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배우자인 B(C생)은 1977. 7. 5.부터 1991. 5. 29.까지 주식회사 D에서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다.
B은 1994. 12. 26. 진폐 정밀진단결과 '진폐병형: 제1형(1/1), 심폐기능: 정상(F0), 합병증: 활동성 폐결핵(tba)'으로 진단받고, 진폐장해등급 제13급이 신설된<1> 2003. 7. 1.을 기준으로 장해등급 제13급을 부여받았다.
B은 요양판정을 받아 요양하던 중인 2021. 11. 24. 사망하였는데(이하 B을'고인'이라고 한다), 사망진단서상 직접 사인은 심폐기능 정지이고 그 원인은 폐렴이다.
원고는 고인의 요양 중 실시된 2020. 9. 18.자 심폐기능검사(이하 '이 사건 검사'라고 한다) 결과 심폐기능이 경도장해(F1)로 확인되므로 고인의 진폐장해등급이 기존 제13급에서 제7급으로 상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22. 2. 17. 피고에게 장해등급상향 및 그에 따른 미지급 보험급여(장해급여), 장해위로금 차액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검사 결과의 신뢰도가 부족하여 고인의 장해등급이 변동될 사유가 없다.'라는 이유로, 2022. 10. 13. 원고에게 미지급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 및 미지급장해위로금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고인이 뇌경색후유증으로 인한 와상, 중증치매로 인한 전신상태 악화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한 폐렴으로 사망하여 유족급여 및 장례비 청구에 대하여 불승인 결정이 내려진 바 있고, 고인의 심폐기능이 1년 사이에 급격하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난 검사[2020. 6. 12. 검사에서 정상수치(F0), 2021. 6. 10. 사망 전 마지막 검사에서 경도장해(F1)]를 안정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검사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그 구체적인 사유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검사에서 경도장해(F1)가 확인되었으므로, 피고는 고인의 장해등급을 7급으로 상향하고 그에 따른 미지급 장해급여 및 위로금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리
분진작업에 종사한 근로자가 진폐와 그 합병증 및 그 밖에 진폐와 관련된 사유로폐기능에 장해가 남았음을 이유로 진폐장해등급 판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진폐와 합병증 등과 폐기능 장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두55292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상당인과관계의 측면에서 볼 때, 진폐장해등급은 근로자의 폐기능에 영향을 미칠 만한 다른 급성 및 중대 질환이 없는 안정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흉부 영상과 폐기능검사 결과에 근거하여 판정하여야 한다.<2>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협회 의료감정원[호흡기
내과(폐질환)]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및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의 진폐증과 이 사건 검사에서 나타난 심폐기능정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할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고인은 2019. 1. 1.경 뇌경색이 발병하여 2019. 5. 1.까지 뇌경색 치료를 받았고, 이 사건 검사 무렵 치매, 만성기관지염, 폐렴 등의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대퇴골 수술을 받은 후 거동이 제한되었다. 이 사건 검사 당시의 고인의 건강상태, 기저질환, 이 사건 검사가 시행된 목적과 경위 등을 고려하면, 고인의 전신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검사를 시행하였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쁘게 측정되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인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7. 3. 10.부터 2018. 6. 14.까지 폐기능이 정상(F0)으로 나타났다. 그 후 2018. 9. 7.과 2018. 12. 14. 검사에서 경미한 장해(F1/2) 상태로 측정되었다가 2019. 3. 8.부터 2019. 9. 6.까지 폐기능이 정상(F0)으로 나타났고,2019. 12. 6.과 2020. 3. 9. 검사에서 경미한 장해(F1/2) 상태로 측정되었다가 2020. 6. 12. 검사에서 폐기능이 다시 정상(F0)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2020. 9. 18. 이 사건 검사를 실시하였을 때부터 경도장해(F1) 상태로 측정되어 고인의 폐기능이 급격하게 악화된 양상을 보였다. 검사를 통해 나타난 심폐기능의 갑작스러운 악화는 진폐증에 의한 결과라기보다 고인의 기저질환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 법원 감정의는 2021. 1. 5. 시행된 흉부 X선 검사 결과와 이전 검사 결과를 비교 · 판독한 후 중대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에 근거하여 '고인의 폐기능 악화는 진폐증 자체보다는 뇌경색, 치매, 거동 제한 등의 전신 상태 악화와 동반된 만성기관지염, 고인의 사망 원인이 되었던 폐렴의 반복 등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더 높다.', '폐기능 감소가 진폐증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비합리적이라는 등의 사정을 찾을 수 없다[감정의가 한 '진폐증이 고인의 폐기능 감소에 악영향을 주었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진폐증이 뇌경색, 치매, 만성기관지염, 폐렴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심폐기능의 악화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진폐증이 폐기능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통상적 · 이론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일 뿐이다. 이론적 가능성에만 근거하여 고인의 진폐증 역시 폐기능 악화에 유력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각주1) 2003. 7. 1. 노동부령 제193호로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57조, [별표 제5호] '진폐근로자에 대한 요양기준·폐질등급기준 및 장해등급기준' 중 '4. 장해등급기준' 참조
각주2) 진폐증은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렵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진폐증에 대하여는 다른 일반 상병의 경우와는 달리 진폐증에 대한 치료를 받아 진폐증이 완치되거나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참조). 그러나 이는 진폐 자체에 대한 완치나 증상 고정 여부를 요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진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이 정한 장해등급 기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인 심폐기능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환자의 심신 상태나 일시적인 질환에 따라 변화가 큰 심폐기능의 특성을 고려하여 평상시의 심폐기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급성질환이나 일시적인 합병증이 있는 경우 회복 이후 안정된 상태에서 심폐기능을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고인의 진폐증과 폐기능 장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져볼 필요없이 이 사건 검사 결과만으로 바로 고인의 진폐장해등급을 상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률상 주장을 하면서 든 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의 법리는 이 사건에서 그대로 원용되기에 적절하지 않고, 달리 원고가 한 위 주장이 타당하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