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 C, D, E 등 4곳의 사회복지시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시설’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피고는 이 사건 각 시설에 고용된 상시근로자의 수가 100명 이상이어서 장애인의무고용 대상 사업장에 해당하는 원고가 법정의 의무고용비율을 충족하지 못하였는데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신고ㆍ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2023. 7. 25. 원고에게 2022년도 고용부담금 29,230,560원 및 가산금 2,923,050원 등 총 32,153,610원의 징수 및 납부에 관한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시설은 원고의 산하 시설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각각 별개의 시설로서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사건 각 시설에서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원고가 아니라 각 해당 시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근로자의 수는 관계 법령 및 고시 등에 따라 정해질 뿐 원고가 이를 통제하지 않으며, 근로자들의 급여 역시 이 사건 각 시설이 직접 지급받는 보조금을 재원으로 하여 지급될 뿐 원고가 이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각 시설의 근로자에 대한 사용 주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여야 하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장애인고용법’이라 한다)상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이와 달리 ‘사업주’에는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원고가 다른 사업주들과는 다르게 직원의 채용 등에 대해 자율적 결정을 내릴 여지가 전혀 없는데도 이러한 사정을 간과한 채 고용부담금을 징수하는 것은 위법하다.
관련 법리
장애인고용법은 상시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그 근로자의 총수의 100분의 5의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이하 ‘의무고용률’이라 한다) 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할 의무를 부과하고(제28조 제1항), 의무고용률에 미치지 못하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상시 10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제외)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일정기한까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신고ㆍ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33조 제1항, 제5항). 그리고 장애인고용법에서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거나 하려는 자를 말하고,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제2조 제4호, 제5호).
위와 같은 규정들의 문언과 내용 및 장애인고용법에는 고용보험법 제8조와 같이 그 적용단위를 사업장별로 분리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장애인고용법 시행령 제24조 제3항 제2문이 의무고용률 산정과 관련하여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사업에 대해서만 각 사업장별로 상시 고용하는 근로자의 수를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장애인고용법에서 정한 ‘사업주’란 사업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법주체를 의미하고, 어떤 사업주가 국내에서 여러 사업장을 경영하는 경우에 장애인 의무고용률 준수 여부는 공동주택 관리사업과 같이 특별한 예외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사업주가 경영하는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합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두5941 판결, 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8두66227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7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각 시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법주체로서 장애인고용법상 장애인 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각 시설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100명 이상이 되는 사업주인 원고가 의무고용률에 미치지 못하는 장애인을 고용하고서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신고ㆍ납부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였다거나 평등원칙 또는 비례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있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각 시설이 원고의 산하 시설이기는 하지만 조직, 예산, 인사 등에 관하여 독립성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별개의 시설이라는 취지이다. 그러나 사업장별로 시행되는 고용보험제도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의 분리를 허용하는 고용보험법(제8조)과 달리, 장애인고용법은 근로자를 고용하는 주체로서의 사업주를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따른 장려금ㆍ부담금 등을 규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사업장의 분리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조직ㆍ예산ㆍ인사의 독립성 등의 고용보험법상의 사업장 분리적용 기준으로 장애인 고용의무 및 고용부담금 납부의무의 주체인 ‘사업주’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며, 개별 사업장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독립성을 갖추어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고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2012.
3. 29. 선고 2010헌바43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원고는 사회복지사업을 할 목적으로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이고, 등기사항전부증명서나 원고 정관에도 이를 위해 아동복지시설, 영ㆍ유아보육시설, 노인전문요양시설 등을 운영한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위 각 시설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시설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사회복지법인에 해당하는 원고 경영의 요체이다. 이 사건 각 시설의 운영에 사실상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없고 위탁기관에 대한 사후 보고 등의 관리ㆍ감독만 할 뿐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의 목적이나 독립적인 의의 자체에 들어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각 시설의 운영에 사실상 별다른 개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보건복지부령인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ㆍ회계 규칙 제10조, 제19조 등에 의하면 사회복지법인이 설치ㆍ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의 예산 및 세입ㆍ세출의 결산 등에 관하여는 사회복지법인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되어 있고, 실제로 원고 이사회에서는 이 사건 각 시설의 예산안, 사업계획을 심의ㆍ승인하는 한편 시설별로 운영규정을 개정하거나 정원조정 등에 관한 안건을 심의ㆍ의결하여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을 제8호증). 형식적으로 이 사건 각 시설 종사자들과의 근로계약이 원고가 아닌 시설 명의로 체결되었다거나 보조금이 원고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각 시설에 직접 지급되어 인건비 등의 재원으로 사용되었다는 등의 사정은 이 사건 각 시설이 서로 별개의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원고가 산하 시설을 총괄적으로 운영하는 실질적인 주체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서울시나 관악구청 등이 이 사건 각 시설의 운영 전반을 지도ㆍ점검하는 것은 위탁기관 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주체로서 법령위반 사항이나 보조금의 집행 내역을 점검하는 등의 관리ㆍ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에 불과하고, 각종 고시 등에서 시설에 배치하여야 할 종사자의 직종, 수를 정한 것도 최소한의 배치기준일 뿐이지 어떤 종사자를 얼마나 고용할 것인지에 관한 엄격한 통제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사정들과 무관하게 원고는 여전히 자율성을 가지고 이 사건 각 시설을 운영함과 동시에 대외적인 법률관계에서 권리ㆍ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처럼 원고가 이 사건 각 시설의 운영에 관하여 별다른 자율성을 갖지 못하였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가 평등원칙 위반 주장의 근거로 삼는 원고만의 특수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장애인고용법상의 장애인 고용의무 및 고용부담금 제도는 장애인이 그 능력에 맞는 직업생활을 통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고용촉진과 직업재활 및 직업안정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특히 고용부담금은 재정적인 목적보다는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의 고용촉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유도적ㆍ조정적 (특별)부담금’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사업자에게 일정한 방식에 따라 고용부담금을 차등 없이 부과하도록 하는 관계 법령의 규정을 그대로 따른 이 사건 처분이 평등원칙 또는 비례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헌법재판소 2003. 7. 24. 선고 2001헌바96 전원재판부 결정 취지 참조).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