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18. 선고 2022구합8467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2. 8. 11. 설립되어 상시 1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신용사업 및 조합원을 위한 공제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6. 1. 원고에 경력직 차장으로 입사하였고, 2018. 1. 1. 상무로 승진하여 원고 본점에서 근무하였다.

다.

원고 이사회는 2022. 3. 24. '① 조합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조회하고, ② 이를 타인에게 유출하여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였으며, ③ D 이사 후보자의 추천서(이하 '이 사건 추천서'라 한다)를 받아주었다'는 징계사유(이하 순번에 따라 '제1징계사유'부터 '제3징계사유'까지로 칭하고, 이를 모두 통틀어 칭할 때에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를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면직을 의결하였다. 원고 이사장은 같은 날 참가인에 대하여 2022. 3. 25.자로 징계면직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라.

참가인은 2022. 4. 4. 이 사건 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3.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2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양정이 과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E).

마.

원고는 2022. 6. 29.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7.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9. 19.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징계사유만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양정이 과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2. 10. 25.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면직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제2징계사유 인정

참가인은 D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D가 원고의 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조합원 내부 정보(이하 '이 사건 정보'라 한다)를 D에게 제공하였으므로, 제2징계사유는 인정된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참가인은 원고 차상위 고위 간부로서 원고 업무의 공정성, 투명성,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다른 직원들보다 솔선수범하여 관련 법령, 원고의 규정과 지침을 준수할 책무가 있음에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사 당선을 위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점, 참가인이 조회한 이 사건 정보에는 원고 조합원의 이름, 계좌번호, 금융거래내역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바, 제1, 2징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로 인해 원고의 신용이 크게 저해된 점, 이러한 참가인의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면직을 한 것은 정당하다.

나.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제2징계사유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아니 되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아니할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이 사건 정보를 열람하는 것을 넘어 이를 D에게 유출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제2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원고는 초심 및 재심판정 당시 'D에 대한 이 사건 추천서를 제출받은 뒤 추천인 17명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D의 대리인(자녀 등)이 이 사건 추천서에 서명을 받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어 참가인이 D에게 이 사건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2)

그러나 D의 자녀가 추천인 17명으로부터 이 사건 추천서에 서명을 받아갔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참가인은 초심 및 재심판정 당시 'D에게 이 사건 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없고, 자신이 직접 추천인 17명을 상대로 이 사건 추천서에 서명을 받으러 다녔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달리 이러한 참가인의 주장을 배척할 객관적인 증거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

(3)

사정이 이와 같다면 참가인의 주장처럼 추천인 17명으로부터 이 사건 추천서에 서명을 받아갔다는 D의 대리인이 참가인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추천서에 서명한 추천인 17명 중 16명에 대한 이 사건 정보를 참가인이 열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D에게 유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제1, 3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두11813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두19144 판결 등 참조), 이하에서는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면직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면직은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양정이 과도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3징계사유만 인정될 뿐, 제2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2)

제1, 3징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1항, 원고의 임원선거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4조 제9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비난가능성이 작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1, 3징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로 인해 원고 조합원에게 중대한 재산상 손실이 초래되었다거나 원고 이사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참가인이 이 사건 정보를 열람하는 것을 넘어 이를 사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았고, 이 사건 정보는 이 사건 지침 제2조 제1항, 임원선거규약 제15조 제1항에 따라 선거인들에게 열람토록 하여야 할 것이었으며, D는 제1, 3징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가 문제 되자 참가인의 설득에 따라 스스로 원고 이사 후보자에서 사퇴하였다.

(3)

신용협동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 제32조 제1항 [별표 제2호]는 '법령, 관계규정 또는 감독기관의 명령, 처분, 지시 등의 위반'과 '정관 또는 내규를 위반하거나 충실의무의 위반'의 경우로서 '비위의 도가 극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면직을, '비위의 도가 심하거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면직~감봉을, '비위의 도가 경하거나 경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견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정들에 원고 내에서 그동안 이사 선출을 위한 선거가 전혀 없었으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지침 제4조 제9항의 내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제3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제1, 3징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가 '비위의 도가 극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규칙에 의하더라도 제1, 3징계사유를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면직을 할 수는 없다.

(4)

이 사건 규칙 제33조 제1호는 징계면직을 할 수 있는 경우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부당행위를 행하여 조합 또는 금융거래자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하거나 신용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가목), '조합의 건전한 운영을 크게 저해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당해 조합의 경영을 심히 위태롭게 하거나 당해 조합 또는 조합원 등에게 중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초래한 경우'(나목)를 각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1, 3징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5)

참가인은 이 사건 이전까지 아무런 징계전력이 없고, 원고에서 성실하게 근무해왔던 것으로 보이며, 제1, 3징계사유를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3)

소결론

이 사건 면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