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5. 2.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1>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간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한편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 증명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재해 발생 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해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0, 11, 15,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중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로 인해 발병 또는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처분의 경위에서 확인하였듯이 원고가 소음 노출 작업에 20년 2개월 정도 종사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즉,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상 '연속으로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넉넉히 충족하고 있다.
한편 피고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 기준(2017. 8.)(갑 제19호증)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20명 이상의 광업소에서 공정별로 5년간 측정한 소음측정치의 최댓값은 채탄의 경우 100.4데시벨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원고는 인정된 소음 노출 작업 기간 중 일부 기간 동안에는 특히 더 강력한 소음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하면, 원고의 업무가 그의 청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짐작하는 데에 특별한 무리가 없다.
원고의 난청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피고가 실시했던 두 차례의 특별진찰 결과, 원고는 최소 우측 61데시벨, 좌측 66데시벨의 청력 손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위 각 특별진찰 무렵 원고의 연령이 60대 후반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원고의 청력 손실 정도는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상 동일 연령대의 일반적인 청력 수준을 상당히 상회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 또한 원고의 청력 손실에 연령 증가 외에 다른 요인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음 시사한다.
한편 이 사건 처분 사유와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한 주장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전 실시된 건강검진에서 원고의 청력이 정상이었던 것을 이유로 그 후 발병한 이 사건 상병은 노인성 난청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그 외 원고의 병력(病歷)상 메니에르병, 만성 중이염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 먼저 일반적인 건강검진은 피고가 실시한 특별진찰과 검사 방법, 횟수, 환경 등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보이므로, 이를 토대로 검진 당시 원고의 청력이 정상이었음을 섣불리 추측할 수 없다. 특히 원고의 건강 검진 내역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1년 전인 2018. 9. 5.경 정상 청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그대로 따르면 60대 후반의 원고가 불과 10개월 만에 극심한 청력 손실을 경험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결론이 노인성 난청의 자연스러운 진행 경과인지 의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상대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일반건강검진 결과만으로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소음의 영향력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피고가 언급한 메니에르병이나 만성 중이염에 대해서는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인 D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E도 '원고의 청력도는 통상적인 메니에르병과 달리 하강형이고, 양측의 청력도도 유사하여 메니에르병의 가능성은 낮다.', '만성 중이염은 주로 전음성 난청을 유발하는데 원고는 기도, 골도 청력 간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이 사건 상병과의 관련성을 명시적으로 부정하였다.
결국 원고의 소음 노출 기간이나 그 강도는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충분한 정도인 반면, 이 사건 상병과 같은 수준의 난청 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윤상일
각주1) 도장이 이루어지기 전 이물질 제거를 위하여 고압의 공기에 모래 등을 섞어 철재류에 분사, 녹을 벗기거나 표면을 말끔하게 해주는 작업을 일컫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