가불된 연차유급휴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고시 등 관계 법령의 준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을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내지 제5항에 따른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근무시간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장기요양급여비용은 대상 월의 근무인원과 인력배치기준 충족여부를 기초로 하고, 이는 해당 장기요양기관의 인력배치기준에 따른 양적·질적 서비스가 제공되었는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였거나, 장기요양기관이 소속 근로자(종사자)를 배려하여 재량에 따라 유급휴가를 부여할 경우 해당 종사자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근무인원이므로, 실질적인 장기요양급여 제공의 측면에서는 급여의 양적·질적 하락이 발생할 소지가 높다. 더하여 장기요양급여비용은 장기요양기관이 수급자에게 제공한 급여에 대한 급부의 성격을 지니지만, 동시에 국민에게 장기요양보험의 가입을 강제하여 그로부터 징수한 보험료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을 토대로 재원을 형성하여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그 목적상 강한 공익성을 지니고 있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실제 종사자의 근무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해당 근무시간을 인정하여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는 가능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휴가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 하에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이므로, 그 본질은 ‘사용자가 임의로 부여한 연차휴가’에 해당한다. 즉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직원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가불된 만큼의 연차휴가를 부여받을 수 있는 기간을 근무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휴가를 가불된 연차유급휴가에 충당할 수 있으나, 해당 직원이 위 기간을 채우지 못한다면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는 임의로 부여된 연차휴가로 남게 될 뿐이다.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장된 연차휴가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위법한 것은 아니나, 그 본질이 근로기준법상의 연차휴가는 아니고 연차휴가가 가불된 이후에 해당 직원의 근무기간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하여 그 본질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휴가로 변경되는 것도 아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이 장기요양기관에 대하여 인력배치기준 및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을 적용하는 취지는 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하는 수급자가 적절히 배치된 종사자로부터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배치된 인력으로 하여금 월 기준 근무시간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는 한편, 한정된 재원으로 장기요양급여비용의 유효하고 적절한 집행을 확보하려는 것인바, 가불된 연차유급휴가가 근로자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측면이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장기요양기관 인력의 월 기준 근무시간에 포함시키는 것은 위와 같은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만약 가불된 연차유급휴가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였다가 추후에 근무요건이 갖추지 못하여 충당되지 못한 유급휴가가 남게 된다면, 장기요양급여비용의 지급 범위가 소급하여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정산도 문제가 된다.
현행 장기요양급여비용 관련 규정은 월 단위로 기준 충족여부를 평가하고 있고 수급자의 수 또한 계속하여 변동되므로, 기준 근무시간 및 인력배치기준 충족 여부 역시 급여비용 청구가 이루어진 대상 월별로 판단되어야 한다. 따라서 ‘종사자가 계속 근무함에 따라 연차휴가도 계속 생성될 것이므로 장래의 연차휴가를 미리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거나 ‘결과적으로 연 단위 또는 종사자의 근무기간 단위로 평가하였을 때 총 사용한 연차휴가와 근무일수에는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기관 시설장 E는 2017. 4. 7.부터 2017. 9. 17.까지 6일의 법정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2017. 6. 26.부터 2017. 9. 14.까지 기간 동안 6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한 후 2017. 9. 15. 1일의 연차휴가를 추가로 사용한 사실, ② 사무국장 F은 2017. 2. 1. 부터 2017. 2. 28.까지 1일의 법정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2017. 2. 1.부터 2017. 2. 23.까지 기간 동안 1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한 후 2017. 2. 24. 1일의 연차휴가를 추가로 사용한 사실, ③ 영양사 G은 2016. 12. 1.부터 2017. 3. 31.까지 4일의 법정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2016. 12. 23.부터 2017. 3. 13. 오전경까지 기간 동안 4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한 후 2017. 3. 13. 오후경부터 2017. 3. 16.까지 2.5일의 연차휴가를 추가로 사용한 사실, ④ 사무원 H은 2017. 8. 20.부터 2017. 9. 19.까지 1일의 법정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2017. 8. 21. 1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한 후 2017. 8. 22.부터 2017. 8. 23.까지 2일의 연차휴가를 추가로 사용한 사실, ⑤ 사무원 I은 2018. 3. 5.부터 2018. 6. 4.까지 3일의 법정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2018. 2. 27.부터 2018. 4. 17.까지 기간 동안 3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한 후 2018. 5. 16.부터 2018. 5. 31.까지 기간 동안 3일의 연차휴가를 추가로 사용한 사실, ⑥ 간호조무사 J은 2018. 4. 12.부터 2018. 6. 12.까지 2일의 법정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2018. 4. 10.부터 2018. 4. 26.까지 기간 동안 2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한 후 2018. 4. 27.부터 2018. 5. 31.까지의 기간 동안 2.5일의 연차휴가를 추가로 사용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종사자들이 추가로 사용한 연차휴가는 사실상 임의로 부여된 것으로서 장기요양급여비용 산정을 위한 월 기준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결국 이 사건 요양원은 인력배치기준 및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는데도 사실과 다르게 신고하여 피고로부터 급여비용 및 가산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처분사유는 인정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박정미 강민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