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3. 3.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망인은 2006. 4. 21. D에서 주차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술에 취한 손님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함)를 당하여, '좌측 외상성 거대뇌경막외혈종,뇌간(숨골부)허니아, 외상성뇌지주막하출혈, 두개골절, 뇌기저골골절, 뇌좌상(중증도 이상), 치아결손, 다발성 타박(이하 위 각 상병을 통칭하여 '기승인상병'이라 함)'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았음. 망인은 2008. 5. 2. 중증요양상태 1급 3호 결정을 받았고,2006. 6. 15. '스트레스성 상부위장관 출혈', 2012. 5. 10. '상세불명의 폐렴', 2022. 9.28. '만성호흡부전'을 추가상병으로 각 승인받았으나, 2021. 8. 27. '좌측하지 말초동맥 색전증, 좌측하지 괴사성 근막염'은 추가상병으로 승인받지 못하였음
망인은 2022. 8. 11. 사망하였는데, 사망진단서에 직접사인으로 '다발성 장기부전'이, 중간선행사인으로 '패혈증'이, 선행사인으로 '좌측 하지괴사'가, 선행원사인으로 '좌측하지동맥색전증'이 각 기재되어 있음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례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3. 3. 원고에게 '망인의 사망은 기승인상병과 무관한 좌측하지동맥색전증 및 괴사성 근막염에 의한 패혈증이 주 원인으로, 기승인상병과 사망의 원인 간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의학적 소견에 따라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기승인상병으로 인해 장기간 와상상태에 있다가 폐렴의 악화, 좌측 하지괴사 등으로 사망하였으므로, 설령 사망의 주된 원인이 하지동맥색전증에 기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기승인상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에 기여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기승인상병과 망인의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사망의 주된 발생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존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거나, 업무상 발병한 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두12922 판결 등 참조). 또한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5, 6, 8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진료기록보완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F요양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기승인상병으로 인한 폐렴의 발생 및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거나 기승인상병으로 인한 전신쇠약등으로 좌측 하지괴사, 괴사성 근막염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여 위 질환이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기승인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직접적인 사인은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고, 패혈증의 원인은 '좌측하지동맥색전증으로 인한 좌측 하지괴사'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 법원 감정의의 소견, 망인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F요양병원 주치의의 사실조회 회신 등에 의하면 '좌측하지동맥색전증으로 인한 하지괴사'만이 패혈증의 유일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망인의 '괴사성 근막염'과 '폐렴' 모두 패혈증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임
이 법원의 감정의는 '괴사성 근막염'과 '폐렴' 모두 유의미하고 직접적인 선행인자로 볼 수 있다는 소견을 밝히면서, '와상상태 및 편마비 등으로 인하여 반복적인 폐렴이 발생하였고 경과기록지상 폐렴 악화 소견을 보이는바, 폐렴 악화에 의한 패혈증일 경우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 '2022. 3. 입원 초기부터 폐렴이 동반되어 있었고 8월까지 폐렴 진행 소견 및 흉막삼출액 증가 등의 소견 보였고 산소포화도 감소하는 상태가 반복되는 경과 등을 고려하였을 때 폐렴의 악화로 인한 사망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라고도 하였음
F요양병원 주치의는 2022. 8. 17.자 소견서에서 '항생제, 수액, 영양제 주사치료를 1년 이상 받다가 패혈증, 만성 신부전증, 폐렴, 흉막삼출액이 악화되어 2022. 8.11. 사망하였다. (중략) 상기 사망에 이르는 합병증은 뇌출혈과 좌편마비로 인하여 와 상상태로 오래 누워계시는 상태에서 발생가능한 합병증으로 2006년 발생한 뇌출혈과 상호 연관 있다고 사료된다'라는 소견을 밝혔고, 사실조회회신에서도 '폐렴이나 괴사성근막염 모두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주 재발하는 폐렴과 패혈증으로 반복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했다. 그러나 흉막삼출액과 만성신부전과 같은 합병증이 진행되었고 이는 폐렴이 거의 치료가 되지 않는 악화의 상태로 볼 수 있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이에 의하면 주치의는 폐렴을 망인의 사망 원인에서 배제한 것이 아니라 포함시켰다고 볼 수 있음
폐렴의 악화를 패혈증의 주된 원인이라고 볼 경우, 기승인상병으로 인한 오랜 와상상태, 자발호흡 약화, 코비위관을 통한 식이 등이 폐렴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이로 인해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바, 기승인상병과 폐렴 악화로 인한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음
망인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2006. 4. 21.부터 사망한 2022. 8. 11.까지 뇌출혈로 인한 뇌손상이 심한 상태로 의식이 명료하지 아니하였고 사지부전으로 2008. 5.2. 중증요양상태 1급 판정을 받고 약 16년 4개월간 와상상태로 요양하였음. 망인의 간호기록지에 의하면 '전신쇠약감으로 전적인 도움 필요', '편마비로 스스로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L-tube를 통해서 영양 섭취를 하고 있는 상태'였음. 망인은 2012. 5. 10. '상세불명의 폐렴'을 추가상병으로 승인받았고 이후에도 폐렴이 호발하였으며 2019. 8.30. 폐렴 이후에는 자가호흡이 약화되고 무기폐가 발생하면서 지속적으로 가정용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였고 2022. 2. 7. 흉부 엑스레이 결과 우측 폐하엽에 폐렴이 지속되었고 흉막삼출액이 발생하는 등 폐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었으며 2022. 9. 28. '만성호흡부전'도 추가상병으로 승인받았음
뇌출혈 후 중증의 뇌손상이 있는 경우 연하반사에 장애가 생기고 편마비로 기침 · 가래배출 능력이 감소하며 사지부전, 장기와상 시 체위 변경 부족, 객담 배출 불가 등으로 폐렴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짐. 비위관을 통한 영양 섭취도 내용물 역류, 미세 흡인 등으로 폐렴의 위험을 높이는 인자임. 망인 역시 기승인상병으로 인해 좌편마비가 있고 장기간 와상상태로 있으면서 신체기능이 상당히 저하되었고 비위관을 통한 식이로 인해 영양 상태가 저하되고 자발 호흡을 위한 근육이 약화되어 반복적으로 폐렴이 발생 및 악화되었다고 보임. F요양병원 주치의는 사실조회회신에서 '뇌출혈로 인한 기능부전으로 인한 자발호흡 약화, 거동 불가, 코비위관을 통한 식이가 폐렴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이로 인해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망인에게 있어 폐렴보다 좌측하지동맥색전증으로 인한 좌측 하지괴사, 괴사성 근막염이 패혈증의 주된 원인이라고 볼 경우, 감정의가 '좌측하지동맥색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심부정맥인데 망인에게 부정맥이 있었고, 장기간 와상상태로 인해 발생하는 혈전증은 하지동맥색전증이 아니라 심부정맥색전증이고 이 둘은 기전이 다른 별개의 질환이므로, 좌측하지동맥색전증으로 인한 좌측하지괴사, 괴사성 근막염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볼 경우 이는 기승인상병과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라는 소견을 밝히기는 함. 그러나 그 경우에도 망인이 하지절단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 데에는 기승인상병으로 인한 망인의 전신쇠약 등이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므로, 그 경우에도 기승인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 보기 어려움
F요양병원 주치의는 사실조회회신에서 '2021. 7. 22. 시작된 좌측하지 말초동맥색전증으로 인한 좌측하지 괴사성 근막염은 하지절단 수술로 근치가 가능한 질환이나, 망인의 전신상태가 매우 허약하여 수술적 완치가 어려워 항생제 주사 및 상처소독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악화되었고 사망 시까지 호전 없이 괴사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감정의도 '망인이 1947년생으로 사망 당시 나이(77세)를 고려했을 때 통상적인 환자는 절단수술 후 회복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승인상병으로 인한 의학적인 상태로 수술 시 사망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하여 수술을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좌측하지동맥색전증과 사망 간의) 일부의 연관성은 인정된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즉, 비가역적 허혈로 괴사가 진행되어 감염원이 된 경우 하지절단 수술을 하는 것이 표준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망인은 기승인상병으로 인해 전신상태가 매우 허약하여 이러한 수술을 받지 못하였고 좌측하지 괴사성 근막염이 악화되었는바, 기승인 상병으로 인한 망인의 전신쇠약 등의 신체 상태가 위 질환의 악화에 있어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음
따라서 망인의 사망 원인을 폐렴의 악화로 보든 괴사성 근막염의 악화로 보든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기승인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함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