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1. 10. 18. 참가인 회사에 부장 직급으로 입사하여 재무팀에서 근무한 사람으로, 2023. 1. 1. 이사 직급으로 승진하였다.
원고는 2023. 4. 3. D 이사가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참가인 회사 재무팀의 최선임자로서 팀장 역할을 하였고, 참가인 회사의 재무‧인사‧총무팀은 CFO이자 COO인 E 전무(이하 ‘E 전무’라 한다)의 지휘를 받았다.
참가인 회사는 2023. 2. 20. 재무팀장에 대한 채용공고를 한 후 D 이사를 재무팀장으로 채용하기로 하였고, E 전무는 2023. 3. 21. 재무팀의 팀원들에게 ‘2023. 4. 3.자로 공인회계사 자격이 있는 D 이사가 재무팀장으로 입사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재무팀 업무조정 메일을 보냈다.
참가인 회사는 2023. 3. 24. 원고에게 업무 관련 의견수렴 및 조사를 위해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는 통보를 하였고, 2023. 3. 29. 15:00경 원고,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인사팀 소속 F 이사, 인사팀 소속 G 사원이 참석한 가운데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3. 3. 30. 원고에게 “직무 특성상 알게 된 정보를 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점, 팀 리더로 업무상 책임을 회피한 점 등을 감안하여 회사 비밀 유지 및 조직 운영의 효율성 등을 위하여 2023. 3. 30.부로 재무팀 내 Operation 직무를 신설하여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란 통지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전직’이라 한다), 이에 따라 원고가 2023. 3. 30.자로 재무팀의 팀원으로 업무가 조정되었으며, 2023. 4. 3.자로 D 이사가 참가인 회사의 재무팀장으로 입사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7. 10. ‘이 사건 전직은 업무상 필요가 존재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비해 원고가 입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할 수 없으며, 참가인 회사는 원고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도 준수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전직이 부당하다고 제기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H).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0. 20.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9, 11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6,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전직은 업무상 필요가 존재하지 않고, 원고가 받을 인센티브가 감소하는 등 원고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크므로, 이 사건 전직은 참가인 회사의 인사권 남용이다. 이 사건 전직 과정에서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부서장급 사원이 아닌 F 이사가 인사위원으로 참석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직에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전직은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3 내지 5호증, 을나 제1 내지 15, 20, 3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직은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고, 원고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하게 크다고 볼 수 없으며,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업무상 필요의 존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행한 이 사건 전직은 업무상 필요가 인정된다.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회사는 한 직위에서 다른 직위로, 회사의 한 부서나 자회사에서 다른 장소로, 또는 회사가 사업이나 거래를 하고 있는 장소로 근로자를 전근시키거나 재배치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23조 제1항도 ‘회사는 사원의 능력, 적성, 경력 등을 고려하여 부서의 배치, 전직, 승진 등 인사발령을 하며, 사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원에 대한 전직은 원칙적으로 참가인 회사의 권한에 속하고 참가인 회사에게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원고는 2022. 3.경 참가인 회사의 3개년 재무제표 재작성 과정에서 E 전무의 지시와 달리 원가법을 적용하고, 2023. 1.경 E 전무로부터 보고서의 오류를 수정하도록 지시를 받았음에도 다시 잘못된 파일을 저장하였으며, 2023. 2.경 ‘I’에서 IS 업데이트를 누락하는 등의 재무팀의 팀장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업무상 잘못 및 재무팀의 효율적 운영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전문성을 가진 공인회계사를 재무팀장으로 채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재무팀의 팀장 역할을 하고 있던 원고의 업무를 조정할 필요가 발생하였다.
E 전무는 2023. 3. 22. 2022년 세무조정 계산서 중 ‘리스차량’이 ‘렌트차량’으로 잘못 기재되어 이월결손금이 과대 계상된 부분에 대해 원고에게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는바, 이는 정당한 업무지시의 범주 내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를 반성문으로 여겨 경위서의 작성을 거부하고, 업무상 취득한 다른 정보를 경위서의 작성을 거부하는 근거로 활용하기도 하였는바, 참가인 회사는 이러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원고의 역할과 업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에게 발생한 생활상의 불이익 정도
원고는 이 사건 전직 전후로 종전과 동일한 이사 직급을 유지하고 있고, 급여 수준도 ‘기본급 7,689,080원, 식대 200,000원, 시간외수당 2,944,260원, 총 10,833,340원’으로 동일하게 유지되는 점, 원고의 근로계약서나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인센티브에 대한 규정이 없고,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해 원고가 지급받을 인센티브가 감소하는지 여부와 감소되는 금액이 불분명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근로자가 통상 감내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 준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직에 앞서 업무 관련 의견수렴 및 조사를 위해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충분한 의견 제출 및 소명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바,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위 인사위원회에 부서장급의 사원이 아닌 F 이사가 인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이 사건 전직이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이 사건 전직의 정당한 이유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직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는 점(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665 판결 등 참조),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은 전직 등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별도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위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것인 점을 고려하면, 설령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20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한 하자가 존재하더라도, 이 사건 전직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