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5. 1. 28. 설립되어 상시 1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금융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은 1997. 2. 13. 원고에 입사한 후 2021. 1. 2. 상무로 승진하여 2022. 4. 1.부터 실무책임자로 여·수신 등 사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21. 12.부터 2023. 2.까지 매월 참가인의 개인(신용)정보 접근기록을 점검한 결과 참가인이 위 기간 조합원의 계좌 및 거래내역 등 3,296건의 개인(신용)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2023. 2. 28. 원고 인사규정 제60조, 제61조, 제62조에 근거하여 '2023. 2. 28.부터 사건 종료일까지 직무정지 및 자택 대기발령을 명함.'을 구두로 통보하였고, 2023. 3. 7. 위와 같은 인사조치 내용이 기재된 인사발령통지서를 교부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3. 4. 7. 인천논현경찰서에 '참가인이 위 나.항 기재와 같이 3,296건<각주1>의 개인(신용)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였고, 2022. 1.경 성명불상의 제3자에게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불상의 방법으로 전송하여 제공하였다.'는 혐의사실(이하 '이 사건 혐의사실'이라 한다)에 관하여 참가인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였다.
참가인은 2023. 4. 18.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조합원의 개인정보 등을 무단으로 조회·열람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의 2023. 2. 28. 자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
(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어 부당하다.'는 등 사유를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15.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D).
원고는 2023. 7. 17.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9. 12. 위 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된 원고의 인사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갑 제1, 2, 3, 5호증, 을가 제1, 2, 3, 5, 6호증, 을나 제1, 2,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이 이 사건 혐의사실과 같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였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외부에 유출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을 업무에서 배제하고자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 인천논현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은 이 사건 혐의사실에 대하여 수사를 한 다음 2025. 6. 24.경 검찰에 참가인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는데,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수사결과나 법원의 재판결과를 지켜본 후 내부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징계하고자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원고는 내부규정에 따라 참가인에게 본봉과 직급수당등 고정급여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지 않으며,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징계가 아니므로 참가인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있어서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의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한다.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대기발령이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이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휴직,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규정의 위반 여부 및 그 정도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며, 사용자가 대기발령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대기발령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대기발령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대기발령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만일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등 참조).
먼저 이 사건 인사발령에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 갑 제6, 8, 10호증, 을가 제4호증, 을나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매월 직원들의 개인(신용)정보 접근기록을 자체 점검하여 E중앙회에 보고하였는데, 참가인의 경우 2021. 12.부터 2023. 2.까지 매월 개인(신용)정보 조회건수가 별지 점검 결과('이 사건 근로자'가 참가인을 지칭함) '조회 건수' 해당란 기재와 같음을 확인하였고, 참가인의 '이상과다조회 행위'에 대하여 별지 점검 결과 '증가 사유' 해당란 기재와 같이 '대출 사후 관리, 채권관리, 통계분석' 등을 위해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이상 없음'이라는 취지로 보고하였다.
원고가 위 1. 다.항 기재와 같이 참가인을 고발한 데 대하여 인천논현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은 2023. 10. 25. '참가인이 3,296건의 개인(신용)정보를 조회한 사실은 인정되나, 대출 이자 또는 대출 상환 등 정보가 필요하여 조회하였는데 운영 단말 프로그램상 필요하지 않은 정보들도 함께 나와 필요한 정보만 조회하였으므로 통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 조회로 판단되며, 참가인이 사용한 PC를 포렌식 검사한 결과 조합원 명부 및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조합원의 개인정보에 관한 대화를 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참가인이 타인에게 조합원의 개인정보를 전송하였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의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원고가 위 불송치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인천논현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은 2023. 11. 21. 이 사건 혐의사실에 관한 불송치 결정을 변경하고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는 결정을 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 직원의 직권 또는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데(원고 인사규정 제60조 제1호),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참가인이 3,296건의 개인(신용) 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여 이를 유출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를 일으켰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등에 따라 참가인을 징계하기 위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본다 하더라도, 원고 인사규정상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 ···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 한하여 직권정지 또는 직무정지를 할 수 있으므로, 참가인에 대하여 원고의 운영단말 시스템 접근 권한을 제한하거나 참가인의 무단 개인(신용)정보 열람 내역과 관련하여 징계를 하는 등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 동안 일시적·잠정적 조치로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을 하면 충분함에도, 이 사건 인사발령일로부터 약 6개월이 경과한 이 사건 재심판정일에 이르기까지 참가인에 대한 수사결과나 법원의 재판결과가 확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에 대하여 사실상 기한의 정함이 없는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을 유지한 것(심지어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도 이 사건 인사발령이 유지되고 있다.)은 정당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에 관하여 본다.
을나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참가인의 급여는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 전에 비하여 약 62% 감액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유지됨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받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은 이 사건 인사발령의 필요성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크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각주1) 원고가 제출한 고발장(을나 제3호증)에는 무단 정보 조회 건수가 3,166건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수사 과정에서 3,296건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