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국토해양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진흥원’이라 한다)은 2008년경 ‘C’ 관련 국가연구개발사업(이하 ‘C 연구과제’라 한다)을 위해 D사업단(이하 ‘이 사건 사업단’이라 한다)을 발족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사업단에 공모ᆞ선정되어 2008. 6. 18.부터 2020. 12. 17.까지 총괄, 핵심 및 세부연구과제 수행기관으로 C 연구과제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1997. 3. 17. 원고에 입사하여 2012. 7. 1.부터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4. 10. 8.부터 이 사건 사업단의 사업단장 역할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1. 6.경 이 사건 사업단의 운영 및 C 연구과제 수행업무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였고, 상임감사위원은 2021. 9. 23.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비위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다(이하 각 항목별로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하고,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원고의 중앙인사위원회는 2021. 12. 13. 참가인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2021. 12. 24. 참가인에게 ‘성실의무위반(C 연구과제 수행 관련 배임 및 직무태만 등)’의 징계사유로 해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22. 3. 21.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24. 징계절차는 적법하나, 제4 징계사유, 제5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H).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2. 8. 3.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0. 1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호증, 을가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참가인은 교부받은 징계처분장에 ‘성실의무위반(C 연구과제 수행 관련 배임 및 직무태만 등)’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해고사유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21. 11. 2. 참가인에게 2021. 11. 8. 자 중앙인사위원회의 출석통보서와 함께 이 사건 각 징계사유 모두에 관하여 사건의 개요, 관계 규정 및 판단기준, 감사 결과 확인된 문제점, 관계자들의 의견 및 검토 결과가 상세히 기재되어 있는 징계요구서를 발송한 사실, 참가인은 이를 확인하고 중앙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은 사실, 참가인은 징계처분장을 교부받은 이후 재심을 청구하여 개최된 원고의 경영인사위원회에도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가진 사실,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에 대한 구제를 신청한 뒤 초심 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서부터 이 사건 각 징계사유 5가지 모두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다툰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참가인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 모두가 상세히 기재된 징계요구서를 교부받아 어떤 비위내용이 문제되는지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보이고, 징계절차의 진행 과정에 비추어 해당 징계사유 모두가 이 사건 징계해고의 근거로 되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징계해고를 알리는 징계처분장에 징계사유가 축약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을 이유로 참가인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제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기술 및 연구개발 운영지침’은 원고에게 비용부담을 발생하게 하는 연구과제 변경에 관하여는 원고 내부의 실무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업단의 사업단장으로서의 독립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 직원의 지위도 인정되는 이상 참가인이 원고 내부 규정을 위반하여 예산 소모를 야기하는 협약 변경을 할 수는 없다. 참가인은 원고의 내부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진흥원과의 협약을 변경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초래하였으므로 제1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인정사실
이 사건 사업단이 수행을 맡은 C 연구과제는 다음과 같이 1개의 총괄과제, 5개의 핵심과제, 33개의 세부과제로 이루어져 있었다. 원고는 C 연구과제의 총괄기관으로서 사업에 참여한 여러 기관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한편, 제2 핵심과제 및 제4 핵심과제와 그 각 세부과제들을 직접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원고는 2008년 9월경 산하 조직 중 하나인 J연구원의 임시조직으로 이 사건 사업단을 신설하면서, 사업단장에게 사업단 과제 관련 제반 업무, 연구개발비 운용, 사무국의 인사 및 조직 운영의 각 사항에 관하여 사업단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의 운영방안을 수립하였다(을가 제4호증의 1).
진흥원(이전 명칭: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원고, 이 사건 사업단은 2010. 7. 8. ‘K 테스트베드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여 C 연구과제의 사업 범위, 사업비의 부담, 사업기간 등을 정하였다(갑 제5호증, 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
진흥원과 원고, 이 사건 사업단이 C 연구과제의 수행에 관하여 체결한 ‘국토교통연구개발사업 사업단 총괄 협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을나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총괄 협약’이라 한다).
C 연구과제 중 2-4 세부과제(D 압축기 개발)의 수행을 맡은 L 주식회사(이하 회사명을 기재할 때에는 최초 기재 외에는 ‘주식회사’ 부분을 생략한다)는 2015. 7. 22.경 해당 과제의 연구수행을 중도에 포기하였고, 이에 이 사건 사업단은 2016. 2. 1.경 L의 담당이었던 ‘압축기코어 구매’ 역무를 원고의 연구과제에 추가하는 것으로 협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신청을 하여 2016. 3. 14.경 진흥원의 승인을 받았다(갑 제9호증).
E 주식회사는 3-2 세부과제(D 건설 및 운영유지관리 기술 개발)를 맡아 수행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사업단은 2017. 4. 12.경 테스트베드의 설비 개선 및 정비 소요 등으로 인해 시운전 관련 비용이 증가하여 추가 연구비 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테스트베드 Train-2 시험운전 지원 및 자재구매’ 역무를 원고의 연구과제에 추가하는 것으로 협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신청을 하였고, 2017. 4. 28.경 진흥원의 승인을 받았다(갑 제10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10호증, 을가 제2, 4호증, 을나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3) 징계시효의 도과 여부 참가인은, 이 부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참가인의 협약 변경이 2016. 2. 1. 및 2017. 4. 12. 각 이루어졌는데 참가인에 대한 징계요구는 2021. 9. 23. 이루어졌으므로 원고 상벌규정 제31조 제1항에서 정한 징계시효 3년이 도과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에 대한 징계요구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단순히 참가인이 협약을 변경하는 행위를 한 것만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를 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협약 변경행위로 인하여 원고에 손해를 초래하였다는 것까지 징계사유로 삼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참가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이 그저 이미 종료된 비위행위의 영향이나 결과가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참가인의 협약변경으로 인해 원고는 2018. 12. 8.경까지 추가로 기술료를 납부하게 되었다고 보이므로, 그로부터 징계시효를 기산할 경우 3년의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았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협약 변경을 함에 있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 내부 실무위원회의 심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사업단이 원고 산하 조직인 J연구원의 조직으로 신설된 사실 및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단의 사업단장인 동시에 원고의 직원 지위도 겸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기는 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 사건 사업단은 원고로부터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별개의 조직으로 설립되었고, 사업단장에게는 사업단 과제 관련 제반 업무에 관한 독립적인 권한이 부여되었다. 이는 이 사건 사업단이 독립적인 주체로서 원고, 진흥원과 이 사건 협약 및 이 사건 총괄 협약을 체결한 당사자에 해당한다는 점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단의 사업단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원고 내부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는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사업단과 원고, 진흥원이 체결한 이 사건 협약 및 이 사건 총괄 협약 어디에서도 참가인이 사업단장으로서 과제의 변경 업무를 수행할 때 원고의 내부심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총괄 협약 제3조 제3항은 사업단장이 총괄기관인 원고로부터 업무와 책임에서 독립하여 사업단과제의 기획, 평가, 예산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까지 두고 있다. 참가인이 원고 직원의 지위를 겸하고 있다는 이유로 과제의 예산조정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원고 내부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은 위와 같이 이 사건 사업단 및 사업단장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이 사건 총괄 협약 등의 취지에 반한다.
이 사건 총괄 협약 제4조는 진흥원이 과제의 조정을 요구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및 사업단장이 이를 따라야 하고(제1항), 원고 및 사업단장이 과제 구성을 변경하는 등 기존의 계획에 중대한 변경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진흥원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2항), 제17조는 협약의 변경 권한이 진흥원에 있음을 다시금 명시하고 있다. 이 사건 사업단의 관리운영 기준(갑 제32호증) 제7조 역시 사업단장이 연구내용의 변경 및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제총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진흥원의 승인을 받아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내부 심의, 승인은 참가인이 협약을 변경함에 있어 준수하여야 할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은 두 차례 협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모두 진흥원의 승인을 받았으므로, 협약 변경에 관한 최종적인 권한을 가진 진흥원의 승인에 따라 이루어진 협약 변경에 어떠한 규정 위반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아울러 원고의 ‘기술 및 연구개발 운영지침’ 제28조, 제33조가 연구과제 및 협약의 변경에 있어 원고 실무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주체는 ‘연구수행부서장’인데, 이 사건 사업단의 사업단장에 해당하는 참가인이 원고의 ‘연구수행부서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참가인에게는 위 지침의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도 않는다.
제2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협약에 의하면 원고가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배관 및 유틸리티’는 설비나 시설로서 설치가 전제되는 유틸리티를 의미하는 것이지 ‘전기나 질소’ 등의 연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언상 명백하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부당하게 이를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였으므로, 제2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인정사실
진흥원, 원고, 이 사건 사업단이 2010. 7. 8. 체결한 이 사건 협약 중 C 연구과제의 사업비 부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E은 3-2 세부과제(D 건설 및 운영유지관리 기술 개발)를 맡아 수행하면서 2014년경 테스트베드 Train-1 시험운전을 완료하였다. 그러나 2017년경 Train-2 1차 시험운전은 LNG 누설로 중단되었고, 2018년경 Train-2 2차 시험운전은 주식회사 F이 제작한 D 열교환기의 결함으로 인해 실패하였다.
참가인은 2019. 9. 2. ‘C 테스트베드 3차 시험운진 추진(안)’을 작성하여 J연구원 및 원고 기술본부장의 결재를 받았는데(갑 제15호증), 해당 추진안에 첨부된 ‘시험운전 역무구분 및 예상 비용 내역’에는 원고가 ‘유틸리티 전기’, ‘유틸리티 질소’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고, 참가인이 2019. 10. 24. 작성한 ‘C 테스트베드 3차 시험운전 연구계획서’(갑 제31호증)에도 원고가 1억 8,000만 원 상당의 전기료 및 3,000만 원 상당의 질소구매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계상되어 있었다.
2014년경까지 이루어진 테스트베드 Train-1 시험운전 과정에서는 전기료를 원고가, 질소구매비용을 E이 각 부담하였으나, 2017년 10월경부터 2020년 11월경까지 이루어진 Train-2 1차, 2차, 3차 시험운전 과정에서는 전기료와 질소구매비용을 모두 원고가 부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15, 31호증, 을가 제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3) 징계시효의 도과 여부 참가인은 징계요구일인 2021. 9. 23.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2013. 1.경부터 2018. 9.경까지의 유틸리티 비용 부담행위는 징계시효가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계속적으로 행하여진 일련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의 기산점은 최종 행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대법원 1986. 1. 21. 선고 85누841 판결 취지 참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비용을 부담하게 하여 손해를 초래하였다는 것이 그 자체로 징계사유이지 참가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위 손해가 이미 종료된 비위행위의 영향이나 결과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내지 14, 20,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협약의 내용을 불리하게 오역하여 원고에게 유틸리티 비용을 전가함으로써 원고의 손해를 초래하였다는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전기료, 질소구매비용 등의 유틸리티 비용은 테스트베드 시험운전을 담당하는 E이 부담하여야 함이 명백한데도 참가인이 이를 의도적으로 오역하였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위 전기료, 질소구매비용은 테스트베드 시험운전을 위해 필요한 비용인 점,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1항 제1호가 테스트베드의 시험운전을 이 사건 사업단의 역할로 규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협약 [별표 1]의 ‘테스트베드 설비ᆞ시설 내역’ 및 [별표 2]의 ‘원고 부담의 설비ᆞ시설 내역’에는 전기, 질소와 관련된 사항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점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2항은 ‘[별표 2]의 설비 및 시설 내역 제공’(제1호) 외에도 ‘테스트베드의 건설ᆞ운영에 따른 기반시설 제공’(제2호) 역시 원고의 역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협약 [별표 2]에 전기, 질소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비용은 원고가 부담할 것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사건 협약 [별표 1]은 각종 배관과 같은 설비 외에도 전기, 질소와 유사하게 시험운전을 위한 자원의 성격을 갖는 ‘연료 가스’ 역시도 ‘유틸리티’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테스트베드 시험운전에 필요한 전기, 질소 관련 비용이 ‘테스트베드의 운영에 따른 기반시설’ 관련 비용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기, 질소의 비용부담 주체가 원고에 해당함이 규정의 내용만으로도 명백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원고가 전기, 질소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작성된 ‘C 테스트베드 3차 시험운진 추진(안)’ 및 ‘C 테스트베드 3차 시험운전 연구계획서’에 관하여는 모두 원고 J연구원 원장 및 원고 기술본부장 등의 결재가 있었으므로, 해당 비용부담은 원고 내부의 의사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지 참가인이 독단적으로 원고에게 비용을 전가하여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보다 앞서 2019. 8. 7. 이루어진 ‘테스트베드 재가동을 위한 비용준비 협력 회의’에서도 전기료와 질소 관련 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는 내용의 ‘3차 시운전 예상 투입비용’ 문서가 작성되었는데, 이에 관하여도 원고 임원들의 결재가 이루어졌다(갑 제20호증). 원고는 참가인이 테스트베드 시험운전의 주체가 원고인 것처럼 보고서를 꾸며 상위자의 결재를 편취하는 기망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이 작성한 보고서 등이 그러한 취지로 해석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의 상급자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별다른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이 2018. 12. 18.경 진흥원 관계자에게 ‘E이 건설 과정에서 시험운전비 이외로 편성된 운영비를 사용한 것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갑 제12호증)을 보낸 사실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유틸리티 비용의 사용과 관련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내용 자체만으로는 해당 이메일이 전기료, 질소구매비용의 부담 주체와 관련된 것이라고 해석되지는 않고, 달리 그렇게 보아야 할 마땅한 근거를 찾을 수도 없다.
제3, 4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제3 징계사유) 테스트베드 2차 시험운전 실패의 귀책사유가 원고에게 있지 않음은 명백한데도, 참가인은 원고가 총괄기관으로서 과제 실패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여 20억 원이 넘는 정부출연금이 환수될 수 있다는 취지의 허위 또는 과장된 보고를 함으로써, 결국 F이 부담하여야 할 시험운전비용 중 8억 3,000만 원을 원고가 추가로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므로, 제3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참가인(제4 징계사유) 3차 시험운전의 비용 분담 및 그 비용의 회수 또는 보전과 관련된 방안은 원고 J연구원의 원장과 F, E 등 당사자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고, 참가인은 이를 결정할 지위에 있지 않았다. 참가인은 원고 법무지원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원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약이 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였으므로, 참가인이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없어 제4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인정사실
E이 2018년경 시행한 Train-2 2차 시험운전은 F이 제작한 D 열교환기의 결함으로 인해 실패하였고, F은 열교환기를 다시 제작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걸리고 운영비용을 부담하기도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이에 참가인은 2018. 12. 6. ‘현 상태로 사업이 종료할 경우 대부분의 사업단 과제가 실패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많아 정부출연금 환수 및 유관기관과의 관계 악화 등 원고의 이미지 하락이 우려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당 과제의 수행기간을 연장하고 원고도 일부 비용을 분담할 당위성이 있다는 내용의 ‘C 테스트베드 후속업무 추진방안’을 작성하여 원고 J연구원 원장의 결재를 받았다(갑 제16호증).
참가인은 2019. 1. 9. ‘열교환기 결함으로 해당 과제가 불성실 실패로 판명될 경우 예상되는 정부출연금 환수액이 약 20억 4,000만 원이므로, 과제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연장하여 시행하되 총괄기관인 원고가 부족한 비용 일부를 과제 실패 시 예상되는 환수금액 내에서 부담한다’는 방안이 포함된 ‘이 사건 사업단 과제변경 추진안’을 작성하여 원고 기술본부장의 결재를 받았다(갑 제17호증).
위 2018. 12. 6. 자 및 2019. 1. 9. 자 각 보고서에 기재된 과제 종료 시의 예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위 각 보고 이후 이 사건 사업단과 원고, F 등은 협의를 계속한 끝에 2019. 8. 7. ‘C Test-bed 재가동 비용준비 협력 회의’에서 ‘장비유지보수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시험운전 비용을 원고가 투입하고, 원고가 투입한 현금은 F과의 협약을 통하여 기술개발투자비 형태로 회수한다’는 합의를 하였고(갑 제20호증), 이와 같은 내용이 반영된 ‘C 테스트베드 3차 시험운진 추진안’(갑 제15호증), ‘C 테스트베드 3차 시험운전 연구계획서’(갑 제31호증) 등이 작성되어 원고 내부의 결재가 마쳐졌다.
참가인은 2019. 12. 13. 위와 같이 원고가 시험운전 비용을 현금으로 일부 투자하는 내용으로 원고와 F 사이의 협약서 초안을 작성한 다음 2020. 1. 5. 원고의 법무지원부로부터 법률자문을 받았는데, 이는 ‘협약기간인 10년 이내에 C 기술사업으로 인한 매출액이 발생하지 않거나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하일 경우 원고가 투입한 비용의 회수가 곤란하므로 추가 회수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 참가인은 F과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협약의 기간 등을 조율한 뒤 일부 문구를 수정하였으나, 원고의 법무지원부는 2020. 3. 24. 재차 ‘협약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비용의 회수가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지급보증 또는 담보물권 설정 등의 추가 회수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참가인은 다시 F과 의견을 주고받은 다음 2020. 4. 9. ‘F의 매출이 발생하였으나 원고에게 6개월 이내에 매출의 5%에 상응하는 반환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에 대한 담보물권을 설정하거나 지급보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수정안을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0. 5. 21. F과 위와 같은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협약을 체결하였다(갑 제23호증).
원고는 2022. 5.경 참가인이 원고로 하여금 위와 같은 협약을 체결하게 한 것이 업무상배임에 해당한다며 참가인을 고발하였으나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2022. 12. 13.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이에 대해 항고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은 2023. 4. 5. ‘참가인이 F의 이익을 위하여 상급자에게 허위, 과장보고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추가부담비용 회수방안은 참가인이 단독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결정에 따른 것이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 내지 26호증, 을가 제6 내지 8호증, 을나 제4 내지 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3) 제3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허위, 과장 보고를 통해 원고가 F 대신 비용을 부담하도록 유도하였다는 제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참가인이 Train-2 2차 시험운전이 실패한 후 2018. 12. 6. 및 2019. 1. 9. 각 작성한 보고서에는 해당 과제의 진행 경과, 예상되는 문제점 및 향후의 추진방안 등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물론 위 각 보고서에는 시험운전의 실패로 과제가 종료될 경우 원고가 수행하는 총괄과제 및 2-1, 4-1 각 세부과제가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긴 했으나, 원고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예상 자체가 허위라거나 과장되었다고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 원고는 참가인이 2018. 12. 6. 자 보고서에서는 각 과제의 결과를 ‘실패가능’ 또는 ‘불확실’로 예상했으면서도 2019. 1. 9. 자 보고서에서는 모두 ‘실패’로 예상한 것 자체가 허위 또는 과장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최종 결과를 예상함에 있어 ‘실패가능’과 ‘실패’가 서로 다른 것이라고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업단장 지위에 있던 참가인이 자신의 고유한 판단에 근거하여 위와 같이 예상결과를 기재한 것이 곧바로 허위라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위 각 보고를 받아본 원고의 관계자들도 보고서 상으로 2차 시험운전의 실패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원고의 수행과제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해당 보고 내용에 관하여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고 결재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Train-2 2차 시험운전의 실패가 F이 제작한 열교환기의 결함에 기인한 것이기는 하나, 원고가 C 연구과제의 총괄기관이자 K 개발과 관련된 핵심과제 및 세부과제의 수행을 담당하는 기관이었음을 고려하면, 실제 귀책사유의 존부를 떠나 당시의 상황에서 과제가 최종적으로 실패하게 될 경우 원고가 정부출연금의 환수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고, 참가인이 예상되는 정부출연금 환수금액을 약 20억 원으로 특정한 것 자체가 허위 또는 과장된 보고에 해당된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도 없다. 나아가 참가인은 단순히 정부출연금의 환수만을 대비한 것이 아니라 자금 문제 등으로 C 연구과제가 최종적으로 실패로 귀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원고가 일부 비용을 분담해서라도 계속 연구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보이므로, 설령 예상되는 정부출연금 환수금액의 산정이 다소 적절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허위 및 과장된 보고로 원고의 비용 투입을 유도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이 2021년경 특정감사 과정에서 ‘원고가 약 20억 원의 사업비 전체를 반납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에 서명함으로써 스스로 과장 보고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확인서에 기재된 문구는 참가인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원고 측에서 직접 작성한 내용에 불과하고, 그 전체적인 취지 역시 참가인이 과장 보고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과제 실패로 평가될 경우 정부출연금의 회수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일 뿐이다.
원고는 참가인이 중소기업이 아니라 중견기업에 해당하는 F을 중소기업으로 분류하여 그에 대한 상생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기재한 것이 허위 또는 과장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해당 부분은 참가인이 작성한 보고서의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F이 중소기업인지는 관련 규정의 내용과 계열회사의 상황, 각 회사의 매출액 등을 모두 파악한 이후에야 알 수 있는 것이므로,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참가인이 이와 같은 정밀한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이 허위 또는 과장 보고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제4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충분한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않고 원고로 하여금 부실한 협약을 체결하게 함으로써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다는 제4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를 지적하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앞서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살펴본 바와 같이 위 협약 체결의 전제가 된 참가인의 3차 시험운전 비용부담 관련 보고가 허위라거나 과장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협약서의 초안을 마련하고 법무지원부의 검토를 받아 수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손해를 초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별다른 객관적인 자료가 확인되지는 않는다.
이 부분 징계사유의 핵심은 참가인이 충분한 채권회수조치를 취하도록 한 원고 법무지원부의 법률자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부실한 협약 내용을 마련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은 2차례에 걸쳐 법률자문을 받은 다음 이를 반영하기 위해 F과 협의를 계속하였고, 그 결과 ‘매출이 발생하였음에도 6개월 내에 일정 금액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그 금액에 대한 담보를 설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되는 등 원고에게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안이 마련되었다. 물론 그 수정안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확실하게 투입한 비용 전부를 회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협약은 F의 자금사정으로 인해 세부과제의 추가적인 수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C 연구과제 자체가 실패로 귀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된 것임을 고려하면, 완전하고도 충분한 채권회수 방안을 마련하라는 위 법률자문의 내용은 다소 현실성이 부족하고 만일 이를 고집하였을 경우 협약 체결 자체가 무산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인다. 참가인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담보설정에 관한 조항을 추가하여 협약 수정안을 마련한 것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원고의 이익에 일부나마 부합한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이와 반대로 참가인이 과실로라도 원고에게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무엇보다 해당 협약은 원고도 참여한 지속적인 회의 및 의견조율 끝에 원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근거하여 체결된 것이다. 설령 참가인이 충분한 채권회수 방안이 명시되지 않은 협약서의 내용을 마련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경영진이 그 내용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 실제로 협약의 체결까지 나아간 이상 참가인이 부당하게 원고에게 손해를 초래하는 비위사실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참가인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고 역시 기각되었다. 물론 형사상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곧바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참가
를 초래하였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무엇보다 해당 협약은 원고도 참여한 지속적인 회의 및 의견조율 끝에 원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근거하여 체결된 것이다. 설령 참가인이 충분한 채권회수 방안이 명시되지 않은 협약서의 내용을 마련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경영진이 그 내용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 실제로 협약의 체결까지 나아간 이상 참가인이 부당하게 원고에게 손해를 초래하는 비위사실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참가인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고 역시 기각되었다. 물론 형사상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곧바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참가인의 비위사실도 인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참가인이 독단적으로 원고의 비용 회수방안을 부실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원고 내부의 공식적인 결정에 따라 협약이 체결되었으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위 수사결과는 원고의 비위사실 유무에 대한 판단에도 충분히 참작할 만하다.
제5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참가인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전임자가 행정보조인력의 인건비를 직접비로 잘못 편성한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이를 그대로 따랐을 뿐이고, 이에 관하여는 징계시효도 이미 도과되었다. 또한, 정산 회수금 납부 재원의 마련 방안 및 납부 절차의 이행 방법에 관한 내부적인 검토 및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회수금 납부가 약 2주 정도 지연되었을 뿐이므로, 참가인이 회수금 납부를 불성실하게 지연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제5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8. 9.경 감사원으로부터 ‘전임 사업단장인 M은 2013. 1. 7. 단순 행정 지원 업무만 수행하는 사무국의 계약직원으로 G를 채용하였음에도 G를 연구원으로 등록하여 진흥원에 제출하였고, 참가인도 2014. 10. 8. 및 2015. 5. 1. 7차, 8차년도 총괄과제 연구개발계획서에 같은 방법으로 G를 참여연구원으로 등록하여 진흥원에 제출함으로써, G에게 지급한 외부인건비 및 연구수당 합계 176,998,258원 상당의 정부출연금을 부당하게 집행하였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진흥원 및 대한민국은 원고에게 위와 같이 부당하게 지급한 인건비 약 1억 7,000만 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대한민국이 승소판결을 받았고(대구지방법원 2019구합24536호), 원고는 2020. 11. 16. 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여 위 판결이 2020. 11. 17. 그대로 확정되었다.
참가인은 2020. 11. 20.경 R&D팀 직원으로부터 회수금의 납부 절차에 관하여 ‘진흥원에 납부 계좌 및 금액을 확인하고 내부적으로 회수금 납부를 하겠다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쪽지를 받고 그 무렵 진흥원에 납부 방법을 문의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하여 진흥원 담당자는 2020. 11. 25. 참가인에게 가상계좌의 번호를 알려주면서 해당 계좌로 회수금을 납부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한편, 진흥원은 2020. 11. 25. 원고에게 위 확정된 판결문 및 정산회수금 납부방법이 안내된 문서를 첨부하여 ‘사업관리시스템에 접속하여 2020. 12. 24.까지 판결문에 명시된 금액을 납부하여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2020. 12. 1. 진흥원 담당자에게 이 사건 사업단이 사용하지 않은 연구비가 남아있는데 이를 통하여 회수금 일부를 납부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문의하였으나, 진흥원 담당자는 2020. 12. 3. 미사용 연구비와 정산금의 회수는 서로 별개의 것이라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
참가인은 2020. 12. 10. 정산회수금 납부에 관하여 원고 부사장의 결재를 받았다. 참가인은 진흥원 담당자로부터 2020. 12. 14. ‘진흥원이 2020. 11. 25. 원고에게 보낸 공문에서 안내한 연구비 회수금 입금 방안은 기능이 구현되지 않았으므로 다시 안내하는 가상계좌로 입금을 하여달라’는 이메일을 받고 2020. 12. 15. 해당 가상계좌번호로 납부를 마쳤는데, 이에 따라 원고가 1,687,545원 상당의 지연손해금을 추가로 납부하게 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9호증, 을나 제13 내지 1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3) 회수금의 발생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이 사업단장으로서 행정 지원 업무만을 수행하는 직원을 연구원으로 등록하여 인건비 및 연구수당을 지급받게 한 행위는 정부출연금의 부당한 집행을 통해 원고에게 정산금 회수 의무를 발생시킨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이 전임 사업단장인 M의 행위를 그대로 따른 것이라거나 행정 업무에 다소 미흡함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참가인은 이 부분 비위사실은 연구계획서를 부적정하게 수립하여 제출한 2014. 10. 8. 및 2015. 5. 1. 성립하였고 G가 2017. 7. 31. 사직하여 더 이상 인건비가 지급되지도 않았으므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요구가 이루어진 2021. 9. 23. 이미 3년의 징계시효가 도과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부분 징계사유는 단순히 연구계획서를 부적정하게 수립하였다는 것만이 아니라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회수금 지급 의무를 발생시켰다는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이 주장하는 시점을 징계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을 수는 없고, 원고의 회수금 지급 의무 발생 시기를 고려하면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제5 징계사유 중 참가인이 외부인건비 및 연구수당을 부당 지급하여 원고에게 회수금 지급의무를 발생시켰다는 부분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 부분에 대한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회수금 납부 지연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판단 진흥원의 회수금 납부 요청 공문이 발송된 2020. 11. 25. 이후 약 3주가 지난 2020. 12. 15. 최종적으로 회수금 납부가 이루어짐으로써 원고에게 지연손해금이 추가로 발생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기는 하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1 참가인으로서는 원고가 직접 회수금 전액을 납부하는 대신 이 사건 사업단의 미사용 연구비로 회수금 일부를 정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고, 실제로 진흥원 담당자에게 이 사건 사업단의 미사용 연구비로 정산회수금의 납부가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보이는 점, 2 진흥원이 2020. 11. 25. 원고에게 발송한 공문에 안내된 회수금의 납부 방법과 진흥원 담당자가 참가인에게 이메일로 안내한 회수금 납부 방법이 서로 달라 참가인이 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성도 있었던 점, 3 참가인은 R&D팀으로부터 진흥원에 납부 방법을 문의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원고 내부의 보고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이를 그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약 3주 가까이 회수금의 납부를 지연하게 된 것에는 나름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고, 달리 참가인이 의도적으로 납부를 지연함으로써 원고에게 지연손해금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5 징계사유 중 참가인이 회수금 납부를 부당하게 지연하였다는 부분은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를 지적하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참조).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ᆞ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10호증, 을나 제2, 3,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해고에 관하여는 제5 징계사유 중 참가인이 연구개발비를 부당 지급하여 원고에게 회수금 반환 의무를 발생시켰다는 부분만이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나머지 대부분의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 점, 2 인정되는 위 징계사유 역시 참가인이 이전 사업단장과 동일하게 연구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으므로 참가인의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3 참가인은 사업단장으로서 C 연구과제를 성실히 수행하여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이는 점, 4 원고의 상벌규정은 재직기간 중 장관상이상 포상을 수여받은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제27조 제1항 제1호), 참가인은 C 연구과제의 수행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장관상을 수상한 사실이 있는 점 등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 참가인에게 더 이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현저하게 재량을 일탈ᆞ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절차의 하자가 있지는 않으나, 제5 징계사유 중 회수금 발생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고, 인정되는 위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일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에 관하여 이 법원과 판단을 달리하였으나,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한 초심판정을 그대로 유지한 결론에 있어서는 위법하지 않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