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2. 7. 선고 2024구단50172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3. 10. 5.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 남자)의 난청 진단

-

1995. 6.경까지 시멘트 제조 공장에서 포장 작업 등 수행

-

2021. 10. 27. 양쪽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 진단받음

나.

원고의 1차 장해급여 청구에 대한 피고의 부지급 처분

-

처분일: 2022. 7. 28.

-

처분사유: 소음노출 기준 미충족하여 업무관련성 낮음

다.

원고의 2차 장해급여 청구에 대한 피고의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

처분일: 2023. 10. 5.

-

처분사유: 소음노출 기준 미충족하여 업무관련성 낮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재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은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과 갑 제6 내지 9, 20 내지 25호증, 을 제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소음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지속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 독립적으로 또는 연령에 의한 난청과 경합하여 현재의 난청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원고의 소음노출력

가)

피고는 원고의 소음노출력을 조사하여, 원고가 1969. 2. 8.부터 1995. 6. 17.까지 약 26년 5개월 동안 시멘트 제조 공장에서 포장 작업 등을 수행하면서 80~84.9dB 정도의 소음에 노출된 것으로 인정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의 2002~2023년 작업환경 측정 결과를 토대로 위와 같이 인정하였으나, 가장 최대치의 소음을 선정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작업을 수행한 당시에는 위 소음 측정치보다 소음 정도가 더 심했을 가능성이 높다.

나)

산재보험법 시행령상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위 시행령상 소음 노출 인정 기준(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과 비교하였을 때 원고가 26년 5개월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서 소음에 노출된 정도가 반드시 소음성 난청의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로 적다고 단정할 수 없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원고는 같은 연령대 일반인의 청력보다심하게 저하되어 있고 소음 외에 청력소실을 가져올 다른 요인도 없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따른 이비인후과(이과-귀) 감정의(이하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라 한다) 역시 개인의 소음노출에 대한 손상의 감수성 차이가 있으므로 85dB 아래의 소음에서는 소음성 난청이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고, 75~85dB의 소음이라도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소음성 난청이 올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2)

원고에 대한 청력검사 결과 등

가)

원고는 2021. 10. 27. 주치의 D이비인후과의원에서 순음청력검사를 받아 6분법<1>에 따른 우측 60dB, 좌측 62dB의 기도청력역치를 토대로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다)

원고는 장해급여 청구 이후 피고의 의뢰에 따라 특별진찰을 받았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 2022. 5. 18. 회신).<2>

3)

원고의 소음노출과 이 사건 상병의 상당인과관계

가)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을 만한 소음에 충분히 노출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원고의 청력역치는 산재보험법 제37조 제5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에서 정한 청력역치 기준을 충족한다.

나)

특별진찰에 따른 순음청력검사 결과상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청력손실이 큰 소음성 난청의 특질이 나타난다. 다만 전형적인 소음성 난청의 특질인 C5dip 현상(소음성 난청의 순음청력도 특징으로서 500~2,000Hz 영역보다 3,000~6,000Hz 영역, 특히 4,000Hz에서 더 심한 감각신경성 난청이 존재하면서 8,000Hz에서 회복되는 현상)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이는 원고가 당시 만 80세 정도여서 노인성 난청이 함께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것은 마지막 소음 노출 시점부터 약 26년이 경과한 때이다. 그런데 소음성 난청 초기에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필요 없는 고음역대에서 청력저하가 이루어져 이를 자각할 수 없다가 점점 저음역대로 진행되어 시간이한참 흐른 후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되어서야 난청임을 인지하게 되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원고가 소음사업장을 떠난 때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때에 이 사건 상병 진단을 받은 사정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청력검사 및 특별진찰 당시 고령(만 80세정도)이었다.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는 원고의 난청 정도가 80세 연령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노화성 난청 정도와 유사하다는 소견을 밝혔으나, 2010-2012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에 따르면 70대 남성의 평균청력역치가 약 28dB 정도, 80~85세 남성의 평균청력역치가 39dB 정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청력은 같은 연령대 일반인의 청력보다 심하게 저하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난청을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이라고만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소음 노출 여부가 노인성 난청의 진행 정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소음에 의한 청력손실이 있었고 이후 이로 인해 더 빨리 더 중하게 진행된 노화에 따른 청력손실이 더해져 현재의 난청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사업장에서의 소음노출이 현재의 난청 발생에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2021. 12. 마련한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에도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되었더라도 소음 노출 경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충족하고 소음 노출로 인하여 연령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청력 손실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켰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다.

마)

원고는 2012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메니에르병, 귀지떡, 외이도염으로 치료받은 내역이 있다. 이 사건 진료기록감정의는 메니에르병이 난청과 연결될 수 있지만 현재 원고의 청력도를 보았을 때 메니에르병이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떨어지고, 외이도염과 같은 피부 습진이나 귀지로는 난청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소견을 밝혔다.

바)

그 밖에 원고의 고막과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없고, 원고의 난청이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서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