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1. 21. 선고 2023구단41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주식회사 B에 소속되어 통·번역사로 일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0. 3. 30. '2015. 12.경부터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 및 성희롱을 당하였고, 문제를 제기하자 퇴직 종용 및 직장 내 괴롭힘, 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하여 공황장애 및 외상후 스트레스로 고통받았다'는 이유로 최초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신청상병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하여 요양승인을 받아 2020. 3. 30.부터 2022. 7. 4.까지 요양하였다.

다.

원고는 2022. 6. 20.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진단받고 2022. 7. 4. 피고에게 장해등급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22. 8. 26. 원고에게 제14급 제10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9, 1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장기간 통·번역사로 일하여 왔고, 해당 분야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하여 발병한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해리와 인지기능 장애 등으로 인하여 순간적인 기억능력과 고도의 인지능력이 필요한 통·번역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의 통·번역사로서의 노동능력 상실 정도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제14급 제10호(신체 일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로 장해등급을 결정하였는바, 이는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 내지 3, 13, 4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C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14급 제10호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이 법원의 감정의는 '신체 감정에서 진행된 신경심리검사 결과 전반적인 인지 기능은 정상 범위이고, 기억검사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행을 보였다. 병동 내 관찰 및 면담 과정에서도 주의집중력과 기억력에 뚜렷한 저하는 관찰되지 않았고, 임상적으로 유의한 인지 저하가 보이지 않았다. 원고의 임상 경과는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주요 증상들은 점차 호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정서적 불안정성, 주관적인 인지 저하 및 특정 상황에 대한 회피 반응 등의 증상이 부분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밝혔고, '전반적인 일상생활 및 평균 수준의 직업 기능은 유지되고 있어 노동능력상실률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원고는 2025. 7. 8.부터 2025. 7. 21.까지 14일 동안 입원한 상태에서 신체감정에 임하면서 의도적인 왜곡 없이 면담, 검사 등에 성실하게 응하였고, 감정의는 감정의를 비롯한 의료 관계자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원고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관찰한 결과에 원고에 대한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의학적 소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2)

원고의 주치의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무렵인 2025. 9. 16.경 원고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밝히면서, '간헐적 해리 및 기억상실, 인지기능장애, 통상적인 사회생활 적응 장애, 회피,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을 나타내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남성에 대한 극심한 회피, 공포, 과도각성, 불면 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원고는 5년 이상 원고를 진료하였던 주치의의 소견을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보다 신뢰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2020. 3. 31.부터 통원치료 형식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주치의의 진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주치의는 외래진료 과정에서 원고가 호소하는 증상들을 기반으로 진단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일상생활에서의 인지기능과 실제 원고에게서 관찰되는 인지기능 사이에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감정의 역시 원고에게 지속적인 우울감, 무기력감, 무망감, 과민성 등의 정동 불안정성, 불안감 및 신체적 증상, 과거 사건을 연상시키는 상황에 대한 회피반응 등이 관찰된다는 소견을 밝혔고, 다만 관련 검사 결과를 종합할 때 원고에 대한 소견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특이적인 소견보다는 전반적인 정동불안정성 및 취약성, 성격적 소인에 의한 증상으로 이해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부합하는 일관된 양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았을 뿐이다.

특히 원고의 전반적인 일상생활 및 작업 기능에 관한 견해는 외래 진료 시간에만 원고를 대면하였던 주치의에 비하여, 감정의를 비롯한 감정병원의 의료진이 원고가 병원에 입원하여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원고의 일상생활 및 작업 기능을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 상의 장해등급은 개별적, 구체적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간을 나누어 장해등급과 신체장해의 사유를 정하고 여기에 따라 일률적으로 노동능력상실률을 의제하고 있는바, 이는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한 목적(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조 참조)에 의한 것이고,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 등을 고려할 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장해등급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특정 상황(원고의 경우 남성이 주변에 존재하는 상황)이나 특정 직업군에 한정하여 노동능력상실 정도를 다르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