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1. 26. 선고 2023구합87242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등록 명의는 배우자인 원고임)을 한 후 공사현장에서 마감재 철거 작업을 하였다.

나.

망인은 2022. 3. 9. 08:45경 고양시 일산서구 E에 있는 'F호텔 인테리어 마감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소형굴삭기를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의 내무 마감재 철거 작업을 위하여 위 소형굴삭기에 탑승한 채 위 F호텔의 6층과 5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후진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경사 방향으로 위 소형굴삭기가 전도되면서 망인이 소형굴착기에 깔리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그곳에서 망인은 압착성 질식으로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인테리어 마감공사를 하도급받은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10. 18. '망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급여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의미하고(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58433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8호증, 을 5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망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에는 위법이 없다.

1)

이 사건 공사현장을 발주받아 시공하는 사업주로 H의 운영자인 I과 이 사건 공사현장에 고용된 현장소장인 J은 '사업주인 I과 I의 지시를 받아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관리·감독할 업무에 종사하는 J에게는 작업장의 상태를 조사한 후 그 결과를 고려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차량계 건설기계를 유도하는 안전직원을 배치하며 소속 근로자에게 안전장구를 착용하게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피고인들이 이를 소홀히 하여 소속 근로자인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업무상과실치사의 혐의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기소되었는데, 위 법원은 2024. 1. 25. '망인은 I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마감재 철거 작업을 도급받은 독립적인 사업주일 뿐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고단2073). 위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25. 6. 17.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의정부지방법원 2024노611), 이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지 아니하여 위 판결이 2024. 6. 25.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2)

행정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인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를 배척할 수 없는데(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 사건 형사판결의 위 사실인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

망인은 배우자인 원고 명의로 'D'라는 상호의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작은 포크레인과 같은 장비를 3대 정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망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거작업을 하기 이전에 현장을 둘러보고 자신의 소형굴삭기를 이용하여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미리 점검을 한 것으로 보이고, 그 점검 대상에는 소형굴삭기가 철거 현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이동 경로인 계단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망인은 위 현장을 둘러본 후 철거 작업 등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I 측에 이야기한 후 작업을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

망인은 원고 명의(상호 : D)로 I이 운영한 H에 공급가액 120만 원, 부가가치세 세액 12만 원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망인은 보유한 미니 굴삭기를 이용하여 철거 작업을 하였고, I 측으로부터 1일 60만 원(부가세 별도)의 금원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건설기계운전사의 평균적인 일당보다 훨씬 큰 금액이어서 위 금원 중에는 위험수당, 안전한 작업을 하기 위한 제반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쉽사리 배제하기 어렵다.

3)

사업주가 망인에게 공사진행 상황을 확인한 것 외에 이 사건 공사현장의 작업에 관하여 망인에게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하는 등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만한 정황은 보이지 않고, 재료와 설비 일체를 사업주가 공급하면서 망인은 노무만을 제공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사업주에 종속하여 그 지배·관리하에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주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의 마감재 철거 작업 공사를 도급받아 자신의 사업으로 영위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순주(재판장) 송연정 김영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