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C생)는 D(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고 한다)의 어선원으로 어업에 종사한 사람이고, 피고는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이하 '어선원재해보험법'이라고 한다) 제9조에 따라 어선원재해보상보험 업무를 처리하는 기관이다.
원고는 2022. 11. 11. 정박 중인 이 사건 선박에서 통발을 들고 옮기다가 허리부위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느꼈다고 호소하면서 인천 소재 E병원에 내원하였고, '제3-4번 요추간 추간판 탈출증, 제3-4번 요추간 추간판 신경근 압박'(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은 후 2022. 11. 30.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3. 10. 6. 원고에게 '사고조사 및 의료자문 결과 이 사건 상병의 경우 사고 및 허리부위 부담작업과의 관련성이 낮다고 평가된다.'라는 이유로 어선원재해보험법 제23조에 따른 승무 중 직무 외 질병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2. 27. '의료자문 결과에서 사고 및 신체부담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간에 관련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소견이고, 연령 등에 의한 만성적인 퇴행성 변화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평가된다.'라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다시 재심사를 청구하였는데, 해양수산부 어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2024. 8. 2. '원고의 재해조사시트, 영상의학적 검사(MRI) 및 의료자문 결과 등으로 볼 때 사고와의 관련성을 발견하기 어려우며 만성적인 퇴행성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판단되고, 허리 부담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있지만 작업시간, 일수, 기간 등을 고려해 볼 때 신체부담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간에 관련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21. 8. 17.경부터 이 사건 선박에서 어선원으로 근무하면서 거의 매일 하루에 16시간 정도 허리 부위에 부담이 되는 통발을 바다에 던진 뒤 꽃게 등이 노획된 통발(최대 약 50kg)을 건져 올리는 작업을 약 2,500~3,000번 정도 반복하여 왔다. 원고는 2022. 11. 11. 통발을 3개씩 들고 옮기다가 허리 부위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느낀 후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고, 그 이전에는 허리 부위의 통증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이러한 이 사건 상병의 발병 경위, 원고의 작업환경과 업무내용, 허리통증과 관련된 치료 내역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직무로 인하여 발생 또는 악화하였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업무상 질병'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 · 위험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으로서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 4호증, 을 제8,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F병원장[정형외과(척추)]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직무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거나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할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선박에서 통발 작업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화장(火匠, 조리 담당 선원)으로 근무하였고 통발 작업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시간은 30분 정도에 불과하며 통발의 무게도 5kg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2021. 8. 17.경부터 이 사건 선박에서 어선원으로 근무하면서 거의 매일 하루에 16시간 정도 통발(최대 약 50kg)을 건져 올리는 작업을 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 간에 다툼이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고 있는 작업 내용과 신체부담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증거는 별달리 제출되지 않았다.
통발을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데에는 양승기라는 장치가 사용되고 있기도 하여 통발 작업을 허리 부위에 큰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원고가 어선원으로 근무한 기간이 약 4년에 불과한 반면,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원고의 나이는 만 61세로 원고의 직무보다는 연령증가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되었을 개연성이 높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제3-4번 요추간 추간판 탈출증이 심하지 않고 신경근이 압박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후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경력, 담당직무, 발병의 경위 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질병에<1> 해당하지 않는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러한 소견의 합리성과 신뢰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장 · 증명이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각주1) 어선원재해보험법 제2조 제2항은 "어선원등의 재해 인정기준에 관한 사항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37조를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