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87. 10. 26. 설립되어 상시 약 2,8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건물 관리업, 공동주택관리업, 주거용 및 비주거용 부동산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1. 9. 23. 참가인에 입사하여 <주소> 소재 H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서 ○○기사로 근무하다가 2023. 2. 20. 참가인으로부터 '2023년 2월 28일부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원고는 2023. 5. 4.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7. 17.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경기2023부해1381).
원고는 2023. 8. 17.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3. 8.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정년으로 인한 당연퇴직(또는 근로계약기간 만료)으로 종료되었고, 원고에게 촉탁직으로 전환(또는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없어 촉탁직 전환(또는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이유를 들어,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중앙2023부해1280,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4. 1. 3.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및 참가인 규정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 회사에는 근로자가 정년인 만 60세에 이르더라도 촉탁직으로 전환하거나 계속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관행, 신뢰 관계 내지 개별적·묵시적 약정이 성립·형성되어 있었는데, 참가인은 원고가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의 기간에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근로계약 종료 통보서를 발송하였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따라 해고가 제한되는 기간에 원고를 해고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한 날부터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에 이르기까지 아래와 같이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2022. 12. 29.자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3. 1. 26. 18:10경 이 사건 아파트 내에서 다른 근로자(○○과 주임)와 동행하여 주민 민원을 처리한 후 사무실로 이동하던 중에 넘어져 척추 근방 폐쇄성 골절상(이하 '이 사건 산업재해'라 한다) 등을 입고 수술 및 통원치료를 받게 되었는바, 이 사건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아래와 같이 요양 결정 승인을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산업재해를 당한 이후부터 출근하지 않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과장 G은 2023. 2. 13. 14:05경 원고와 통화하면서 계속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였는데, 그 대화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한편, 참가인 소속 근로자로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자들의 근로계약 현황(2023. 11. 20. 기준)에 의하면, ① 입사 후 정년에 이르렀음에도 촉탁직 근로자로 전환되어 계속 근무 중인 근로자는 1명이 존재하고, ② 입사할 당시부터 이미 정년을 도과하여, 촉탁직 근로자로 채용되어 근무한 근로자는 7명이 존재하며, ③ 총 26명의 근로자들 중에서 근로계약을 2차례 이상 연장한 자는 23명, 그 중 근로계약을 7차례 이상 연장한 자는 16명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7, 8, 12, 13, 16호증, 을가 제2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들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러한 법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제 근로자가 정년을 이유로 퇴직하게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두4172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3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거나 이 사건 아파트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에게 정년 도달 후 참가인과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 취업규칙은 종업원과 사용자가 협의하여 정한 기간이 종료되면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되고(제7조), 관리요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근로계약서에 정한 근로계약기간 중이라 할지라도 정년도래 시 당연 퇴직한 것으로 보되, 다만 참가인의 필요에 따라 정년을 초과한 자 중에서 근무가 가능하다고 판단된 자를 촉탁근로자로 재취업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제11조 제5호, 제68조, 제68-1조). 그러나 참가인에게 정년 퇴직자를 촉탁근로자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은 없고, 종업원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재고용이 보장된다는 취지의 규정도 없으며, 촉탁근로자의 재고용 여부를 심사하는 기준이나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바,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정년 퇴직자를 촉탁근로자로 재고용할지 여부에 관하여 참가인에게 재량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도 근로계약기간을 명시하면서 취업규칙 제7조에 따라 근로계약기간 종료 후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됨을 거듭 정하고 있을 뿐, 계약의 갱신 또는 연장, 재계약 등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가 근로계약기간과 무관하게 참가인의 요청과 필요에 따라 수시로 작성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서명하여 제출하였을 뿐이지, 이를 교부받아 보관한 사실도 없는데다가, 갱신기대권이 없는 순수한 단기간 근로계약이라는 취지의 조항은 약관으로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데도 그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 등 참조), ② 참가인은 근로계약기간 중이라도 당해 연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인상되거나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위탁인, 도급인)와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을 갱신하는 등 근로계약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이 변경된 경우에 다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것이어서, 재차 작성하는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는바, 이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근로계약서를 단지 형식적인 것으로 치부하거나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수 없는 점, ③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아니한 사실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사항일 뿐,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을 부정할 만한 사정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나아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편의상 휴게시간 확인서 등 다른 서류까지 일률적으로 서명하게 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근로계약서가 원고의 진정한 의사에 반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 ④ 오히려 원고와 ○○과장 G이 2023. 2. 13. 통화한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스스로 "지금 제가 저는 2월 말 되면 무조건 퇴사하는 줄 알았어요. 그게 2월 말까지 계약이라고 그 때 과장님한테 말씀드렸잖아요."라고 말하기도 하였는바, 적어도 2022. 12. 29.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무렵에는 원고 역시 '근로계약기간은 취업규칙상 정년에 도달하는 2023. 2. 28.까지이고,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당연 퇴직하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거기에 서명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원고는 원고가 계속 근로의 사를 밝혔고, 특히 2023. 2. 24.자 내용증명을 통해 부당해고라는 취지로 항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는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은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은 '약관이 근로기준법에 속하는 계약에 관한 것일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근로계약에 대하여는 약관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 점(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9다246696, 246702 판결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아파트에 입사한 근로자는 총 26명인데, 그 중 정년 이전에 입사해 정년 도달 후 참가인과 촉탁근로자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단 1명에 불과하고, 촉탁근로자로 재고용된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할 수 있을 만한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도 아니하며, 그밖에 정년을 도과하였음에도 근무 중인 근로자 8명 중 7명은 모두 처음부터 정년 도달 후에 촉탁근로자로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해당할 뿐인바, 단순히 원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여러 차례 근로계약을 연장한 것 또는 2023. 2. 13. G이 원고와의 대화에서 계속 근무 여부에 대해 물었다거나 권고사직 등을 해줄 수 있다는 말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참가인의 사업장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근로자로 재고용하는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소결론
원고에게 정년 도달 후 촉탁근로자로서 재고용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어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는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관계법령및참가인규정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