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12. 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4. 11. 5.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경영관리부서의 부서장으로 인사‧총무‧재무 등 업무를 총괄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부사장 D은 2022. 7.경부터 2022. 9.경까지 경영관리 시스템을 점검하던 중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신고를 받아 직원들과 면담을 하였고, 2022. 11. 17.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사실을 알린 후 대기발령(재택근무)을 지시하였으며, 원고는 2022. 11. 22.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에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를 신청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3. 4. 3.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등에 관한 서면질의를 보냈고, 2023. 4. 14. 원고에게 징계위원회(2023. 4. 21. 개최)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하였다. 이에 원고의 법률대리인은 ‘원고가 질병으로 징계위원회에 출석이 어려우니 징계위원들의 질의를 보내주면 서면으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답변하였고, 원고는 2023. 4. 20. 다시 참가인 회사에 징계위원들의 질의를 서면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3. 4. 21. 원고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징계위원회(위원장: E 변호사, 위원: F 회계사, G 노무사, D 부사장, H 총괄이사)를 개최한 뒤 원고가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고 하고,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한다)를 저질러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81조 제5호, 제12호, 제14호, 제23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2023. 5. 31.자로 해임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9. 4.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며, 징계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I),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12. 1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한편, 참가인 회사 소속 과장 J(이하 ‘J 과장’이라 한다)는 2023. 4. 10.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진정을 제기하였고, 2023. 7.경 원고를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고소하였다. 위 고소에 따라 원고는 2024. 8. 30.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고약6186호).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은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5,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요지
징계절차상 하자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은 직원의 징계는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인사위원회에 관하여는 별도로 정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인사위원회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공정하게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를 하거나 산재 보험급여를 신청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해고를 할 수 없는바, 참가인 회사의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를 위반한 것이다.
징계사유 및 양정에 관한 하자
참가인 회사는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진술서, 상담일지 등을 바탕으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나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원고에게 일부 징계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 비난가능성이 낮고, 사내질서에 미치는 영향도 중대하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절차에 관한 판단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 이와 다르게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그 결의를 거쳐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그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두70793 판결 등 참조).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88조는 직원의 징계에 관하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89조에서 인사위원회에 관하여는 별도로 이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참가인 회사는 인사위원회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에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징계절차에 관하여 규정하는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바(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등 참조),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의 문언을 해석할 때에도 위와 같은 취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은 본 규정에 정하는 바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징계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직원의 징계는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을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인 인사위원회의 구성, 위원의 수, 의결 방법 등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별도로 정하도록 하였는바, 이는 취업규칙의 작성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용자에게 인사위원회의 구성 등에 관한 규정을 두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므로, 인사위원회의 구성 등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 아무런 정함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인사위원회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도록 한 취지는, 근로자에 대한 징계 제도가 사용자에 의해 전단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고, 인사위원회의 구성, 위원의 수, 의결 방법, 위원의 자격 제한 여부, 인사위원회의 개최 절차 등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며,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자신에 대한 징계절차에 적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함에 있다. 그리고 인사위원회의 구성 등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는 방법은 사전에 근로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방법, 즉 취업규칙 또는 인사위원회규정의 제정을 예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임의의 방법으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거나 대표이사가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기만 하면 적법하게 성립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내용과 취지, 인사위원회의 역할과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참가인 회사가 인사위원회의 구성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을 두지 않은 채,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임의로 구성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였다면, 이는 결국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인사위원회에 관한 규정에 위반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서 위법한 인사위원회의 개최에 해당한다.
불리한 처우 금지 규정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3, 5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2. 11. 23. 등에 참가인 회사에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조사를 요구하였고, 2023. 4. 1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한 사실, 원고가 2022. 11. 22.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에 업무상 질병을 이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의 신고 자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고, 이 사건 해고와 같이 별도의 취업규칙 위반 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아 해고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다.
또한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와 관련하여서도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도 ”사업주는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에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 자체를 이유로 하여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개인 사찰 및 노동 감시)에 대하여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6, 7, 8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부하직원들에 대한 개인 사찰 및 노동 감시의 형태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81조 제14항에 해당하므로, 참가인 회사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개인 사찰 부분
원고는 2022. 5. 2. 19:07경 자신의 부하직원인 J 과장의 PC를 통해 무단으로 J 과장의 네이트온에 로그인하여 J 과장과 K 주임 사이의 대화내용을 보고 이를 자신의 인트라넷 이메일 보관함에 저장하였다가 이를 출력하여 대표이사에게 전달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이하 ‘대표이사’라고 한다)의 지시에 따라 J 과장의 네이트온 대화내용을 확인한 후 대표이사에게 보고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J 과장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J 과장의 네이트온 대화내용을 확인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참가인 회사를 퇴사하려는 사람이 있는지 감시하라고 지시하였더라도, 원고의 이 부분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노동 감시 부분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가입한 L의 보안시스템관리자로 참가인 회사 사무실에 설치된 CCTV 영상을 L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참가인 회사 소속 M 부장은 ‘원고가 2022. 5. 초경 참가인 회사를 퇴사한 N 과장을 만나 대화하던 중 원고의 핸드폰에 설치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참가인 회사 사무실에 설치된 CCTV 영상으로 부하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을 감시하였고, 이러한 내용을 N 과장이 참가인 회사 소속 직원들에게 전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러한 진술은 J 과장, K 주임의 각 진술과도 부합한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청소근로업무를 제공하던 O의 근무 동선이나 휴식을 취하는 상황을 참가인 회사 사무실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확인하여 O에게 근무태도를 지적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참가인 회사 사무실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수시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참가인 회사 소속 부하직원들을 감시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참가인 회사 소속 직원들이 사실관계를 오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M 부장, J 과장, K 주임의 진술서 등은 객관적 자료가 아니고, 해당 직원이 작성한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으며, 참가인 회사 측에서 원고를 해고 하기 위해 얼마든지 사후에 작출할 수 있는 것이어서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M 부장, J 과장, K 주임의 진술서 등이 위조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M 부장, J 과장, K에 대한 상담일지 및 각 진술서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신빙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2 징계사유(부하직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5, 6, 7, 11 내지 13호증, 을나 제5,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부하직원인 J 과장, K 주임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81조 제14항에 해당하므로, 참가인 회사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2022. 5. 13. J 과장, K 주임에게 ‘본인 업무에 대한 일일 업무, 주간 업무, 월간 업무, 상시 업무, 분기별 업무를 상세하게 기술한 업무기술서, 업무매뉴얼을 만들어 2022. 5. 8.까지 제출하라’고 지시를 하였고, 2022. 5. 18. J 과장, K 주임에게 ‘갑자기 회사를 그만둘 수 있으니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 사용하는 PC 업무폴더를 정리하고, 폴더정리 내용을 문서화하라‘는 지시를 하였으나, 위와 같은 업무는 참가인 회사를 퇴사하는 직원이 하는 인수인계 업무로 J 과장, K 주임의 업무가 아니었다.
또한, 원고는 2022. 5. 18. J 과장, K 주임에게 회사 PC 내부 폴더에 있는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니, 퇴근을 할 때 PC의 잠금을 해제하고 퇴근하라고 지시하였는데, 원고는 그 이전까지 J 과장, K 주임에게 회사 PC의 잠금을 해제하고 퇴근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었고, 원고가 J 과장, K 주임의 퇴근 후 J 과장, K 주임의 회사 PC 내부 폴더에 있는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J 과장, K 주임은 원고에게 회사 PC의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겠다고 하자(특히 J 과장은 퇴근 후 원고가 자신의 네이트온을 로그인하여 대화내용을 확인한다고 의심하던 상황이었다), 원고는 ’싫으면 회사에서 나가면 되지, 싫으면 네가 그만둬‘라는 취지로 퇴사를 종용하였고, 그 이후로도 원고는 ’PC를 잠그고 패스워드를 부서장에게 알려주면 되고, 그럼에도 상사의 지시를 듣지 않으면 업무불이행으로 해고사유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단체 대화방에 공지를 올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지시한 업무기술서 등의 작성업무는 참가인 회사를 퇴사하는 직원이 하는 인수인계 업무인 점, 원고는 2022. 5. 30. P 대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J 과장, K 주임을 자르겠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지금 일을 벼락같이 주고 있다. 일 시킬 거 수첩에 적어놓고 있어 다하면 시킬려고‘, ’버틸 테면 버텨봐라‘라고 말하기도 한 점, 원고가 J 과장, K 주임에게 과다한 업무지시와 회사 PC를 잠그지 말고 출근할 것을 요구한 시점은 J 과장과 K 주임이 자신을 험담하는 네이트온 대화를 본 직후인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J 과장, K 주임에게 불필요한 업무 지시를 과도하게 하여 J 과장, K 주임으로 하여금 자진하여 퇴사하게 만들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J 과장, K 주임에게 위와 같은 일들을 지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J 과장, K 주임의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J 과장, K 주임의 각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은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원고가 참가인 회사 소속 P 대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과 2022. 5. 24.자 원고와 J 과장, K 주임의 대화녹취록 등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여 신빙성이 높으며, K 주임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2022. 10. 20. 참가인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 밖에 원고가 평소 K 주임을 배려한 사실이 있다거나 J 과장이 원고에게 잘못을 한 적이 있다는 등의 사정은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제3 징계사유(타 부서 직원에 대한 부당한 업무지시 등)에 대하여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9, 10호증, 을나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다른 부서 직원에 대하여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거나 월권행위를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81조 제14항에 해당하므로, 참가인 회사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Q 과장 부분
참가인 회사 무역팀 소속 Q 과장은 ’본인(이 문단에서 ‘Q 과장’을 지칭한다)은 원고로부터 업무 중 부당한 대우, 과도한 업무지시 등을 수시로 경험하였다. 원고는 본인에게 통관 요청시 요청품목의 판매처 및 수량 등의 영업계획 등 영업팀/영업관리팀의 업무 내용까지 파악하여 원고에게 보고할 것을 강요하였고, 본인이 협력업체들로부터 수입물품에 관한 통관자금을 업무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보다 일찍 송금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2021. 1.경 원고에게 수입물품에 관한 통관 업무를 고려하여 송금시간을 앞당겨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절하면서 협력업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본인을 질책한 후 오후 6시가 임박하여 통관자금을 송금하고는 하였다. 원고는 그 외에도 본인이 원고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본인이 올린 결재를 반려하거나 다른 직원들 앞에서 본인에게 큰소리로 다그치거나 면박을 주는 등의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 본인은 이로 인하여 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2022. 7.
참가인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원고가 다른 부서 소속 Q 과장에게 자신의 지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Q 과장의 진술서 및 Q 과장과의 상담일지는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고, 사후적으로 참가인 회사 측에서 만들어낸 문서일 수도 있으므로, 그 내용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Q 과장의 진술서가 위조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고, Q 과장의 진술서 및 Q 과장과의 상담일지는 원고가 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와 그 경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그 신빙성이 높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R 과장 부분
참가인 회사 물류팀 소속 R 과장은 ’2021. 11.경 물류팀에 퇴사자가 발생하여 1명을 구인할 예정이었는데, 원고가 본인(이 문단에서 ‘R 과장’을 지칭한다)에게 전화를 걸어 친척동생의 아는 동생의 아는 동생으로 원고와 일절 관계가 없다면서 S의 면접을 권유하였고, 다음날 S에 대한 면접 후 원고와 친척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합격을 시켰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S 주임과 원고는 친척이었고, 이에 대하여 항의하자 원고는 오히려 본인에게 윗사람에게 무례하게 한 것을 사과하라고 하였으며, 그 이후 본인이 결재를 올린 지출결의서를 보류하거나 반려하고, 간소화되었던 보고서류를 다시 보고하도록 하는 등의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물류팀 직원 선발에 관한 월권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고, 원고는 자신과 S 주임의 관계가 알려지자 R 과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S 채용 당시 대표이사에게 S와 자신이 친척 관계에 있다는 사정을 보고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위와 같은 사실을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R 과장은 원고와 친척관계에 없다는 전제 하에 S 주임에 대한 채용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제4 징계사유(근태 불량 및 법인차량 주유비, 연차수당 부정청구)에 대하여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8, 14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지각을 하거나 근무시간에 인터넷 쇼핑을 하는 등 근무를 태만히 한 사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법인차량(기아자동차 K8 2.5)을 사적으로 이용하면서 2022. 2.경부터 2022. 11.경까지 참가인 회사에 위 법인차량의 주유비를 과다하게 청구한 사실, 원고는 2019년도 연차 22개 중 14개를 사용하여 8개의 미사용 연차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11개의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81조 제5호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법인차량의 주유비를 과다하게 청구한 사실이 없고, 연차미사용수당은 출산휴가 기간 중 근무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2년도 법인차량의 주유 내역에 의하면, 원고가 2022년경 법인차량을 사용하면서 청구한 총 주유량은 1,375.32L이고, 운행거리는 4,248km로 주유량 대비 연비가 3km/L에 불과한바, 실제 차량의 연비가 자동차등록증에 나와 있는 표준 연비(11.4km/L)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청구된 금액이 과다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법인차량의 연료탱크 용량인 60L를 초과하여 주유한 후 주유비를 청구한 횟수도 13회에 이른다. 또한 원고가 출산휴가 기간에도 참가인 회사에 나와 근무를 하였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미 사용한 연차를 포함하여 연차미사용수당을 과다하게 청구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경영관리부서의 부서장으로서 부서원들과 원만하게 지내면서 부서를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들과 다른 부서 직원들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고, 특히 부하직원들을 퇴사시키기 위하여 부당하게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였으며, 이러한 사실을 다른 직원에게 말하기도 하였다. 원고의 이러한 비위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보이고, 일부 피해자는 참가인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는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효율적인 업무 및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원고는 자신이 참가인 회사 사무실의 CCTV 영상을 열람할 수 있음을 이용하여 부하직원들의 근무를 감시하고, 다른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퇴근한 후 부하직원의 동의 없이 부하직원의 개인적인 메신저 대화내용을 확인하고 이를 자신의 메일함에 저장하기도 하였는바, 원고의 비위행위의 내용과 고의의 정도가 중하고, 비난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럼에도 원고는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반성을 하거나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는바,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 경우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 회사 소속 다수의 직원들이 원고의 복귀를 반대하는 취지로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85조에 따라 원고의 징계 수위가 감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규정은 임의규정에 불과하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참가인 회사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이 있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한바, 원고에게 징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나,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