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 조합은 2017. 11. 29. 전국의 운수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인천광역시에서 시내버스 노선을 운행하며 여객운수업을 하는 원고에 지회를 설치하여 원고 소속 근로자 1명이 그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17. 원고가 2023. 1. 1.부터 참가인 조합에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행위(이하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미부여 행위’라 한다)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제기한 참가인 조합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인천D).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19.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미부여 행위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재심판정을 하여 참가인 조합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중앙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23. 1. 1.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각 조합원 수에 비례한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기로 근로시간면제 협약을 체결하였는바, 참가인 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아 근로시간면제 협약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고, 원고는 참가인 조합에 대하여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려고 하였으나, 어쩔 수 없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제시한 조합별 근로시간면제 배분을 따랐을 뿐, 참가인 조합에 대한 지배‧개입 의사가 없었다.
원고가 참가인 조합에게 2023. 1. 1.부터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갑 제3 내지 7호증, 을가 제3 내지 9호증, 을나 제1 내지 4,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조직 또는 가입한 노동조합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조직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 현황(2023. 3.경 기준)은 아래와 같다.
<생략>
2020년 교섭창구 단일화
E노동조합은 2020. 10. 5.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0. 10. 5.부터 2020. 10. 12.까지 E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였으며, 공고 기간 내에 F 노동조합과 참가인 조합이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원고는 2020. 10. 13. 위 3개의 노동조합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였다.
원고는 2020. 11. 2. E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2020. 11. 2.부터 2020.
11. 7.까지 공고한 후, 2020. 11. 8. E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였다(이하 ‘2020년 교섭창구 단일화’라 한다).
E노동조합과 원고는 2021. 4. 14. 2021년 임금협정서(유효기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를 체결하였고, 2022. 5. 19. 2022년 단체협약(유효기간: 2022. 1. 1.부터 2023. 12. 31.까지,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2022년 임금협약(유효기간: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을 체결하였으나, 근로시간면제에 관한 별도의 협약은 체결하지 않았다.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E노동조합은 2022. 10. 4.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2. 10. 5.부터 2022. 10. 12.까지 E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으며, 공고 기간 내에 F 노동조합이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원고는 2022. 10. 13. E노동조합, F 노동조합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였다(이하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라 한다).
참가인 조합은 2022. 10. 14. 원고에게 ‘2022. 10. 5. 공고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요구 공고를 2022. 10. 14. 확인하였고, 공고기간이 만료되었으나 L지부장이나 연맹에 공문을 보내지 않아 늦게 확인한 점을 감안하여 교섭요구 참여를 받아들이기 바란다’는 내용의 ‘교섭요구 참여에 관한 사항’ 공문을 보냈다.
원고는 2022. 10. 18. 참가인 조합에게 ‘참가인 조합이 2022. 10. 5.부터 2022. 10. 12.까지 공고 기간 안까지 교섭요구에 참여한 노동조합으로 처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가, 2022. 11. 4. 참가인 조합에게 ‘노동조합법은 강행규정임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원고는 2022. 11. 4. E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2022. 11. 4.부터 2022.
11. 9.까지 공고하였고, 2022. 11. 10. E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
근로시간면제 배분 경과
원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 근로시간면제 시간에 대한 서면합의서를 체결함이 없이 연 4,000시간을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분해왔는데, 참가인 조합은 2018. 12.경부터 조합원 수 20명을 기준으로 월 4일(연간 48일)을 근로시간면제 시간으로 배분받아 해당 일수만큼 근로시간을 면제받았다.
원고는 2022. 5. 1. 원고가 운행하던 노선 일부를 M 주식회사에 매각함에 따라 원고의 근로자 및 노동조합 조합원 수가 감소하여 근로시간면제 시간의 총량이 연 3,000시간이 되었고, 참가인 조합의 조합원 수도 20명에서 1명으로 감소하였다.
원고는 2022. 5. 1.부터 참가인 조합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다가 고용노동부에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1명이어도 근로시간면제를 제공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질의한 후 ‘조합원 수가 근로시간면제 배분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라는 취지의 회신을 받자, 2022. 7. 1.부터 참가인 조합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으로 월 2일을 배분하였다.
원고는 2022. 11. 1.부터 다시 참가인 조합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않았다. 참가인 조합은 2022. 11. 9. 원고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미참여로 인한 교섭권 박탈과 별개로 월 4일의 근로시간 면제 전부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2022. 11.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원고를 상대로 노선 매각으로 인한 조합원 감소를 이유로 한 근로시간 면제 혜택 박탈과 2022. 11.경 및 2022. 12.경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진정(이하 ‘이 사건 진정’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참가인 조합은 원고로부터 2022. 5. 및 2022. 6.경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월 4일, 2022. 11.
및 2022. 12.경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월 2일 각 부여받기로 하고 이 사건 진정을 취하하였다.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23. 1. 1. 2023년 근로시간면제 협약서(유효기간 2023. 1. 1.부터 2024. 12. 31.까지, 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를 체결하면서 별표에서 근로시간면제 시간의 총량인 연 3,000시간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들의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분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3. 1.경부터 참가인 조합에는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2018. 12. 1.부터 원고가 참가인 조합에 한 근로시간면제 부여 내역은 아래와 같다.
<생략>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배제·시정함으로써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려는 데에 취지가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한 행위의 내용과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주장한 사유와 달리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까지 발생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68057 판결 참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미부여 행위는 참가인 조합의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의사도 추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참가인 조합은 2020년 교섭창구 단일화에 참여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E노동조합이 원고와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노동조합에 해당하고,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023. 12. 31.까지로 참가인 조합이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에 참여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2023. 12. 31.까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다.
원고는 2022. 12.경까지 근로시간면제 시간 부여에 관하여 별다른 서면합의를 작성함이 없이 관행에 따라 근로시간면제 시간으로 원고 소속 노동조합들에게 연간 4,000시간 또는 3,000시간을 부여하였고, 참가인 조합도 그동안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아 월 4일 또는 2일을 부여받아왔는데, 원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지 7개월이 지난 시점에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참가인 조합은 2023. 1.경부터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전혀 부여받지 못하게 되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2조의 적용이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원고로서도 참가인 조합의 위와 같은 권리가 침해됨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였는바, 2023. 1.경부터 참가인 조합에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아니한 원고의 행위는 참가인 조합의 활동에 불이익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단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여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원고는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과 근로시간면제에 관한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한 것이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제안한 근로시간면제 시간의 배분을 따른 것에 불과하며, 참가인 조합이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받지 못한 것은 참가인 조합이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아 이 사건 협약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협약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42조 제2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에 대한 보충협약의 성격을 가지므로(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5조, 이 사건 협약 제8조 참조),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위임한 범위 내에서 체결되어야 할 것인바, 이미 근로시간면제 배분에 관한 권리를 갖는 노동조합을 배제할 근거가 될 수 없다.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곧바로 참가인 조합의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 권리가 박탈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42조 제2항에는 ‘근로시간면제에 대하여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 회사가 별도로 합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시간면제는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합의하여 결정하는 것이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이행 과정에서도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참가인 조합을 고려하지 않은 근로시간면제 분배를 요구하거나 그러한 내용의 협약 체결을 요구하였다면, 원고로서는 참가인 조합을 고려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근로시간면제 배분에 관한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교섭 대표노동조합이 응하지 않거나 성실하게 협의하였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는 조합원 규모,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하여 면제 한도를 부여한 후 법정 면제한도 내에서 남는 부분을 부여하는 등 참가인 조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근로시간면제 3,000시간 전부에 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만을 이유로 참가인 조합을 배제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참가인 조합에 배분할 근로시간면제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이의제기를 하는 등 근로시간면제 한도 재조정을 위한 협의조차 하지 않은 이상, 이는 2022년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을 우대하여 참가인 조합을 차별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원고가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한 시기와 경위 및 전후 사정, 이 사건 협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미부여 행위에 관한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의사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22. 5. 1.부터 참가인 조합에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않았다가 참가인 조합의 이 사건 진정 및 고용노동부의 회신 등으로 2022. 12.경까지 참가인 조합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부여하게 된 것으로, 원고는 참가인 조합과 사이에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에 관한 갈등이 존재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조합과 위와 같은 갈등이 발생하기 전까지 근로시간면제에 관한 별도의 협약서를 체결한 적이 없다. 또한 이 사건 협약은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확정된 후 단기간 내에 체결된 것으로 그 교섭 과정이나 경위가 불분명하다.
또한 원고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참가인 조합의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조합 간에 이해관계를 조정하려고 노력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며, 그 과정에서 참가인 조합에게 의견을 구하거나 경과를 고지하지도 않은 채, 근로시간면제 3,000시간 전부를 2022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들에 배분하였다.
더욱이 이 사건 협약은 유효기간을 2023. 1. 1.부터 2024. 12. 31.까지 2년으로 정하였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초과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체결한 종전 임금협정의 시행기간이 1년인 점 및 통상적으로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1년 단위로 부여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례적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