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자동차 구입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8. 4.부터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자이다.
원고의 징계위원회는 2023. 2. 9. 아래와 같은 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2023. 2. 10. 자 해고를 의결하였으며, 원고는 징계위원회 의결을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28. ‘제1 내지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7.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무단반출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그 외 나머지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고, 징계양정이 과하다’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5 내지 58호증, 을가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및 원고의 내부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제1 내지 3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부분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22. 12. 26. 고객사은품인 머그컵 세트<각주1> 5개를 무단반출한바, 이는 형법상 절도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재산상 손실과 업무상 지장이 초래되었다.
참가인 주장의 요지
참가인이 고객사은품인 머그컵 세트 5개를 가져가면서 서비스 어드바이저(Service Adviser)나 센터장 등 관계자에게 알리거나 허락을 받지 않은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참가인에게는 머그컵 세트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없었고, 참가인의 머그컵 세트 반출로 인하여 원고에게 업무상 지장 등이 초래된 바도 없다. 따라서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8, 39, 42, 5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무단반출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1 징계사유 중 절도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17조 제17호는 ‘허가를 얻지 않고 회사의 문서, 물품, 기계, 기구 등을 사외로 반출하지 말 것’을 복무규율로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이 관리대장에 기재하지도 않은 채 관계자의 허락 없이 고객사은품인 머그컵 세트 5개를 가져간 행위는, 정해진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물품을 무단으로 반출한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의 머그컵 세트 무단반출 행위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17조 제17호에 규정된 복무규율을 위반한 것이고, 이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82조 제22호의 징계사유인 ‘기타 전 각 호에 준하는 행위가 있거나 이 규칙의 각 조를 위반한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머그컵 세트 9개는 고객만족도 만점 부여 고객에게 증정하기 위하여 탕비실에 보관되어 있던 것으로 그 용도가 특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참가인이 2022. 12. 26. 그중 5개를 무단반출함에 따라, 고객만족도 만점 부여 고객에 대한 머그컵 세트증정이 한 달가량 지연되게 되었다. 결국 참가인의 무단반출로 인하여 원고의 업무수행에 어느 정도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머그컵 세트 무단반출 행위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82조 제1호의 징계사유인 ‘업무상의 잘못을 저질렀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1 징계사유에 ‘(절도)’라는 기재가 되어 있으므로 참가인의 행위가 무단 반출 외에 형법상 절도죄에도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참가인은 머그컵세트 5개 중 2개를 고객들에게 증정하였고, 나머지 3개는 고객들에게 증정하기 위하여 가지고 있다가 원고 회사에 반납하였는바, 참가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참가인을 절도로 고소한 형사사건에서도 ‘참가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일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이유로 증거불충분(혐의없음)의 불기소 결정이 이루어졌다.
제1, 2 징계사유 중 달력 부분 및 제3 징계사유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22. 12. 26. 머그컵 세트 5개를 무단반출하면서 달력 1개도 같이 반출하였는바, 이 역시 무단반출에 해당한다.
또한 참가인은 2023. 1. 9. 상급자인 E 차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탕비실에서 달력 4개를 분출하였는바, 이는 원고 회사의 보고지휘체계를 무시한 것이고, 고객응대업무에서 배제되었음에도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달력 4개를 분출하여 업무지시를 불이행한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 2 징계사유 중 달력 부분 및 제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4, 28, 53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2 징계사유 중 달력 부분 및 제3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참가인은 2023. 1. 9. 17:59경 탕비실에서 달력 4개를 분출하면서 서비스 어드바이저 F과 아래와 같은 취지의 대화를 하였다. 위와 같은 참가인과 F 사이의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서비스 어드바이저인 F에게 고지한 후 달력 4개를 반출하였으므로 무단반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워 보이고, F 또한 참가인에게 달력 반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거나 달력 반출을 제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고객만족도 만점 부여 고객에게 증정하기 위하여 탕비실에 보관되어 있던 머그컵 세트와 달리, 달력은 일반적인 고객에게 두루 증정하기 위하여 탕비실에 보관되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달력은 보관 수량이 어느 정도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평소에 달력 반출에 대하여도 엄격하게 관리를 하였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갑 제32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평소에 달력 반출에 대하여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이 2021. 9.경부터 서비스 어드바이저 업무에서 배제되기는 하였으나, 원고로부터 고객을 절대로 만나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고, 참가인은 2014. 8.경부터 약 7년간 원고 회사에서 서비스 어드바이저 업무를 하여왔는바, 그 과정에서 친분을 쌓고 관리대상으로 삼은 고객들이 상당수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인으로 하여금 그러한 고객들에 대하여 고객 관리 행위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지나치고, 참가인이 차량 점검 등의 문제로 원고 회사를 찾아온 기존 고객들을 전혀 응대하지 않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이 기존 고객들에 대한 고객 관리 행위를 하는 것까지 원고 회사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게 과한 조치로 판단된다. 그리고 참가인이 기존 고객들을 관리하지 않는 것은 원고 회사에도 이익될 것이 없어 보인다.
참가인이 2023. 1. 9. 달력 4개를 분출하면서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달력은 보관 수량이 어느 정도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평소에 달력 반출에 대하여도 엄격하게 관리를 하였는지 여부가 불분명한바, 이러한 행위가 원고 회사의 보고지휘체계를 무시한 것이라고까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무단반출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1 징계사유 중 절도 부분, 제1, 2 징계사유 중 달력 부분, 제3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ㆍ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위 대법원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ㆍ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3호증, 을나 제1 내지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무단반출 부분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바, 그럼에도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참가인이 머그컵 세트 5개를 무단반출하기는 하였으나, 머그컵 1개는 약 20,000원 상당의 가격으로서 그 재산적 가치가 비교적 크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머그컵 세트 5개 중 2개를 고객들에게 증정하였고, 나머지 3개는 고객들에게 증정하기 위하여 가지고 있다가 원고 회사에 반납하였다.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사적 용도로 사용할 의도를 가지고 머그컵 세트 5개를 반출하였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참가인의 머그컵 무단반출 행위로 인하여 고객만족도 만점 부여 고객에 대한 머그컵 세트 증정이 한 달가량 지연되었으나, 위와 같은 증정 지연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초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머그컵의 재산적 가치, 참가인의 반출 의도, 원고 회사의 업무수행에 지장이 초래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부분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2020. 11. 11. 서비스센터에 맡겨진 고객 차량 내부에 보관된 현금 200,000원을 가져갔고,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2021. 9. 15.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과거의 징계처분 전력을 징계양정에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제1, 2 징계사유 중 머그컵 세트 부분을 이유로 참가인을 해고하는 것은 과중한 조치로 판단된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별지]
각주1) 머그컵 세트 1개(박스)에는 머그컵 2개가 들어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