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B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1986. 3. 1. 설립되어 약 4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내륙수상 여객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0. 9. 1.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사업장 관리업무를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2. 3. 23.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회사로부터 2022. 2. 25.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고(D),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5. 19.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2. 6.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9. 14.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위 기각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농업회사법인 E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별개 회사'라 한다)에서 근무하던 중 그 대표이사이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한 F의 지시를 받아 2020. 9.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파견 근무를 하게 되었고, F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그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그 대가로 고정급 월 600만 원을 수령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2. 1. 7. 원고에게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하면서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 70% 지급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회사는 F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F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이하 '이 사건 혐의'라 한다)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이던 중 2020. 10. 23.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위촉장(이하 '이 사건 위촉장'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주었다.
이후 원고는 2020. 9. 1.자로 소급하여 원고와 이 사건 회사가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의 다음과 같은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위계약서의 '이 사건 회사 대표 F' 란에 이 사건 회사 명의 인장을 날인하였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에 따른 월 600만 원의 급여 외에도 2021. 7.부터 2021. 11.까지 5개월간 연장수당 명목으로 총 16,463,080원을 수령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원고의 계좌에 2020. 10.분 급여부터 입금하였고, 원고의 급여 명세에 의하면 2020. 10.분 급여와 2020. 11.분 급여의 경우 사업소득세 및 지방소득세 3.3%가 공제되었고, 2020. 12.부터는 근로소득세 및 4대 보험료가 공제되었다. 한편 원고는 2020. 10.경 정식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고의 친구 G를 이 사건 회사의 회계 담당 부장으로 채용하였는데, G에 대하여도 원고와 마찬가지로 2020. 10.분 급여와 2020. 11.분 급여의 경우 사업소득세 및 지방소득세 3.3%가 공제되었고, 2020. 12.부터는 근로소득세 및 4대 보험료가 공제되었다.
원고는 2021. 1. 11.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 2층을 H에게 임대차기간 2021. 5. 1.부터 2023. 4. 30.까지, 보증금 300만 원 및 월 차임 3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고, H은 위 공간에서 커피숍을 운영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은 '원고가 2021. 5. 11.경 F의 이 사건 혐의에 관하여 "F의 이 사건 회사 경영에 하자가 없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미리 작성해 놓고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에게 이에 서명하고 인감증명서 첨부를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이하 '노동청'이라 한다)에 신고하였다. 이에 원고는 노동청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고, 이후 2021. 6. 13.부터 2021. 6. 19.까지 직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위 직원들이 가해자인 원고가 행정지도 담당자로 기재된 설문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하자, 원고는 2021. 6. 20.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해고사유라고 하면서 2021. 6. 21. 15:00까지 시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하였다. 이에 이 사건 회사의 노동조합은 '시말서 제출 요구는 또 다른 직장 내 괴롭힘이고, 위 사안에 대한 해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등의 취지가 담긴 답변서를 원고에게 보냈다.
원고는 2021. 5. 28. 코로나19-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로 직원 감원, 부서별 순환근무제, 급여 삭감, 회사의 영업시설(바지선과 선박)의 야간 경비를 위해 실시하던 숙직 폐지 등을 실시하고, 월 기본매출 미달 시 전체 직원의 급여를 균등 삭감한다는 등의 내용을 공고하였고, 이 사건 회사 직원들의 2021. 6.분 급여가 50% 삭감되어 지급되도록 하였다.
원고는 2021. 8. 30.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에게 코로나19-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매출 감소를 이유로 2021. 9.부터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급여를 삭감한다고 고지하였고, 2021. 9. 30. 선박팀 직원 3명(I, J, K. 이하 '이 사건 직원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경영악화를 이유로 2021. 11. 21.자로 해고한다고 통지하였는데(이 사건 직원들이 이에 대하여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여 2022. 2. 28. 이 사건 회사와이 사건 직원들은 화해를 하였다), 그 해고통지서에는 '2차 감원 및 휴업/단축근무 등에 대한 사항은 별도 고지하겠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회사는 2021. 12. 27. F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였고, 2022. 1. 7. 원고에게 '업무 방해, 회사 내부 감사 실시'를 이유로 대기발령 기간을 별도 인사명령 통보시까지로 하고, 위 기간에 회사의 출입을 금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 70%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대기발령을 통보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2. 2. 25. 원고에게 'F이 이 사건 회사의 정관에 반하여 주주총회에 의하여 선임하지 아니하고 독단으로 원고를 임명한 오류가 있었고, 2021. 12. 27.자로 F이 해임되고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됨에 따라 이 사건 위촉장의 업무 범위에 따른 조건이 소멸하였으므로 원고는 2021. 12. 31.자로 해직되었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해직통지서를 전달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해직통지'라 한다), 그 하단에는 '부사장의 직은 임원으로 별도의 주주총회 의사회의를 통하여 퇴직금등의 급여에 관한 사항은 정한바가 없어 지급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 10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회사의 임원으로서 이 사건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을 뿐 이 사건 회사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해진 근로자의 일반적인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당시 대표이사 F의 '이 사건 회사를 살펴봐달라'는 요청으로 이 사건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F이 2020. 10. 23.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위촉장에는 원고의 업무 범위가 '대표이사 부재 시 대리인으로 사업장 운영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고, '사업장 관리자로서 기업의 안정과 사업장의 발전에 적극 힘써주기 바란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근로계약서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가 자기계약 방식으로 일자를 소급하여 작성한 것이다. 이와 같은 원고의 채용 경위, 이 사건 위촉장의 기재 내용,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회사(F)는 대표이사가 구속 수감되어 부재함으로써 업무 공백이 발생하자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운영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수행하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외에 이 사건 위촉장에 '대표이사의 권한에 해당하는 직원 선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거나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별개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F의 지시에 따라 파견 형식으로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달리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는 근로의 구체적인 내용은 직원의 채용 및 해고, 이 사건 회사 사무실의 일부 임대, 순환근무제, 급여 삭감, 숙직 폐지, 근로계약서 작성 등 경영판단에 관한 것이고, 원고는 이러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일부 업무에 관하여 F에게 보고하거나 F의 지시를 받기도 하였고 하더라도, 앞서 본 직원의 채용 및 해고, 휴업 등 주요 경영상 의사결정에 관하여 F의 결재를 거쳤다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고, 그 외에 F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가 있었으며 원고가 이에 따라 노무를 제공한 것이라고 인정할만한 내용도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는 대표이사인 F이 구속 수감 중인 상태였으므로 업무지시가 법률대리인을 통하여 구두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도 주장하나, 책임 소재가 문제될 수 있는 경영판단에 관한 지시사항이 법률대리인을 통하여 전달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형태의 문서도 남지 않았다는 원고 주장은 쉽게 믿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상급자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 하에 노무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20. 10. 및 2020. 11.에 사업소득세만을 납부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0. 12.부터는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면서 4대 보험에 가입하였고,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원고의 근로시간(09:00~18:00)이나 임금(고정급 월 600만 원) 등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① 원고가 채용한 G 역시 원고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업소득세 및 근로소득세를 순차적으로 납부하는 것으로 처리된 점, ② 근로조건이 기재된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가 자기계약 방식으로 일자를 소급하여 작성하한 것인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이나 기재된 구체적인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F의 승인을 받았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없는 점, ④ 이 사건 계약서에 원고의 근무시간이 지정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출퇴근 시간 준수 등의 근태관리가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오히려 원고는 다른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 삭감, 단축근무, 해고 등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스스로 자신의 근로조건 등이 기재된 이 사건 계약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하여 고정된 임금을 수령하고 2020. 12.부터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는 대표이사인 F이 부재중인 상태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게 책정된 월 급여 600만 원은 다른 직원들의 급여를 현저히 초과하는 액수이고, 경영악화를 이유로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급여를 삭감하며 직원들을 해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도 스스로는 매월 임금 외에 연장수당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을 수령하기도 하는 등, 이 사건 회사의 일반 근로자와는 다른 차별화된 혜택을 받았다.
이 사건 회사는 2021. 12. 27. F을 해임한 직후인 2022. 1. 7.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 70%을 지급한다'는 등의 취지가 기재된 이 사건 대기발령을 명하기는 하였으나, 그 후속조치라고 할 수 있는 이 사건 해직통지에는 '이 사건 위촉장에 따른 업무 대행 조건이 F의 해임으로 소멸하였다', '부사장은 임원이므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어 '부사장으로서 임원인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취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F이 해임되자 원고의 비위행위에 관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해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로 행해진 것이고 그 내용은 단순히 근로기준법 내지 위임계약의 법리에 대한 부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이를 근거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도 없다.
소결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같은 판단을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적법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