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15. 3. 12. C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양육비 관련 상담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 3. 23. 무기계약직 전환심사에서 탈락하였으나, 이후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통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라고 인정되어 2018.12.경 복직하였다.
원고는 2019. 2. 9. '불안, 우울을 동반한 적응장애'(이하 '이 사건 승인 상병'이라 한다) 및 '주요 우울병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단일 에피소드'(이하 '이 사건 불승인 상병'이라 한다)를 진단받고, 2020. 4. 16. 피고에게 요양급여 신청(이하 '이 사건 최초 요양급여 신청'이라 한다)을 하여 2020. 11. 5. 피고로부터 이 사건 승인 상병에 대하여만 요양을 승인하고, 이 사건 불승인 상병에 대하여는 요양을 불승인하는 결정을 받고,2022. 3. 25.까지 요양하였다.
원고는 2022. 4. 1. 피고에게 '요양 기간 2022. 3. 26.~2022. 6. 17. 통원 84일'로 하는 진료계획의 승인을 신청하였으나(이하 위와 같이 신청한 진료계획을 '이 사건 진료계획'이라 한다), 피고는 2022. 4. 20. 원고에게 '자문의사회의에서 환자 면담 및 의무기록 검토 결과, 2022. 3. 25.까지 진료계획 인정 후 증세 고정으로 치료 종결함이 타당하다고 심의하였고, 피고 자문의도 의무기록 검토 결과 증상 고정 상태로 판단되어 자문의사회의 의견대로 2022. 3. 25. 이후 종결 타당하다는 소견이다'는 이유로 진료계획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제1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제1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2. 7. 13. 심사청구가 기각되었고, 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3. 2. 재심사청구도 기각되었다.
원고는 2022. 4. 1. 피고에게 이 사건 최초 요양급여 신청과 같은 내용의 요양급여 신청을 다시 하였으나, 피고는 2022. 4. 11. 원고에게 이 사건 승인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나, 이 사건 불승인 상병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일부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제2 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제1 처분과 합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제2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2. 7. 8. 심사청구가 기각되었고, 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3. 28. 재심사청구도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추가적인 치료를 통한 증상 호전이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태였으므로,2022. 3. 25. 이 사건 승인 상병으로 인한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제1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는 원고를 직접 진찰한 주치의에게 이 사건 불승인 상병을 진단받아 치료를 받고 있고, 이 사건 불승인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제2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제1 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4호는 치유의 의미를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비롯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요양급여), 제51조(재요양), 제57조(장해급여), 제77조(합병증 등 예방관리) 등의 각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 필요한 경우는 치료종결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두3661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2, 5, 6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칠곡경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승인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하여 2022. 3. 25. 이후에도 치료를 계속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제1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 자문의사회의 심의위원들은 '요양 기간 2022. 1. 1.~2022. 3. 25. 통원'으로 하는 진료계획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고, 피고 자문의(정신건강의학과)도 '의무기록 검토 결과 증상 고정 상태로 판단되어 자문의사회의 의견대로 2022. 3. 25. 이후 종결 타당하다고 판단됨'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자문의들도 '요양 기간이 3년을 넘었고, 증상 변화나 처방 내역 등 치료 경과상 증상 악화 소견이 보이지 않으며 추가적인 보존적 치료로 뚜렷한 상병 상태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여서 증상이 고정된 것으로 판단된다'거나 '요양한 지 3년 1개월 이상 지났고, 특이하다고 할 만한 증상 악화 소견은 관찰되지 않으며, 추가적인 보존적 치료를 통하여 더 이상 뚜렷한 상병 상태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증상 고정된 상태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나)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정신건강의학과, 이하 '이 사건 감정의'라 한다)도'적응장애의 증상 고정 상태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에 대해 합의된 기준이 있지 않으나, 통상 정신질환의 경우 1~2년 이상 지속적인 정신의학적 치료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큰 변동 없이 지속되는 경우에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22. 3.25.을 전후하여 진료기록에서 뚜렷한 증상의 변화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의무기록을 검토해 봤을 때, 직장 내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된다면, 전반적인 우울, 불안 증상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에 증상 고정으로 인한 종결을 결정한 피고 자문의사회의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학적 소견을 분명하게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62,6761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 이를 뒤집을 만한 다른 자료는 없다.
원고의 주치의(D병원)가 이 사건 진료계획에 관하여 작성한 '진료계획서'에는 '지속적인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우울감, 울분, 불면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있음. 약물치료 및 지지적 정신치료 계획'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갑 제1호증 제6면 참조), ① 원고는 이 사건 승인 상병으로 2019. 2. 9.부터 2022. 3. 25.까지 1,141일 동안 통원치료를 받는 등 약 3년 1개월 이상 장기간 진료받았음에도 이 사건 승인 상병으로 인한 증상은 별다른 호전을 보이지 않은 점, ② 이 사건 감정의가 '현재도 다수의 증상을 보고하고 있는 상황으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유지 치료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견해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진료계획에 기재된 약물 및 지지적정신치료는 이 사건 승인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에 불과해 보인다.
이 사건 제2 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전제로서 근로자가 주장하는 질병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감정 결과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확인되는 근로자의 증상이그 질병의 진단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학적 지식이나 진단기준에 부합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병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두46377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불승인 상병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전제로서 질병의 존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제2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최초 요양급여 신청과 관련하여 피고 자문의(정신건강의학과)는 '고용계약 등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불안, 우울, 신체화, 초조 등의 다양한 정신과적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분으로, 이 사건 승인 상병에 합당할 것으로 보임. 이 사건 불승인 상병은 진단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고, 특별 진찰의(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도 '원고의 심리적 반응은 개인의 성격적 특성 및 스트레스 대처 양식과 직장 스트레스가 상호 작용한 결과로서, 이를 종합할 때 적응장애에 해당함'이라는 특별진찰 소견을 회신하였으며, 피고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도 '이 사건 불승인 상병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정하였다.
또한 심사기관 자문의들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자문의(정신건강의학과)들 역시 이 사건 불승인 상병은 진단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 사건 감정의도 '주요 우울병은 특정한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없고, 유전과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복합 작용하여 유발된다고 보는것이 일반적이다. 즉, 적응장애와는 달리 특정한 외부 스트레스 없이도 발병할 수 있다. 원고의 주요 증상은 특정 스트레스 사건에 의해서 유발되었고, 병가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면 증상의 완화를 보고하기도 한다. 또한 진료기록상 주로 확인되는 내용도 주로 회사, 근무 상황 및 직장 내 대인관계에 대한 스트레스이며, 우울, 불안 증상도 주요 우울병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삽화적인 형태보다는 스트레스에 따라 변동되는 양상이 확인된다. 따라서 원고의 증상은 주요 우울병보다는 적응장애의 진단기준에 더 부합하며, 피고 자문의들이 적응장애로 판단한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학적 소견을 분명하게 제시하였다. 이 사건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 이를 뒤집을 만한 다른 자료는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