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1. 16. 선고 2024구단7834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8. 13.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7 내지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노동조합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장기간 동해항에서 시멘트, 석탄, 광석 등 하역작업에 종사하면서 기계장비 또는 작업에 따른 강한 소음에 노출되었는바, 원고에게 난청이 발생할 다른 질병이나 손상 요인이 없음에도 이를 노화나 다른 원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특별진찰 결과

피고의 의뢰에 의하여 이루어진 특별진찰 결과는 아래와 같은바, 순음청력검사결과 원고의 청력역치(기도)는 우측 50.0dB, 좌측 57.5dB이다.

※

G병원(2022. 12. 14.)

※

뇌간유발반응검사 우측 70dB, 좌측 70dB

[인정근거] 갑 제5호증의 기재

3)

원고의 청력손상이 업무상 소음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11 내지 16, 1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39년 9개월 동안 동해항에서 항만 하역작업에 종사하면서 지속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 연령에 의한 난청과 경합하여 현재의 난청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한다.

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37조 제4항은 업무상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에 의하면 소음성 난청은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시행령상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업무지침인'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2021. 12.)'에서도 소음노출정도가 인정기준(85dB 이상 연속음에 3년 이상)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소음성 난청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 가능함을 언급하고 있다.

②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화물의 적화작업 및 양화작업에 종사하였는지가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지만, 갑 제18호증의 기재, C노동조합의 사실조회결과, 동해항이 취급하는 주된 화물내역, 원고가 업무에 종사한 회사 등을 함께 고려하면,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시멘트 포대 뿐만 아니라 석탄, 광물 등 시멘트 생산과 관련된 주된 원료의 양화 및 적화작업에 종사하였던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화물의 하역작업 중 석탄, 광물 등 원재료를 양화하는 작업은 선내의 화물을 버킷으로 담아 육상의 호퍼 등을 통해 컨테이너 벨트나 차량에 실어 운반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바, 동해항에서도 이를 위하여 다수의 육상 크레인, 언로더, 로더 등 각종 건설 중장비가 이용되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갑 제16호증, C노동조합의 사실조회회신). 이 과정에서 작업자가 중장비 기계와 함께 선박 화물칸이나 선창에서 작업을 하게 되고 중장비 기계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그대로 노출될 뿐만 아니라, 선박 내부에서 작업할 경우 비록 완전한 밀폐공간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작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내부 벽에 울려 소음의 강도가 높아지게 되며, 광물 등의 하역과정에서 발생하는 광물의 낙하 소음에도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실시한 국내 주요 건설기계의 소음도 측정결과에 의하면 로더의 경우 103dB 이상의 소음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바, 원고가 로더, 언로더, 크레인, 포크레인 등에 의하여 실제 노출된 소음수준은 85dB 이상의 수준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 역시 동해항의 항만 하역작업자에 대하여 85dB 이상의 소음노출을 인정한 사례가 있으며, 해당 근로자들이 법원판결을 통하여 85dB 이상의 소음노출을 인정받은 사례들도 확인되는바, 위의 소음노출 인정 사례들이나 원고는 모두 동해항에서 통상적인 항만하역작업에 종사하였던 것 으로 판단되고 달리 원고가 소음노출수준이 가벼운 특정한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C노동조합은 '작업환경을 매년 측정하고 있고 동해항은 80dB이하, 묵호항 일부 구간은 85dB 정도로 확인된다'고 회신하기는 하였으나, 그 구체적인 측정시점과 측정환경, 작업내용을 확인할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의 작업환경측정결과가 과거 1980년대나 1990년대에 원고가 중장비에 근접하여 수작업을 할 당시와 동일한 환경에서 발생한 소음을 측정한 것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한다면, 원고가 동해항에서 항만 하역작업에 종사한 기간 동안 85dB 이상이나 이에 근접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던 것으로 판단함이 합리적이다. 여기에80dB 이상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경우에도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결과가 있는 점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원고가 1978년부터 2017년까지 동해항 항만하역작업 과정에서 노출된 소음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였던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다.

③

원고는 2017년경(59세)까지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2. 7. 8.(64세)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는바(원고의 진술에 의하면 54세이던 2012년경부터 청력의 저하를 경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원고의 업무수행과 난청 발생 사이에는 비교적 시간적 관련성과 밀접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④

특별진찰결과 원고의 청력역치(기도)는 우측 50.0dB, 좌측 57.5dB로 확인되고 저주파수보다 고주파수의 청력손상이 더 큰 형태를 보이고 있는바, 비록 소음성 난청에 전형적인 notch 현상(4,000Hz 음역대에서 청력손상이 두드러지는 현상)이 확인되지는 않지만 소음에 따른 청력손상의 경우 최초에는 4,000Hz 음역대에서부터 청력손상이 발생한 이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고음역대의 청력이 손상되고 그 이후 저음역대의 청력까지 손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청력분포는 소음성 난청의 특징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원고의 나이(64세)는 노화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는 나이이기는 하나, 원고의 청력수준은 비슷한 나이대의 일반인 평균<1>과 비교하여 상당히 심각하게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고가 청력손상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의 소음에 상당 기간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는 점, 업무수행과 난청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관련성 및 밀접성이 인정되는 점, 원고의 나이(64세)와 청력패턴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양측 귀 청력 저하가 대부분 노화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고, 원고의 청력손상에는 노화로 인한 영향 외에 업무상 소음으로 인한 영향이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으로 함께 작용하였다고 평가함이 상당하다.

⑥

원고의 진료기록상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돌발성 난청 등 난청의 원인이 될 만한 다른 요인들이 확인되지 않고, 원고에게는 중이나 내이 부위에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병변이

나 염증이 발견되지 않는다.

⑦

이 법원의 감정의는 '원고가 동일연령대의 평균 청력에 비하여 청력이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고주파수 음역대의 청력이 더욱 악화되어 소음성 난청과 노화성 난청이 혼합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원고의 소음노출수준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원고가 업무에 종사할 시점의 청력손상내용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원고의 난청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지만, 원고의 소음노출수준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위 의견은 그대로 채택하기 어렵다. 또한 소음성 난청의 특성상 그 자각이나 진단이 상당히 늦을 수 있고, 원고의 경우에는 업무종료시점과 이 사건 상병 진단 시점 사이에 상당한 밀접성이 인정되는 이상(더욱이 원고는 업무에 종사중이던 2012년경부터 청력의 저하를 자각하였다고 진술하기도하였다) 업무에 종사할 당시의 청력손상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정 역시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위 감정의의 의견에 따르더라도, 원고의 청력측정결과와 청력패턴은 소음성 난청과 노화성 난청이 중첩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호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