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의류 제조업 및 도소매업 등을 경영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1. 2. 원고에 입사하여 경영혁신본부 및 영업본부의 본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2. 9. 1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22. 7. 4.~7. 11. 무단결근‘을 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하여 징계해고 처분을 의결하였고, 2022. 9. 30. 그 결과를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D), 위 위원회는 2023. 2. 22.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23. 6. 12. 같은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46, 54호증, 을가 제1 내지 3,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전문분야의 경영을 위하여 채용되어 해당 분야를 총괄하는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아 위임사무를 처리한 임원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더라도, 참가인은 원고의 연락에 일절 응답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결근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 내지 31, 56 내지 63호증, 을가 제4 내지 6, 22 내지 25호증, 을나 제1, 3 내지 8, 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고 독립적인 사무를 수행하였다기보다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 하에 자신의 담당부서 책임자로서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E은 이 법원에서 이에 반하는 듯한 취지의 증언을 일부 하였으나, E은 여전히 원고의 핵심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증언 내용 중 상당부분은 E의 입사일인 2021. 5. 17. 이전에 있었던 일에 관한 것이어서 그대로 믿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이 2018. 1. 2. 원고에 입사하면서 작성한 근로연봉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는 그 표제를 ‘근로연봉계약서’로 하고 있고, 그 계약의 세부 내용을 보더라도 참가인의 근로장소 및 담당업무, 근로시간, 휴일 및 휴가, 임금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참가인의 근로시간을 9:00~18:00, 휴게시간을 12:30~13:30로 정하고 있고(제3조),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며(제4조 제3호), 참가인에게 매월 지급되는 기본급, 식대, 제수당 등 급여의 구성항목이 기재되어 있고(제5조), 이 사건 계약서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과 근로기준법 등에 따른다(제9조 제1호)고 명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다. 이 사건 계약서가 처분문서에 해당하고 그 진정성립에 관하여 원ㆍ피고 및 참가인 사이에 다툼이 없는 이상, 거기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참가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겠다는 합의를 한 것으로 해석함이 원칙이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계약서에 따라 참가인의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어 있었고(참가인이 퇴근 및 소등, 외출ㆍ출장 등에 관하여 F에게 카카오톡으로 보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서가 정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관한 규정이 실제와는 다르게 형식적으로만 정하여졌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원고의 근로자 자격에서 4대 보험에 가입하기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서에 따라 매월 일정액의 고정급을 지급받았고 그에 관하여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었는바, 위와 같은 보수의 성격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으로 보이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참가인이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의 경영상 필요에 따라 전문 분야인 기획, 법무, 인사, 총무 등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이례적인 방식으로 특별히 채용되었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이 입사 당시부터 경영혁신본부장을 맡아 인사, 경영정보, 구매, 무역, 자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를 기준으로 기획, 법무, 인사, 총무 등에 관련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지위의 독립성과 권한이 참가인에게 부여되었다거나 참가인이 독자적 의사결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① 2020. 7. 1. 통합생산관리실이 경영혁신본부로 통합ㆍ이관되기 전까지 경영혁신본부는 총 직원에 비하여 소규모인 22명만이 소속되어 있었으며, 인사, 경영정보, 구매, 무역, 자재 등의 업무 위주로 하면서 지원부서 역할을 수행하였고(참가인이 영업본부장을 겸직한 기간은 입사로부터 수년이 지난 뒤인 2022. 3. 15.부터 3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특히 기획과 법무 업무는 전혀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은 검사 출신 법조인으로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사실이 있을 뿐이므로 의류 제조 및 판매 회사의 특정 분야를 총괄하여 수행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였던 점, ③ 원고의 2017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하여 현저히 증가하였으므로 특별히 경영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하여 책임자를 긴급히 채용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다른 임직원들의 채용절차와 비교하여 보더라도 참가인이 특별히 이례적인 방식으로 채용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이사, 감사는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이사, 감사 등의 보수와 퇴직금에 대해서는 임원보수지급규정 및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서 별도로 정하고 있으며(정관 제39조, 제55조), 이사, 감사를 제외한 임원의 복무, 표창 및 징계 등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취업규칙과 인사관리규정을 통해 규율하고 있다. 인사관리규정 제60조는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될 때에는 징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실제로 원고는 참가인을 원고의 근로자로 보아 취업규칙과 인사관리규정이 적용됨을 전제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이 사건 해고 절차를 진행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의 임원으로 등기되어 있지 않다. 물론 미등기임원이라 하더라도 등기 임원과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다거나 일정한 범위에 있어 인사, 재정, 대외적 계약체결 등의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부담하며 독립적으로 운영하여 온 경우라면, 전문성 및 경영능력에 대한 신임관계를 기초로 하여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구체적 업무 수행에 있어 경영에 참가하였다고 볼 정도의 정책 결정 권한이나 재정 권한, 인사 권한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의 최고위 직책자는 대표이사(회장) F과 그의 장남인 등기이사 G로, 이들은 참가인의 상급자로서 모든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을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의 실질적 최종 의사결정기구라는 운영위원회에 참석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으나, 그 회의록을 살펴보더라도 F이나 G가 지시하거나 당부하는 내용, 업무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 등이 확인될 뿐, 참가인이 경영 사항에 관련된 판단이나 정책적 결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였다는 객관적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F은 E 전무를 통하여 참가인을 포함한 임원들에게 ‘자신이 부재중일 때는 각 본부별로 시시콜콜한 진행 건도 개별적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나 문자를 통하여 보고하라’는 지시를 전달하였고(갑 제28호증), 실제로 참가인은 F의 지시로 바닥 왁스 작업, 퇴근 및 소등, 직원들의 도시락 준비, 식당 예약 등에 관하여 카카오톡 메시지로 일일이 보고하였으며, 외출ㆍ출장 시 F에게 보고하는 등 근무시간에 실질적으로 구속되었다(원고 주장과 달리 참가인이 단순히 F의 환심을 사고자 자율적으로 보고한 것이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구체적인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참가인에 대한 상당한 지휘ㆍ감독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경영혁신본부가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서 원고 임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 휴가 및 출장 승인 등 근태관리, 인력배치 계획 수립 및 보직 변경, 권고사직 처리 및 위로금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주요한 인사 관련 전결권은 F에게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수시로 인사 관련 사항을 F, G에게 보고하여 지시ㆍ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에게 경영에 참여하는 수준의 인사권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 외 원고가 참가인이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였다고 주장하며 들고 있는 사정들 역시 모두 경영혁신본부 부서장으로서의 일상적 결재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들로 보일 뿐, 참가인이 독자적인 경영 관련 결정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다른 임원들의 평균 수준보다 높은 세전 연봉 1억 8,000만 원의 급여를 받았고, 법인카드를 부여받아 사용하였으며, 개인 사무실을 제공받는 등의 우대를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임원보수지급규정이 적용되지 않은 채 기본급과 식대, 직책수당, 차량유지비 등만을 지급받았고, 급여와 대우는 회사에 대한 기여도, 업무량과 난이도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참가인은 검사 출신 법조인으로 회계법인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으므로 관련 업무의 책임자인 참가인에게 높은 연봉을 부여하는 등으로 우대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며,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있을 정도로 참가인이 다른 원고의 미등기임원들에 비해 월등한 근로조건을 제공받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의 다른 미등기임원들 역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참가인이 원고의 다른 미등기임원들보다 다소 많은 임금을 받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근로자성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존부
인사관리규정 제59조제4호는 ‘출근사항, 근무성적 불량 또는 기타 사유로 2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았거나 3일 이상 계속 무단결근한 때 해고 또는 권고사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취업규칙 등에서 해고사유로 정한 ‘무단결근’이란 근로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일이나 근로시간 중에 사업장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징계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하고,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2 내지 45, 47 내지 53, 67호증, 을가 제7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는 참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무단결근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E은 2022. 6. 20.(월) 참가인에게 ‘회장님 지시사항 전달드립니다. 6월 말 부로근무를 종료하도록 거취 정리!’라는 내용의 이메일(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을 보냈고, 참가인은 2022. 6. 27.(월) 오전에 E에게 ‘몸 상태가 안 좋아 이번주 휴가 처리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후 2022. 6. 27.부터 출근하지 않았으며, 원고의 출근명령 내용증명을 받은 뒤인 2022. 7. 12.(화)에 출근하였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2022. 7. 4.(월)부터 2022. 7. 11.(월)까지 무단결근하였음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이메일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2022. 6. 30.자로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다는 확정적 의사표시인 해고를 하였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참가인이 2022. 6. 30.자로 해고되었다고 생각하여 2022. 7. 4.부터 2022. 7. 11.까지 출근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이메일에는 ‘2022. 6. 30.자로 “근무를 종료”하도록 거취를 정리하라’는 취지가 분명하게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은 공임단가 인상 관련 조사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2022. 6. 16. F에게 보고 일정을 요청하거나 2022. 6. 20. 비서를 통해 F과의 미팅을 잡아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원고로부터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하였다.
원고는 2022. 6. 21. 참가인이 담당하던 경영혁신본부 및 영업본부의 각 본부장을 F이 겸직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공지하면서 참가인에게는 아무런 보직을 부여하지 않았다. 원고가 같은 날 내부적으로 참가인에 대한 권고사직 처우(위로금 지급 등)를 검토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를 참가인에 전달하지 않았고, 참가인에게 사직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거나 그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치지도 않았다.
참가인은 예정된 해고시점인 2022. 6. 30. 휴대전화로 접속하여 자신의 원고 업무시스템(그룹웨어, H)에 대한 접근 권한이 차단되었음을 인지하기까지 하였다.
원고는 E이 2022. 6. 21. G에게 “참가인이 E에게 ‘감정을 좀 추스린 후에 회장님(F)을 뵙고 정리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였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갑 제37호증)을 근거로, 참가인으로서도 이 사건 이메일을 해고로 여기지 않았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권고사직에 관한 제안을 하기 사실상 어려웠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2022. 6. 27.부터 휴가처리를 부탁하였을 뿐 그 이전에는 사무실에 출근하였고,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얼마든지 남길 수 있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이메일을 발송한 이후 참가인에게 사직 여부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거나 구체적인 권고사직의 사유에 대한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E은 2022. 6. 22. 참가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시선과는 인연이 끝나지만 더 좋은 곳에서 더 중요하게 쓰이길 바란다’는 F의 발언을 전달하였다). 나아가 위 갑 제37호증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은 분노조절이 되지 않을 만큼 감정이 상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해고를 당하였다고 여기더라도 대표이사를 대면하여 회사 생활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반응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발언만으로 참가인이 이 사건 이메일을 보직해임 내지 권고사직의 제안에 불과하다고 여겼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2022. 6. 30.자로 해고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참가인이 2022. 6. 27. E에게 보낸 ‘몸 상태가 안 좋아 이번주 휴가 처리를 부탁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2022. 7. 1.(금)까지 휴가 처리를 해달라는 의미인 점, 참가인이 2022. 6. 26.(일)에 사무실에 출근하여 원고 그룹웨어에 접속한 내역이 존재하는 점 등을 들고 있으나, “이번주”의 문언적 의미가 반드시 금요일까지 전부 휴가를 사용하겠다는 취지라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참가인이 금요일은 7월로 넘어간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6월말까지 남은 기간을 축약하여 “이번주”라고만 표현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참가인이 2022. 6. 30.자로 해고되었다고 인식하였더라도 그 전까지는 근로제공의무가 있는 것이 당연하므로 2022. 6. 26. 그룹웨어에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는 것인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2. 6. 21. 조직개편을 하면서 참가인에 대한 권고사직 처우를 검토하였을 뿐 아무런 보직을 부여하지 않은 점, ② 원고는 2022. 6. 30. 참가인에게 형식적으로 출근 통지서를 보냈을 뿐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낸 2022. 6. 20. 이후로 진정성 있는 출근명령을 하였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오히려 2022. 6. 30. 참가인의 업무시스템 접근 권한을 차단한 것 외에도 참가인의 차량등록을 해제하고 사무실의 개인 물품을 정리한 점(사내에 주차를 원하는 임직원이 많아 차량등록을 일시적으로 해제한 것뿐이라는 원고 주장은 하필 그 시점에 우연히 참가인에 대한 등록해제의 필요성이 발생하였다는 것인 점, 그 이후 10여일 동안 신규 등록된 차량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③ 원고는 2022. 7. 1. 직원 하계휴가비 지급 대상에서 참가인을 제외한 점, ④ F은 2022. 7. 12. 출근한 참가인에게 ‘해고된 놈이 왜 여기 있어?’, ‘넌 해고야’ 등의 발언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2022. 7. 1. 이후에 진정한 노무수령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이메일을 받은 참가인이 2022. 6. 30.자로 해고당하였다고 여겨 그 이후에는 출근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출근하지 않은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고, 이 사건 징계사유에 기재된 무단결근 기간인 2022. 7. 4.부터 2022. 7. 11.까지 참가인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이를 무단결근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소결론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설령 무단결근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해고되었다고 생각하여 결근한 것이 사회통념상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비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1두8919 판결 등 참조),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