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6. 20. 선고 2022구합8777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C생 여자,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0. 10.경부터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관리팀장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18. 12. 20. 산발형 근위축측삭경화증(일명 ‘루게릭병’, 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2022. 2. 5. 사망하였다.

나.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2. 9. 8. ‘망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고(이하 ’제1 처분사유‘라 한다),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이하 ’제2 처분사유‘라 한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제1 처분사유에 관하여, ① 망인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받았으며 4대 보험에 가입된 상태를 유지하여 온 점, ② 망인은 출퇴근시간, 근무시간, 근무장소가 정해져 있었고 관리팀장의 지위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지시ㆍ감독 하에 근무한 점, ③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된 것은 법령상 요건을 갖추기 위하여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진 것이고, 망인이 이 사건 회사 주식을 일부 보유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원고의 지분 일부를 명의신탁 받은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인 원고의 배우자이기는 하나 공동사업주가 아니라 이 사건 회사에 사용ㆍ종속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2)

제2 처분사유에 관하여, 망인은 장기간 세제 실험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납ㆍ유기용제 등의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이하 ‘이 사건 역학조사’라 한다) 결과는 망인의 주요 근무장소인 서산 생산공장 연구실, 안산 소재 작업실, 대형 세척기기 등이 설치된 민원 응대 현장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은 작업환경측정보고에 기초하여 한계가 존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나.

제1 처분사유의 존부(망인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0 내지 13호증, 을 제5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망인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1 처분사유는 인정되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회사의 사업주는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이고, 망인은 원고와 생계를 같이 하며 동거하고 있었다.

나)

망인은 2009. 2. 25.부터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었고, 주식을 일부 보유하였다. 아래에서 살펴보는 망인의 포괄적인 업무 내용에 비추어 보면 단순히 형식상만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주주명부의 주주명의가 신탁된 것이고 그 명의차용인으로서 실질상의 주주가 따로 있음을 주장하려면 그러한 명의신탁관계를 주장하는 측에서 명의차용사실을 입증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7755 판결 등 참조), 망인이 실질상 주주가 아니고 원고가 망인에게 주주명의를 신탁한 것일 뿐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한편 망인은 ‘D’과 ‘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이는 이 사건 회사의 영업을 위하여 활용되었다.

다)

망인은 관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제품 구매부터 신제품 개발, 원가 협의, 고객응대, 자동세제공급장치 제작 등 이 사건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수행하였다. 망인은 근로계약서에서 정해진 근무시간과 장소에서 매일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안산 사무실과 서산 생산공장을 오가면서 서산 기숙사를 이용하거나 고객사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불규칙하였다. 따라서 망인이 시간적․장소적 구속을 받으며 사업주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망인이 고정급을 지급받고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는지, 4대 보험에 가입하였는지 등은 사업주인 원고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으로 망인의 근로자성 인정에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없다. 더군다나 이 사건 회사는 2020. 5. 12. 피고에게 ‘사업주 배우자로 인한 가입 취소’를 사유로 고용ㆍ산재보험에 대하여 피보험자ㆍ고용정보내역 취소를 신청하였으며, 그에 따라 가입취소 처리되어 2017년부터 납부한 보험료를 반환받기도 하였다.

3)

소결론

행정처분에 있어 수개의 처분사유 중 일부가 적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처분사유로써 그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1997. 5. 9. 선고 96누1184 판결, 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두1264 판결 등 참조),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제1처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제2 처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

제2 처분사유의 존부(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나, 설령 망인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내지 악화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제2 처분사유도 인정되고,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1)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에 따른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상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료과오가 개입하거나 약제나 치료방법의 부작용으로 인하여 새로운 상병이 발생한 경우에도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면 새로운 상병 역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여기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현대의학상 질병의 발생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고, 그 증명책임은 여전히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6두10580, 2006두10597(병합) 판결,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두3501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망인의 업무 내용 및 작업 환경<1>

(1)

업무 내용

○

망인의 직책: 관리팀장

○

망인의 담당 업무

-

세척 용제의 원료 구매, 수입검사, 원가 협의

-

세척기용 자동세제공급장치 납땜 및 접착작업(안산 사무실, 매일 1~2시간) - 신제품 연구개발 및 실험(서산 생산공장 연구실, 주 2~3회 / 3~4시간)

-

민원 처리를 위한 실험 및 고객사 방문

○

망인은 안산 사무실에서 자동세제공급장치를 제작하였고, 납땜 및 본드를 이용하여 접착작업을 수행함. 장소는 약 2평 크기였고, 내부는 납땜 장비들이 밀집되어 있음. 완전히 밀폐된 공간은 아니었으나 국소배기장치는 없었고, 창문이 있었으나 창문형 에어컨으로 인해 자연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음.

○

망인은 서산 생산공장의 연구실에서 제품 관련 실험을 진행하였음. 장소는 약 4평 크기였고, 내부에는 이 사건 회사에서 개발해 온 여러 제품들와 제품원료들이 보관되어 있음. 창문이 있었으나 별도의 개폐가 불가능하였고 국소배기장치가 설치되어 있었음.

(2)

작업환경에 대한 노출평가 결과

○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된 직업적 유해인자로는 농약, 유기용제, 납, 셀레늄, 전자기파 등이 있음. 이 중 망인이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물질은 납과 유기용제로, 약 20년간 자연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곳에서 납땜 및 세제 실험 작업을 수행하면서 누적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

망인의 당시 근무환경 및 업무와 비슷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장에서의 납 노출에 대한 문헌을 참고하여 망인의 납 노출 수준을 유추하면, 납땜 작업 시대기 중 납 노출의 가능성은 있으나 그러한 납 노출이 실제 혈중 납 농도가 증가하는 등의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망인은 납땜 과정에서, 그리고 세제제품 관련 실험을 하면서 유기용제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

납 노출의 경우, 노출 시간을 고려하여 노출 빈도는 낮음으로 평가되고, 일일 노출 시간도 적고, 대량생산방식이 아니므로 노출 강도는 낮음으로 평가됨. 유기용제의 경우, 망인이 유기용제 자체에 노출된 바는 많지 않으므로 노출 빈도와 노출 강도는 모두 낮음으로 평가됨.

나)

망인의 건강상태

(1)

건강검진내역

○

2011년: 당뇨, 비만관리, 간질환 의심

○

2012년: 비만, 혈압 관리, 당뇨질환, 간질환, 이상지질혈증 의심

○

2013년: 당뇨, 비만관리, 간질환 의심, 단백뇨

○

2014년: 고지혈증, 당뇨 관리, 식이운동치료 권고, 간질환 의심

○

2015년: 당뇨, 비만관리, 간질환, 이상지질혈증 의심

(2)

과거력: 당뇨, 그레이브즈병, 고지혈증, 골다공증

다)

의학적 소견

(1)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 회신

(2)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결과(2022. 6. 24.)

(3)

진료기록 감정결과1(F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근위축성측상경화증의 발병원인은 불명이나 가족력 및 유전자 변이, 바이러스 감

(4)

진료기록 감정결과2(G협회 의료감정원 신경과)

○

산발형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은 유전적 요인이 없는 경우로 정확한 발병원인은 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내지 11호증,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 G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법원의 신경과 감정의 소견을 참고하면, 이 사건 상병의 정확한 발병요인은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흡연, 납 등 중금속, 유기용제 노출 등 잠재적인 위험인자들에 대한 가설이 제시되고 있는 수준이다. 이 법원의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 소견도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원인은 불명이나 유해물질의 직업, 환경적 노출에 의해 발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입장으로, 막연하게 업무상 노출된 화학물질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나)

이 사건 상병이 납 또는 유기용제 노출과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논문들이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납 등의 중금속과 이 사건 상병 발병 간의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다는 최근의 연구가 있는 점, 유기용제와 이 사건 상병발병 간의 관련성 역시 명확하지 않고 여성의 경우 더욱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제한된 연구결과만으로 납, 유기용제 등 유해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내지 악화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비교적 밀폐된 공간에서 특별한 보호 장비 없이 납땜, 세제제품 실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납과 유기용제 등의 유해물질에 어느 정도 노출되었을 여지가 있기는 하나, ① 이 사건 역학조사 결과 납의 경우 노출시간이 적고 대량생산방식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노출 빈도, 강도, 과거 노출수준 평가가 모두 ‘낮음’ 수준, 즉 실제로 혈중 납 농도가 증가하는 등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된 점, ② 유기용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노출 빈도, 강도, 과거 노출수준 평가가 모두 ‘낮음’ 수준으로 평가되었고, 이 사건 상병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종류의 유기용제에 노출되었다고 볼 근거 역시 부족한 점, ③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들은 공통적으로 납과 유기용제 등의 노출 수준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을 직접 유발하였을 가능성은 낮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한 점, ④ 작업환경측정 결과에 의하면 수산화나트륨, 기타분진 등 다른 유해요인에 대한 측정결과가 모두 법정 노출기준 미만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연관되는 유해물질에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다만,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이 사건 역학조사 당시 망인의 작업공정(연구실, 작업실 등)을 대상으로 작업환경측정이 시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그 조사가 다소 불충분하다고 보이는 점은 있으나, 이를 망인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하여 보더라도, 역학조사 결과의 일부 불완전성이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연결해주는 적극적 근거가 될 수 없음은 그 자체로 분명하다. 망인의 업무가 이루어진 관련 유해물질 노출 장소의 구체적 특정, 해당 장소에서 유해물질이 노출되었다는 점에 관한 상당한 정도의 근거 및 가능성, 유의미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노출 시간 등 업무적 표지에 관한 원고의 최소한의 증명이 있고,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어느 정도의 의학적 견해를 기반으로 그 업무와의 개연성이 연관된다는 조건 하에 위와 같은 역학조사 결과의 불완전성이 하나의 간접사실로서 완벽히 증명하기 어려운 인과관계의 일부 간극을 메울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최소한의 증명 및 상당인과관계의 개연성이 여전히 부족한 이 사건에 있어서 그와 같은 역학조사 결과의 일부 문제점만으로 피고의 주된 판단 근거가 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를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