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한국철도공사의 물류 자회사로 설립되어 철도운송 관련 서비스업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2015. 2. 16. 설립되어 전국의 철도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원고가 2018. 3. 11. 설치한 F지회에는 한국철도공사의 철도 물류역인 G역에서 입환 업무<1>에 종사하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이하 ‘수송직’이라 한다) 약 30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참가인 내에는 원고 외에도 기업단위 노동조합인 H노동조합(이하 ‘소외 1 노동조합’이라 한다), I노동조합(이하 ‘소외 2 노동조합’이라 한다)이 설립되어 있다. 소외 1 노동조합에는 전국의 한국철도공사 차량사업소 및 분소에서 전호ㆍ연료 업무<2> 및 구내운전 업무<3>에 각각 종사하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이하 각각 ‘전호ㆍ연료직’ 및 ‘구내 운전직’이라 한다) 약 474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소외 2 노동조합에는 전호ㆍ연료직 약 46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원고는 2022. 8. 16. 참가인의 교섭단위에서 수송직 근로자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달라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15. 수송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22. 10. 13.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22. 11. 14.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에 소속된 수송직 근로자들과 구내운전직 근로자들은 별개의 용역사업 수탁에 따라 채용된 근로자들이고, 양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은 물론 근무시간, 근무장소, 업무 강도 등 근로조건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또한, 수송직은 대부분 무기계약직 근로자인 반면 구내운전직은 대부분 기간제 계약직 근로자에 해당하여 고용 형태에도 큰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한 정년, 직급 체계의 상이성 때문에 단체교섭의 주된 관심사가 달라 수송직이 소속되지 않은 노동조합이 수송직 근로자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 그 밖에도 구내운전직과 수송직 사이의 인사교류가 단 한 차례도 존재하지 않고, G역의 수송직 근로자들과 다른 사업소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철도공사 소속 근로자와의 근로조건 차이를 해소할 필요성이 있으며, 수송직은 다른 직군과 달리 참가인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위탁받은 ‘G역 입환 업무’라는 현장 단위에만 존재하는 직군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수송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이와 달리 보아 원고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하여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였고(제29조의2), 이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하되(제29조의3 제1항),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는 그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할 수 없도록 하는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였다(제29조의4 제1항). 다만 예외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제29조의3 제2항).
이러한 노동조합법 규정의 내용과 형식ㆍ체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복수의 노동조합의 설립ㆍ활동을 보장하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함으로써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간의 반목ㆍ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효율적ㆍ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의 취지(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37772 판결 등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의 실시와 아울러 그로 인하여 헌법상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한 점(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등의 사정에다가 예외적으로만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한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정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음은 물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더라도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한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려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참조). 이처럼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서는 분리를 주장하는 측이 그에 관한 구체적 사정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두53716 판결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내지 32호증, 을가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전호ㆍ연료직의 교섭단위 분리 경위 및 각 노동조합의 조직 현황
참가인은 2017. 2. 13. 한국철도공사와 G역 등의 철도 물류역에서 행해지는 입환 업무에 대한 위탁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송직 43명을 신규 채용하였고, G역에 근로하는 수송직 일부가 2018. 3. 11. 원고가 설치한 F지회에 가입하였다.
참가인은 2020. 1. 1. 한국철도공사와 전국의 차량사업소 및 분소 내에서 행해지는 구내운전 및 전호ㆍ연료 업무에 대한 위탁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과정에서 구내운전직과 전호ㆍ연료직이 공개 전환채용 등의 방식으로 참가인에 편입되었는데, 참가인은 위 두 직종을 신설된 ‘철도지원단’ 사업부서에 포함시켰다. 철도지원단 내의 전호ㆍ연료직 상당수는 위와 같은 전환채용 이전부터 ‘K노동조합’에 소속되어 있었다.
원고는 2019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2020. 2. 5. 참가인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었는데, 위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못한 ‘K노동조합’은 2020. 2. 10. 철도지원단 내 전호ㆍ연료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달라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20. 3. 10. 이를 인용하여 전호ㆍ연료직의 교섭단위가 분리되었다(이하 ‘선행 교섭단위 분리’라고 한다).
교섭대표노동조합에 해당하는 원고는 참가인과 2020. 9. 4. 단체협약을, 2020. 12. 3. 임금협약을 각 체결하였으나, K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후 K노동조합에 가입하였던 전호ㆍ연료직이 모두 탈퇴하였고, 그중 일부는 그동안 어느 노동조합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던 구내운전직과 함께 2020. 12. 11. 소외 1 노동조합을 설립하였고, 일부 전호ㆍ연료직은 2020. 12. 22. 소외 2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소외 1 노동조합은 참가인과 2021. 8. 5. 단체협약을, 2021. 9. 4. 임금협약을 각각 체결하였다.
위 과정을 거친 참가인의 교섭단위 내 노동조합 조직 현황은 다음과 같다.
<생략>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원고 및 소외 1 노동조합이 참가인에게 교섭을 요구하여 시작된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참가인은 2022. 7. 12. 소외 1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다. 해당 공고문에는 선행 교섭단위 분리로 인해 전호ㆍ연료직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음이 명시되어 있고, 전호ㆍ연료직으로만 구성된 소외 2 노동조합 역시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다.
참가인 내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의 근로조건 비교
참가인은 2021. 1. 1. 구내운전직과 전호ㆍ연료직을 대상으로 신설하였던 철도지원단을 ‘철도운영단’으로 변경하면서 수송직을 위 조직에 포함하였다. 교섭단위에서 분리된 전호ㆍ연료직을 제외하고, 원고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 무렵을 기준으로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의 근로조건을 비교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생략>
참가인 내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의 고용형태 등 비교
원고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 무렵을 기준으로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의 고용형태, 정년, 관리규정 등을 비교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생략>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수송직과 구내운전직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수송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이 존재하지 않으며, 수송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이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송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 유무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송직은 선로전환기, 연결기 취급 및 공기호스의 연결ㆍ분리, 차량 해방ㆍ연결, 차입ㆍ인출, 차량기지 회송, 안전관리, 출발검사 등의 입환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구내운전직은 동력차의 입ㆍ출고 작업 및 차량 검수 과정에 수반되는 운전업무를 수행하는 직종으로 양자가 수행하는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의 업무는 모두 일련의 ‘차량 입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동일한 목적 아래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서로 완전하게 분리된 별개의 업무가 아니라 입환 작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져야 하는 측면도 있으므로, 양자의 업무 내용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수송직의 근무장소는 G역 인근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구내운전직은 한국철도공사의 전국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단지 수송직에 대한 업무 위탁용역계약이 G역에 한정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일 뿐이고, 앞서 본 것처럼 양자의 업무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위와 같은 근무장소의 차이가 양자의 근로조건에 존재하는 현격한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수송직에 비해 구내운전직의 근로형태가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전국 사업장에 분포된 구내운전직의 업무 시간을 통일적으로 형성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형태의 교대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고, 총 근로시간의 차이나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도입 여부 역시 이와 같은 다양한 교대제의 적용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이 근로형태, 근로시간에 있어 본질적으로 다른 근로조건을 적용받는다고 보기도 어렵다(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근로시간의 차이는 수당 등을 통해 임금에 반영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더더욱 본질적인 차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수행 업무의 특성으로 인하여 수송직은 주로 야외에서 도보로 이동하는 형태의 근무를 하게 되는 반면 구내운전직은 대부분 차량 내에서 운전만을 하는 형태의 근무를 하게 된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나, 거대한 차량 자체를 직접 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성, 그에 따라 요구되는 주의, 집중력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야외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수송직의 업무 강도가 구내운전직의 업무 강도에 비해 현저히 높다고 막연히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야간 작업이나 날씨의 영향이 차량 운전에 가져오는 지장의 정도를 고려하면 야간, 야외 업무에 대한 피로도나 민감도가 수송직에게만 더욱 현저히 가중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수송직의 주요 관심사라고 주장하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근무하는 동안의 안전’은 구내안전직에게도 동일하게 주된 관심이 되는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은 모두 동일한 ‘철도운영단’에 소속되어 있고, 월 평균 임금액이나 그 임금을 구성하는 세부 항목, 액수 등도 사실상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특히 수송직의 월 평균 근로시간이 구내운전직에 비해 비교적 적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수송직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액수의 초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을 지급받게 됨에 따라 전체 월 평균 임금액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아울러 단순하게 시급의 액수만을 비교할 때 구내운전직이 수송직보다 더 적은 액수를 보이므로, 임금의 인상 등에 관한 근로조건의 협상에 대하여 구내운전직의 관심도가 수송직에 비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없다. 그 외에도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은 동일한 유급휴일을 제공받고, 단체보험, 복지포인트, 명절휴가비, 경조비에 있어서도 사실상 동일한 보장을 받게 된다(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양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도 형식상 별개의 규칙일 뿐 사실상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으로 보인다).
고용형태의 유의미한 차이 유무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은 모두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 근로자로 구성되어 있고, 동일하게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채용되며, 모두 철도운영단에 소속되어 철도운영단장의 지휘ㆍ감독을 받고 있다.
다만, 수송직의 경우 무기계약직 근로자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구내운전직의 경우에는 무기계약직이 소수이고 다른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이후 새로 채용된 기간제 근로자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정년에 있어서 수송직은 만 60세를 적용받는 반면 구내운전직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은 만 70세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양자의 차이가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간제 근로자의 비율 및 정년의 차이는 별다른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 수송직과 달리 운전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구내운전직의 채용에 있어서는 기관사 면허 및 관련 분야에서의 경력을 요구하는 데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은 정년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구내운전직의 단체교섭에 대한 주된 관심사가 수송직의 경우와는 달리 정년의 연장에만 국한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점(이미 연장된 정년을 적용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에 비해 추가적인 정년의 연장에만 더 큰 관심을 기울일지도 의문이다), 물론 비율의 차이가 상당하기는 하지만 구내운전직 중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절대적인 수(약 36명) 자체가 수송직 근로자의 수와 거의 동일하므로 근로조건 등의 협상에 관하여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관심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기간제 근로자의 비율 및 정년의 차이만을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을 충분히 뒷받침할 정도의 유의미한 고용형태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송직에게는 참가인의 기존 취업규칙, 인사규정, 급여규정이 적용되는 반면 구내운전직에게는 철도운영단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나, 위 철도운영단 취업규칙은 2020년경 다수의 전호ㆍ연료직 및 구내운전직이 전환채용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제정된 것으로서 사실상 기존의 취업규칙과 별다른 내용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아울러 참가인은 철도운영단으로 편입된 수송직에 대하여도 구내운전직과 동일하게 철도운영단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 등을 정비하는 과정에 있다고도 보인다.
수송직과 구내운전직 사이에서 직접적인 인사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수송직에서 전호ㆍ연료직으로 이동한 사례나 전호ㆍ연료직과 구내운전직 사이에서 이동한 사례는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수송직과 구내운전직 사이의 인사교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양자가 본질적으로 성격을 달리하는 직종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개별 교섭 관행의 유무
참가인의 교섭단위 내에서 수송직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참가인과 교섭을 진행하였던 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선행 교섭단위 분리를 통해 전호ㆍ연료직이 지금까지 다른 직종과 분리되어 단체교섭을 진행해왔고 원고 역시 이와 별개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원고가 2019년경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되었음에도 나중에 전환채용된 전호ㆍ연료직이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을 이유로 참가인 내에 직종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관행이 존재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선행 교섭단위 분리를 통해 전호ㆍ연료직의 교섭단위가 분리된 상황에서 대부분의 전호ㆍ연료직이 소속된 소외 1 노동조합이 참가인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였고, 소외 1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 자격으로 진행, 체결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은 전호ㆍ연료직에 대해 진행, 체결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과 사실상 한꺼번에 진행된 것으로 보이므로, 선행 교섭단위 분리에 따라 유의미한 개별 교섭 관행이 형성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이익형량 및 그 밖의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 유무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송직과 구내운전직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수송직만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경우에는 일련의 입환 업무를 수행하는 직종들 사이에 서로 다른 단체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노동조합 상호간 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교섭 효율성의 저하, 교섭비용의 증가,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
특히 선행 교섭단위 분리에도 불구하고 전호ㆍ연료직과 구내운전직은 모두 소외 1 노동조합을 통해 사실상 동시에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으므로, 소외 1 노동조합이 수송직에 대하여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는 것은 효율적ㆍ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의 취지에 그대로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회사 소속 근로자라도 담당하는 업무의 특성에 따라 근로조건과 고용형태가 조금씩 다르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근로조건과 고용 형태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할 경우, 개별교섭을 원하는 세부 직군과 노동조합별로 교섭단위가 분리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형해화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수송직과 구내운전직에 대한 용역 위탁계약이 서로 별개의 것이기는 하나, 2024년부터는 위탁계약기간도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동일하게 통일된 점, 각 용역 위탁계약의 위탁자가 한국철도공사로 동일한 점, 용역 위탁 현장이 어디인지와 무관하게 직종별로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은 대동소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탁계약의 현장 단위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수송직의 경우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철도공사 소속 직원들과의 근로조건 균형을 이룰 독자적인 단체교섭의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오히려 한국철도공사 소속 직원들이야말로 수송직과 비교할 때 고용형태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므로, 그들과의 근로조건 형평을 위한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이 있다는 위 주장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송직과 구내운전직 사이에서 업무 강도의 차이나 주된 관심사가 되는 근로조건의 차이 등이 현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소외 1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 근로환경의 개선 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정년 연장에만 몰두할 것이라고 만연히 단정할 수도 없으며, 달리 소외 1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서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볼 만한 별다른 객관적인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향후 소외 1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공정대표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하는 방법으로 의무위반을 해소할 가능성도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