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에서 C본부 C기획부 차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D(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은 2021. 4. 26.부터 B에서 근무하다가 2021. 12. 6. 퇴직한 자이다.
피해자는 B에서 퇴직한 후, B에 원고를 포함한 총 6명의 직원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신고하였다. 피해자의 어머니 E은 2022. 1. 초순경 피고에게 F, G, 원고, H(이하 이를 통틀어 ‘피진정인들’이라 한다)과 B을 피진정인으로 하여 인권침해 진정을 하였다(사건번호: 22진정0030200, 이하 ‘이 사건 진정사건’이라 한다). 이 사건 진정사건의 진정 내용 중 원고에 관한 부분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2. 4. 21.부터 2022. 4. 22.까지 이 사건 진정사건에 관한 현장조사(이하 ‘이 사건 현장조사’라고 한다)를 실시한 후 2022. 6. 24. 피진정인들이 피해자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보아, B에 “피진정인들 중 F, G, 원고에 대하여 각 ‘서면경고’ 조치하고, 피진정인들을 비롯한 B 소속 임직원에게 피고의 ‘직장 내 갑질방지’를 위한 특별 인권교육을 수강하도록 하며, 조직진단을 통해 인권친화적인 조직문화가 조성되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인정한 사실은 아래와 같다.<각주1><각주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4호증,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후 제출된 2024. 1. 24. 자 참고서면을 통하여, 원고가 B에서 퇴사함으로써 B이 원고를 징계할 수도 없고 서면경고조차 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본안전 항변을 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소송 계속 도중 B에서 퇴사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 사건 처분은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한 사실인정과 불가분의 일체로 행해진 것이고, 그러한 사실인정은 피고에 의하여 그러한 행위를 한 자로 결정된 원고의 명예감정뿐만 아니라 품성, 덕행, 명성 등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립적 행위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법률상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고, 원고가 이미 퇴사하여 B이 더 이상 원고에 대하여 서면경고 조치 등을 할 수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그와 관계없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고, 원고적격 역시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절차상 하자
피고 소속 조사관은 이 사건 현장조사 시 원고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원고는 제1, 2 사유와 관련한 추가제보의 존재 및 피고가 제1, 2 사유를 조사하고 있다는 것 등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 후 피고는 2022. 6. 15.에 이르러서야 원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 제출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2022. 6. 20. 피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를 제출한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2. 6. 24.에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업무 조정 과정 등을 조사하여 실체관계를 파악하고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원고로서는 피고가 단지 형식을 갖추기 위하여 원고에게 서면진술서 제출을 요청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조사 및 심의 절차에는 위법이 존재한다.
처분사유의 부존재
제1 사유의 부존재
상급자의 업무 분장 또는 업무 조정은 기본적으로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행해지는 재량행위이다. 피해자는 2021. 8.경까지 K사업 중 심리상담기관과의 MOU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으나, 피해자의 업무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주임들이 2021. 9.경까지 피해자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여 마무리하기도 하였다. 2021. 9.경 K사업 담당과장인 L이 새로 채용되어 업무분장이 새롭게 이루어졌다. 이처럼 MOU 업무의 신속 처리 필요성, 신규 담당자 채용에 의한 업무 재배치 등에 따라 피해자가 K사업에서 제외된 것이므로, 이는 업무상 적정범위 내의 조치에 해당한다.
또한 피해자를 포함한 직원들에 대한 업무 분장 권한은 당시 C본부 C기획부 부장의 지위에 있던 피진정인 G에게 있었고, C본부 C기획부 차장이었던 원고에게는 그러한 업무 분장 권한이 없었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한 업무 분장은 B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원고 개인이 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제1 사유는 처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제2 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C본부 C기획부 차장으로서 2021년도 기준 10명의 직원 문서를 1차 결재하는 지위에 있었고, 2021년도에 1년간 총 2,797건의 문서를 처리하였다. 원고는 결재 요청된 문서를 가급적 3일 이내에 처리하려고 노력하였고, 병환 중인 아버지를 간호하며 퇴근 전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를 새벽에 집에서 처리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결재권을 이용하여 피해자 및 다른 직원들을 괴롭힌 사실이 없으므로, 제2 사유는 처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피해자는 B에서 근무를 시작한 직후부터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2021. 11.경 친척 동생의 사망 사고로 인하여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는 피진정인들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피해자의 인격권과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는데, 피진정인들 사이에는 공모나 공동의 인식, 공통의 사실관계나 행위 맥락 등이 전혀 없었으므로, 피고가 피진정인들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보아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절차상 하자의 존재 여부
갑 제3, 8, 19,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2. 1. 19. 피고에게 이 사건 진정사건의 진정 내용 중 “원고는 피해자에게 출장취소와 관련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2021. 11. 24. 입양 인식개선 교육 출장이 취소된 피해자에게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것이다’, ‘아니 주임님 어쨌든 못 간다고 말했냐고, 안 했냐고, 그냥 팩트만 말해’라고 소리지르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진정사실에 관한 서면진술서(갑 제3호증)를 제출한 사실, 피고는 2022. 6. 15. 원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를 공문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제출하도록 요청한 사실, 원고는 2022. 6. 20. 피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갑 제8호증)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가 2022. 6. 24.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살피건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6조 제2항은 “위원회는 조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위원 또는 소속 직원에게 일정한 장소 또는 시설을 방문하여 장소, 시설 또는 자료 등에 대하여 현장조사 또는 감정을 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위원회는 그 장소 또는 시설에 당사자나 관계인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현장조사 시 당사자나 관계인에 대한 대면조사를 할 것인지 여부는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소속 조사관이 이 사건 현장조사 시 원고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6조 제1항 제1호는 “진정인·피해자·피진정인 또는 관계인에 대한 출석 요구, 진술 청취 또는 진술서 제출 요구”를 조사의 방법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제36조 제3항은 “제1항 제1호에 따라 진술서 제출을 요구받은 사람은 14일 이내에 진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2022. 6. 15. 원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를 공문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제출하도록 요청한 것은 위 규정에 따른 것이고(갑 제2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서면진술서를 2022. 6. 24.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피고가 아니라 B의 감사팀장이다), 피고가 2022. 6. 15.에 이르러서야 원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제1, 2 사유와 관련한 제보가 나중에 추가로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2022. 6. 15. 원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를 요청한 것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2022. 6. 20. 피고에게 제1, 2 사유에 관한 서면진술서를 제출하였고, 피고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2. 6. 24.에 이 사건 처분을 하기는 하였으나,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서면진술서의 필요적 검토기간 등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이상, 원고의 서면진술서 제출일과 이 사건 처분일의 시간적 간격이 비교적 길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처분의 조사 및 심의 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
관련 규정 및 법리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하고(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참조), 이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제1항),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며(제2항),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3항),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제4항),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5항).
인정사실
이 사건 진정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피고가 확인한 원고, 참고인들의 진술 요지는 아래와 같다.<각주3><각주4>
B이 2022. 1. 5.<각주5>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원들이 피해자에 관하여 답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B은 피해자 관련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조사 권한을 노무사에게 위임하였는데, 노무사가 2022. 1. 28. 원고에 대하여 문답 조사를 한 내용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갑 제22호증).
피해자의 2021. 7. 20. 자 업무 분장 및 2021. 9. 13. 자 업무 분장은 아래 표와 같다(갑 제10호증).
B 직원들이 원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메신저 대화를 나눈 내역이 확인되었다(을 제3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10, 22호증, 을 제1 내지 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제1 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7, 23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2021. 9. 13. 자 업무 분장 시 피해자를 ‘입양 정보통합관리시스템(ACMS) 데이터 정비 업무’,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심리정서) 지원 업무’에서 배제하였고, 그 무렵 ‘친생부모 입양상담 모니터링 업무’에서도 배제하였는바,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 사유는 처분사유로 인정된다.
피해자의 2021. 7. 20. 자 업무 분장에는 ‘입양정보통합관리시스템(ACMS) 데이터 정비 업무’,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심리정서) 지원’ 업무가 있었고, 당시 피해자는 ‘친생부모 입양상담 모니터링 업무’도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해자의 2021. 9. 13. 자 업무 분장에는 ‘입양정보통합관리시스템(ACMS) 데이터 정비 업무’,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심리정서) 지원 업무’가 삭제되었고, 그 무렵부터 피해자는 ‘친생부모 입양상담 모니터링 업무’도 수행하지 않게 되었다.
피해자는 2021. 8. 10. 원고와 상담을 하였는데, 피진정인 F의 폭언에 관하여 상담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다툼이 있으나, 업무 수행의 어려움에 관하여 상담을 하였다는 것은 원고도 인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진정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참고인은 ‘피해자가 먼저 저에게 업무가 힘들다고 얘기를 했다. 피해자가 업무적으로 상담을 요청하자 그 이후 고유 업무를 배제하고 서무 업무만 하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리고 B이 2022. 1. 5.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원 甲은 ‘피해자는 원래 수탁사업 담당이 아닌데 수탁사업에 필요한 단순한 업무가 생기면 그건 피해자에게 시키자 등, 단순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무들이 피해자에게 배정되었던 것 같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직원 乙은 ‘피해자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배제하여 다른 주임에게 줌. 단순 업무 위주로 일을 함[차장(원고), 부장님이 업무를 주지 않음]’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직원 丁은 ‘피해자가 업무적으로 미흡하여 상담을 요청하자 그 이후로 고유 업무를 모두 배제시키고 서무 업무만 하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위 진술들은 피해자가 B을 퇴사한 직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 위 진술들의 내용이 ‘피해자와 원고의 상담 이후에 이루어진 2021. 9. 13. 자 업무 분장에서 피해자의 기존 업무 중 상당수가 배제되었다’는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며, ㉢ 당시 C본부 C기획부 부장의 지위에 있던 피진정인 G 역시 ‘당시 피해자만 업무를 못 해내서 업무조정을 한 것임’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여(을 제8호증) 고의적으로 피해자의 업무를 조정하였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진술들은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가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2021. 9. 13. 자 업무분장 시 피해자를 ‘입양정보통합관리시스템(ACMS) 데이터 정비 업무’, ‘국내 입양 사후 서비스 지원사업(심리정서) 지원 업무’에서 배제하였고, 그 무렵 ‘친생부모 입양상담 모니터링 업무’에서도 배제하였음이 인정된다.
한편 B의 M 과장은 2023. 11. 13. ‘피해자의 K사업 중의 주 업무는 업무협약건이었고, 업무협약이 거의 완료된 시점이라 추가 진행사항이 없었다’, ‘지자체 모니터링은 주임들 간 권역별로 담당자를 지정하였고, 사례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있었기에 어떤 주임에게는 계속적으로 업무가 더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고의적인 업무 배제의 상황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23호증).
또한 B의 L 과장은 2023. 10. 11. ‘저는 2021. 9. B에 아동권리본부 C기획부의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 업무 총괄 담당 과장으로 채용되었습니다.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은 국내 입양가정에 필요한 통합서비스·자조모임 및 신규사업인 K 서비스를 포함하여 크게 세 분야의 사업을 운영하였습니다. 국내 입양가정 사후 서비스 지원사업은 B의 본 예산 사업이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민간에 위탁한 사업으로 B이 수탁받아 진행했던 사업입니다. B의 국내 입양 관련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2021년 갑자기 수탁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입양가정의 사후서비스 예산이 갑자기 확대되면서 다양한 신규사업이 급하게 기획 운영되어야 했지만 중간 관리자급 직원 채용이 지연되어 제가 입사하기 전까지 M 과장이 고유 업무와 입양가정 사후서비스 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J, 피해자, N, O와 함께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을 운영하였습니다. 제가 입사하여 C기획부의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부분이 업무 분장에서 명확히 구분되어 나누어지게 되었고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 운영 관리를 4명의 직원이 전담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N, J, O 주임이 사업의 계획부터 운영, 홍보, 기관 발굴 등의 업무를 운영하였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17호증).
그러나 ㉠ M 과장 및 L 과장의 진술은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에 사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 피해자는 L 과장이 입사하기 전에도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의 업무가 업무협약(MOU) 체결에만 한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 L 과장이 2021. 9. B에 입사한 후에도 피해자를 제외한 다른 주임들은 그대로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을 계속 담당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M 과장 및 L 과장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또한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위 ③항의 인정 내용을 뒤집기 어렵다.
C본부 C기획부 차장의 지위에 있던 원고는 피해자보다 상급자로서 직장 내에서 지위의 우위에 있었다. 그리고 원고는 피해자와 상담을 한 이후 의도적으로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하여 2021. 9. 13. 자 업무 분장 시 피해자를 ‘입양정보통합 관리시스템(ACMS) 데이터 정비 업무’,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심리정서) 지원 업무’에서 배제하였고, 그 무렵 ‘친생부모 입양상담 모니터링 업무’에서도 배제하였는바, ㉠ 피해자가 2021. 8. 10. 원고와 상담을 하면서 해당 업무를 자신의 업무에서 제외해달라고 부탁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고, ㉡ 피해자를 해당 업무로부터 배제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며, ㉢ 피해자는 주요 업무가 자신의 업무에서 제외됨에 따라 단순한 내용의 업무만 맡게 되었으며, 다른 주임들이 계속 수행하는 국내 입양 사후서비스 지원사업에서도 제외됨에 따라 심한 자괴감 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통상적인 업무 분장의 적정범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피해자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한편 원고는, 피해자를 포함한 직원들에 대한 업무 분장 권한은 당시 C본부 C기획부 부장의 지위에 있던 피진정인 G에게 있었고, C본부 C기획부 차장이었던 원고에게는 그러한 업무 분장 권한이 없었으므로, 피해자에 대한 업무 분장은 B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원고 개인이 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진정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9월부터 피해자는 인식개선교육 모니터링, 연말에는 인식개선교육 용역 결과취합 및 결과보고 등의 업무가 있어 집중해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 하였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또한 2022. 1. 28. 이루어진 노무사의 문답 조사 과정에서도 ‘일단은 피해자에게 이것까지 넘기기에는 그 입장에서 그 당시에는 조금 과중이라고 생각을 해서 다른 분 업무 쪽으로 배정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원고는 피해자의 업무를 배제하는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에게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2 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의 문서를 제때 결재하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이 요청을 하여야만 결재를 하는 등 결재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행위를 하였고,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2 사유는 처분사유로 인정된다.
이 사건 진정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참고인은 ‘원고는 기안문서 열람 후 수일간 담당자에게 아무런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고 결재하지 않음. 기안자가 근무 시간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면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고 상급자 과장을 통해 업무의 미흡함을 지적하며 문서 수정을 지시함’, ‘본인 앞에 결재문서가 쌓여도 먼저 결재를 진행하지 않아 주임들은 결재권자인 원고에게 수시로 찾아가 계속 결재를 요청하며 재촉받아야 결재를 진행함. 일부의 하급직원에게만 동일한 행동을 반복함’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리고 B이 2022. 1. 5.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원 丁은 ‘(원고가) 결재를 일주일 동안 하지 않았고, (피해자를) 불러서 업무적 미흡함을 지적하는 행위를 수차례 목격하였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위 진술들은 피해자가 B을 퇴사한 직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 위 진술들의 내용이 B 직원들이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과 일치하며, ㉢ B 직원들이 나눈 메신저 대화는 제3자에게 공개될 것을 전제로 하지 않고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대화 내용이 믿을 만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진술들은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가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의 문서를 제때 결재하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이 요청을 하여야만 결재를 하는 등 결재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된다.
C본부 C기획부 차장의 지위에 있던 원고는 피해자보다 상급자로서 직장 내에서 지위의 우위에 있었다. 그리고 원고는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의 문서를 제때 결재하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이 요청을 하여야만 결재를 하는 등 결재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행위를 하였는바, ㉠ 상급자의 결재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하급자는 업무를 제때 진행할 수 없게 되어 나중에 급박하게 업무를 처리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 원고는 모든 직원들의 결재문서에 대하여 결재를 늦게 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의 문서에 대하여만 결재를 늦게 한 것으로 보이며, ㉢ 원고가 제출한 증거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 및 일부 직원들의 문서에 대하여만 결재를 늦게 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피해자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으로(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 피고의 권고 결정은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일어났다고 판단될 경우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징계처분이나 형사처벌과는 그 목적과 성격을 달리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원고가 의도적으로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피해자의 결재문서의 결재를 고의로 지연시킨 것으로서, 이는 업무상 사유를 원인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에 대한 괴롭힘의 측면이 크다고 할 것이어서 그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이 사건 처분의 내용은 원고에 대한 서면경고, B 소속 임직원들에 대한 특별 인권교육 수강, 조직진단을 통한 인권친화적인 조직문화의 조성을 각 권고한 정도의 것으로서 앞서 본 원고의 행위 정도나 내용에 비추어 보아도 적정한 수준의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향후 B 내에서 이와 유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조직문화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해나가기 위해서 충분히 필요하고 또 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2 사유는 그 자체로 각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피해자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진정인들 사이에 공모나 공동의 인식, 공통의 사실관계나 행위 맥락 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행위 자체로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며, 원고의 행위 외의 다른 원인으로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이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관련하여 피고의 재량권 행사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사정을 살펴보더라도, 원고가 입을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B 내 인권침해 행위의 재발 방지 및 구성원의 인권향상이라는 공익에 비하여 더 크다거나, 그 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각주1) 이 사건 처분서에는 상담일이 ‘2021. 8. 9.’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 상담이 이루어진 날은 ‘2021. 8. 10.’로 보이므로, 이를 정정하여 ‘2021. 8. 10.’로 기재하기로 한다.
각주2) ‘입양특례법 모니터링 업무’란 ‘친생부모 입양상담 모니터링 업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3) 갑 제8호증 6쪽에 기재된 ‘2022. 6. 30.’은 ‘2021. 6. 30.’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4) 피고는 참고인이나 관련자들의 신분 노출을 우려하여 참고인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현장조사 결과보고를 작성하였다.
각주5) 직원 설문지(을 제6호증)에 기재된 ‘2021. 1. 5.’는 ‘2022. 1. 5.’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