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1. 14. 선고 2024구단7100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1986. 11.경부터 2022. 6.경까지 약 30년 동안 주식회사 C, D 주식회사 등에서 석탄 적재 작업, 기계보수 제관작업 등을 수행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2. 6. 24.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 장해급여 지급을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4. 6. 18. 원고에게 '업무관련성 평가에서 소음노출 수준이 인정기준을 충족하나, 양측 모두 혼합성 난청으로 골도청력역치(우측 25dB, 좌측 22dB)가 진단기준에 미달하므로, 현행 소음성 난청 청력장해 판정 규정에 따라 소음으로 인한 청력손실의 영향은 골도청력역치로 판단하며, 양측 모두 청력장해로 판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시멘트 제조 일용근로, 석탄 적재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높은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또는 악화되었다. 원고의 주치의들의 소견과 같이 원고의 상병은 혼합성 난청이 아닌 소음성 난청이므로 골도청력역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설령 혼합성 난청이라 할지라도 골도청력역치가 40dB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피고의 내부 지침으로서 기도청력역치를 기준으로 하도록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규정에 어긋난다. 따라서 피고의 내부 지침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에 관하여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1)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2)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의 요건을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규정하면서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업무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악화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

가)

난청은 그 원인에 따라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위 두 난청이 혼재된 혼합성 난청으로 구별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나 중이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난청으로 외이도의 염증, 만성 중이염 등이 그 원인에 해당하고,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의 소리감지 기능의 이상, 소리에 의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또는 중추신경계의 이상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소음성, 유전성, 노인성, 내이 감염, 이 독성 약물 등 여러 요인들이 그 원인이 된다.

소음성 난청은 저음역(500Hz, 1,000Hz, 2,000Hz)에서보다 고음역(3,000Hz,4,000Hz, 6,000Hz, 특히 4,000Hz)에서 청력손실이 현저히 심하게 보이다가 8,000Hz 음역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C5dip 현상, 내이의 모세포에 작용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므로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런데 2023. 12. F병원에서 실시된 특별진찰에서의 순음청력검사 결과 원고의 청력은 아래와 같이 4,000Hz에서의 청력손실이 저음역 및 주변 음역대와 뚜렷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일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고,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가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 이처럼 원고의 청력손실은 소음성 난청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위 특별진찰에서의 임피던스청력검사 결과 C형(중이내 음압 형성)으로 측정되었는바,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전음성 난청의 특징이 뚜렷하게 존재하는 혼합성 난청의 유형에 해당한다.

나)

혼합성 난청의 경우, 외이와 고막, 중이에서 발생하는 전음성 난청과 내이에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모두 나타나므로, 중이 기관의 변화나 질환으로 난청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이를 소음성 난청에서 배제하기 위하여, 전음계를 거치지 않고 내이(달팽이관)에 직접 전달된 소리 감지 정도를 측정한 골도청력역치로 업무상 질병 여부를 판단함이 타당하다. 피고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2021. 12.)'은 혼합성 난청의 경우 골도청력역치로 업무상질병 여부를 판단하되, 다만 장해등급을 기도청력역치로 판단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기준은 전음성 난청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지 않으나 감각신경성 난청이 혼재된 혼합성 난청의 경우 업무로 인한 청력손실을 골도청력역치로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판단된다.

다)

이 법원의 신체감정의(이비인후과)는 '① 신체감정에서의 순음청력검사는 2025. 5. 2. 시행한 1차 검사와 2025. 8. 13. 시행한 2차 검사에서의 역치 차이가 15dB이고 순음청력검사의 역치와 어음청력 역치의 차이가 10dB 이상이므로 신뢰성이 떨어진다. ② 반면 F병원에서 실시된 특별진찰의 청력검사는 3회 모두 신뢰성이 있어 그 검사결과를 채택하는 것이 타당하고, 원고의 골도 청력(우측 25dB, 좌측 22dB)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역치를 보이고 있으므로 소음에 의한 감각신경성 난청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③ 소음노출 직업력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 감정의는 판단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그 소견을 신뢰할 수 있고 그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 이를 뒤집을 만한 다른 자료가 없으며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 특별진찰 소견과도 일치한다.

라)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 요인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앞서 본 원고의 직업력, 연령, 감정의의 소견 등을 두루 고려하면,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혼합성 난청의 유형에 해당하고,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노출된 소음이 난청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그 기여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