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3. 1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정직<각주1> 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6. 12. 18.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에 입사하여, 2021. 2. 8.부터는 청산결제본부 청산결제부 청산결제제도팀에서, 2023. 1. 30.부터는 파생상품시장본부 파생상품개발부 파생상품개발1팀에서 근무하였다.
D은 2021. 5. 3. 참가인에 파견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청산결제부 E팀에서 F로 근무하다가 2023. 1. 29. 사직하였고, 2023. 4. 6. 참가인에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고충신고하였다.
참가인은 외부조사기관을 통해 D의 고충신고 내용을 조사하였고, 고충심의위원회는 2023. 7. 6. 아래와 같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행위를 인정하고, 원고에 대한 유기 정직을 권고하였다.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2023. 7. 31. 원고에 대하여 아래 3개의 징계사유(이하 연번에 따라 ‘제○항 징계사유’라 하고, 모든 징계사유를 통틀어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정직 6월의 징계처분을 결정하였고, 참가인은 2023. 8. 7. 원고에게 같은 내용의 징계처분을 통지(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하다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G).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2. 18. 제1항 및 제2항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나, 제3항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고, 징계절차상 위법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19.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고 초심 판정을 유지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의 특정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징계과정에서 2021. 8. 1. 전에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검토하였고, 제3항 징계사유(품위유지의무 위반) 역시 2021. 8. 1. 전에 발생한 사정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이 징계사유로 삼지 않은 2021. 8. 1. 이후의 원고와 D의 부정행위를 제3항 징계사유로 보아 이 사건 정직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징계사유를 잘못 해석하여 위법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7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제3항 징계사유인품위유지의무 위반에는 2021. 8. 1. 이후의 원고와 D의 부정행위가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 징계 안건에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8조(품위유지의무) 위반이 징계사유 중 하나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의 2021. 8. 1. 전의 행위만을 그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
참가인의 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4건, 직장 내 성희롱 6건 합계 10건을 대상으로 심의하였다.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심의대상이 되었던 직장 내 괴롭힘에는 ‘2021. 8. 1. 이후 영어공부 요청, 근무시간 외 산행’이, 직장 내 성희롱에는 ‘2021. 8. 1. 이후의 수차례의 성관계 및 성적 관계 중의 언행’이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의 2021. 8. 1. 이후의 위 행위들에 관하여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인정하지 아니하였으나, 고충심의위원회 심의결과는 인사위원회에 모두 제출되었고,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인사위원회에서 별도의 징계사유로 포함되었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징계과정에서 ‘기혼자인 원고와 동료 직원인 D이 2021. 8. 1. 이후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었다.
원고는, 참가인이 2023. 12. 1.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참가인은 원고와 D의 교제 관계를 인정한 적이 없다’고 하였으므로, 제3항 징계사유는 2021. 8. 1. 전까지의 행위만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의 위 답변 내용은, 원고가 2021. 8. 1. 이후 D과 성관계를 한 것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와 D의 진술이 달라 판단을 보류한다는 것으로, 2021. 8. 1. 이후의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이 2023. 12. 1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교제 관계 성립 여부는 징계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실관계가 아니다’라고 하였으므로, 제3항 징계사유는 2021. 8. 1. 전까지의 행위만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의 위 답변 내용은, 원고가 D과 합의로 성관계를 하였는지 또는 직장 내 관계상의 우위를 이용하여 성관계를 하였는지를 불문하고 징계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보인다.
징계절차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인사위원회 개최 전 원고에게 징계사유를 통보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만을 제시하였고,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해서는 소명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
참가인은 제3항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D과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떠한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였는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특정하지 않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징계과정에서 제3항 징계사유에 관하여 소명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거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특정되지 않아 원고의 절차적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이었던 직장 내 성희롱에는 ‘2021. 8. 1. 이후의 수차례의 성관계 및 성적 관계 중의 언행’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제3항 징계사유의 품위유지의무 위반 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
원고는 2023. 6. 23. 고충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D과의 교제 등을 주장하며 약 1시간 10분 동안 심의대상 사실을 다투었고, 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와 D의 진술이 상이하다는 이유로 ‘2021. 8. 1. 이후의 원고의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원고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징계사유로 심의하였고, 원고는 인사위원회 징계심의에 직접 출석하여 소명하였다.
원고는, 2023. 7. 24. 참가인 인사운영팀으로부터 이메일로 받은 징계사유에 직장 내 괴롭힘 1건 및 직장 내 성희롱 3건만 기재되어 있었고,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통지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징계과정과 구제신청 및 이 사건 소에 이르기까지 ‘기혼자인 원고와 동료 직원인 D이 2021. 8. 1. 이후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고, 원고가 고충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심의대상 사항에 관하여 다툴 기회를 얻었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절차적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징계양정 당부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이 사건 정직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은 모두 인정되지 않고, 품위유지의무 위반만 인정된다.
참가인은 직장 내 성희롱(성 관련 비위행위)이 인정된다고 보고 징계양정기준으로 상벌규정 별표2의2를 적용하였으나, 일반 징계양정기준인 별표2에 따라 양정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
상벌규정 별표2에 의하면, 취업규칙에 따른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거래소에 중대한 손해를 끼치게 하거나 질서를 심히 문란케 한 경우 ‘면직’, 면직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로서 개전의 정이 있고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는 경우 ‘정직’, 거래소에 상당한 손해를 끼치게 하거나 질서를 문란케 한 경우 ‘감봉’, 과실로 인하여 거래소에 손해를 끼치게 하거나 질서를 문란케 한 경우 ‘견책’으로 정해져 있다. 또한, 상벌규정 제20조 제2항 본문 및 제5호에 의하면, 이사장의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는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
원고의 제3항 징계사유 행위는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고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사적인 영역의 비위로서, 참가인에게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거나 참가인의 질서를 심히 문란케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이 성희롱 관련 타사 사례를 참조하고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공적에 따른 징계 감경이 불가능한 점(상벌규정 제20조 제2항 단서)을 고려하여 징계양정을 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품위유지의무 위반보다 중한 징계사유인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양정이 그대로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16년이 넘는 근무기간 동안 징계전력이 없고, 감경사유에 해당하는 이사장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각주1) 원고는 청구취지에 ‘부당징계’로 기재하였으나,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직권으로 정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