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7. 7. 31. 설립되어 상시 약 4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LED, 조명 수출입 및 무역업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1. 6. 23.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와 'Contract of Employment'(이하 '고용계약서' 또는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한 뒤 D에 입사하여 2021. 7. 1.부터 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이후 2021. 10. 1. 참가인이 D의 영업 전부를 양수하는 방식으로 양 법인이 통합되었다.
원고는 2021. 12. 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2021. 10. 31.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고(E),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28.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2. 3.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5.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위 기각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7호증, 을가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고용계약서에는 참가인이 원고를 용이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들이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는 점, 원고는 참가인 대표이사 F의 실질적인 지휘 · 감독 하에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참가인으로부터 영업 직무에 관하여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다소 높은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닌 점, 원고는 등기되지 않은 임원으로 업무집행 권한이 없었고 다른 임직원에 대한 지휘 · 감독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참가인이 들고 있는 '이력서 중 주요 사항의 허위 기재, 모바일 반도체 제품 ·시장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부족 및 개선 의지 부재, 대 G회사 영업을 이끌어갈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부재 내지 현저한 부족' 등은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유럽 소재 반도체 전문 그룹사 H 그룹은 2019년경 M&A를 통해 조명 전문 그룹사인 I 그룹을 인수하여 I 그룹(이하 '본사'라 한다)이 되었고,<1> 이후 H 그룹의 국내법인인 D(당시 대표이사 F)와 I 그룹의 국내 법인인 참가인(당시 대표이사 J)의 통합작업이 추진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참가인이 2021. 10. 1.자로 D의 영업 전부를 양수하되 F가 대표이사를 맡는 방식으로 통합이 완료되었다(이하에서는 통합되기 전후의 참가인과 D를 구분하지 않고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참가인은 반도체 영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G회사와의 인적 네트워크 등을 강화하여 사업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헤드헌팅 업체인 K(이하 '헤드헌팅 업체'라 한다)에 참가인의 영업 총괄 부사장직에 대한 구인 의뢰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1. 4.경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원고는 최상위 리더십 경험을 갖추었고 최대 65명 이상의 직원을 관리한 실적이 있으며 최근 연 매출 1억 3,0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한 영업 및 마케팅 분야의 종자사이다'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공 받았다.
원고는 참가인의 대표이사 F와의 1차 면접, 본사(오스트리아) 임원으로 Executive Vice President(이하 'EVP'라 한다)인 L(이하 'L'라 한다)와의 2차 면접을 거쳐 본사 CEO 등 임원들의 승인을 얻어 참가인에 채용되었다.
원고는 2021. 6. 23. 참가인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2021. 7. 1.부터 총괄 부사장의 직급으로 참가인의 영업 총괄 업무를 수행하였다(원고가 입사할 당시 위 1)항에 기재된 참가인의 법인 통합 작업은 사실상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참가인은 2021. 9. 1. 원고에 대하여 2021. 9. 30.까지 유급 행정휴가를 부여하였고, 2021. 10. 21. 원고에게 '이력서 중 주요 사항의 허위 기재, 모바일 반도체 제품 · 시장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부족, G회사 모바일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부재' 등을 이유로 2021. 10. 27. 개최 예정인 참가인의 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원회'라고만 한다)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2021. 10. 27. 및 2021. 10. 29. 참가인에 '이력서에 주요 사항을 허위 기재한 사실이 없고, 특정 회의에서 나온 관련 없는 대화 내용을 침소봉대하여 원고가 모바일 반도체 제품 · 시장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하다고 평가 절하하는 것은 부당하며, G회사 모바일 구매부서와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1. 10. 28.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인사위원회는 다음 날인 2021. 10. 29.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고용계약을 종료하는 조치(계약관계의 해지 또는 해고 · 면직)'를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인사위원회의 위 의결사항을 원고에게 통지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은 2021. 10. 31. 종료되었다.
참가인은 2021. 11. 2. 상실 사유를 '해고'로 하여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 7호증, 을가 제5호증의 각 기재, 증인 F, M의 각 법정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가 제1 내지 4, 6호증, 을나 제2 내지 5, 9 내지 19, 28 내지 3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회사의 임원으로서 참가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을 뿐 참가인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참가인은 반도체 영업 확장 등 경영 전략상 필요에 따라 '영업 총괄 부사장' 직책을 신설하고, 원고가 관련 경험과 역량 등을 갖추었다고 판단하여 선발한 뒤, 참가인의 영업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였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통지한 이 사건 계약의 종료사유가 '이력서 중 주요 사항의 허위 기재, 모바일 반도체 제품 · 시장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부족, G회사 모바일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부재' 등인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은 원고를 채용할 당시 제출받은 이력서 등에 기초하여 원고가 모바일 부문 관련 영업을 총괄하여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고 믿고 그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수행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의 다른 임직원에 대한 채용절차와는 달리, 원고는 참가인이 아닌 본사에서 직접 면접을 보고 채용 여부를 승인하며 연봉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원고는 글로벌 기업인 본사의 특성상 모든 직원들의 채용절차는 본사의 승인을 거친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한편 참가인(국내 법인)의 경우 원고의 채용에는 특별히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반면(당시 참가인의 인사업무를 총괄한 증인 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3쪽), 2021. 9.경 참가인을 퇴사하였다가 2022. 4.경 재입사한 N 전무(퇴사 당시 상무)를 포함한 다른 임직원들의 채용은 참가인의 자체적인 절차에 따라 F, M 등이 관여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① 원고는 연봉 2억 7,000만 원을 수령하였는데, 참가인의 전신인 I 국내 법인의 전 대표이사 J의 연봉은 약 2억 원, 참가인의 현재 대표이사인 O의 연봉이 약 3억 원인 점에 비추어 원고는 대표이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2021. 7. 29. 및 2021. 8. 4. L가 주관하는 본사의 P Teams Meeting에 F와 함께 참석대상에 포함된 점, ③ 본사 인사 담당자인 Q는 2022. 1. 25. M에게 '원고와 면접 중 향후 참가인을 이끄는 지위를 원고가 물려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 전달되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점, ④ 이 사건 계약에 6개월의 수습기간을 정한 조항이 있고, F는 이 법정에서 '본사의 L가 원고가 수습기간을 잘 마치고 F의 후임이 될 수 있도록 잘 해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8, 14, 16, 19쪽), ⑤ 실제로 F는 2022. 5.경 참가인에서 퇴사하였고, 이후 2022. 7. 1. O이 원고와 같은 영업 총괄 부사장 직책으로 채용되어 현재 참가인의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에게 F 바로 아래의 직급인 부사장 직책을 부여하여 일정기간 업무를 수행하게 한 뒤 F의 후임으로 대표이사 직책을 맡길 계획이었다는 참가인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참가인의 전무 등 다른 임직원과 달리 대표이사나 원고와의 고용계약서에는 본사 EVP인 L가 직접 서명하였다. 비록 이 사건 계약의 명칭이 '고용계약서'이기는 하나, 본사는 참가인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다른 임원들과 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원고와 동일한 서식의 '고용계약서'를 사용한바, 위와 같은 명칭은 본사의 국내 근로기준법 내지위임계약의 법리에 대한 부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근로자성 판단이 이 사건 계약의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에 6개월의 수습기간을 정한 조항이 있기는 하나, F도 마찬가지로 같은 수습기간을 거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4쪽), 수습기간 자체의 적용대상이 근로자에만 한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회사가 임원에게 일정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하면서도 그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 여하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수습기간을 두는 경우도 얼마든지 상정할 수 있다).
참가인 내 원고의 서열은 대표이사 바로 다음이었고, 원고는 통합 이후 본부장(전무)으로 직책이 변경된 J(참가인의 전신인 I 국내 법인의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무, 상무들보다 상위 직급에 위치하고 있었다. 원고 스스로도 2021. 8. 4. M에게 참가인 내 자신의 위치가 다른 임원들과는 차별화됨을 전제로 부사장(Vice President)에 대한 비용청구 관련 자료(guideline)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① 원고는 2021. 7. 9. J 등 경영진들에게 이메일로 '주간 어카운트 검토회의'에 참석하여 업무보고를 할 것을 지시하였고, 다음 날인 2021. 7. 10.에는 위 회의에서 사용할 양식을 지정하여 보내기도 한 점, ② 원고는 2021. 8. 2. 참가인의 전 임직원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타운홀 미팅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R 전무, J 등 임원들의 휴가 신청을 이메일로 받아 이를 승인한 점,<2> ④ 원고는 2021. 8. 30. J에게 '저와 아무런 상의나 논의 없이 회의를 취소하실 수 없다', 'FAE 회의의 경우 적기에 지침을 드리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점, ⑤ F는 이 법정에서 '원고의 수습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서장들이 전부 원고에게 보고하도록 체제가 만들어졌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0쪽)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참가인의 임직원들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F는 참가인의 대표이사로서 본사나 참가인으로부터 원고보다는 다소 폭넓은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는 것이 당연한 점, 참가인은 법인의 통합 내지 원고가 맡은 영업 총괄 부사장 직책의 신설 등으로 인하여 전반적인 업무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는 시점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뿐만 아니라 F 역시 임직원들에게 영업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거나 일부 임직원들이 원고를 거치지 않고 F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달리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다국적기업인 본사의 국내 법인이다. 다국적기업은 본사가 외국 소재자회사들에 대하여 결정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이는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의 기업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배 · 종속 관계라는 점에서, 자회사의 임원과 본사의 임원들 사이에 일정한 지휘 · 감독 관계가 존재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자회사의 임원을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 스스로 일부 업무에 관하여 F에게 보고하거나 F의 결재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위임받은 영업 총괄 업무의 집행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의 것으로 판단된다. 그 밖에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대표이사 등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바, 그렇다면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대표이사에 준하는 높은 연봉인 2억 7,000만 원(월 2,250만 원)을 수령하였고, 연간 1,200만 원(월 100만 원)의 교통비를 추가로 지급받았으며, 입사 당시 2,000만 원이 넘는 사인온 보너스를 지급받았고, 개인 사무실을 별도로 제공받는 등, 참가인의 일반 근로자와는 다른 차별화된 혜택을 받았다.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의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출퇴근 시간 준수 등의 근태관리가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오히려 원고는 다른 임직원들의 근태관리를 하는 지위에 있었다(을나 제28호증의 7).
소결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같은 판단을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적법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