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7. 11. 선고 2023구합7616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66. 5.경부터 D 주식회사에서 근무하였고,1996. 10. 21. '이황화탄소 중독(고혈압, 다발성말초신경병변)'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아 요양하던 중 2021. 11. 26. '주요 우울증 중증 삽화'를 추가상병으로 승인받았다(이하 망인이 승인받은 상병을 통칭하여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나.

망인은 2022. 3. 21. 우울감, 무기력 등이 지속되어 자살 방지를 위하여 E병원에 입원하였고, 2022. 3. 26. 시행한 코로나19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

망인은 2022. 4. 3. 직접사인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하였다.

라.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7. 24. '망인의 사망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앞서 든 증거와 이 법원의 서울대학교병원장(감염내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E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사망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처분에는 위법이 없다.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2조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을 하고 있는 근로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바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호는 '요양 중인 산재보험 의료기관 내에서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과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를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망인이 이 사건 상병 중 우울증이 악화하여 그 요양을 위하여 E병원에 입원하였다가 병원 내 집단 감염을 통하여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므로, 망인의 코로나19 감염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2조 제2호에 따라 업무상 사고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망인이 이 사건 상병 중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방지를 위하여 E병원에 입원한 사실, 망인이 E병원에 입원하여 요양 중이던 2022. 3. 26.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나, 망인의 코로나19 확진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2조 제2호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려면 적어도 망인이 E병원에 입원한 후에 병원 내 감염을 통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음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나.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의무기록만으로는 망인이 어디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는지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망인은 입원 당일과 다음날 시행한 코로나19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입원 6일째에 시행한 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나타났다. 의무기록에 따르면 검사 이틀 전부터 가래 증가 및 인후통이 발생하였으며, 이는 입원후 4일째부터 코로나19의 증상이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당시 유행한 오미크론 변이의 잠복기는 평균 4.2일(2일~8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망인은 입원 4일 전부터 입원 후 이틀 사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병원 내 감염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망인에 대한 입원 의무기록에도 망인이 입원 후 기침(cough)과 객담(sputum) 증상이 있었고 객담 증상이 증가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망인이 E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에 노출되었고, 입원 후에 증상이 발현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다.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검출하는 PCR 검사의 특성상 바이러스의 양이 낮은 감염 초기에는 PCR 검사를 해도 위음성(false negative)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PCR 검사의 정확도에 관하여 'PCR 검사는 민감도가 높은 검사이기는 하나 바이러스의 양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은 시점에서는 PCR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2020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 노출 첫날에는 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올 확률이 100%이고, 감염이 진행됨에 따라 음성 확률이 감소하지만, 증상이 발생하기 전(노출 후 4일째)에는 여전히 음성 결과가 나올 확률이 67% 정도이다'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망인이 E병원에 입원한 당일과 그 다음날에 실시한 PCR 검사에서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기는 하였으나, 위와 같은 감염 초기 PCR 검사의 높은 위음성 확률을 고려하면, 망인이 입원 당일과 다음날의 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하여 망인이 E병원에 입원한 이후에 병원 내 감염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라.

망인이 입원하였던 E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의사는 망인이 입원하기 전후의 정신과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관하여 '본원에서 2022. 2. 8. 입원 중이던 환자가 확진되었을 때 모든 환자에게 이를 알리고 퇴원을 권유한 바 있다. 정신증상이 심했던 1명을 제외하고 모든 환자가 퇴원하여 2022. 3. 10.까지 입원환자 1명을 유지하였고 이후 안정된 상태에서 입원 전, 입원 1일, 입원 3일에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면서 다시 입원을 받게 되었다. 이후 2022. 3. 27. 망인이 확진되었고 역시 다른 환자에게 알려 4명이 2022. 3. 29. 퇴원하였다'라고 회신하였다. 이에 의하면 E병원에서는 망인이 입원하기 약 한 달 보름 전에 확진자가 발생하여 1명을 제외한 전원이 퇴원한 상태에서 추가 감염 없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다가 망인이 입원하여 E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입원하였을 무렵 E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은 아닌것으로 판단된다.

마.

망인이 이 사건 상병으로 신체의 기능이 상당 부분 약화되어 있었고, 우울증상이 심화된 무렵부터는 외부활동의 횟수도 줄어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망인은 E병원에 입원하기 4일 전인 2022. 3. 17.에도 외래진료를 위하여 E병원을 방문하였고, 자녀나 원고 등 망인의 병간호를 하는 사람과는 지속적인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잠복기를 고려한 망인의 행적, 망인과 접촉한 주변인의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그 행적 등에 관한 자료가 전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여 망인의 정확한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특정하기 어렵고, 망인의 입원 일시, 확진 판정 일시, 코로나 19의 잠복기 및 당시의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 등을 고려하면, 망인이 입원 전에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