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22. 3. 28. '양측 감각신경성 청력소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고, 2022. 6. 7.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3. 9. 19. 원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1992. 8. 14.부터 1996. 7. 5.까지 C에서의 근무기간은 산재보험 적용 제외 대상에 해당하고, D 주식회사 부산공장에서 80~85dB의 소음에 5개월 가량 노출되어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라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2023. 12. 12.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3. 12.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관련 자료에 따르면 원고는 1992. 8. 14.부터 1996. 7. 5.까지 C 직장가입자로 등재되어 있어 소음 노출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특별진찰 검사결과 우측 59dB, 좌측 100dB의 청력역치가 확인되는데, 좌측의 경우 심도 난청을 유발할 정도의 고강도의 소음에 노출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양측 청력도상 수평형의 대사성노인성 난청 소견으로 소음 노출 작업으로 발생한 소음성 난청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2024. 6. 3.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4. 9. 5. 위 심사청구 기각결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1974년부터 1980년까지 D 주식회사 부산공장에서 현장관리 업무를, 1992. 8.14.부터 1996. 7. 5.까지 C에서 집진기 점검 업무를 수행하면서 90dB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소음 노출력 외에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 확인되지 않고, 비대칭 난청이 존재하더라도 좌측 귀에 대한 소음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으며, 노화가 일부 병합되었더라도 업무상 질병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피고가 평가한 원고의 직업력
피고가 평가한 소음 노출 수준
주치의 소견(2022. 3. 28., F의원)
소음 작업장 15년 근무
고막 소견은 정상이고, 순음청력검사결과 우측 65dB, 좌측 전농이며, 언어청력검사결과 우측 SRT 85, WR 90dB/56, 좌측 전농임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
특별진찰 검사결과(2022. 10. 5., G병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하 '이 사건 인정 기준'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의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산정된 원고의 C 근무기간은 1992. 8. 14.부터 1996. 7. 5.까지 약 3년 11개월이고, 피고는 C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없어 유사업체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참고하여 집진기 점검 업무를 수행한 원고가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보았으며, 원고의 양측 귀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인정 기준의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일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1974년부터 1980년까지 D 주식회사 부산공장에서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거나 위 근무 기간 동안 85dB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0, 34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난청은 그 원인에 따라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위 두 난청이 혼재된 혼합성 난청으로 구별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해 주는 기관의 장애로 음파의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만성 중이염, 이소골손상, 고막 천공 등이 그 원인이 되고,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의 소리감지 기능의 이상, 소리에 의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중추신경계의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소음 노출, 측두골 골절, 노인성 난청 등이 그 원인이 된다.
이 사건 인정 기준은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인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하되 내이염, 약물중독,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을 제외하고, 난청의 장해정도 평가는 순음청력검사의 기도청력역치를 기준으로 6분법으로 판정하되 가장 좋은 역치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음성 난청은 저음역 주파수(500Hz, 1000Hz, 2000Hz)보다 고음역 주파수(3000Hz, 4000Hz, 6000Hz, 특히 4000Hz)에서 청력손실이 심하게 나타나다가 8000Hz 음역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청력손실 수치 또한 저주파수에서 40dB, 고주파수에서 70dB을 초과하지 않는 형태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 검사결과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에서 관찰되는 3000~6000Hz 영역의 국소적인 Notch 형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고, 좌측 귀의 심도 난청은 소음성 난청의 양상으로 보기 어려운 등 소음성 난청에 부합하지 않는 소견을 보였다.
소음성 난청은 한쪽 귀에만 소음이 노출되었다거나 양쪽에 노출된 소음의 크기나 정도가 달랐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으면 양측에 동일하게 진행되는 대칭형 난청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에 따라 양측 귀의 감수성에 차이가 있고, 손상과 회복 기전이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 검사결과 양측 귀의 청력역치가 약 40dB 이상의 매우 큰 차이를 보인 점, 원고는 집진기 점검 업무를 하면서 소음에 노출되었으므로 양측 귀가 비슷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에게 양측 귀 청력역치의 차이가 약 40dB 이상의 비대칭 난청을 초래할 만한 소음 노출력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좌측 귀 난청은 소음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 법원 감정의는 '100dB의 심도 난청은 돌발성 난청, 내이 또는 청신경 질환, 노인성 난청의 진행 등 동반된 다른 원인에 의해서 초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원고는 C에서 업무를 종료한 1996. 7. 5.을 기준으로 약 22년이 지난 2019. 1. 9. 장애인복지법상 청력장애 6급 판정을 받았고, 약 25년이 지난 2022. 3. 28.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노출된 이후 10~15년 동안 빠르게 악화되고, 소음 노출 종료 이후에는 청력손실이 진행하지 않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청력악화가 시작되는 주파수 영역과 일상 영역에서의 주파수 영역에 차이가 있어 소음성 난청의 발생 시기와 진단 시기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C에서 퇴직한 이후로 약 25년이 지나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점,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77세로 노인성 난청이 발생하는 연령대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C에서 집진기 점검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출된 소음이 난청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그 기여도가 크거나 유력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청력역치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제시된 77세 남성의 평균 수치보다 나쁜 수준이나, 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는 국민을 대표하는 특정 집단의 검사결과로서 개별 사건에서 업무상 소음과 난청과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자료로 삼으려는 데에 있지 않고, 이 사건 인정 기준이 정한 방식을 준수하여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청력역치와 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대비하여 원고의 소음 노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가 약 3년 11개월 동안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사실이 있다면 이러한 소음 노출이 청력손실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 확인되는 청력도 양상, 양측 청력손실정도의 차이, 소음 노출 종료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의 청력상태가 전적으로 소음 노출에 의해서만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력저하는 과거 소음 노출, 연령 증가에 따른 노화성 변화, 기타 이과적 요인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소음에 의한 영향은 제한적 수준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감정의의 위 견해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신뢰성이나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