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참가인은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참가인의 항공기 기장이었다.
기장에 대한 운항자격 심사 · 훈련
항공안전법 제63조에 의하면, 항공기 기장은 지식 및 기량에 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자격인정을 받아야 하고(제1항), 국토교통부장관은 자격인정을 받은 기장에 대하여 그 지식 또는 기량의 유무를 정기적으로 심사하여야 하며,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수시로 지식 또는 기량의 유무를 심사할 수 있다(제2항). 또한 항공안전법 제63조 제8항, 동 시행규칙 제141조 제4항의 위임을 받은 「운항자격심사 업무규정」(국토교통부 훈령) 제28조에 의하면, 조종사에 대한 정기심사의 적격기간은 심사를 받은 날짜가 속한 월을 기준으로 하여 전후 1개월 사이로 하고(제1항), 그 적격기간 내에 심사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자격이 상실되며(제2항), 자격이 상실된 자는 '재자격훈련'을 실시하고 그 심사에 합격하기 전까지 항공운송사업에 사용되는 항공기의 조종사 임무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3항).
참가인은 내부규정인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을 마련하여 재자격훈련에 관한 사항을 정하였는데, 재자격훈련은 지상학 훈련, 시물레이션 훈련, 운항경험 비행(Operation Experience, 이하 'OE비행'이라 한다) 훈련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OE비행 훈련이란 비행교관의 감독 아래 실제 비행을 통한 훈련을 말한다. 비행교관은 훈련과정에서 기장의 기량이 기준을 충족할 경우 해당 기장을 국토교통부장관의 운항자격 심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추천할 수 있고, 이와 반대로 기장의 기량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참가인에게 '추천불가' 통보를 한다. 3) 비행교관이 '추천불가' 통보를 할 경우 사정심의위원회 또는 자격심의위원회에서 추가훈련 기회를 부여하거나 훈련중단을 결정하게 되고, 자격심의위원회가 최종적으로 훈련중단을 결정할 경우 참가인은 해당 기장과의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원고에 대한 훈련중단 결정과 해고
참가인은 2020. 3. 20. 코로나19로 인하여 항공운항을 중단한 채 휴업을 실시하다가 2023. 3. 26.부터 항공운항을 재개하였고, 이를 위해 휴업기간 중 운항자격 심사를 받지 못한 조종사들로 하여금 재자격훈련을 받게 하였다.
원고 역시 재자격훈련을 수행하여 2023. 3. 28.부터 2023. 3. 31.까지 12회의 OE 비행 훈련을 실시하였는데, 그중 8회는 D이, 4회는 E이 비행교관으로 참여하였고, 책임교관이었던 D은 2023. 3. 31. 원고가 기장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에게 '추천불가' 통보를 하였다.
사정심의위원회는 2023. 4. 4. 훈련중단을 결정하는 대신 원고에게 2회의 추가훈련 기회를 부여하기로 정하였고, 원고는 2023. 4. 7. D 교관의 참여하여 2회의 OE비행훈련을 실시하였으나, D은 또다시 '추천불가' 통보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3. 4. 17. 교관회의를 개최하여 원고의 훈련기록부를 검토하고 D이내린 평가의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사정심의위원회는 2023. 4. 20. 원고에 대한 훈련중단을 결정하여 이를 자격심의위원회에 상정하였고, 자격심의위원회 역시 2023. 5. 8. 만장일치로 원고에 대한 훈련중단을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23. 6. 30. 원고를 해고하였다.
노동위원회 구제절차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9. 18.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2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2, 3호증, 을나 제3~10, 14, 1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훈련중단 결정은 위법하여 효력이 없기 때문에 원고에 대한 해고 역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없다.
참가인은 아무런 법령의 근거도 없이 훈련중단 제도를 운영하여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운항자격 심사를 받을 원고의 권리를 침해하였고, 훈련중단 결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기준도 불명확하다.
참가인은 운항승무원 훈련규정 개정을 통해 재자격훈련 시 OE비행 훈련 횟수를 18회에서 12회로 축소하였는데, 이는 근로자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12회의 OE비행 훈련 기회만 제공한 채 훈련중단 결정을 하였으므로, 이러한 훈련중단 결정은 무효인 개정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에 근거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D의 원고에 대한 비행평가는 자의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 비행결과와도 다르기 때문에 D의 의견에 기초한 훈련중단 결정 역시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 4호증, 을나 제12, 13, 16, 18, 21, 2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훈련중단 결정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안전확보를 위해 고도의 기량이 요구되는 기장 업무의 특성상 총 14회의 OE비행 훈련에도 불구하고 기장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로 인해 훈련중단 결정을 받았다면, 이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므로 이를 부당해고라 할 수 없고, 같은 이유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적법하다.
참가인의 훈련중단 제도 자체가 위법한지
항공운항은 승객의 생명 · 신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담당할 기장의 기량 유지 여부는 참가인의 사업 영위에 있어 핵심적인 사항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재자격훈련을 통하여 기량이 현저히 부족한 기장을 선별하고, 훈련중단결정을 통해 국토교통부장관의 심사와 상관없이 해당 기장을 해고하고 있는데, 이러한 훈련중단 제도의 운용은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달성하기 위한 인사관리의 일환으로서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의 범위에 속한다. 훈련중단 제도를 인사재량권의 일부로 보는 이상 반드시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춘 절차와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면 훈련중단 제도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항공안전법 제93조 제1항은 항공운송업자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항공기의 운항에 관한 운항규정을 마련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제266조 제3항 [별표36]은 운항규정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으로 '운항승무원 훈련프로그램 및 요건의 세부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참가인은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을 마련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았던 것이므로, 참가인의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에는 법령상 근거가 있다.③ 참가인의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에는 재자격훈련의 내용과 절차가 비교적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훈련중단 결정과정에서 기량심사에 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한 「운항자격심사 업무규정」 [별표3]의 '고정익항공기의 기량심사 기준'과 원고의 훈련기록부 내용을 대조함으로써 평가의 객관성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국토교통부장관이 인가하거나 제정한 규정 · 기준에 따라 참가인이 재자격훈련을 실시하고, 그에 기초하여 원고에 대한 훈련중단 결정을 하였다면, 그 훈련중단 제도가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수 없다.
OE비행 훈련 횟수에 관한 운항승무원 훈련규정 개정이 무효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인지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을 불문하는 것이고,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 · 근로시간 · 후생 · 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30152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참가인의 '운항승무원 훈련규정' 제7.4조는 운항업무를 중단한 기간이 2년 이상 3년 미만인 운항승무원의 경우 재자격훈련 시 OE비행 훈련을 12회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운항업무를 중단한 운항승무원이 다시 업무를 하기 위한 방법과 절차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을 정하는 취업규칙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취업규칙의 작성 · 신고의무를 부과하면서 각 호에서 규정한 근무시간, 휴일, 임금 등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OE비행 훈련 횟수에 관한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3조 각 호에서 취업규칙에 포함하도록 정한 내용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한 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고(제93조), 고용노동부장관은 취업규칙이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어긋날 경우 변경을 명할 수 있을 뿐이다(제96조 제2항). 이와 달리 항공안전법령에 의하면, 항공운송사업자는 항공기의 운항에 관한 운항규정을 마련하여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하고(법 제93조 제1항), 운항규정 중 훈련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인가를 받아야 하며(법 제93조 제2항, 시행규칙 제266조 제3항 제1호), 국토교통부장관은 운항규정 변경을 인가하려는 경우 법 제77조 제1항에 따른 운항기술기준에 적합한지를 확인하여야 한다(법 제93조 제3항). 참가인의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은 항공안전법령에 따른 '운항규정 중 승무원 훈련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과는 상이한 변경절차를 거치게 되며, 실제로도 국토교통부장관이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을 인가하는 과정에서 운항기술기준에 맞추어 재자격훈련 시 OE비행 훈련횟수를 조정할 것을 지시하여 참가인은 기존 18회의 훈련을 12회로 감축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OE비행 훈련 횟수에 관한 참가인의 운항승무원 훈련규정은 그 내용과 변경절차가 취업규칙과는 다르므로, 참가인이 OE비행 훈련 횟수를 18회에서 12회로줄였더라도 이를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필요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으로 볼 수는 없다.
D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는지
D은 추가훈련을 포함하여 총 10번의 OE비행 훈련 중 원고에게 C등급을 3회, D등급을 7회 부여하였고, 그중 D등급은 불합격에 해당하는 등급이었다. 또한 D은 원고에 대하여 '기장으로 항공기 조종 및 지휘감독 능력 부족, 중요 매뉴얼 해석능력 매우 부족, 비행관련 이해도 부족, 비행단계별 상황판단 미흡, 안전한 이착륙 수행능력 부족' 등과 같은 부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그런데 원고의 비행교관으로 참여하였던 E 역시 총 4번의 OE비행 훈련 중 B등급을 1회, C등급을 1회, D등급을 2회 부여하였고, '자신이 책임교관이었다면 추천하지 않음, 퍼포먼스에 변한 게 없고, 상황판단, 인지능력, 착륙에 문제 있음'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하였다. 이처럼 D과 E이 공통적으로 원고의 기량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D의 평가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운항자격심사 업무규정」에 의하면, 비행교관이란 다른 조종사를 교육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을 말하고(제3조 제18호), 국토교통부 운항자격심사관 등의 심사를 통해 비행교관으로 인정된다(제3조 제17호, 제5조 제3호). D은 2022. 4. 4. 운항자격심사관 등의 비행교관 심사에 합격하여 별다른 문제없이 비행교관 업무를 수행해왔으므로, 원고의 기량을 정확히 평가할 만한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고, D이 훈련 과정에서 원고에게 편견을 가지고 부당하게 낮은 평가를 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원고는 OE비행 훈련 이후 D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으나, 외부기관 조사결과 D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았다).
교관회의, 사정심의위원회, 자격심의위원회 모두 훈련기록부를 참조하여 원고의 기량을 평가하였는데, 이에 관여한 다수의 교관 · 위원들 중 누구도 훈련기록부의 모순점이나 오류를 지적한 바 없다.
원고는 참가인의 FOQA(Flight Operations Quality Assurance, 비행자료분석 프로그램) 자료를 통해 실제 비행기록과 훈련기록부의 모순점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공안전법 제58조 제4항 제3호, 「국가항공안전프로그램」(국토교통부 고시) [별표7] 제1호 가.목에 의하면, FOQA와 같은 항공안전데이터는 원칙적으로 관련 담당자 등에 대한 행정처분, 징계, 민사 · 형사소송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한 자격증명 및 안전면허의 정지 또는 취소의 경우에 한하여 예외를 인정할 뿐이므로, 기량 부족으로 인한 부당해고 여부가 문제되는 이 사건 취소소송에서 원고가 FOQA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법령상 허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FOQA 자료는 항공기 자체의 비행에 관한 기록으로서 조종실 내의 대화나 항공기를 누가 조종했는지(원고 또는 비행교관)에 관한 정보는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설령 원고가 FOQA 자료를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훈련기록부의 내용이나 그에 따른 평가를 모두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