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아동보호본부 B부서 과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C(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은 2021. 4. 26.부터 아동권리보장원에서 근무하다가 2021. 12. 6. 퇴직한 자이다.
피해자는 아동권리보장원에서 퇴직한 후, 아동권리보장원에 원고를 포함한 총 6명의 직원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신고하였다. 피해자의 어머니 D은 2022. 1. 초순경 피고에게 원고, E, F, G(이하 이를 통틀어 ‘피진정인들’이라 한다)과 아동권리보장원을 피진정인으로 하여 인권침해 진정을 하였다(사건번호: 22진정0030200, 이하 ‘이 사건 진정사건’이라 한다). 이 사건 진정사건의 진정 내용 중 원고에 관한 부분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2. 4. 21.부터 2022. 4. 22.까지 이 사건 진정사건에 관한 현장조사(이하 ‘이 사건 현장조사’라고 한다)를 실시한 후 2022. 6. 24. 피진정인들이 피해자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보아, 아동권리보장원에 “피진정인들 중 E, F, G에 대하여 각 ‘서면경고’ 조치하고, 피진정인들을 비롯한 아동권리보장원 소속 임직원에게 피고의 ‘직장 내 갑질방지’를 위한 특별 인권교육을 수강하도록 하며, 조직진단을 통해 인권친화적인 조직문화가 조성되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피고가 이 사건 결정에서 원고에 대하여 인정한 사실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결정은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권고를 하지 아니한바 위 결정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의무가 발생한다거나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결정은 원고에 대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는 아동권리보장원이 이 사건 결정에 따라 전 직원 대상 특별인권교육을 이행하기 전에 퇴사하였는바, 원고로서는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판단
처분성 인정 여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 제42조 제4항 각 호는 피고가 진정을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일어났다고 판단할 때에는 피진정인, 그 소속기관·단체 또는 감독기관의 장에게 ‘조사대상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의 중지’, ‘원상회복, 손해배상, 그 밖에 필요한 구제조치’, ‘동일하거나 유사한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같은 법 제44조 제2항, 제25조 제2항부터 제6항은 권고를 받은 관계기관등의 장에 대하여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할 의무’(제25조 제2항), ‘권고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권고사항의 이행계획을 피고에게 통지할 의무’(제25조 제3항), ‘권고의 내용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그 이유를 피고에게 통지할 의무’(제25조 제4항)를 부여하며, 피고로 하여금 피고의 권고와 의견 표명 및 제25조 제4항에 따라 권고를 받은 관계기관등의 장이 통지한 내용을 공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5조 제6항). 또한, 같은 법 제45조 제2항, 제4항은 피고가 진정을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면 피진정인 또는 인권침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징계할 것을 소속기관등의 장에게 권고할 수 있고, 권고를 받은 소속기관등의 장은 권고를 존중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피고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같은 법 제50조는 피고로 하여금 진정의 조사 및 조정의 내용과 처리 결과, 관계기관등에 대한 권고와 관계기관등이 한 조치 등을 공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피고의 권고결정에 대한 불복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위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① 피고의 권고결정이 있는 경우 피고는 피진정인 등에게 권고 사항의 이행을 직접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진정사건에 대한 조사 내용, 권고 내용, 처리 결과 등을 외부에 공표하는 등 피고의 권위와 사회적 압박을 통하여 그 의무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과 같이 인권침해행위자로 지목된 사람이 자신의 행동이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그 사람의 행동을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정하는 경우(피고의 권고 결정은 인권침해나 차별행위에 대한 사실 인정과 불가분의 일체로 행하여지므로, 이 사건 결정과 같이 ‘주문’이 아닌 ‘인정 사실 및 판단’에서 그러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와 같은 결정에 의하여 그 사람의 명예감정은 물론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명예가 손상을 입어 그의 인격권이 직접적으로 침해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큰 점, ③ 특히 원고로서는 이 사건 원고에 대한 결정을 항고소송으로 다투는 외에 달리 구제수단이 없으므로, 원고에게 위 결정에 대해 다툴 수 있게 함으로써 그 사실인정에 대하여 불복할 기회를 부여함이 타당한 점 등의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결정은 인권침해행위자로 결정된 자의 인격권에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소속기관 등의 장에게 일정한 법률상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소의 이익 인정 여부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결정이 있기 전에 아동권리보장원에서 퇴사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 사건 결정은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한 사실인정과 불가분의 일체로 행해진 것이고, 그러한 사실인정은 피고에 의하여 그러한 행위를 한 자로 결정된 원고의 명예감정뿐만 아니라 품성, 덕행, 명성 등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립적 행위이므로, 이 사건 결정은 원고의 법률상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고, 원고가 이미 퇴사하여 아동권리보장원이 더는 원고에 대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가할 수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그와 관계없이 원고로서는 이 사건 결정에 대하여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결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한 사유들은 그 사실관계를 잘못 인정하거나 오인한 것일 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성립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 행위들을 만연히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 결정은 처분사유가 부존재하여 위법하다.
① 원고의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는 피진정인들의 행위를 종합적·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피해자의 인격권과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는데 피진정인들 사이에는 공모나 공동의 인식, 공통의 사실관계나 행위 맥락 등이 전혀 없었으므로, 피고가 피진정인들의 행위를 종합적·전체적으로 보아 판단한 것은 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결정은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처분사유의 존부
관련 규정 및 법리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하고(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참조), 이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제1항),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며(제2항),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3항),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제4항),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5항).
인정사실
이 사건 진정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피고가 확인한 원고, 참고인들의 진술 요지는 아래와 같다.
<1>
아동권리보장원이 2022. 1. 5.<2>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원들이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갑질 행위 및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느냐는 등의 질문에 대하여 답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10, 22호증, 을 제1 내지 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제1 사유의 존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제1 사유와 같은 언행을 하였던 것은 충분히 사실로 인정된다(이 부분 비위행위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별다른 사정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참고인들도 제1 사유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특히 사건 전후의 정황상 원고는 당시 공문의 업무담당자로 본인을 지정한 사람이 피해자일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후 모든 주임들을 한 명씩 불러서 공문지정자가 누구인지 물어보는 등 범인을 과도하게 색출하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몹시 위축되고 피해자 자신의 잘못 때문에 다른 직원들도 모두 피해를 보는 것 같은 자책감을 들게 하였는바(다른 주임들은 원고에게 한 차례씩 불려갔지만, 피해자만 두 번 불려갔다는 것을 보더라도 원고는 당시 피해자가 공문지정자일 것으로 확신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위는 상급자인 원고가 업무상 적정범위나 필요를 넘어서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제1 사유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2 사유의 존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특히 다수의 참고인들이 제2 사유와 같이 원고가 다른 직원들 앞에서 피해자에게 업무적 미흡함을 지적하면서 큰소리로 질책하였으며, 그 외에도 평소 고성으로 부하 직원들을 꾸짖거나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제2 사유 역시 충분히 사실로 인정된다(이 부분 비위행위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별다른 사정 또한 찾을 수 없다). 설령 피해자나 부하 직원들의 업무수행에 실제로 오류 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거나 업무태도가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문제에 대하여 추후 인사고과에 반영하거나 별도의 절차를 거쳐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다른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같은 언사와 행동을 한 것은 통상적으로 하급자에게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업무지도나 주의의 범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원고는 제2-2 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누구에게 무슨 언행을 하였는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여 소명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였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는 이 사건 현장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결정에 불복하여 구제절차로 나아가는데도 문제가 없었으므로, 원고에 대한 방어권 보장이 미흡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결정의 처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결정이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으로(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 피고의 권고 결정은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일어났다고 판단될 경우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징계처분이나 형사처벌과는 그 목적과 성격을 달리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원고가 오로지 피해자를 괴롭힐 의도만으로 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그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결정의 내용은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피진정인들에 대한 서면경고, 아동권리보장원 소속 임직원들에 대한 특별 인권교육 수강, 조직진단을 통한 인권친화적인 조직문화의 조성을 각 권고한 정도의 것으로서 앞서 본 원고의 행위 정도나 내용에 비추어 보아도 적정한 수준의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향후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이와 유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조직문화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해나가기 위해서 충분히 필요하고 또 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2 사유는 그 자체로 각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피해자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진정인들 사이에 공모나 공동의 인식, 공통의 사실관계나 행위 맥락 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행위 자체로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며, 원고의 행위 외의 다른 원인으로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이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관련하여 피고의 재량권 행사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사정을 살펴보더라도, 원고에게 예상되는 불이익이 이 사건 결정으로 달성하려는 아동권리보장원 내 인권침해 행위의 재발 방지 및 구성원의 인권향상이라는 공익에 비하여 더 크다거나, 그 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