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사단법인 B(이하 ‘이 사건 협회’라 한다)는 상시 약 1,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장애인 복지사업을 행하는 법인으로, 그 산하에 장애인복지시설인 D(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을 두어 지하철 택배 및 카페테리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09. 1. 12. 이 사건 시설에 입사하여 2017. 10. 1. 사무국장으로 승진하였다.
이 사건 협회는 2023. 2. 13.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분리조치 위반 포함)이 인정되었다며 원고에게 정직 2개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정직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14.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 중 ①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2021. 10. 재계약 결정을 위한 면담 자리에서 E에게 한 발언’을 제외하고는 징계시효가 경과하였거나, 인정되지 않고, 다만 ② 분리조치를 위반한 행위는 인정되며, 위와 같은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고, 징계절차에 위법은 없다고 보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27.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①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2년의 징계시효가 도과하였거나, 이를 인정할 구체적 자료가 없거나,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인정되지 않으나, ② 원고가 2022. 11. 5., 2022. 11. 10., 2022. 11. 14. 및 2022. 11. 17.에 걸쳐 분리조치를 위반한 행위는 인정되고, 이것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의 위법은 없다고 보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절차적 위법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서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송부받지 못하였고, 징계처분통지서에 원고의 징계사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으므로, 징계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협회의 취업규칙 제11장 제24조(징계의결의 요구) 제4항이 ‘징계의결요구권자는 징계의결요구와 동시에 종사자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징계혐의자에게 송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 사건 협회나 시설이 위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송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징계혐의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의결이 요구되었는지를 사전에 알게 함으로써 인사위원회에서 적절하게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의 송부 없이 진행된 징계절차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징계혐의자의 방어권 준비 및 행사에 지장이 없었다거나 징계혐의자가 이의 없이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하였다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2누17426 판결,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4851 판결 등 취지 참조). 그런데 을 제6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시설은 2023. 1. 16. 원고에게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징계를 심의할 인사위원회가 2023. 1. 27.에 개최될 것을 알리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인 직장 내 괴롭힘과 분리조치 위반 사실을 상세히 적시한 소명요청서를 송부한 사실, 원고는 2023. 1. 27.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약 1시간의 소명 기회를 부여받았던 사실, 인사위원회 위원들은 원고가 징계사유를 부인하고 있는 등의 사정을 감안하여 당일 결정을 유보하고 2023. 2. 1. 인사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정직처분을 결정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요구 되었는지를 알고 있어 인사위원회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데 지장이 없었고, 나아가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처분통지서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원고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이 취소에 이를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적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이 징계사유로 삼은 분리조치 위반 4건 중 2022. 11. 10.과 2022. 11. 17.에 분리조치를 위반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나머지 2022. 11. 5.은 감사준비를 위해 주말에 출근한 것이고, 2022. 11. 14. 역시 감사 준비를 위한 야근을 위해 출근한 것이므로 이를 분리조치 위반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
나아가 분리조치의 원인이 된 직장 내 괴롭힘이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분리조치 위반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정직처분은 과하다. 한편 이 사건 정직처분은 다른 직원들에 대한 징계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하여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인정사실
이 사건 시설의 조직 및 업무분장 내역에 의하면, 사무국장인 원고는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원장)의 바로 아래 직급으로, 일반 직원의 고충처리 상담 및 처리는 이 사건 시설장이, 장애인 근로자의 고충처리 상담 및 처리는 원고가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건 협회는 2022. 11. 2. 이 사건 시설장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민원이 접수되었다면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에 의거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제3항에 의거 민원접수 종사자의 분리조치 요구에 따라 가해 의심 직원을 조사기간 동안 근무장소 변경 또는 재택근무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시설장은 2022. 11. 4.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근거한 분리조치로 원고에게 2022. 11. 4.부터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종료시(별도 통보)까지 재택근무할 것을 통보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2022. 11. 7. 이 사건 시설장과 직원들을 업무배제 및 집단따 돌림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다.
원고는 재택근무일로 통보받은 2022. 11. 5., 2022. 11. 10., 2022. 11. 14.에 이 사건 시설에 출근하였고, 2022. 11. 17.에는 직장 내 괴롭힘의 신고자인 G 등과 대화하였다.
한편 이 사건 시설은 외부 노무법인에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의뢰하였고, 위 노무법인은 2022. 11. 18.경부터 2022. 12. 1.까지 조사를 실시하였다.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시설장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위해 원고에게 재택근무를 명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어기고 재택근무일에 이 사건 시설에 출근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취업규칙 제11장 제25조 제1항 가호 ‘이 규정 및 이 규정에 의한 명령을 위반하였을 때’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위 재택근무 명령은 단순한 재택근무 명령이 아닌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기간 동안 피해 신고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분리조치의 일환으로서 위 직원들과 원고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인 점, 당시는 구청 감사를 대비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신고를 한 직원을 포함한 이 사건 시설 직원들이 야근을 하거나 주말 출근을 할 가능성이 높았던 시기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주장처럼 2022. 11. 5.가 주말이었다거나, 2022. 11. 14.은 근무시간이 종료한 후인 18:20경 사무실에 출근하였다는 점만으로 달리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와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그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원고는 임기제인 시설장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 시설의 최상위 관리자에 해당한다. 그런 원고에 대하여 다수 직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있어 이 사건 시설장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의한 조사를 실시하면서 원고에게 분리조치를 명하였는바, 사무국장인 원고로서는 위 명령을 모범적으로 준수하여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4회에 걸쳐 의도적으로 이를 위반하였다. 게다가 원고는 이 사건 시설장과 직원들을 아무런 이유 없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고(위 사건은 2023. 2. 9.경 위반사실 없음으로 종결되었다), 위 사실을 들어 자신에게도 평등한 분리조치를 하라며 이 사건 시설장의 재택근무 명령에 항의하여 이 사건 시설장이 피해 직원들과 원고가 교대로 재택근무하는 것으로 변경해 준 사정이 있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는바,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이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기간 동안의 분리조치 위반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정직처분은 과도하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그 대부분이 2년의 징계시효가 도과하였기 때문이지, 피해 직원들이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즉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은 앞서 본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민원내용과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고(을 제4호증), 조사를 실시한 외부 노무법인은 ‘원고가 직원들이 참석한 주간업무회의에서 “인사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고 한 발언, 직원을 대상으로 “냄새가 난다”고 한 발언, “선배가 야근하는데 먼저 퇴근하지 말라”고 한 발언, “F의 인사를 받지 않는 직원의 행동을 CCTV로 확인했다”고 한 발언은 모두 사실로 인정되고,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점에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분리조치를 위반하면서 피해 직원들에게 접근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단지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징계사유 부분이 징계시효 도과 등으로 인하여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분리조치 위반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정직처분을 과도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F은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나, F은 그 적시된 징계사유가 원고와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없고, 더욱이 직급이 과장이므로 사무국장인 원고와는 그 비위 책임 정도가 다르다. 나아가 이 사건 협회가 과장 직급인 H에 대해 장애인 근로자에게 심한 욕설을 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린 바 있으나, 이 역시 원고와 직급이 달라 그 책임 정도가 다르고, 그 사실관계도 상이하다는 점에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정직처분과 바로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한편 이 사건 협회가 2017.경 야근 당직 중 만취 상태로 장애인 근로자를 성추행한 전 사무국장에 대해 경고 처분을 한 사례는 있으나, 위와 같은 경고 처분과 함께 전 사무국장을 팀장으로 강등하여 경기도권 사회복지시설로 징계성 발령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정직처분보다 가볍게 징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이 다른 징계처분 사례들과 비교할 때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