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인정한 기초사실
소외 망 B은 1964.경부터 여러 광업소를 전전하며 광부로 근무하다가 1982. 4. 10. 강원 명주군 옥계면 낙풍리에 있는 주식회사 C에서 낙반사고를 당하여 머리와 팔 등을 심하게 다쳐 강릉시에 있는 D의원, E병원, F병원 등에서 요양을 받다가 1990. 11. 7. 치료를 종결하고 그 무렵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1995. 4. 15. 대통령령 제14628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1]의 3급 3호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일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장해보상연금 4년 선급분 금 17,785,990원을 지급받았다.
위 망인은 위 요양 중인 1985. 5.경 근로복지공사 G센터에서 흉부 X선 검사와 심폐기능검사 등을 받은 결과 진폐증이라는 임상진단을 받아 진폐증에 대하여 요양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위 망인이 위와 같이 정신이상 등에 대하여 요양 중이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진폐증 판정을 보류하였고, 위 망인은 위 치료종결 후인 1991. 5. 17. 위 규폐센터에서 다시 진폐증이라는 임상진단을 받아 진폐증에 대하여 재차 요양신청을 하여 1991. 7. 1.부터 같은 달 6.까지 근로복지공사 H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피고는 이를 토대로 하여 위 망인에 대하여 진폐증의 판정기준에 관한 노동부 예규 제183호에 의하여서는 장해급여의 지급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경미한 '진폐의증(0/1)'이라고 판정하였고, 결국 위 망인은 내내 진폐증에 대하여는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1992. 4. 18. 폐기능부전증으로 사망하였으며, 위 망인의 아내인 원고는 1992. 5. 14. 위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장해보상연금 차액 금 2,197,30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1992. 5. 23. 위 망인이 진폐증으로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기각하자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를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993. 6. 10.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상고하여 1994. 1. 14. 대법원의 파기환송판결을 받아 같은 해 9. 2. 서울고등법원에서 위 망인의 폐기능부전증의 원인이 진폐증이라고 추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승소판결을 받았으며 이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어 원고는 같은 해 10. 15. 유족보상일시금 40,748,330원 및 장의비금 3,761,38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1996. 4. 6. 위 망인의 진폐증으로 인한 장해에 대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하여 줄 것을 피고에게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25. 장해판정기준 미달이라는 이유로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와 같은 인정사실을 기초로 하여 나아가, 장해급여란 치료를 계속하여도 효과가 없어서 치료를 종결하고 장해가 고정되었을 때 지급하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망인은 진폐증에 대한 치료를 받은 바 없이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가다가 진폐증으로 인하여 폐기능부전이 발생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인할 수 있을 뿐이고 진폐증에 대한 치료를 종결하고 진폐증으로 인한 장해가 고정되었던 것이 아니며, 위 망인이 사망 직전에 심폐기능이 약하여졌을 것으로 보여지기는 하지만 이것은 진폐증의 진행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신체상태가 악화되어 가는 과정 중의 한 증세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는 이유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받은 원고가 위 망인의 위 한 증세만을 떼어내어 별도로 장해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38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상병보상연금을 제외한다)는 근로기준법 제81조 내지 제83조, 제85조 및 제86조에 규정된 재해보상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 보험급여를 받을 자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중 장해급여에 대응하는 근로기준법상 장해보상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83조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려 완치 후 신체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장해정도에 따라 평균임금에 별표에 정한 일수를 곱하여 얻은 금액의 장해보상을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법에 의한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려 완치 후 신체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또한 법 시행규칙 제2조 제5호는 '치유'라 함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법 시행규칙 제16조 제1항은 공단은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이 계속 치료를 하더라도 의학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른 경우에는 당해 근로자의 치료를 종결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법 시행규칙 제40조 제10항 본문은 장해등급의 판정은 요양이 종료된 때에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서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더라도 법에 의한 장해급여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려 완치 후 신체에 장해가 있는 경우', 즉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때에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법 제42조 제1항은 "장해급여는 장해등급에 따라 [별표1]에 의한 장해보상연금 또는 장해보상일시금으로 하되, 그 장해등급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시행령 제31조는 제1항은 "법 제4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장해급여를 행할 신체장해등급기준은 [별표2]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별표2] 신체장해등급표에서 제1급부터 제14급까지의 신체장해등급을 정하고 있으면서도 [별표2]에서 진폐에 관한 신체장해등급을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한편 법 시행규칙은 제2조 제3호에서 '진폐증'이라 함은 분진을 흡입함으로써 폐장 내에 병적 변화를 가져오는 질병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45조 내지 제59조에서 진폐증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 진폐증으로 인한 각종 보험급여의 지급절차와 기준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장해급여에 관한 규정을 보면, 법 시행규칙 제45조는 근로자가 분진이 비산되는 작업에 종사하면서 분진을 흡입함으로써 진폐증에 이환된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법 시행규칙 제57조는 진폐근로자에 대한 요양기준·폐질등급기준 및 장해등급기준은 [별표5]와 같다고 규정하고, 그에 따라 법 시행규칙 [별표5]는 1. 병형·환기기능 및 심폐기능장해의 판정기준에서 병형의 판정에 관하여 진폐증의 이환 여부와 진행도는 엑스선 사진을 판독하여 결정하되, 법 시행규칙 제5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진폐심사협의회의 심사 또는 진폐의예방과진폐근로자의보호등에관한법률(법 시행규칙 [별표5]는 진폐근로자보호법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제6조의 규정에 의한 진폐심사의의 자문을 거쳐 판정하고, 엑스선 사진판독은 국제노동기구(ILO u/c)의 진폐증 엑스선 사진 정밀분류법에 의하고, 진폐증의 병형은 소원형, 소불규칙음영, 대음영의 존부 및 개수, 밀도 등을 기준으로 하여 의증(0/1), 1형(1/0, 1/1, 1/2), 2형(2/1, 2/2, 2/3), 3형(3/2, 3/3, 3/+), 4형(A, B, C)으로 나누고, 또한 법 시행규칙 [별표5]의 1.은 환기기능의 판정에 관하여는 %폐활량을 80% 이상과 미만을 기준으로 각각 정상과 경미 이상의 침습으로 구분하도록 규정하고, 심폐기능의 장해판정에 관하여는 환기기능이 55% 이상 제한되고, 안정시 대화나 옷을 입을 정도로도 호흡곤란이 있어 심폐기능의 장해정도가 70% 이상인 자를 '고도장해'로, 환기기능이 45% 이상 제한되고, 50미터 이상 걸으면 호흡곤란이 있어 심폐기능의 장해정도가 50%이상인 자를 '중등도 장해'로, 환기기능이 30% 이상 제한되고, 평지에서 1키로미터이상을 건강한 사람과 같이 걸어갈 수 없는 상태의 호흡곤란이 있어 심폐기능의 장해정도가 40% 이상인 자를 '경도장해'로, 환기기능이 20% 이상 제한되고, 건강한 사람과 같은 정도로 걸을 수 있으나 언덕이나 계단의 경우에는 연령이 같은 건강한 사람과 같이 올라갈 수 없을 정도의 호흡곤란이 있어 심폐기능장해가 20%이상인 자를 '경미장해'로 각 규정하고, 나아가 법 시행규칙 [별표5]의 4. 장해등급기준은 다음과 같이 진폐로 인한 환기기능과 심폐기능의 장해 판정 및 병형을 기준으로 하여 진폐로 인한 신체장해등급을 법 시행령 [별표2] 신체장해등급표의 1급, 3급, 5급, 7급, 9급, 11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위의 고도장해(F3)인 경우는 1급, 중등도장해(F2)인 경우는 3급, 경도장해(F1) 중 진폐증 병형이 4형으로 판정된 자의 경우는 5급, 경도장해(F1)중 진폐증 병형이 1·2·3형으로 판정된 자의 경우는 7급, 경미장해(F½) 중 진폐증 병형이 3·4형으로 판정된 자의 경우는 9급, 경미장해(F½) 중 진폐증 병형이 1·2형으로 판정된 자 또는 심폐기능장해가 없는 자(Fo)로서 진폐증 병형이 2형 이상으로 판정된 자의 경우는 11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도록 되어 있다.
또 다른 한편 법 시행규칙 제47조 내지 제52조는 진폐증으로 인하여 요양을 받고자 하는 자는 공단에 요양신청서를 제출하여 진폐정밀진단의료기관의 정밀진단을 거쳐 진폐심사협의회의 요양대상여부 및 장해판정을 받도록 규정하고, 그와 함께 법 시행규칙 제53조는 진폐의예방과진폐근로자의보호등에관한 법률(이하 '진폐근로자보호법'이라 한다) 제17조 및 제18조의 규정에 의한 진폐관리구분판정 및 재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을 통지받은 진폐근로자는 법 시행규칙 제47조 내지 제52조의 규정에 의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도 법 제40조 및 법 제42조의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 즉 요양급여와 장해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 경우 진폐근로자보호법 제17조 또는 제18조의 규정에 의한 진폐관리구분판정 또는 재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은 이를 법 시행규칙 제5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진폐판정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 시행규칙 [별표5]의 2, 요양기준은 다음과 같은 네가지 경우에 요양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진폐증의 합병증 또는 속발중[폐결핵·결핵성 흉막염·속발성 기흉·속발성 기관지염·속발성 기관지확장증·폐기종(심폐기능 경도장해 이상)·폐성심]이 있어 의학적으로 요양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진폐증으로 진단된 자로서 고도의 심폐기능장해가 있어 의학적으로 요양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진폐증의 병형이 제4형이고 대음영의 크기가 1측(側) 폐야에 2분의 1을 넘어 병발중 감염의 예방 기타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진폐의증(0/1)인 자로서 폐결핵이 합병되어 요양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이에 의하면 위 가목과 라목의 경우는 진폐증의 병형과 환기기능 및 심폐기능의 장해 정도에 관계 없이 특정한 합병증의 존재를 요건으로 하여 요양급여를 지급하는 것이고, 나목과 다목의 경우는 진폐증 자체가 병형 4형 또는 고도장해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하여 요양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서 법 시행규칙 [별표5] 4. 장해등급기준 중 1급, 5급과 9급 중 병형이 4형인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지만, 3급과 7급, 9급 중 병형이 3형인 경우, 11급인 경우는 요양급여의 지급기준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진폐증의 경우에는 요양급여를 받지 아니하고도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진폐증은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렵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28780 판결 참조). 위에서 든 진폐증에 대한 장해급여와 관련된 법과 법 시행규칙의 여러 규정들을 살펴보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은 진폐증의 위와 같은 특성을 고려하여, 진폐증에 대하여는 다른 일반 상병의 경우와는 달리 진폐증이 법 시행규칙 [별표5]의 4. 장해등급기준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반드시 진폐증에 대한 치료를 받아 진폐증이 완치되거나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진폐증에 걸린 근로자의 복지를 증진하도록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판시와 같이 위 망인의 진폐증에 대하여 치료가 종결되고, 진폐증으로 인한 장해가 고정되었던 것이 아니며, 위 망인이 사망 직전에 심폐기능이 약하여졌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진폐증의 진행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신체상태가 악화되어 가는 과정 중의 한 중세에 불과하다는 이유만을 들어,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는 이유로 법에 의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받은 원고가 위 망인의 위 한 증세만을 따로 떼어내어 별도로 장해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고 만 것은 법 시행규칙이 정하는 진폐증에 대한 장해급여 지급요건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그러나 더 나아가 이 사건 기록에 현출되어 있는 위 망인의 진폐증과 관련된 자료들을 기초로 하여 위 망인의 사망 전에 위 망인의 진폐증이 법 시행규칙 [별표5]의 4. 장해등급기준의 어느 장해등급(만약 그 장해등급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없다면 장해등급의 범위 만이라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위 망인에 대한 1991년의 진폐정밀진단결과 내려진 판정은 진폐의증(병형 0/1)이라는 것이고, 기록상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그 판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볼 자료가 없으며, 진폐증의 병형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호전될 수는 없음에 비추어 보면 1985년의 진폐정밀진단결과 위 망인이 진폐의증(병형 0/1)보다 더 무거운 병형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법 시행규칙 [별표 5]의 4. 장해등급기준에 의하면 진폐의증(병형 0/1)인 경우에는 가장 낮은 장해등급인 11급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이고, 달리 위 망인이 사망하기 전의 병형이나 환기기능 및 심폐기능의 장해 정도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보이므로 위 망인의 진폐증에 대하여는 그 병형과 환기기능 및 심폐기능의 장해정도가 장해급여 지급기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정할 수 없어 장해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 할 것이고, 결국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은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원심이 범한 위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6. 22.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임수(주심) 신성택 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