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7. 11. 선고 2023구합1750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3. 3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D(병합) 합자회사 A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근로자 30여 명을 고용하여 택시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4. 3. 12. 원고에 입사하여 택시 기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2. 9. 20. 참가인에게 ‘2022. 10. 14. 자로 참가인의 정년(만 60세)이 도래함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통보하였고, 이에 따라 2022. 10. 14. 정년도래를 원인으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시켰다.

다.

참가인은 2022. 10. 27. ‘정년이 도래한 참가인과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20. ‘참가인에게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F(병합)].

라.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23. 1.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31. ‘참가인에게 정년 이후에도 촉탁직으로 재고용될 수 있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을 거부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해당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G, D(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근로계약의 갱신의무에 관한 규정이 없고, 원고 내에 정년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채용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참가인에게 그러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정년퇴직 전 근무 기간 100% 참가인의 과실인 경우를 포함하여 수차례 교통사고를 야기한 점, 원고의 어려운 회사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참가인과의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참가인에게 정년퇴직 후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1)

관련 법리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 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두4172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9, 16, 17호증(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존재하거나 원고의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참가인에게 정년 도달 후 원고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

가)

원고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사원의 정년을 만 60세에 도달한 날로 한다고 정하면서, 원고가 업무의 필요에 의하여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원고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 원고에게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은 없고, 촉탁직 재고용 여부를 심사하는 기준이나 절차 역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나)

정년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서 정한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근로자의 근속 의사나 능력에 관계없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기로 정한 제도로서 근로계약은 정년이 도래하면 당연종료됨이 원칙이므로, 정년 후 재고용은 종전의 근로관계를 단절하고 새로운 근로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간제근로가 종전과 동일한 형태로 갱신될 것을 전제한 기존 갱신기대권 법리나, 정년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자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정년 이후 최초의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문제되는 이 사안 참가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각주1>

다)

일반적으로 채용은 사용자에게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는 영역이고,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은 “사업주는 정년에 도달한 사람이 그 사업장에 다시 취업하기를 희망할 때 그 직무수행 능력에 맞는 직종에 재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사용자에게 정년 후 재채용에 관한 ‘노력의무’를 부여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보더라도 원고와 같이 정년퇴직자의 촉탁직 재고용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의 재채용에 대한 재량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라)

원고의 재직 근로자(2022. 12. 기준) 28명 중 정년이 이미 도래한 사람은 12명이고, 그중 정년퇴직 후 재고용된 자는 4명이다. 그런데 위 4명 중 H<각주2>는 정년퇴직일로부터 6개월 후인 2022. 3. 17.(고용보험은 정년퇴직일로부터 약 13개월 후인 2022. 10. 7.로 취득신고되었다) 촉탁직으로 재입사하였는데, 정년퇴직 직후 촉탁직으로의 재고용을 원하였는데도 재고용되지 못한 것인지, 그렇다면 재고용 거절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불분명하다. 따라서 원고의 경우 근로자가 정년 후 재고용을 원하면 예외 없이 재고용을 하여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

원고의 고용보험 조회자료 분석 결과에 의하면, 고용보험 상실일 기준으로 정년 도래 후에도 원고에 계속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은 총 17명이고, 그중 9명은 정년이 지난 시점에 퇴직하였다가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었다. 그러나 그중에는 위 라)항에서 본 것처럼 재고용 거절 여부 및 경위를 확인할 수 없는 H가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산정기간에 비추어 절대적인 수 자체가 적어[2006년 1명, 2008년 1명, 2013년 2명, 2014년 2명, 2018년 1명, 2020년 8명; 정년 도래 후 계속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재고용된 경우(J 2015. 8. 17. 자 퇴직, K 2021. 8. 10. 자 퇴직) 제외], 앞서 든 사정만으로 원고 내에 정년 이후 촉탁직 재고용에 관한 노동관행이 정착하여 사실상 제도로서 확립된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바)

한편, 원고가 2018. 1.부터 2023. 2.까지 사이에 고용한 사람 중에서 채용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난 사람은 총 8명에 이르나, 이는 기존 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청약과 승낙을 토대로 새로운 근로계약 관계를 형성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참가인 역시 정년에 이르더라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거나 그러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2021. 8. 31.까지 근무하고 2021. 9. 1. 자로 고용보험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와 달리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각주1) 이 사건 재심판정 제31~33면에서 인용한 서울고등법원 2018. 10. 17. 선고 2018누45543 판결은 상고심에서 파기환송되었고(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제33~34면에서 인용한 서울행정법원 2022. 5. 27. 선고 2021구합70943 판결은 항소심에서 취소된 후(서울고등법원 2024. 1. 24. 선고 2022누48068 판결) 상고기각되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두34412 판결). 나아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의 재고용 기대권을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은 피고가 2012. 9.경부터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었던 경우(해당 사건의 원고는 2014. 3. 31.자로 정년에 도달하였다)이므로 이 사안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각주2) 피고는 H의 퇴직일이 생일을 경과하였다고 주장하나, H는 I생으로 만 60세에 이르는 2021. 8. 16.이 속한 달의 마지막 날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